캐나다인, “안 가는 게 아니라 다른 곳으로 간다”
캐나다인의 미국 여행이 전년 대비 40%나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여행 자체를 줄인 것은 아니다. 미국 대신 유럽, 아시아, 카리브해 등으로 목적지를 옮기며 더 멀리, 더 오래 머무는 여행 패턴이 뚜렷해지고 있다. 미국 여행 수요, 1년 새 40% 감소 Flight Centre는 2025년 캐나다인의 미국 여행 예약이 전년 대비 약 40% 감소했다고 밝혔다. 플라이트센터 캐나다 총괄 매니저 Anita Emilio는 “미국행은 크게 줄었지만, 캐나다인들은 여전히 여행을 하고 있다”며 “목적지만 달라졌을 뿐”이라고 설명했다. 미국 대신 카리브해·유럽·아시아로 이동 미국 여행 감소의 배경에는 미·캐나다 간 무역 갈등, 관세 분쟁, 환율 부담, 정치적 긴장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반면 카리브해와 유럽, 아시아 여행 수요는 오히려 크게 늘었다. 플라이트센터가 꼽은 올해 인기 상승 여행지는 다음과 같다. • 터크스 앤 케이커스: +350% • 세인트루시아: +116% • 일본: +88% • 콜롬비아: +75% • 스위스: +64% • 바베이도스: +61% • 베트남: +56% • 퀴라소: +53% • 독일: +43% • 호주: +32% “멀어도 가치 있으면 간다” 에밀리오는 일본과 호주 여행이 급증한 이유로 환율과 체류 가성비를 꼽았다. 그는 “일본은 캐나다 달러의 체감 가치가 높아 현지 체류 비용 부담이 적다”며 “호주는 비행시간은 길지만, 도착 후 소비 여력이 크다고 느끼는 여행객이 많다”고 말했다. 토론토에 본사를 둔 G Adventures 역시 미국 여행 감소와 비미국권 여행 증가라는 동일한 흐름을 확인하고 있다. G 어드벤처스의 Jenna English는 “미국 예약은 줄었지만, 전체 여행 수요는 오히려 늘었다”며 “캐나다인들이 다른 나라를 선택하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이 회사의 내년 인기 목적지는 페루, 모로코, 코스타리카, 태국, 일본 등이다. 혼잡 피하고, 혼자 떠나는 여행 증가 여행 시기 역시 변화하고 있다. 성수기를 피해 봄·가을에 떠나는 ‘비혼잡 여행’이 늘고 있고, 특히 여성 1인 여행객이 단체 투어를 선택하는 비율도 크게 증가했다. 잉글리시는 “여성 솔로 여행객이 현재 가장 큰 고객층”이라고 밝혔다. 연말은 매진, 내년 여행은 지금 예약 두 회사 모두 연말·연초 휴양지 여행은 이미 대부분 예약이 완료됐으며, 유럽·아시아 장거리 여행은 2026년 여름을 목표로 지금부터 예약이 이뤄지고 있다고 전했다. 미국 여행 감소는 캐나다 시민들이 경제·정치적 메시지를 ‘소비 선택’으로 표현하고 있다는 신호다. 여행을 포기하기보다 목적지를 바꾸는 이 흐름은, 일상 속에서 개인이 체감하는 국제정세의 영향력을 보여준다. 국경을 넘는 이동이 다시 늘고 있는 지금, 여행은 더 이상 휴식만이 아니라 가치와 선택의 표현이 되고 있다. 토론토중앙일보 [email protected]미국여행 해외여행 무역갈등 환율 관광트렌드 유럽여행 아시아여행 카브리해
2025.12.17. 6: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