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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장으로 읽는 책『소로의 문장들』

어떤 사람은 집에서 수백 또는 수천 마일 떨어진 곳까지 가서야 비로소 여행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째서 집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하지 못하는 걸까?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멀리까지 가서 자세히 살펴야 하는 걸까? 이런 의미에서 집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하는 여행자는 적어도 한 고장에서 오래 살아서 정확하고 유익한 관찰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박영숙 엮음, 『소로의 문장들』 중에서.   『월든』 『소로의 일기』 등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여러 책과 서한문을 엮은 책이다. 자연 속에서 ‘건설적 고독’과 함께 살았던 소로에게 움직이고, 걷고, 여행하는 일은 사유의 출발이었다. “일어서서 살지 않으면서 앉아서 글을 쓴다는 것은 얼마나 헛된 일인가! 내 다리가 움직이기 시작하는 순간 내 생각이 흐르기 시작하는 느낌이 든다.”   “가장 심오하고 독창적인 사상가란 가장 멀리 여행한 사람”이라고 썼지만, 당연히 물리적 거리를 말하는 것은 아니다. “집 밖을 나다니는 사람이라고 해서 헛간 안을 오가는 사람보다 하늘을 자주 보는 것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관점이고 시선이다. “공정한 눈으로 사물을 바라보는 여행자는 가장 오래된 거주민이 미처 알아보지 못한 것을 볼 수 있다.” 이런 문장은 어떤가. “나는 관찰자가 언제나 자신을 중심에 두고 생각한다는 사실에 늘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는 언제나 호(弧)의 중앙을 향해 서 있다. 하지만 수많은 언덕에서 수많은 관찰자가 자신과 똑같이 유리한 위치에서 해 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생각지 못한다.” 우리는 늘 자기가 세상의 중심에 서 있다고 생각하지만, 다른 사람들 또한 자신이 중심에 있다고 생각한다는 사실은 간과한다는 얘기다. 본질은 각자가 똑같이 자기에게 유리한 위치에 서 있을 뿐이다. 나만, 우리만 옳다며 불통하는 현실이 겹쳐 보인다. 문장 헨리 데이비드 박영숙 엮음 물리적 거리

2025.06.11. 19:40

[우리말 바루기] 이어지는 문장

“그가 새로 참여해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무대를 꾸민다.” 이런 문장들이 은근히 있다. ‘참여해’에 ‘-여’가 있는데, 뒤쪽 ‘가르쳐’에도 ‘-여’가 나온다. 이러면 읽기가 편치 않다. 뜻도 바로 전달되지 않는다. ‘참여하다’ ‘가르치다’ ‘꾸미다’ 등 여러 정보가 한 문장에 무리하게 들어가 있다. 다음처럼 두 문장으로 나누는 게 낫다. “그가 새로 참여해 무대를 꾸민다. 그는 이 무대를 위해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친다.”   “상대 팀의 초반 공세에 밀려 더 나은 전력인데도 잇따라 실점해 쉽게 무너졌다” 역시 읽기가 부담스럽다.  ‘밀려’ ‘실점해’의 ‘-여’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실점하다’를 ‘실점해’ 형태로 가지 않아도 되는 문장이었다. ‘실점해’ 대신 ‘실점하는 등’이라고 하면 자연스러워진다. 문장을 두 개로 나누면 더 간결하다. “더 나은 전력인데도 상대 팀의 초반 공세에 밀렸다. 경기 초반에 잇따라 실점해 쉽게 무너졌다.”   “귀찮아서 소파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에서는 ‘-아서’가 이어졌다. 그렇다 보니 문장 전체의 길이는 짧지만 간결해 보이지 않는다. 같은 형태의 반복이 흐름을 꺾어버리고 만 것이다.   “귀찮았기 때문에 소파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글맛이 떨어진다고 생각되면 “너무 귀찮았다. 그래서 소파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도 괜찮겠다. 우리말 바루기 문장 문장 전체 초반 공세 경기 초반

2024.11.10. 18:00

[우리말 바루기] 이어지는 문장

“그가 새로 참여해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쳐 무대를 꾸민다.” 이런 문장들이 은근히 있다. ‘참여해’에 ‘-여’가 있는데, 뒤쪽 ‘가르쳐’에도 ‘-여’가 나온다. 이러면 읽기가 편치 않다. 뜻도 바로 전달되지 않는다. ‘참여하다’ ‘가르치다’ ‘꾸미다’ 등 여러 정보가 한 문장에 무리하게 들어가 있다. 다음처럼 두 문장으로 나누는 게 낫다. “그가 새로 참여해 무대를 꾸민다. 그는 이 무대를 위해 주말마다 아이들에게 음악을 가르친다.”   “상대 팀의 초반 공세에 밀려 더 나은 전력인데도 잇따라 실점해 쉽게 무너졌다” 역시 읽기가 부담스럽다. 문장 길이도 길어 보인다. ‘밀려’ ‘실점해’의 ‘-여’가 이어져 있기 때문이다. 여기서는 ‘실점하다’를 ‘실점해’ 형태로 가지 않아도 되는 문장이었다. ‘실점해’ 대신 ‘실점하는 등’이라고 하면 자연스러워진다. 문장을 두 개로 나누면 더 간결하다. “더 나은 전력인데도 상대 팀의 초반 공세에 밀렸다. 경기 초반에 잇따라 실점해 쉽게 무너졌다.”   “귀찮아서 소파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에서는 ‘-아서’가 이어졌다. 그렇다 보니 문장 전체의 길이는 짧지만 간결해 보이지 않는다. 앞쪽과 뒤쪽이 긴밀히 연결되지 않고 끊기는 느낌이다. 같은 형태의 반복이 흐름을 꺾어버리고 만 것이다. 다음처럼 변화를 주는 게 좋겠다. “귀찮았기 때문에 소파에 앉아서 밥을 먹었다.” 우리말 바루기 문장 문장 길이 문장 전체 초반 공세

2024.10.17. 20:21

풀러턴시 '문장 명함 논란' 재격돌

명함에 허가 없이 시 문장을 사용했다고 지적한 지역 신문 풀러턴 옵저버(이하 옵저버)와 비난에 직면한 프레드 정 풀러턴 시장이 본지 보도를 계기로 두번째 공방을 벌였다.   옵저버는 6일자 편집장 칼럼을 통해 정 시장이 제기한 옵저버의 인종 차별 주장에 근거가 없다고 반박했다. 이에 앞서 정 시장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논란의 배경을 정치적 견해 차이를 이유로 한 인종 차별이라고 규정한 바 있다.     〈본지 11월 3일자 A-3면〉   우선 옵저버는 지난해 7월 이미 시의회가 커미셔너들의 시 문장 사용을 금지하는 조례에 시장이 투표까지 했는데 갑자기 차별을 언급했다고 주장했다. 그리고 올해 한인 커미셔너와 자문위원들의 명함이 문제를 일으킨 뒤에서야 사용을 중지하라고 지시했다고 주장했다.   이에 대해 7일 정 시장은 본지에 “올해 여름 문제가 제기됐을 때 이를 신중히 해결했으며 한인들이 명함을 통해 개인 이득을 취하지 않았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며 “이전의 많은 커미셔너와 자원봉사 직책을 가진 시민들이 시 문장을 이용했던 것은 오래된 신문 옵저버가 더 잘 알고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봉사직 한인들이 시를 위해 했던 일들을 열거한 적이 없다는 옵저버의 주장에 정 시장은 “성남시와 교류를 통해 K-성남 비즈니스 센터를 개관했고 관악구와 자매결연,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성공 개최를 위해 큰 역할을 했다”며 “이들 한인이 지난달 애너하임에서 열린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에 참가한 수많은 경제인에게 풀러턴을 소개했는데 왜 옵저버만 모르고 있냐”고 반문했다.     옵저버는 정 시장의 말대로 “봉사직 한인들이 시정부를 이용해 개인 이득을 취했다고 보지는 않는다”며 다만 “시정부의 일은 엄격히 시 관리와 직원이 해야 하며 시와 시장을 대신해 외부 기관과 교섭을 하는 일에 투입될 경우, 오해가 생길 수 있고 권력 남용이 될 수도 있기 때문에 더 신중히 처리해주기 바란다”고 당부하기도 했다.     정 시장은 이에 대해 “당파로 갈라진 미국의 모습을 더욱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라며 “주변 분들의 권유대로 이런 사소한 일로 묵묵히 봉사하는 분들의 사기를 꺽고 싶지 않다. 일부의 부당한 공격이 있더라도 말을 아끼면서 시정에 집중하는 것이 나의 소임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옵저버 관련 기사에는 이번 논란과 관련해 “관련 규정이 너무 깐깐해 수정이 필요한 것 아니냐”, “모든 시 문장을 다 검열한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이전에도 쓴 경우가 있었다” 등의 주민들의 댓글 의견이 달리기도 했다.   최인성 기자재격돌 문장 논란 재격돌 자매결연 세계한인비즈니스대회 문장 사용

2023.11.07. 22:58

[문장으로 읽는 책] 소로의 문장들

그대의 눈을 자기 안으로 돌려보라. 그대의 마음속에서 아직 발견하지 못한 1000개의 지역을 만나게 되리니. 그곳들을 여행하고, ‘자신’이라는 우주의 전문가가 돼라.…그대 안에 있는 신대륙과 신세계를 발견하는 콜럼버스가 돼라. 그리하여 무역이 아닌 생각을 위한 새로운 항로를 개척하라.   박명숙 엮고 옮김 『소로의 문장들』       “아무래도 나는 집에 머무는 데 천부적 재능을 타고난 것 같습니다.” 헨리 데이비드 소로의 문장들을 골라 엮은 책이다. 인용문은 『월든』에 나온다. 자연과 더불어 내면으로 침잠하는 삶을 살며 물신주의를 비판했던 그다.   “가장 심오하고 독창적인 사상가란 멀리 여행한 사람”이다. 하지만 “집 밖을 나다니는 사람들이라고 해서 헛간 안을 오가는 사람보다 하늘을 자주 보는 것은 아니다.” “어떤 사람은 집에서 수백 또는 수천 마일 떨어진 곳까지 가서야 비로소 여행이 시작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어째서 집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하지 못하는 걸까? 새로운 것을 발견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멀리까지 가서 자세히 살펴야 하는 걸까? 이런 의미에서 집에서부터 여행을 시작하는 여행자는 적어도 한 고장에서 오래 살아서 정확하고 유익한 관찰을 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나는 관찰자가 언제나 자신을 중심에 두고 생각한다는 사실에 늘 놀라움을 금치 못한다. 그는 언제나 호(弧)의 중앙을 향해 서 있다. 하지만 수많은 언덕에서 수많은 관찰자가 자신과 똑같이 유리한 위치에서 해 지는 하늘을 바라보고 있다는 사실은 전혀 생각지 못한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으로 읽는 책 문장 헨리 데이비드 천부적 재능

2023.06.21. 18:53

[살며 생각하며] 문장으로 배우는 영어

 새마을 운동의 기수였던 류태영 박사님은, 취약한 한국 농촌을 부흥시킬 수 있는 정책을 배우고 싶었다. 머슴의 아들로 태어나 구두닦이 등을 하며 고학 중에도, 모범적 낙농국인 덴마크에 가서 농업을 공부하려는 꿈을 버리지 못해 어느 날, 주소도 몰라 그저 덴마크 국왕, 코펜하겐이라고 봉투에 쓰고, 자신의 염원을 적어 보냈다. 놀랍게도 프레데릭 9세에게 전달되었고 국왕 초청으로 유학을 가게 되었다.   덴마크에 처음 갔을 때, 당연히 덴마크어를 한 마디도 못했다. 하지만 “이것은 무엇입니까?,” “어디 사십니까?” 등 일상생활에 필요한 500여개 문장을 골라 매일 10여개씩 외웠다. 그리고 벤치에 앉아 그 문장들로 사람들에게 말을 걸며 연습을 하였다. 3개월이 지나자 웬만한 대화가 가능하게 되었다. 같은 방법으로 이스라엘 유학 시절에도 그 어려운 히브리어를 마스터하고 마침내 이스라엘 국립대학 교수까지 되셨다.   학교 재직 시절, 한동안 이 분 때문에 아이들을 엄청 핍박했다. 33세 나이로 3개월 만에 대화가 가능하게 된 이 분으로 인해, 나의 학생들은 내가 내준 문장들을 외우느라 입이 댓 발씩은 나왔었다. 그뿐이랴. 칼럼에 이 이야기를 소개한 후, 이곳저곳 아이들이 부모님으로부터 문장을 외우라는 강요에 시달렸다는 후기가 있다.     영어가 느는 것은 절대적으로 본인 노력에 비례한다. 내 영어 북클럽 멤버 중 아주 맹공하시는 분이 계시다. 그 그룹에서 요즘 읽기 시작한 스캇펙 박사의 The Road Less Traveled (아직도 가야 할 길)은 보통 어려운 책이 아니다. 한 페이지에 몇 문장 안 들어갈 정도로 긴 문장도 많다. 이 분, 자기 사업 중에도, 그 주 읽을 문장들을 노트에 적어, 단어도 찾아보고, 뜻도 나름 해석해보고 모임에 참여하신다. 앗, 요구 사항 절대 아니다! 걍 편하게 들어와도 된다! 하지만 이 분 이렇게 영어에 시간을 들이다 보니, 어느 날 회사에 온 영어 편지 문장들이 확 이해되더라며 신기해하신다.     영어는 문장으로 배우는 것이 최선인 것은 나의 개인적 경험이기도 하다. 고등학교 때, 문법책이나 단어장으로 공부하는 것이 너무 지루해, 대신 문장들을 적어서 다녔다. 그리고  문장에서 기억하고 싶은 단어나 문장 구조에는 밑줄을 쳐놓았다. 그래서, 문장 속에서 문법을 설명하는 ‘삼위일체’라는 책과 1200개의 구문으로 된 ‘1200제’라는 책을 좋아했다. 특히 간단한 데부터 점점 복잡하고 긴 문장으로 나아가는 ‘1200제’를 읽는 중, 어느 순간, 아, 이제 어떤 영어 문장이든 이해할 수 있을 것 같다 하는 자신감이 드는 것이었다. 마치 스케이트를 배울 때, 비틀대던  발목에 어느 순간 힘이 탁 주어지며, 제대로 탈 수 있게 되었을 때의 느낌이었다.     문장 속에서 기억된 문법 구조나 패턴은 말하기나 쓰기에 바로 사용이 된다. 단어들도 문장 속에서 쓰였던 상황을 기억하니 쉽게 오래 남는다. 곁들여서, 한국어에는 없는 문장 속의 전치사나 관용구적 표현까지도 익히려면 문장과 친해지는 길밖에 없다.   오늘부터 우리 전화기 바탕 화면에 단 몇 문장이라도 영어를 올려보면 어떨까. 하루에도 수없이 전화기를 열 때마다, 이 문장들이 마구마구 머릿속으로 쏟아져 들어올 것이다. 그 문장들은 어느 순간 귀에 들려오고 입을 통해 나가게 될 것이다. 영어가 익숙한 사람이라면 배우고 싶은 다른 언어도 ‘문장’으로 한번 도전해보자! 김선주 / NJ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문장 영어 문장 구조 대신 문장들 영어 북클럽

2022.04.27. 19:25

[우리말 바루기] 능동형 문장

주식과 관련해서 ‘붕괴됐다’ ‘마감됐다’로 끝맺는 경우가 많다. 이왕이면 ‘붕괴했다’ ‘마감했다’로 쓰는 게 좋다.     ‘~하다’로 끝맺어도 되는데 불필요하게 ‘~되다’를 남발할 때가 많다. ‘~되다’라고 해도 틀린 것은 아니지만 ‘~하다’로 끝맺는 게 우리말답다.   “유사한 사건이 재발되지 않도록 관련 법을 손질했다” “그곳에서 이상 신호가 발생된 경위를 조사하고 있다” “이런 불합리한 관행은 시정돼야 한다” “그 역은 간이역으로 전락될 위기에 놓였다”도 ‘~되다’보다 ‘~하다’로 쓰는 게 바람직하다. “재발하지 않도록” “이상 신호가 발생한” “시정해야 한다” “전락할 위기에 놓였다”로 바꿔도 의미 차이가 나지 않는다.     “그의 말이 전적으로 옳다고 생각된다”와 같이 자기 판단이나 의지를 드러내면서도 피동으로 표현한다. “옳다고 생각한다”로 고쳐 말하는 게 낫다.   습관적으로 ‘~되다’를 붙이다 보니 불필요한 피동문이 넘쳐난다. ‘~이/가 ~되다’보다는 ‘~을/를 ~하다’ 형태의 능동형 문장이 의미를 분명하게 전달한다.우리말 바루기 능동형 문장 능동형 문장 이상 신호 의미 차이

2022.04.07. 18:20

문장으로 읽는 책

 글쓰기의 치유적 힘을 고민하면서부터 나는, 일류와 삼류는 바로 필자와 독자가 글을 통해서 얼마나 자신을 성찰하는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믿게 됐다. 글을 쓰면서 얼마나 위로받고 변화했는가. 글을 읽으면서 자신의 내면에서 무엇을 발견했는가. 삼류에 냉소적인 나, 징징거리는 문체에 치를 떠는 나, 지적인 정보에 압도당하는 나, 평가나 판단에 급급해 글에 몰입하지 못하는 내가 보이는가. 신파에 눈물짓는 나, 로맨스 소설을 읽으며 남몰래 짜릿함을 느끼는 내가 보이는가. 그 외에 어떤 것들이 보이는가.     박미라 『상처 입은 당신에게 글쓰기를 권합니다』   ‘치유하는 글쓰기 연구소’를 이끄는 저자의 치유적 글쓰기 안내서다.   “1. 초등학교 3학년 때 사회과목을 좋아하던 나는 학교에서 백지도 책을 산다고 300원을 가져오라그랬느데 엄마는 주지않았다. 엄마에게 처음으로 욕을 했었다. 물론 마음으로. 반 아이가 미술시간 준비물로 풀을 대신해서 흰쌀밥을 가져왔다. 난 그 밥이 먹고 싶었다.” 글쓰기 워크숍 참가자가 쓴  ‘내 인생이 서러운 100가지 이유’ 중 1번이다. 지금은 회사의 고위 간부가 된 그는 텅 빈 사무실에서 이 글을 썼다. “7. 20대 중반 정도에 나는 이를 해 넣었다. 오로지 나의 힘으로. 그 이가 지금까지 있다. 참 힘든 세월이었다.” 오롯이 자신의 과거를 마주하는 힘을 가진 글. 저자는 “이 글이 그날 밤, 그녀와 우리 모두를 구원했다”고 썼다. 양성희 / 중앙일보 칼럼니스트문장 치유적 글쓰기 글쓰기 워크숍 글쓰기 연구소

2021.11.2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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