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CLA에 생긴 타투 강좌, 한인이 만들었다…타투이스트 케이 탁
UCLA의 비학위 과정인 익스텐션 프로그램에 타투(Tattoo) 강좌가 개설돼 화제다. 정규 과정이 아닌 익스텐션 코스이긴 하지만 UC계열 대학에서 타투를 학문적으로 다루는 강의가 이뤄지는 것은 처음이라 관심을 끌고 있다. 더 주목되는 것은 강좌 개설의 주역이 한인이라는 점이다. LA한인타운 인근에서 ‘바나나 타투 LA(Banana Tattoo LA)’를 운영하는 케이 탁(34) 씨가 주인공. 그는 단순한 기술 교육을 넘어 타투의 역사와 문화 등 학문적 접근에 집중하겠다는 강의 계획도 밝혔다. 타투에는 5000년이 넘는 역사가 있는 만큼 단순히 돈을 받고 몸에 그림을 그려주는 기술이 아니라는 것을 알리고 싶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적 요소들을 소재로 하는 ‘K-타투’ 확산에도 노력하겠다고 한다. 강좌 개설은 지난 5월 탁씨가 UCLA 익스텐션 측에 타투의 문화적 인류학적 의미를 다루고 싶다는 강의 제안서를 보낸 것이 시작이었다. 강의는 25일 시작돼 12주간(매주 목요일) 진행된다. 강의는 타투의 역사, 나라별 타투 문화, 타투 스타일에 대한 이론 수업과 실습 과정으로 구성된다. 실습 수업의 경우 라이선스가 없는 학생들을 위해 페이크 스킨을 사용한다. 그는 서울에서 고등학교를 다니다가 미국으로 유학을 왔다. 그후 오티스 예술디자인대학에서 회화를 전공했다. 그는 “졸업 후 현장실습(OPT) 기간 동안 입시 과외, 영상 제작 등 여러 일을 해봤지만 즐겁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어 “나에게 정말 맞는 일이 무엇인지 고민하다가 타투가 떠올랐고, 그때부터 독학으로 일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그에게 타투는 예술과 작품의 영역이다. 캔버스에 그림을 그리는 것과 몸에 그림을 새기는 행위가 상통하기 때문이다. 그는 “신체에 작품 하나를 영구적으로 새긴다는 점이 타투의 큰 매력”이라며 “타투는 인생과 함께 살아가는 예술”이라고 전했다. 이 때문에 다양한 사람들이 각각의 사연을 안고 그를 찾는다. 누군가는 타투를 통해 기억을 새기고, 아픔을 극복한다. 몸에 의미를 새기는 일이기 때문에 진지하고 신중하다. 그는 “과거에는 기술적 완성도에 집중했지만 이제는 고객과의 교감, 타투를 새기는 순간을 더 중요하게 생각한다”며 “평생 남는 작품이기 때문에 타투를 새기는 시간이 고객에게 좋은 추억으로 남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그의 타투 철학은 분명하다. 시각적인 언어이기 때문이다. 타투 도안을 만들기 위해 고객과 많은 대화를 이어가며 교감을 나누는 이유다. 단 한 사람만을 위한 의미가 담긴 디자인이기 때문에 디자인은 재사용하지 않는다. 지난 2019년에 결혼한 남편 역시 아트디렉터로서 그의 도안 제작 과정을 돕고 있다. 그는 “타투 작업보다 디자인 도안에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된다”며 “누군가의 소중한 순간을 담는 일이기에 일주일 내내 작업할 때도 있다”고 전했다. 그가 타투이스트로서 처음 그린 도안이 ‘바나나’였다. 업소명에는 초심을 잃지 않으려는 다짐이 담겨 있는 셈이다. 그는 요즘 타투에 ‘한류’를 심는다. 그는 “타투가 기억을 새기는 방식이라면 그 기억에 한국 문화의 조각을 남기고 싶다”며 “한국의 전통 문양을 타투에 어떻게 접목할 수 있는지에 대해 고민하면서 강의 시간에 한국 문화도 함께 알릴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번 강좌 개설이 타투에 대한 한인들의 인식을 바꾸는 계기가 되길 바라고 있다. 그는 “미국에서 타투는 예술 활동이자 개성을 표현하는 수단이어서 문화적 기반이 넓다”며 “하지만 한국 사회는 물론 한인들도 부정적 시선이 많아 이를 바꾸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영채 기자타투이스트 타투 문화 타투 타투 도안 바나나 타투
2025.09.25. 20: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