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시에 해고된 이민 2세들 카페 창업 재기
정리해고가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재기의 발판을 마련한 것은 우정이었다. LA한인타운 인근 베벌리 블러바드에 한인을 포함한 이민 2세대 청년들이 의기투합해 지난 1일 문을 연 ‘두라 커피(Dura Coffee)’가 화제다. 두라 커피는 한인 2세 라이언 김(26) 씨를 비롯해 필리핀계, 히스패닉계 20대 청년 다섯 명이 창업한 카페다. 이 카페가 탄생하게 된 이면에는 정리해고가 있다. 멜로즈 지역 베벌리 블러바드와 디트로이트 스트리트 인근 스타벅스에서 함께 일하던 이들은 지난 9월 폐점 결정에 따라 하루아침에 일자리를 잃었다. 김씨는 “정리해고 이후 그동안 함께 쌓아온 관계를 이제는 우리 힘으로 이어가보자고 의견이 모아진 게 창업의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이들은 스타벅스에서 일하기 전, 고등학교 재학 시절부터 농구 동호회를 통해 인연을 맺었다. 특히 김씨를 비롯한 다섯 명의 청년은 모두 LA에서 나고 자란 토박이들이다. 이민 2세대의 정체성을 카페 이름에 담기로 했다. 김씨는 “‘두라(Dura)’는 스페인어로 ‘단단한’, ‘강한’이라는 의미를 갖고 있다”며 “우리는 아시아계와 히스패닉계 2세들로서 새로운 환경에서 정착한 부모 세대의 삶을 지켜보며 성장했는데, 1세대가 보여준 끈기와 태도를 우리 방식으로 이어가고 싶어 이름을 ‘두라’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스타벅스에서 일하며 ‘커피’가 지역 사회와의 매개 역할을 할 수 있다는 점도 배웠다. 주민들과 유대감을 형성할 수 있는 카페를 만들고자 했다. 기회는 정리해고가 이루어진 약 한 달 뒤 찾아왔다. 이들은 케이크를 막대 사탕 형태로 만든 ‘케이크팝’을 사업 아이템 중 하나로 결정한 뒤 거래처를 찾다가 베벌리 블러바드 인근 ‘뉴욕 케이크팝’ 가게를 알게 됐다. 당시 뉴욕 케이크팝 업주 레리다 모히카는 운영비 문제로 폐업을 고민 중이었다. 이때 업주는 김씨와 친구들에게 “이 공간을 함께 새 브랜드로 만들어보자”고 제안했다. 제안은 곧바로 실행으로 이어졌다. 김씨를 비롯한 친구들은 오픈 날짜를 11월 1일로 정하고, 약 2주 동안 인테리어 정리, 장비 설치, 메뉴 개발, 전단지 배포 등 모든 준비를 동시에 진행했다. 이들은 ‘1인 2역’도 마다하지 않았다. 생계 유지를 위해 각자 다른 일을 병행해야 했기 때문에 오전 6시부터 다음 날 새벽까지 이어지는 강행군이 계속됐다. 김씨는 당시 상황에 대해 “최근 생후 6개월 된 딸이 있어 육아와 가게 준비를 동시에 해야 했다”며 “다른 친구들도 두 가지 일을 병행하느라 잠을 거의 못 잤다”고 회상했다. 그렇게 밤낮없는 준비 끝에, 스타벅스의 바리스타였던 청년들은 자신들만의 공간에서 다시 커피를 만들 수 있게 됐다. 김씨는 “예전에 일하던 곳에서 불과 세 블록 정도 떨어진 곳이다 보니, 스타벅스에서 얼굴을 익힌 손님들은 ‘너희가 있다고 해서 와봤다’며 응원도 해준다”며 “가게를 열자마자 익숙한 얼굴들이 찾아오기 시작했는데, 스타벅스에서 일하던 시간이 그대로 이어지는 느낌이었다”고 말했다. 한편 두라 커피는 베벌리 블러바드 7306번지에서 매일 오전 6시부터 오후 6시까지 운영된다. 정윤재 기자스타벅스 정리해고 미드시티 스타벅스 공동 창업자 창업 모델
2025.11.27. 18:5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