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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미토스’의 경고, 인간 없는 해킹 시대의 서막

1960년대 MIT 재학생들이 기차 모형을 개조하며 ‘해킹’이란 용어를 처음 썼을 때, 그것은 창의적 개선을 의미했다. 그러나 1971년 존 드레이퍼가 시리얼 상자 속 판촉용 호루라기로 AT&T 전화망을 무단으로 사용하고, 1988년 코넬 대학생 로버트 모리스가 ‘모리스 웜’으로 인터넷을 마비시켜 사이버 범죄자 1호가 되면서 해킹은 범죄의 수단으로 변질됐다. 이후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레빈이 아파트에 앉아 시티뱅크에서 1000만 달러를 빼돌렸고, 작년 9월에는 중국이 클로드를 이용해 30개국 다국적 기업을 상대로 벌이던 스파이 활동이 발각됐다.     해킹은 언제나 인간이 저질렀다는 전제가 무너지고 있다. 이제 해킹의 역사는 전혀 다른 차원으로 접어들었다. 지난 달 앤트로픽이 공개한 ‘클로드 미토스(Mythos) 프리뷰’는 소프트웨어 환경에서 취약점을 탐지하고 침투 시나리오를 설계하는 자율형 AI(인공지능) 에이전트다. 인류 최고 난도 시험(HLE)에서 사상 최초로 정답률 50%를 돌파하며 AI 발전의 임계점을 넘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공개된 AI 중 가장 강력한 미토스가 인간 없는 해킹의 시대를 열었다.   미토스는 전 세계 운영체제와 웹브라우저에서 수천 건의 제로데이(Zero-Day: 아직 알려지지 않은) 취약점을 발견했다. 철옹성이라고 불리던 OpenBSD에서는 지난 27년간 수많은 천재와 보안 전문가들이 놓쳤던 결함을 찾아냈으며, 자동화 테스트 도구가 500만 번 검사했다는 영상처리 소프트웨어의 16년된 버그도 잡아냈다.   무엇보다 섬뜩한 사건은 테스트 과정에서 발생했다. 미토스 개발에 참여한 한 연구원이 AI에게 샌드박스(격리 환경) 탈출을 시도하고, 성공하면 이메일을 보내라고 지시했다. 미토스는 보안 장치를 우회하고 다단계 공격 경로를 구축해 탈출한 후, 공원에서 샌드위치를 먹으며 쉬던 연구원에게 이메일을 보냈다. 그리고 그가 메일을 읽는 동안 탈출 방법을 웹사이트 여러 곳에 올렸다. 아무도 시키지 않은 일이었다. 그 게시물을 누군가 발견했다면 미토스의 보안 뚫는 방법을 손쉽게 익혔을 것이다.     각국 정부의 반응은 즉각적이었다. 스콧 베센트 미 재무장관과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 의장은 주요 금융기관과 기업 경영진들을 긴급 소집해 보안 점검 강화를 요구했고, 백악관은 앤트로픽 최고 경영자 다리오 아모데이를 직접 불러 브리핑을 받았다. 영국과 캐나다, 한국 등 여러 나라에서도 금융 당국과 은행권이 긴급히 회동했다.     앤트로픽은 미토스의 일반 공개를 보류하고, 기업과 정부 기관 등 40개 조직에만 접근을 허용하는 선별 공개 방식을 택했다. 동시에 글래스윙(Glasswing) 프로젝트를 가동해 구글, 아마존,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등 주요 기업들과 함께 방어 체계 구축에 나섰다. 오픈AI 역시 유사한 ‘GPT-5.4-사이버’를 공개해 우려는 더욱 커졌다.     자율형 AI의 사이버 공격 파괴력은 핵폭발급이다.  AI 공격과 핵무기가 닮은 점은 한번 확산되면 되돌릴 수 없다는 불가역성이다. 이미 AI 공격의 진화 속도는 인간의 방어 패치 속도를 앞질렀다. 미토스는 취약점 탐지 능력은 탁월하지만, 보안 패치 코드 작성은 아직 제한적이다. 앤트로픽에서 새 모델을 검증하는 ‘레드팀’을 이끄는 로간 그레이엄은 앞으로는 AI 출시 방식 자체를 재검토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미토스가 공원의 연구원에게 이메일을 보낸 그 순간은 단순한 보안 사고가 아니었다. 지시를 받아 울타리를 넘은 AI가 누구도 명령하지 않은 자율적 행동을 했기 때문이다. 앤트로픽 측은 이 기이한 행보를 AI가 자신의 성취를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것 같다고 추측할 뿐이다. ‘인간의 안전’이라는 변수가 없는 AI를 막을 수 있는 것은 역설적이게도 또 다른 AI다. 문제는 기술이 통제보다 빠르게 달린다는 점이다. 그 간극이 좁혀지지 않는 한, 우리는 늘 한 발 늦은 자리에 서 있을 수밖에 없다. 다음 이메일은 연구원이 아닌 우리에게 올 수도 있다. 레지나 정 / LA독자열린광장 미토 경고 사이버 범죄자 보안 전문가들 보안 장치

2026.04.30. 18: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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