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자분께서 질문해 오셨다. 신문 제목에 나온 ‘~작품 선봬’라는 표현에서 ‘선봬’가 잘못된 말이 아니냐는 것이었다. ‘선뵈’가 맞는 것이라 확신하는 듯했다. ‘선뵈’가 맞는 말이라면 질문이 아니라 지적이 된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는가? 언뜻 봐서는 ‘선뵈’가 맞는 말인 것 같기도 하다. ‘선봬’는 어딘지 모양이 아닌 듯싶다. ‘선뵈다’가 ‘선뵈고, 선뵈니, 선뵈면’ 등으로 활용되는 것을 생각하면 ‘선봬’도 ‘선뵈’가 아닌가 생각하기 십상이다. 그러나 ‘선뵈다’는 어간 ‘선뵈’로만 말이 끝날 수가 없다. ‘먹다→먹어, 예쁘다→예뻐, 우습다→우스워’에서 보듯 종결어미인 ‘-어’를 추가해야 한다. ‘선뵈다’ 역시 어간인 ‘선뵈’에 ‘-어’를 덧붙이면 ‘선뵈어’가 되고 이것이 줄면 ‘선봬’가 된다. 따라서 ‘~작품 선봬’에서 ‘선봬’는 맞는 말이다. 그렇다면 배우 윤여정이 아카데미 여우조연상을 수상하면서 영어로 한 말을 한번 옮겨 보자. 그는 재치 있으면서 웃음을 자아내는 소감으로 인기를 끌었는데 그 가운데 하나는 “브래드 피트, 드디어 (만나 뵈/만나 봬) 반갑습니다. 우리가 영화를 찍을 때 어디에 계셨나요”였다. 여기에서도 정답은 ‘만나 봬’다. 이때도 ‘뵈다’의 어간인 ‘뵈’가 홀로 쓰이지 못하고 연결어미인 ‘-어’를 추가해야 한다. ‘뵈+어 → 뵈어 → 봬’가 되는 것이다. 문제 하나 더. 헤어질 때 많이 쓰는 “내일 (뵈요/봬요)”는 어느 것이 맞을까? 이 역시 ‘뵈다’의 어간 ‘뵈’에 ‘-요’가 바로 붙지 못하고 ‘어’를 추가해야 한다. 우리말 바루기 아카데미 여우조연상 배우 윤여정 신문 제목
2025.09.04. 18:29
배우 윤여정(사진)이 오는 27일 열리는 제94회 아카데미 시상식 시상자로 선정됐다. 3일 아카데미 측이 발표한 1차 시상자 명단에는 윤여정을 포함해 할리우드 스타 케빈 코스트너, 조 크라비츠, 레이디 가가, 로지 페레즈 등이 포함됐다. 윤여정은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제93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한국 배우 최초로 여우조연상을 받았다. 시상식은 오는 27일 할리우드 돌비 극장에서 열린다. 장수아 기자윤여정 시상자 오스카 참석 배우 윤여정 시상자 명단
2022.03.03. 19:28
배우 오영수(78)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배우 윤여정(75)이 떠올랐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우린 깐부잖아”라는 대사를 남긴 오영수는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내일 연극이 있다. 그 준비가 나에게 더 중요한 일”이라며 기자의 인터뷰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상을 탄 윤여정은 평소처럼 좋아하는 화이트와인을 한 잔 가져달라고 한 뒤 기자간담회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배우 인생 최대의 전성기 앞에서도 평정심을 발휘했다.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미국 양대 시상식의 트로피를 거머쥔 주인공이 된 이들에게서 ‘어른’의 역할과 무게에 대해 생각해본다. 둘 다 일흔을 넘긴 나이다. 어른다운 어른, 닮고 싶은 어른이 없는 사회는 불행하다. 패션잡지 ‘보그’의 에디터 출신 김지수는 평균 나이 72세의 어른 16명을 인터뷰해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이란 책을 냈다. ‘그 많던 어른은 어디로 갔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가 고민될 때 오롯이 자기 인생을 산 어른의 한마디는 성찰의 실마리를 안겨준다. 오영수와 윤여정은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상을 받았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으로 명성을 얻은 뒤에도 한 예능에서 “우리 사회가 1등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흘러갈 때가 있어요. 2등은 1등에게 졌지만 3등한테 이겼잖아요. 다 승자예요”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오스카상 수상 직후 간담회에서 “나는 최고, 그런 거 싫다. 경쟁 싫어한다. 1등 되는 것 하지 말고 ‘최중(最中)'이 되면 안 되나”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에 빠뜨렸다. 독창적이면서 인생을 제대로 산 발언이다. 1등이 아니어도,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어른에게 2030세대는 열광한다. 지난해 여야 정치권에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기 전 3선 국회의원 출신 정치인과 저녁 자리를 가졌다. 그는 앞으로 여야에서 ‘두 어르신’의 행보를 주목하라고 했다. 두 사람 다 대선을 승리로 이끈 경험이 있어 킹메이커로 평가됐다. 당시엔 고개가 끄덕여졌지만, 지금은 갸웃거리게 된다. 한 명은 결국 자당 후보와 결별했고, 다른 한명은 존재감이 안 느껴져서다. ‘상왕’ 노릇을 해서도 안 되지만, 원로 정객이 없어도 문제다. 정치판에서까지 어른다운 어른을 기대하는 건 너무 큰 욕심일까. 위문희 / 한국 중앙일보 기자J네트워크 어른 무게 어른 16명 배우 윤여정 배우 오영수
2022.01.17. 12:09
배우 오영수(78.사진)가 미국 골든글로브 시상식에서 연기상을 받았다는 소식을 듣자마자 배우 윤여정(75)이 떠올랐다. 넷플릭스 드라마 ‘오징어 게임’에서 “우린 깐부잖아”라는 대사를 남긴 오영수는 수상 소식이 전해진 직후 “내일 연극이 있다. 그 준비가 나에게 더 중요한 일”이라며 기자의 인터뷰 제안을 거절했다고 한다. 지난해 영화 ‘미나리’로 오스카상을 탄 윤여정은 평소처럼 좋아하는 화이트와인을 한 잔 가져달라고 한 뒤 기자간담회를 시작했다. 두 사람은 배우 인생 최대의 전성기 앞에서도 평정심을 발휘했다. 한국 배우로는 최초로 미국 양대 시상식의 트로피를 거머쥔 주인공이 된 이들에게서 ‘어른’의 역할과 무게에 대해 생각해본다. 둘 다 일흔을 넘긴 나이다. 어른다운 어른, 닮고 싶은 어른이 없는 사회는 불행하다. 패션잡지 ‘보그’의 에디터 출신 김지수는 평균 나이 72세의 어른 16명을 인터뷰해 『자기 인생의 철학자들』이란 책을 냈다. ‘그 많던 어른은 어디로 갔을까’에 대한 답을 찾는 과정이었다. ‘어떻게 살 것인가’가 고민될 때 오롯이 자기 인생을 산 어른의 한마디는 성찰의 실마리를 안겨준다. 오영수와 윤여정은 주연이 아닌 조연으로 상을 받았다. 오영수는 ‘오징어 게임’으로 명성을 얻은 뒤에도 한 예능에서 “우리 사회가 1등 아니면 안 될 것처럼 흘러갈 때가 있어요. 2등은 1등에게 졌지만 3등한테 이겼잖아요. 다 승자예요”라고 말했다. 윤여정은 오스카상 수상 직후 간담회에서 “나는 최고, 그런 거 싫다. 경쟁 싫어한다. 1등 되는 것 하지 말고 ‘최중’(最中)이 되면 안 되나”라고 말해 좌중을 웃음에 빠뜨렸다. 독창적이면서 인생을 제대로 산 발언이다. 1등이 아니어도, 최고가 아니어도 괜찮다는 어른에게 2030세대는 열광한다. 지난해 여야 정치권에서 대선 레이스가 본격화하기 전 3선 국회의원 출신 정치인과 저녁 자리를 가졌다. 그는 앞으로 여야에서 ‘두 어르신’의 행보를 주목하라고 했다. 두 사람 다 대선을 승리로 이끈 경험이 있어 킹메이커로 평가됐다. 당시엔 고개가 끄덕여졌지만, 지금은 갸웃거리게 된다. 한 명은 결국 자당 후보와 결별했고, 다른 한명은 존재감이 안 느껴져서다. ‘상왕’ 노릇을 해서도 안 되지만, 원로 정객이 없어도 문제다. 정치판에서까지 어른다운 어른을 기대하는 건 너무 큰 욕심일까. 위문희 / 한국 사회2팀 기자분수대 어른 어른 16명 배우 윤여정 배우 오영수
2022.01.16. 17:1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