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7년 슬라이스 식빵 등장… 밴쿠버 음식 숨겨진 이야기
밴쿠버 음식에는 도시의 역사와 변화가 담겨 있다. 우리가 매일 먹는 식빵부터 유명 과자 브랜드까지 밴쿠버 음식 문화에는 흥미로운 이야기가 여럿 남아 있다. 지금은 ‘슬라이스 식빵 이후 최고의 발명’이라는 표현이 흔하지만 밴쿠버에서는 1937년 여름까지 잘린 식빵을 볼 수 없었다. 밴쿠버에서 슬라이스 식빵이 처음 판매된 날은 1937년 7월 19일이다. 당시 제빵 회사 로버트슨(Robertson’s)은 ‘퓨리티 브레드(Purity Bread)’를 슬라이스 형태로 판매한다는 광고를 내며 이 날짜를 알렸다. 일간지 '밴쿠버 선'도 여러 실험을 거쳐 인기를 확인한 뒤 슬라이스 식빵이 밴쿠버에 처음 등장했다고 보도했다. 노란 포장으로 유명한 대즈 쿠키(Dad’s Cookies)가 지금까지 이어진 데에도 밴쿠버 빵집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이 브랜드는 1929년 미국 로스앤젤레스에서 시작됐고 프랜차이즈 방식으로 운영됐다. 어니스트 휠러 씨는 1930년 밴쿠버 시청 근처 브로드웨이와 유콘 스트리트 교차로에 베이커리를 열어 이 브랜드를 판매하기 시작했다. 이후 미국 본사가 문을 닫았지만 휠러 씨의 밴쿠버 베이커리와 캐나다 사업자들이 브랜드를 이어갔다. 밴쿠버 회사는 다른 지점을 인수하며 사업을 키웠고 이후 본사를 토론토로 옮겼다. 현재 이 브랜드는 나비스코(Nabisco)가 보유하고 있다. 캐나다에서 가장 오래된 레스토랑 체인도 밴쿠버에서 시작된 '화이트 스팟'이다. 창업자 냇 베일리 씨가 푸드트럭을 운영하다 1928년 첫 매장을 열면서 시작됐다. 1940년에 문을 연 맥도널드나 1960년대에 등장한 팀홀튼보다 훨씬 앞선 시기다. 스미티스나 피자피자 같은 다른 캐나다 체인과 비교해도 화이트 스팟의 역사는 더 오래됐다. 밴쿠버에는 독특한 레스토랑도 있었다. 1975년에는 밴쿠버 최초 디스코 레스토랑을 내세운 볼텍스가 문을 열어 음악과 함께 가벼운 음식을 즐기는 곳으로 알려졌다. 지금은 이 자리에 '셀레브리티 나이트클럽'이 들어서 있다. 또 2010년쯤에는 리얼리티 TV 프로그램과 함께 전과자들이 일하는 레스토랑 ‘컨빅션 키친’이 웨스트엔드에 문을 열어 관심을 모았다. 방송이 끝난 뒤 오래 운영되지는 않았지만 밴쿠버 음식 문화의 색다른 사례로 남았다. 밴쿠버의 음식 역사는 지금도 현재 진행형이다. 평범한 식재료와 식당들이 쌓아온 백 년의 세월은 밴쿠버라는 도시의 정체성을 구성하는 단단한 뿌리가 되고 있다. 밴쿠버중앙일보편집국미국 슬라이스 슬라이스 식빵 밴쿠버 음식 밴쿠버 베이커리
2026.03.09. 17:4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