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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맛을 번역하다

한국어의 번역에서 정말 어려운 어휘는 맛에 대한 표현이 아닐까 합니다. 실제로 한국어의 형용사가 가장 발달한 부분도 맛이나 색깔 관련 어휘로 보입니다. 아마 한국어의 맛을 다른 말로 번역한다면 금방 포기하고 싶은 마음이 들 겁니다. 따라서 그 맛의 느낌을 구별하고 이해하는 게 필요합니다. 그래야 올바로 번역할 수 있습니다. 번역은 어휘 대 어휘로 하는 것이 아니라 어휘 대 표현 혹은 표현 대 어휘로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즉 우리말에서는 한 단어인데 외국어에서는 설명해야만 알 수 있는 경우가 있는 겁니다. 이는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겠죠.    한국어 단어를 외국어에서 문장으로 길게 설명할 수밖에 없는 게 바로 맛 관련 어휘입니다. 한국어의 맛에 관한 어휘를 볼까요? 달다, 쓰다, 맵다, 시다, 짜다 등이 있겠습니다. 물론 이 밖에도 세밀한 맛을 나타내는 어휘도 많습니다. 갑자기 ‘텁텁하다’가 떠오릅니다. 또한 우리말의 감각어는 서로 연결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국물이 시원하다고 하는데, 이는 맛을 나타내는 미각어도 될 수 있고, 날씨를 나타내는 촉각어도 될 수 있습니다. 종종은시각어나후각어로도 쓰일 수 있습니다. 눈도 시원하고, 코도 시원하니 말입니다. 하긴 행동이 시원하기도 합니다.   달다의 경우에 외국어로 번역하면 한 단어인 경우가 많습니다. 그런데 한국어는 정말 복잡합니다. 우선 달다라는 말은 안 좋다는 뜻이 될 수도 있습니다. 너무 달다는 말을 들으면 문제가 생겼다고 생각할 수도 있는 겁니다. 하지만 한국어 미각은 반복해서 사용하면 맛이 좋아지는 특징이 있습니다. ‘달달하다’가 바로 그 예입니다. 달달한 것은 좋은 겁니다. 사람들 사이에도 달달하다는 표현을 씁니다.     달다는 표현을 입맛 돌게 하려면 ‘-콤’을 붙이면 됩니다. 달콤이라는 말의 느낌을 한국인이 좋아하는 듯합니다. 상표에도 달콤은 자주 등장합니다. 아주 달지는 않고 약간 단 경우에는 달짝지근하다고 합니다. 단맛이 좀 덜한 경우에는 모음을 음성모음으로 바꾸어 들쩍지근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달다의 경우만 봐도 정말 복잡합니다. 들다라는 말이 달다는 뜻으로 쓰이지 않는 것도 재미있습니다.   쓰다의 경우도 한국어에서는 나쁜 맛이 아닙니다. 써도 좋은 맛이 있습니다. 대표적으로는 역시 달달하다처럼 쓰다를 반복하는 겁니다. 그런데 씁쓸하다고 하면 맛이 살아나지 않습니다. 그래서 모음을 바꾸어 쌉쌀하다고 합니다. 이렇게 표현하면 맛있는 쓴맛이 되기도 합니다. 맵다의 경우는 반복해서 쓰지는 않고, 콤만 붙여서 사용합니다. 매콤하다는 표현입니다. 맛있게 매운 느낌입니다.     시다의 경우는 시큼하다는 표현이 있는데, 역시 모음 때문인지 맛있는 신맛의 느낌이 나지 않습니다. 이때도 모음을 ‘애’로 밝게 바꾸어줍니다. 새콤하다고 하면 맛있는 신맛의 느낌이 납니다. 짜다는 쓰다와 비슷합니다. 콤이 붙을 수는 없고 반복해서 짭짤하다고 합니다. 짭조름하고 찝찔한 맛으로 조금씩 느낌이 변화해 갑니다.    한국인의 입맛이 복잡하네요. 맛에 관한 말이 많다는 것은 맛에 관심이 많다는 뜻이기도 합니다. 우리의 맛은 달달하고, 쌉쌀하고, 짭짤한 맛입니다. 또한 달콤하고, 매콤하고, 새콤한 맛입니다. 정말 복잡하면서도 다양하네요. 그 밖에도 외국인이 어려워할 수밖에 없는 수많은 맛의 표현이 있습니다. 얼큰한 국물과 칼칼한 맛을 어떻게 설명하면 좋을까요? 새콤달콤한 맛을 어떻게 번역해야 할까요? 만약 이런 말을 잘 번역하려면 설명을 더 해 주어야 할 겁니다. 번역을 맛있게 해야겠네요.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번역 한국어 단어 한국어 미각 색깔 관련

2024.12.08. 17: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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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사람을 번역하다

한국어 중에서 문화적 요소를 가득 담고 있는 것은 의외로 사람입니다. 사람을 부르는 말이나 가리키는 말만큼 문화를 담고 있는 게 없을 정도입니다. 실제로 문화인류학에서 언어를 조사할 때 가장 관심 있게 보는 것은 친족명입니다. 한국어는 세계적으로 특이한 친족어 체계를 보입니다. 한국어에서 사람에 해당하는 말만 잘 번역해도 번역의 달인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문화적으로 볼 때 어휘가 세분화된 것은 발달하였다는 의미이고, 관심이 많다는 뜻입니다. 한국어의 특징을 이야기할 때 ‘쌀’에 관한 어휘가 많다고 소개하는 것도 이 때문입니다. 한국어에 쌀은 모, 벼, 쌀, 밥, 뫼 등으로 나타납니다. 뫼는 돌아가신 분께 바치는 밥입니다. 한국인은 쌀에 관심이 많고, 농경문화임을 보여줍니다.   한국어에서 친족명은 두 가지 특징을 보입니다. 하나는 위와 아래의 구별이 명확하다는 점입니다. 대표적인 단어가 형, 언니, 누나, 오빠입니다. 많은 언어, 혹은 대부분의 언어에서는 위의 형제에 대하여 이렇게 자세한 구별이 없습니다. 영어, 일본어, 중국어 등을 생각해 보시면 알 겁니다. 그런데 형제 중 아랫사람에 대한 구별은 지나치게 단순합니다. ‘동생’이면 끝입니다. 물론 여동생이나 남동생이라는 말도 가능합니다만, 동생이라고만 하는 경우도 많습니다. 다른 언어 중에 이렇게 한 단어만 있는 경우도 거의 없습니다. 이런 표현의 차이는 위와 아래를 바라보는 차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또한 남녀의 차이도 명확합니다. 아버지 쪽 남자 형제는 큰아버지, 작은아버지의 구별이 있는 반면 어머니 쪽 남자 형제는 그냥 위와 아래 상관없이 외삼촌이라고 합니다. 아버지의 여자 형제는 그저 고모입니다. 아버지의 누나인지 여동생인지는 상관이 없습니다. 큰아버지의 부인은 큰어머니, 작은아버지의 부인은 작은어머니라고 하는데, 외삼촌의 부인은 외숙모입니다. 어머니 오빠의 부인인데도 숙모라고 하는 것은 이상한 일입니다.   각 언어마다 친족어의 구별이 다르기 때문에 번역하기가 쉽지 않습니다. 외국인인 한국어 중에서 ‘내 동생’이라는 말이 가장 번역하기 어렵다고 하는데 일리가 있습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내 동생이라는 말을 번역해 보세요. 쉬운 일이 아닙니다. 물론 영어로 이모, 고모, 외숙모, 큰어머니, 작은어머니를 구별하는 것도 쉬운 일이 아니죠. 번역에서 사람을 어떤 어휘로 번역할 것인가가 고통인 경우입니다.   선생님이라는 말도 번역이 어렵습니다. 한국에 오면 선생님이 너무 많다고 불평하는 경우가 있는데 이해가 갑니다. 모르는 사람에게도 선생님이라고 하니 말입니다. 예전에는 사장님이라고 하는 경우도 많았습니다. 직위를 모르면 무조건 사장님이라고 불렀던 겁니다. 요즘 가장 묘한 표현은 ‘언니’입니다. 언니라는 말은 나이 많은 사람에게 하는 말인데 나이 적은, 모르는 사람에게도 언니라고 부르기도 합니다. 외국인이 한국어 배우기가 쉽지 않습니다.   ‘씨’를 높이는 말이라고 가르쳐서도 안 됩니다. ‘김 씨’라고 부르면 좋아하지 않습니다. 군이나 양은 이제 거의 쓰지 않는 말이 되었습니다. 누구를 존중에서 쓰는 말이라고도 하기 어렵습니다. 김 군이나 김 양은 오히려 무시하는 표현처럼 여겨집니다. 심지어 여사님이라는 말도 최근에는 일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이 되어 버렸습니다. 손님과 고객님은 어떤가요? 와이프나 서방님이라는 호칭어도 쉬운 말이 아닙니다.   한국어의 사람을 번역하는 게 정말 복잡합니다. 어쩌면 좋은 번역은 한국 사람을 잘 구별하여 표현하는 것에서 시작하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한국어 공부는 사람을 가리키는 말에서 시작합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번역 큰어머니 작은아버지 한국어 배우기 한국어 공부

2024.12.01. 17:41

[아름다운 우리말] 사극 번역의 세계

한류를 이끈 드라마에는 특별한 소재가 있었습니다. 그건 바로 한국의 전통적인 사건이었습니다. 우리만의 소재였습니다. 우리 역사가 소재가 되는 게 우리에게는 당연하겠지만 외국인도 좋아한다는 것은 매우 특이하고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대장금이 엄청나게 인기가 높을 때는 일회적인 현상일 거라고 생각했습니다. 일본, 중국은 물론이고 남아시아, 중동 등에서도 인기가 정말 대단하였습니다. 그런데 이어서 주몽이 인기가 높아졌을 때는 의아함이 커졌습니다. 왜 한국의 사극이 이렇게 인기가 있을까요? 한국의 역사적 내용이나 복장, 전통문화에 대하여 외국인은 이해가 가능할까요?   물론 한국 사극의 인기는 스토리 전개의 힘과 배우들의 연기력 덕분이라고 생각합니다. 대장금과 주몽뿐 아니고 그 후에도 사극의 인기는 식을 줄 몰랐습니다. 외국에는 한국 사극의 광팬들도 생겨나고 있습니다. 일본에서 만난 할아버지는 한국 역사드라마의 모든 내용을 꿰뚫고 있었습니다. 한국인보다 한국의 역사를 더 많이 아는 느낌이었습니다. 주인공의 이름들도 정확히 알고 있고, 역사적인 시기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었습니다. 실제로 제가 만난 한국 드라마 팬 중에는 한국 사극 드라마와 영화를 통해 한국의 역사를 배웠다는 사람도 있었습니다. 그럴 수밖에 없는 것이 생각해 보면 사극이 참 많습니다. 한국 사극에 매력이 있음이 분명합니다.     삼국시대의 주몽이나 태왕사신기, 연개소문이 있고 우씨 왕후, 선덕여왕 등이 있습니다. 발해를 세운 대조영이나 고려 시대의 태조 왕건이나 고려 거란전쟁, 기황후 등이 있습니다. 조선 시대의 경우에도 엄청나게 사극이 많습니다. 세종대왕이나 이순신 장군을 주인공으로 한 이야기는 드라마도, 영화도 많이 제작되었습니다. 숙종부터를 살펴보면 그 면면이 화려합니다. 숙종의 부인인 ‘장희빈’이나 ‘인현왕후’가 주인공인 드라마가 있고, 또 다른 부인인 영조의 어머니인 ‘동이’가 있습니다. 영조의 아들인 ‘사도’세자 이야기가 있고, 손자인 정조 ‘이산’ 이야기도 있습니다. 조선말의 ‘대원군’이나 ‘명성황후’도 있습니다.   다양한 인물을 다루기도 합니다. 그중에는실재 인물이 아닌 경우도 있고, 실재 인물이라고 하여도 극히 일부분만 소재가 된 경우도 있습니다. 대장금이나 홍길동, 장길산, 임꺽정 등이 여기에 속합니다. 허준, 황진이, 어사 박문수, 신돈 등도 그런 이야기에 속합니다. 퓨전 사극의 유행도 대단합니다. 소재만 사극의 형식을 빌려온 것입니다. 역사와는 거의 관계가 없고, 옷이나 전통적인 내용만 담겨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성균관 스캔들은 중동지역까지 널리 유행하였습니다. 해를 품은 달, 달의 연인, 다모, 구르미 그린 달빛, 슈룹 등 수많은 이야기가 사극으로 제작되어 인기를 끌었습니다. 대단한 일입니다. 이제는 과거로 타임 슬립을 하거나 반대로 과거 사람이 현대로 오는 이야기 등에서도 사극의 향기를 맡게 됩니다. 과거에서 온 ‘도깨비’나 과거로 간 ‘철인왕후’ 등이 대표적입니다. 이제는 좀비 영화에도 사극이 등장합니다. ‘킹덤’은 좀비 사극입니다.     그런데 사극의 인기를 보면서 의아한 점은 또 있습니다. 바로 번역입니다. 때로는 한국인도 알아듣기 어려운 말투가 있습니다. ‘성은이 망극하나이다.’라든지 ‘통촉하여 주시옵소서.’ 등은 어떻게 번역할까요? 내용뿐 아니라 그 분위기의 번역이 쉽지 않을 겁니다. 다양한 전통적인 소재는 번역이 매우 어려울 겁니다. 대장금에 나오는 음식에 관한 설명이나 허준에 나오는 한의학에 관한 설명도 무척 어려웠을 겁니다. 직위에 대한 번역도 쉽지 않습니다. 영의정이나 판서, 사또나 이방은 어떻게 번역하면 좋을까요?   사극을 정확하게 그 맛을 살리며 번역할 수 있기 위해서는 한국의 역사와 문화에 대한 이해가 깊어야 합니다. 한국어의 수준도 더 높아져야 합니다. 한국어, 한국문화 교육의 갈 길이 멉니다. 세계인이 좋아하는 한국의 사극을 맛있고, 멋있게  번역하기 위해서 더 많은 연구와 노력이 있기 바랍니다. 조현용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사극 번역 사극 번역 한국 사극 한국 역사드라마

2024.11.03. 17:14

[아름다운 우리말] 지명 번역의 맛

지명(地名)은 말 그대로 땅의 이름이라는 뜻입니다. 땅 이름은 고유명사이기에 다른 지명과는 구별되는 특징이 있습니다. 그래서 지명을 소개하고나 번역할 때는 무미건조하게 해서는 안 됩니다. 그 지역의 맛을 살려주어야 합니다. 한국의 지명을 들으면 서울이 다르고, 대전이 다르고, 대구가 다르고, 부산이 다릅니다. 위치도 특징도 다릅니다. 한국 사람이라면 누구나 지명에서 느끼는 감정도 있습니다. 그래서 노래 가사나 드라마, 또는 문학 작품에서도 지명은 도드라지게 다가옵니다.   앞에 언급한 ‘서울, 대전, 대구, 부산’은 어떤 대중가요에 등장하는 도시의 순서입니다. 한국의 대표적인 도시 이름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외국인에게 한국의 도시 이름을 물어보면 주로 등장하는 이름일 겁니다. 그런데 외국인의 경우는 한국인과는 조금 다르게 우리 지명을 기억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한국어교재에 보면 대전, 대구보다는 인천이나 경주가 나오는 경우가 많습니다. 인천은 공항이 있기 때문이고, 경주는 물론 우리 역사의 주요한 도시이기 때문입니다. 교재에는 설악산이나 제주도가 대도시보다도 먼저 나옵니다.   한국어를 배우는 학습자의 경우엔 단순히 도시의 이름뿐 아니라 도시의 특징을 잘 알아야 합니다. 그래야 한국어를 정확하게 이해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도시와 함께 떠오르는 이미지까지 알아야 번역이나 통역에서도 느낌을 전달할 수 있을 겁니다. 문화 번역의 맛이 살아나는 겁니다. 문학작품이나 드라마에서도 지역의 특성을 알면 이해의 깊이가 달라집니다. 경주가 어떤 도시인지 모른다면 경주에 가고 싶다는 말을 정확히 해석할 수 없을 겁니다. 저는 이 글을 쓰면서도 경주 남산에 올라가고 싶습니다. 경주 남산은 그냥 산이 아닙니다. 신라의 불교 유적이 그대로 남아있는 살아있는 고고학의 현장이며, 불교 신앙의 현장입니다.   한국어를 잘 아는 외국인도 도시의 이미지, 특징을 이해하기란 쉽지가 않습니다. 얼마 전에 한국어를 가르치는 외국인 교수들과 한국 지명의 특성에 대해서 이야기할 기회가 있었습니다. 지명은 많이 알고 있었지만, 그곳의 특성에 대해서는 모르는 게 많았습니다. 한국어를 무척 잘 아는 사람들도 지명을 번역할 때는 어려움을 겪을 수밖에 없습니다.     음식의 예를 들어 볼까요. 춘천 하면 닭갈비나 막국수가 생각나야 할 겁니다. 전주하면 비빔밥이 생각나겠죠. 천안은 뭐가 생각나나요? 호두과자가 떠올라야겠지요. 천안에는 호두가 유명합니다. 그래서 호두과자도 발달하였을 겁니다. 천안 쪽의 휴게소에 가면 당연히 호두과자를 사는 사람이 많습니다. 의정부라고 하면 부대찌개가 생각나겠지요. 의정부에 미군기지가 있는 것과 부대찌개의 연관성도 떠올라야 할 겁니다. 다른 도시의 음식은 뭐가 있을까요? 특산물도 지명과 관련하여 기억할 내용입니다. 나주는 배, 대구는 사과, 공주는 밤, 성주는 참외, 가평 잣이 유명합니다. 완도는 김, 통영은 굴, 포항은 과메기, 벌교는 꼬막이 유명하지요. 영광의 굴비, 상주의 곶감, 제주의 옥돔, 흑돼지 등 기억할 내용이 많습니다.   요즘에는 그밖에도 다양한 기억 거리가 생겨났습니다. 전주는 한옥마을로 유명하고, 정동진은 모래시계로 유명합니다. 대전은 성심당이라는 빵집이 대전을 대표하는 브랜드가 되었습니다. 대전역에 가 보면 많은 사람이 성심당 봉투를 들고 있습니다. 한편 용산은 예전에는 미군기지 등이 유명하였으나 이제는 대통령실이 있는 곳을 의미하게 되었습니다. 지명의 특성도 이렇게 변화를 겪습니다. 제가 어릴 때 살았던 서울 남산, 용산 이태원의 경리단은 전혀 다른 상징이 되고 있습니다. 저에게 용산은 고등학교 이름입니다. 저는 용산고등학교를 졸업하였습니다.   지명을 보면서 어떤 상징이나 특징, 이미지가 떠오른다면 번역을 문화적으로 할 수 있을 겁니다. 거기에 사는 사람의 감정이나 생활상까지 함께 담을 수 있을 겁니다. 어떤 곳에 가면 지명과 함께 그곳의 특산물, 특징을 알아보는 것도 재미있는 일입니다. 지명 공부도 중요한 한국어 공부인 셈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지명 번역 한국 지명 가면 지명 우리 지명

2024.08.04. 17:03

“영어로 표현된 시조들, 한국 문학의 바른 영어 번역 절실”

 달라스한인문학회(회장 김양수, 이하 문학회)가 지난 7월 21일 정례모임을 겸한  UTA 김지낭 교수의 영어 번역과 비교연구에 대한 강연을 캐럴턴에 소재한 조시 랜치 레이크 공립 도서관 (Josey Ranch Lake Public Library)에서 열었다. 이날 개회를 시작으로 올 겨울에 출판 될 달라스 문학 19호 발행 편집장을 맡고 있는 박인애 전 회장의 경과 보고와 임태성 회원의 시 3편으로 독후감 발표와 품평을 나누는 시간을 가졌다. 이어서 김지낭 교수의 ‘시조와 소네트의 만남’을 통해 번역과 비교연구에 대한 강의가 이어졌다.   강연 내용은 한국과 영국의 대표적인 정형시인 시조와 소네트(sonnet)의 한-영, 영-한 번역 연구를 통해 효과적인 시 번역 방법에 대한 논의였다. 시조로는 17세기에 쓰여진 윤선도의 ‘오우가’와 정몽주의 ‘단심가’, 황진이의 '청산리 벽계수야’가 영어로 번역되어 소개되었다. 소네트로는 영국이 사랑하는 작가 셰익스피어와 존 밀턴의 작품들이 한국어로 번역되어 우리의 시조와 함께 비교 분석되어졌다.    소네트(sonnet)는 서양 시가의 한 형식으로, 14행으로 이루어진 짧은 시다.  보통 약강 5보격으로 쓰여진다. 약강이란 약한 강세 음절과 강한 강세 음절을 한 단위로 구성되며 이 구성이 한 행에 다섯 개의 약강 단위가 되어 구성된다는 뜻이다. 소네트는 13세기 이탈리아에서 시작되었으나 영국의 셰익스피어에 의해 널리 사용되어졌다. 소네트가 인간과 죽음, 영원, 사랑, 자연, 종교에 대한 고찰에 이르는 다양한 주제들을 적절하게 다룰 수 있었던 것은 짧은 형식을 지닌 특징 때문이다. 자유로움을 추구했던 유럽 낭만주의 시대에 활동했던 시인들조차 이탈리아 풍 소네트와 영국 풍 소네트의 형식에서 자극을 받았다고 전해진다.   문학회 회원들은 김지낭 교수의 강연을 경청한 후에 우리의 시조가 영어로 번역되었을 때 어떤 느낌으로 다가오는지에 대한 열띤 토론을 펼쳤다. 또 영국의 소네트가 우리 말로 번역되었을 때의 각자 느낀 감동들을 서로 나누며 우리말에 대한 소중함과 바른 번역에 대한 필요를 절실히 느끼는 시간들을 가졌다.   김양수 회장은 “임태성 회원님의 시평에 대한 적극적인 품평을 들으며 문학회가 더 발전하고 있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 또 김지낭 회원님의  번역 문학에 관한 강의는 새로운 분야에 눈을 뜨게 하는 신선하고 알찬 내용이었다. 동시에 한국문학 번역에 대한 미래의 숙제를 던져주었다. 시 번역에 있어서 형식과 내용의 강점을 어떻게 살려 번역할 것인가에 대해 다 함께 생각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이 되었다.”며 문학회가 앞으로 더 발전할 수 있는 방향으로 힘써 이끌겠다는 마음 또한 밝혔다.   강의를 마친 김지낭 교수는 “시를 번역하는 분들이 작가가 아닌 분들이기 때문에 번역에 있어 우리 언어에 담긴 문화와 감정을 다 소화해내지 못하는 점들이 있다. 그래서 우리가 느끼기에 부족할 수 있다.  AI를 통한 번역을 보면 언젠가 언어의 장벽은 없어질 것 같다. 우리가 노력해야 할 것은 작품의 디테일한 부분에서 좀 더 창조적인 것을 생각해야 되는 것이 아닌가 싶다. AI가 해내는 번역은 뜻의 정확한 부분에 있어서 전달은 되지만 진부한 느낌을 준다. 시적인 면에서 시어나 감정전달, 시인의 느낌이 중요하도록 번역하는 것은 AI가 아닌 우리가 해내야 될 숙제가 아닌가 생각한다.”며 문화적인 정서와 감정이 시에 녹아나는 바른 번역에 대한 필요를 피력했다.   문학회는 달라스 지역을 포함하여 킬린, 오스틴, 휴스턴, 엘에이 등 타주에서 등록된 회원들로 구성되어 있다. 문학을 사랑하는 사람들에게 언제든 문이 열려 있는 곳이다. 문학회에 대해 관심 있는 한인들은 전화 201.699.7227 또는 972.900.2751로 문의할 수 있다.         지경민 기자영어 번역 영어 번역과 번역 문학 번역과 비교연구

2024.07.26. 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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멀기만 한 주요 웹 번역 의무화

 메릴랜드가 주정부기관의 웹사이트 번역 의무화법률을 시행하지 6년이 다됐으나 아직까지도 30여개 웹사이트가 이를 이행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메릴랜드주는 지난 2016년 7월부터 주정부 기관 웹사이트 전체를 대상으로 전체 주민의 0.5% 이상이 사용하는 언어로 번역서비스를 제공하도록 의무화했다. 현재 스페인어와 중국어만 대상에 포함돼 있으나 그마저도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함께 번역서비스를 제공한 웹사이트는 모두 ‘구글 번역 서비스 프로그램’을 장착하고 있어, 번역 정확도가 매우 뒤떨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메디케이드와 메디케이드, 학자금 지원, 529 플랜, 주택비용 서비스 등과 같이 금전적인 이익과 관련된 사항에 대해 부정확한 번역문이 소개돼 혼선을 초래하고 불이익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법안을 상정하고 주도했던 세를 케이건 주상원의원(민주, 몽고메리 카운티)은 “내가 원했던 것은 이런 것이 아니었다”고 실망감을 표했다. 구글 웹사이트 번역 지원 서비스가 무료이긴 하지만 소규모 부서의 경우 이같은 프로그램 설치와 유지 등에 어려움이 뒤따른다. 게다가 구글 서비스가 중단돼 그마저도 기대하기 힘들어졌다. 내년부터 웹사이트 번역 대상 언어가 확대돼 시행령에 한국어 포함여부가 관심을 끌고 있긴 하지만 구글 번역기 수준의 웹사이트 번역 서비스가 제공된다면 정부가 생색만 낸다는 비난에 직면할 수 있다. 김옥채 기자 [email protected]의무화 번역 구글 번역기 번역 의무화 웹사이트 번역

2022.04.26.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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