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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머슬비치 김태호씨 우승…교통사고 회복 후 값진 성과

“운동을 포기하란 진단, 난 우승으로 답했다”   한인 피트니스 선수 김태호(41)씨가 베니스 머슬비치에서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김씨는 지난 26일 열린 ‘2025 머슬비치 인터내셔널 클래식’ 남자 피지크 부문에서 1위를 차지했다. 대회는 메모리얼 데이를 맞아 수백 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열렸으며, 피지크 부문에는 25명이 출전했다.   김씨는 “선수로서 오래 동경해 온 무대에서 1위를 하게 돼 감격스럽다”며 “이번 우승은 제가 다시 시작할 수 있다는 확신을 준 계기도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그는 과거 교통사고로 허리 디스크 판정을 받고 운동을 중단하라는 진단을 받았지만, 재활과 꾸준한 훈련으로 이를 극복했다. 6년 전 같은 대회에서 3위를 기록했던 그는 이번에 복귀와 동시에 우승을 이루며 의미 있는 성과를 거뒀다.     이번 대회를 위해 김씨는 3개월간 집중적으로 준비했다.  주 5회, 하루 2시간 이상 웨이트 트레이닝과, 철저한 식단을 병행했다. 그는 “운동 이상으로 식단이 중요하다”며 “체중 감량만이 목적이 아닌, 근육의 형태를 유지하면서 컨디션을 끌어올리는 과정이 핵심이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인 참가자는 저뿐이었고, 저보다 훨씬 큰 체격의 참가자도 많았지만 자신감을 잃지 않았다”며 “스스로에 대한 확신을 얻은 무대였다”고 말했다.   김씨는 머슬비치 대회가 열리기 이틀 전인 24일, 엘세군도에서 열린 ‘INBA 인터내셔널 배틀 어게인스트 캔서’ 대회에서 2위를 차지하기도 했다. 현재 그의 목표는 오는 11월 1일 열리는 ‘INBA 월드컵’에서 우승해 프로 자격을 획득하는 것이다.  강한길 기자베니스 김태호 우승 운동 베니스 비치 우승 트로피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미국 LA뉴스 LA중앙일보 강한길 미주중앙일보 머슬비치 남자 피지크

2025.05.28. 20: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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낭만 가득한 겨울바다 거닐어볼까, 베니스 비치

겨울 베니스 비치(Venice Beach)는 관광객이 줄어 여름보다 고요하면서도 겨울 바다 특유의 낭만이 살아 숨쉰다. 그래서 한적한 겨울 이곳을 방문하면 겨울 바다의 고요함과 더불어 활기 넘치는 산책로, 개성 넘치는 상점과 맛집 등 베니스 비치의 매력을 여유있게 즐길 수 있다. 그리하여 분주한 일상에서 벗어나고 싶은 주말 어느 한때, 어딘가 가야 한다면 단연코 베니스 비치다.         ▶뭘하며 놀까   베니스 비치에 갔다면 일단 해변을 따라 이어진 2.5마일 길이의 베니스 산책로(Venice Boardwalk)로 향하자. 산책로 양옆에는 거리 예술가와 공연자들이 즉흥적이고 활기찬 에너지를 선사한다. 특히 겨울에는 여름철의 인파가 줄어 더 여유로운 산책을 즐길 수 있다.   베니스 스케이트 파크(Venice Skatepark)도 가볼 만하다. 이곳은 전 세계 스케이터들의 성지로 묘기에 가까운 스케이터들의 실력을 감상할 수 있어 꼭 스케이트보드를 즐기지 않더라도 보는 것만으로도 특별한 경험이 된다. 만약 운동을 좋아하는 이들이라면 머슬 비치(Muscle Beach)도 빼놓을 수 없겠다. 이 야외 헬스장은 캘리포니아의 상징적인 피트니스 공간으로 오랜 역사를 자랑한다. 하루 이용권은 10달러.     그리고 예술에 관심 있는 이들이라면 베니스 아트 디스트릭트(Venice Art District)로 향하자. 이곳엔 다양한 갤러리와 스튜디오가 몰려 있어 최근 현대 예술의 흐름을 한눈에 볼 수 있다. 이외에도 베니스 비치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위치한 베니스 운하(Venice Canals)도 가볼만 하다. 이곳은 이탈리아 베네치아를 모티브로 한 운하를 따라 조성된 주택가인데 산책하는 내내 아름다운 주택과 정원을 감상할 수 있어 심심할 겨를이 없다. 특히 이곳은 '인스타 각' 제대로 나오는 스팟이 곳곳에 있어 멋진 인생샷을 건질 수 있다.     ▶쇼핑   베니스 비치에서 쇼핑은 단연 에보트 키니(Abbot Kinney)다. 애보트 키니 불러바드와 베니스 불러바드 코너에서 시작해 3블럭 정도에 이르는 작은 거리인 이곳은 현재 LA는 물론 전세계 트렌드세터들이 사랑하는 핫플이기도 하다.   세련된 부티크, 빈티지 숍, 아트 갤러리가 늘어서 있어 구경하는 재미가 쏠쏠하다. 특히 벨벳(Velvet), 르 라보(Le Labo), 버켄스탁(Birkenstock), 아비에이터 네이션(Aviator Nation)등 대형 쇼핑몰에서는 만나기 힘든,  MZ 트렌드세터들이 열광하는 '힙하고 쿨한' 유명 브랜드 플래그십 매장들을 만날 수 있어 패셔니스타라면 한 번쯤 방문해 볼만하다.   이외에도 독특한 기념품과 생활용품을 판매하는 부로(Burro), 일본식 미니멀리즘을 기반으로 한 생활용품과 의류를 판매하는 토토이스 제너럴스토어(Tortoise General Store)등 독특한 편집숍과 액세서리숍 등 캘리포니아 바이브 가득한 상점들이 몰려 있어 윈도우 쇼핑만으로도 하루가 즐거워진다.     ▶뭘 먹을까   베니스 비치 먹거리라 하면 단연 브런치다. 부처스 도터(The Butcher's Daughter)는 베니스 비치 인근에서 가장 인기 있는 브런치 카페 중 하나다. 시그니처 메뉴는 아보카도 토스트와 코코넛 베리 스무디로 가볍고 건강한 한 끼를 즐길 수 있다. 만약 피자 러버라면 지젤리나(Gjelina)를 빼놓을 수 없다. 얇고 바삭한 크러스트와 신선한 재료로 만든 피자가 일품이다. 인기 메뉴는 버섯 피자로, 버섯과 치즈, 허브가 어우러져 깊은 풍미를 즐길 수 있다. 조금 더 캐주얼한 분위기를 원한다면 그레이트 화이트(Great White)에 가볼 만하다. 모던한 인테리어가 인상적인 이 카페 겸 레스토랑은 해변에서 도보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인기 메뉴로는 푸짐한 계란, 베이컨, 아보카도가 어우러진 브렉퍼스트 부리토. 가격은 14달러. 또 신선한 해산물로 만든 피시 타코도 인기 있는 메뉴다. 가격은 16달러.     저녁에 베니스 비치를 방문할 계획이라면 아름다운 일몰을 감상하며 워터프론트 베니스('The Waterfront Venice)에서 식사를 계획해 보자. 이곳은 해산물 요리가 유명한데 특히 랍스터롤은 신선한 랍스터와 부드러운 빵의 조화로 인근 주민들도 즐겨 찾는다. 또 해산물 플래터는 굴, 새우, 게살 등 다양한 해산물을 한 번에 맛볼 수 있어 여러 명이 갔다면 주문해 볼만다.     디저트 가게를 찾는다면 솔트 앤 스트로(Salt & Straw) 아이스크림 가게를 방문해 보자. 특히 겨울철에만 판매되는 따뜻한 스파이스가 가미된 진저브레드 아이스크림은 겨울 바다 정취를 제대로 느낄 수 있는 메뉴여서 한 번쯤 맛볼 만하다. 이주현 객원기자겨울바다 베니스 베니스 비치 베니스 산책로 겨울 베니스

2025.01.23. 20: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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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운하 무차별 폭행 피해 여성, 결국 뇌사 판정

지난달 베니스 운하 근처에서 잔인하게 공격받아 한달 간 혼수상태에 빠져 있었던 여성이 끝내 뇌사 판정을 받았다.   LA카운티 검찰에 따르면 4월6일 밤 10시30분부터 11시30분 사이에 혼자서 산책 중이던 두 여성이 잇따라 심하게 구타당하고 성폭행을 당했다. 첫 번째 피해 여성은 스트롱스 드라이브 2700번지에서 혼자 산책하고 있는데 뒤에서 몰래 다가간 남성에게 딱딱한 물체로 머리를 맞고 기절했다. 첫 번째 피해자가 뇌사 판정을 받은 여성이며 매사추세츠주에서 LA를 방문 중이었으며, 그날 밤 근처 에어비앤비에서 머물고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그녀의 신원은 공개되지 않았다. 베니스 거주자인 두 번째 피해 여성도 유사한 방식으로 셔먼 운하 근처에서 잔인하게 구타당했다.   최근 그녀를 위해 개설된 고펀드미 페이지에 게시된 메시지에 따르면, 그녀는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완전히 회복될 때까지 일을 할 수 없는 상태이다. 모금 운동은 그녀의 치료를 위해 거의 10만 달러를 모았다. 검찰은 베니스 운하 주변 상점과 주택의 감시카메라 영상들을 제보 받아 사건 발생 5일 만에 용의자 앤서니 프란시스코 존스(29)를 샌디에이고에서 체포했다. 검찰은 존스를 강간, 고문 및 살인미수 등 여러 혐의로 기소했다.   피해자 1명이 뇌사 판정을 받음에 따라 검찰은 존스에게 살인 혐의 추가를 검토 중이다.  LA 한인 캘리포니아 로스엔젤레스 베니스 무차별 베니스 운하 뇌사 판정 지난달 베니스

2024.05.22. 14: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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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운 곳곳 중독재활센터…한인 피해신고 쇄도

“벌레와 악취, 소음으로 도저히 살기 힘들어요. 시정부가 빨리 해결해주세요.”     마약과 알코올 중독자 재활을 위한 집단 수용 시설에 대한 한인 독자들의 피해 제보가 이어지고 있다.     본지는 지난달 후버 애비뉴와 피코 불러바드 인근의 사설 재활센터에서 마리화나 흡연, 고성방가, 총격 사건 등으로 피해를 입은 한인 아파트와 이웃 주민들의 실상을 보도한 바 있다. 〈본지 4월 8일자 A-3면, 4월 25일자 A-3면〉     한인타운 서남쪽인 크렌셔 불러바드와 베니스 불러바드 인근에 주택을 소유한 찰스 김씨는 2베드룸 크기의 옆집에서 나오는 악취와 쓰레기, 주차장 노숙과 고성 방가 등으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고 제보해왔다.     김씨의 주택은 2개의 유닛으로 나뉘어 세입자들이 거주하고 있으며 비교적 조용한 주택가로 알려져 왔다. 하지만 최근 남쪽에 입주한 재활 비영리단체 탓에 입주자들의 불만이 폭주하고 있다고 전했다.     해당 주택은 현재 ‘하우스 오브 호프(House of Hope)’라는 단체가 운영하고 있으며 많게는 40여 명이 붐비며 생활하고 있다. 당연히 넘치는 음식물과 생활 쓰레기가 집앞 주차장에 쌓여있기 일쑤이고 파리와 바퀴벌레들이 들끓기 시작했다.     보다 못한 김씨는 시청 관계 부서에 쓰레기 정리와 해당 시설을 관리하고 있는 단체 측에 항의했지만 달라지는 것은 없었다.     김씨는 “빌딩안전부서에 연락해 해결을 요구했지만 답장이 없었고 지난 주에 온라인으로 시청에 서면으로 문제를 제기해야 한다고 해서 주변 도움으로 신청을 마쳤다”고 전했다.     인근 주민들은 “마약과 알코올 재활을 돕는 시설과 주거지와 공존해야 한다면 최소한의 위생은 지켜줘야 하는 것 아니냐”고 푸념하고 있다.       관내에서 4~5개의 유사한 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하우스 오브 호프는 LA시와 카운티에서 정식 인가를 받아 활동하고 있으며 자체 웹사이트가 있지만 현재 일반의 접근이 차단된 상태다.     옐프 사이트에 소개된 해당 시설의 사진과 댓글은 처참한 관리 사태를 여실히 보여준다. 관리가 이뤄지지 않아 입소자들은 ‘최악의 악몽’이라고 묘사했으며, 입소자들이 들여온 가재도구와 침구 등은 퇴소 이후에 그대로 쓰레기로 남아 쌓여 있다고 지적했다. 일부 이용자들은 “왜 아직도 시정부가 관리 능력을 상실한 이 시설을 닫지 않고 내버려 두는지 알 수가 없다”고 언급했다. 동시에 이들은 어떻게 이런 작은 공간에 4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수용될 수 있는지,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안전, 위생, 범죄 등의 문제는 어떻게 책임질지 확인해야 한다고 적기도 했다.     시청 측은 주요 비영리단체들이 운영하는 보호소, 재활센터 등에 적잖은 지원금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단체들이 관리하는 시설들이 사람이 살 것이라고 믿기 힘든 위생 상태가 됐다면 누구의 책임인지 따져봐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최인성 기자 [email protected]베니스 중독자 알코올 중독자 악취 소음 쓰레기 주차장

2024.05.01. 20:14

베니스 운하서 여성 둘 기절시켜 성폭행한 남성 무죄 주장

이달 초 베니스 운하 근처에서 두 여성을 공격하고 성폭행한 혐의를 받고 있는 한 남성이 여러 건의 중범죄 혐의로 기소됐다. 조지 개스콘 LA 카운티 검사장은 앤서니 프란시스코 존스(29세)를 성폭행, 살인미수 등 혐의로 기소했다고 15일 밝혔다. 검찰에 따르면 혐의대로 유죄 판결을 받으면 존스는 종신형을 받게 된다. 15일 기자 회견에서 개스콘 검사장은 존스의 범행은 자신이 본 것 중 “가장 잔인한 공격 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존스는 혐의에 대해 무죄를 주장했다.   그의 보석금은 처음에 3백만 달러 이상으로 책정되었지만 검찰은 그 금액이 너무 낮다고 생각했다. 판사는 이에 동의하여 보석 없이 구금할 것을 명령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첫 번째 범행은 4월 6일 오후 10시 30분쯤 스트롱스 드라이브의 2700 블록에서 발생했다. 존스는 한 여성 뒤로 몰래 다가가 '딱딱한 물건'으로 때려 기절시켰다. 개스콘은 "여성이 의식을 되찾았을 때 얼굴에서 피를 흘리고 있었고 휴대폰이 없어진 것을 발견했다. 치아가 빠져 있었고, 목에 멍이 들고 부어 있었으며 안면 골절이 있었다"고 말했다. 피해자는 고펀드미 페이지에서 메리 클라인으로 확인되었다. 그녀는 병원에서 퇴원했지만 안면 골절이 8군데나 되어 여러 차례의 수술이 필요한 상태다. 첫 번째 범행이 발생한 지 약 한 시간 후, 존스는 셔먼 운하 근처를 걷던 다른 여성에게 비슷한 방법으로 공격한 것으로 밝혀졌다. 두 번째 피해자는 여전히 혼수 상태로 병원에 입원해 있다. 경찰은 두 여성 모두 성폭행을 당했다고 밝혔다. 존스는 11일 밤 샌디에이고에서 체포되었으며, 4월 6일 밤에 발생한 공격 이후 도주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경찰은 밝혔다. LA경찰국은 "업주들과 지역 주민들이 용의자를 식별하는 데 도움이 되는 보안 영상을 제공해줘서 매우 큰 도움이 되었다"고 베니스 커뮤니티에 감사를 표시했다.    성폭행 베니스 베니스 운하 남성 무죄 베니스 커뮤니티

2024.04.16.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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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니스 운하 걷던 여성 2명 괴한에게 머리 '퍽치기' 중태

유명한 베니스 운하 주변을 산책하던 여성 두 명이 뒤에서 접근한 괴한에게 머리를 가격당해 중태에 빠진 사건이 발생했다. LA경찰국(LAPD)에 따르면 첫 번째 공격은 4월 6일 오후 10시 30분쯤 발생했다. 피해 여성은 베니스 운하 근처의 스트롱스 드라이브 2700 블록을 걷고 있었는데, 한 남성이 뒤에서 다가와 딱딱한 물체로 머리를 가격했다. 그 충격으로 여성은 의식을 잃었다.   한 시간 후, 같은 용의자가 셔먼 운하 근처를 걷던 두 번째 여성에게도 같은 방식으로 폭행을 가했다.   인근 주민들이 두 번째 피해자를 발견하고 즉시 경찰에 신고했다. 경찰은 피해자 2명 모두 중상을 입었다고 밝혔다.   경찰은 키 5피트 10인치에서 6피트 사이이고 몸무게 180~200파운드이며 귀 주변을 다듬은 듯한 짧은 머리를 한 흑인 또는 히스패닉계 남성을 유력한 용의자로 보고 검거에 나섰다. 경찰은 "베니스 커뮤니티의 순찰을 강화했다”며 “이 지역을 배회하는 수상한 사람을 발견하면 경찰에 신고해달라”고 당부했다. 제보: LAPD 특수 폭행 형사과(213-473-0477) 익명 제보: LA 범죄 신고센터(800-222-8477 또는 온라인)  베니스 퍽치기 베니스 운하 베니스 커뮤니티 피해 여성

2024.04.10. 14: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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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음악으로 읽는 세상] 베니스에서의 죽음

1971년에 나온 비스콘티 감독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은 독일의 문호 토마스 만의 동명 소설을 바탕으로 만든 영화다. 작곡가 구스타프는 베니스의 리도 섬으로 여행을 갔다가 그곳에서 마치 그리스 조각처럼 완벽한 아름다움을 지닌 소년을 보고 한순간에 매료되고 만다. 평생 아폴로적인 절제와 금욕을 최고의 덕목으로 알고 살았던 예술가가 디오니소스적인 욕망에 속수무책으로 내몰린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섬에 전염병이 찾아와 소년의 가족이 섬을 떠난다는 소식을 듣는다. 다시는 소년을 볼 수 없다는 절망에 휩싸인 구스타프는 이발사를 찾아가 흰머리를 검은색으로 물들이고, 얼굴에 하얗게 분칠을 한다. 입술에는 빨간 연지도 바른다. 늙은 얼굴을 가린 채 소년의 주변을 맴돈다.   영화의 주제음악은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5번의 4악장 아다지에토다. 처연하고 비극적인 느낌의 이 느린 악장은 집요하게 죽음을 이야기한다. 이 악장에서 말러는 오로지 현악기만 사용했는데, 그 소리가 그렇게 비장하고 처연할 수가 없다. 인간 존재의 실존적 의미, 젊음의 소멸과 죽음에 대해 생각하게 만든다.   멀리서 검은 구름이 밀려오듯 현악기의 처연한 음색이 점점 소리의 강도를 높여 간다. 그 장면에서 남자는 죽음을 맞는다. 그의 얼굴에서 땀이 흘러내린다. 머리와 눈썹, 얼굴과 입술을 물들인 염색약과 화장품이 땀으로 범벅된다. 그 추한 모습은 되돌릴 수 없는 젊음을 화장으로 감추려 했던 남자의 소망이 얼마나 부질없는 짓인가를 처절하게 보여준다.   소년의 모습이 점점 멀어지는 동안 구스타프의 삶도 서서히 꺼져 간다. 갑자기 현기증이 밀려온다. 멀리 사라져 가는 소년을 따라가려고 자리에서 일어나는 순간, 구스타프는 그 자리에 쓰러지고 만다. 소년과의 이별이 곧 육신의 죽음이자 정신의 죽음이 된 것이다. 진회숙 / 음악평론가음악으로 읽는 세상 베니스 죽음 소멸과 죽음 구스타프 말러 작곡가 구스타프

2024.04.01. 19:10

[삶의 뜨락에서] 베니스의 상인 -베니스,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 여행기 (2)

베니스에서 베니스의 상인을 만났다. 운하 주변 거리에는 인파가 넘쳤다. 뉴욕, 파리, 런던, 홍콩에서 볼 수 있는 북적대는 대도시 사람의 물결이었다. 군중 틈에 경찰이 2개 조로 따라 다니고 있었다. 소매치기가 많은 것을 짐작할 수 있었다.     나는 관찰자의 눈으로 노점상과 고객들, 쏟아져 나오는 군중을 살펴보았다. 다른 나라 어디에선가에서 온 듯한 젊은이들이 많았다. 처음 들린 곳은 피자 가게. 아랍계로 보이는 청년이 기웃거리는 사람을 끌어들였다. 거리의 노점상은 대부분 외국인이 주인이었다. 1층 상가의 선물 가게, 베이커리, 패스트푸드가게는 소수민족이 운영하는 것으로 보였다. 고급 옷가게, 화장품, 보석 가게는 현지 이탈리아 사람들이 주인인 것 같았다. 물건값도 모르고, 짐이 무거워서도 사지 않았다. 호텔 근처 식당에서 저녁 먹고, 빵 몇 개 산 것이 전부였다. 베니스에서 진짜 베니스 상인은 만나지 못했다.   윌리엄 셰익스피어의 희곡, ‘베니스의 상인’은 400년 전 작품이지만 아직도 회자 되고 있다. 16세기의 베니스는 막강한 도시국가로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등 인근 발칸반도 여러 지역을 지배하고 있었다. 베니스는 이탈리아의 북쪽에 있다. 아드리아 해를 건너거나 육로도 쉽게 당도할 수 있다.     지중해의 대표적 무역항이었던 베니스에는 유대인 상인들이 많았다. 안토니오는 예쁜 여자에게 청혼하기 위해 돈이 필요했다. 그는 평소에 거래하던 유대인 고리 대금업자, 샬롯에게 돈을 빌려 달라고 부탁했다. 샬롯은 무이자로 빌려주되, 제때 상환하지 못할 경우 살점 한 파운드를 떼어가는데 서명하라고 요구했고, 돈이 급한 안토니오는 이에 동의했다. 무역상 안토니오는 항구에 묶인 화물이 풀리지 않아 상환할 수 없었고 재판에 회부되었다. 안토니오의 변호인은 “우리가 서명한 것은 오직 살점만 잘라가도록 허락한 것이다. 피를 흘리지 않고 떼어 가라.”   유대인들은 이 희곡이 유대인들을 탐욕적으로 묘사한 반유대주의 작품이라고 들고 나왔다. 셰익스피어는 이에 “이것은 코믹한 희곡이다. 반유대 감정과 무관하다”고 말했다.     4~5년 전 발칸반도의 불가리아, 세르비아, 루마니아를 돌아본 이후 이번에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슬로베니아를 여행했다. 불가리아에서 투어 가이드로부터 들은 이야기, “나치 명령으로 유대인을 잡아 버스에 태워 가던 중 수용소에 도착하기 전 독가스로 죽였습니다.” 세르비아의 노비 사드에서 들었다. “몹시 추운 겨울, 유대인들을 강으로 데리고 가 발가벗기고 물에 뛰어들도록 했어요. 안 들어가면 쏴 죽였고, 들어간 사람은 얼어 죽었습니다.”   이번 여행에서는 이런 잔인한 이야기는 듣지 않았다. 크로아티아 수도, 자그리브에서 주차장을 보았다. 원래 시나고그였는데 유대인을 싫어하는 사람이 불을 질러 쓰러졌다고 한다. 스프릿, 두드리닉에는 유대인 집단촌이 있었고 지금도 100명 정도 살고 있다고 한다.     셰익스피어 희곡은 반유대 작품으로 단정할 수 없으나 당시 유럽에 팽배했던 분위기를 반영한 것은 사실이었을 것이다. 최복림 / 시인삶의 뜨락에서 베니스 크로아티아 크로아티아 슬로베니아 크로아티아 몬테네그로 진짜 베니스

2023.03.22. 21: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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