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을 넘어 글로벌 무대에서 주목받은 액션 드라마 ‘파과’(영문 제목: The Old Woman with the Knife)가 오는 5월 16일 북미 개봉을 확정지었다. 제75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제43회 브뤼셀 판타스틱 영화제에 공식 초청되며 세계 영화계의 이목을 끌었던 본 작품은 탄탄한 서사와 감정이 살아 숨 쉬는 액션으로 현지 관객들에게 새로운 충격을 예고하고 있다. ‘파과’는 40년간 ‘방역’이라는 이름으로 인간 쓰레기들을 제거해온 전설의 여성 킬러 ‘조각’(이혜영)과 그녀를 집요하게 쫓아온 젊은 킬러 ‘투우’(김성철)의 마지막 대결을 중심으로, 고독과 증오, 선택과 후회의 감정들을 밀도 있게 풀어낸 액션 드라마다. 감독 민규동은 《내 아내의 모든 것》, 《허스토리》, 《여고괴담 두번째 이야기》 등 장르의 경계를 넘나드는 연출로 잘 알려진 감독으로, 이번 작품에서도 물리적 액션뿐만 아니라 인물의 내면 심리를 섬세하게 그려내며 뜨거운 반응을 얻고 있다. 이혜영은 생애 첫 액션 연기에 도전, 냉혹하면서도 인간적인 킬러 '조각'을 완벽하게 소화해내며 "이혜영이 아니면 불가능한 캐릭터"라는 찬사를 받았다. 김성철, 연우진, 김무열, 신시아 등 탄탄한 배우진이 함께하며 스릴 넘치는 세계관을 완성했다. 해외 매체는 “한국 액션 영화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한 작품”이자 “강렬한 액션과 감정의 조화가 돋보이는 작품” 이라 평가하며 높은 기대감을 드러냈다. 노련함과 신념, 고독과 폭발이 맞부딪히는 액션 영화 ‘파과’는 5월 16일 뉴욕, LA 등 북미 주요 도시 극장에서 개봉될 예정이다.국제영화제 베를린 베를린 국제영화제 액션 영화 북미 개봉
2025.05.13. 17:25
작곡가이며 피아니스트인 리디아 타르(Lydia Tar )는 베를린 필하모닉의 첫 여성 수석 지휘자 자리에 오른다. 타르가 현대 음악사의 가장 중요한 인물이라는 설정으로 시작하는 영화는 주인공의 복잡한 내면세계를 다룬 심리극이다. 가상의 인물 타르의 성공과 몰락을 다룬 영화 ‘타르’는 제95회 아카데미상에 작품상, 감독상, 여우주연상, 각본상, 촬영상, 편집상 등 6개 부문에 후보로 올라있다. 지난해 베니스영화제 황금사자상 후보에 올랐고 타르 역의 케이트 블란쳇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 ‘인 더 베드룸’과 ‘리틀 칠드런’으로 주목받았던 토드 필드 감독의 16년 만의 복귀작으로, 2022년 비평가들에 의해 가장 빈번하게 올해의 최고 영화로 선정된 작품이다. 이미 골든글로브상 드라마 부문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블란쳇은 아나 데 아르마스(블론드), 안드레아 라이스보로(투 레슬리), 미셀 윌리엄스(더 파벨만스), 미셀 여(에브리싱 에브리웨어 올 앳 원스) 등과 함께 아카데미상 여우주연상을 놓고 경합한다. 이변이 없는 한 그녀의 수상이 점쳐진다. ‘타르’는 철저하게 케이트 블란쳇이라는 당대 최고의 연기파 배우의 존재감에 의존한다. 그 누구보다도 관객 장악력이 높은 배우로 평가받는 그녀가 턱시도를 입고 혼신의 힘을 다해 오케스트라를 지휘하는 모습은 관객의 심장을 뛰게 하기에 족하다. 영화는 베를린 필하모닉 최초의 여성 수석 지휘자라는 위치가 얼마나 심리적 압박을 요하는 자리인지에 대한 세밀한 관찰을 이어가는 한편, 레즈비언으로 살아가는 그녀의 혼란스러운 사생활을 쫓아간다. 타의 추종을 불허하는 권력자의 위치에 오르지만 종국에는 수석 지휘자 자리에서 해고당한다. 타르의 몰락하는 모습을 연기하는 블란쳇의 대체 불가한 마력이 가히 압도적이다. 코로나19 시대에 찾아온 클래식 음악계의 불황과 창작의 고통, 자기 파괴적인 자아와의 끊임없는 대립, 쟁취하기 위해서는 상대를 끊임없이 짓누르는 가학적 성향이 타르의 불타는 예술혼과 사랑, 욕망, 배반, 증오의 감정들로 표출되면서 더욱 그녀를 고통 속으로 몰아넣는다. 정점과 바닥을 오르내리며 무너져 내리는 마에스트로 타르의 삶의 과정에서 들려오는 힐뒤르그뒤드나도르(조커)의 음악이 영화의 무게감을 더한다. 그가 음악상 후보에 오르지 못한 것은 다소 의외다. 김정 영화평론가 [email protected]베를린 지휘자 수석 지휘자 베를린 필하모닉 인물 타르
2023.02.10. 19:31
몇 주 전에 한국을 다녀 왔다. 1가·2가·3가·4가…충무로·청계로·삼일대로…. 길 이름이 쓰인 깨끗한 표시판들이 신호등과 함께 친절하게 가야 할 방향을 알려준다. 그런데도 어떤 때는 묵고 있는 호텔을 멀리 돌아서 찾아가기도 했다. 금방 눈에 띄고, 쉬이 보여야 할 반짝이는 하이라이즈 호텔이 내 눈에는 금방 보이지 않는 적이 많았다. 나의 인지력이 감소한 것일까. 서울이 너무 번화해져서 그런 것일까. 아니면 두 가지 이유 모두 때문이었을까. 청계천에 흐르는 물은 바닥이 보일 만큼 맑고, 깨끗했다. 주위의 조경도 아름다웠다. 청계천을 따라 산책로를 만든 것은 좋은 아이디어인 것 같았다. 청계천과 평행한 인도(人道)로 올라와서 길을 따라 걷다가 ‘베를린 광장’이라는 곳에 다다랐다. 세 개의 시멘트 판 ‘베를린 장벽’과 독일을 상징하는 곰, 100여 년 된 독일 전통의 가로등이 함께 비치되어 있었다. 눈여겨보지 않으면, 그냥 지나치기 쉬운 전시품이 두 개의 큰 길이 가로지르는 코너에 있었다. 화려한 한국 서울의 도심지에 어울리지 않아 보였다. 약간 더럽고 지저분해 보이는 오래된 시멘트 판으로 어른 키의 두 배 정도로, 폭은 1.2m, 두께는 0.4m로 바닥이 L자형이었다. 둔탁했다. 미국 국무부 보고에 의하면, 원래 어떤 부분은 5 정도로 높다고 한다. 독일이 통일되었을 때, 길이 165Km 길이의 장벽을 잘라서 여러 나라에 선물로 보내거나 팔았다. 미국에는 워싱턴 DC에 있는 국립 박물관(National Museum of American Diplomacy)과 LA카운티박물관 마당에 전시되어 있다. 라스베이거스에 있는 어느 호텔의 남자 화장실에도 있는데, 중요한 역사적 유물이 왜 화장실에 있는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베를린 장벽’은 세계 2차대전 이후, 소련이 관할하는 동독일(東獨逸)과 미국, 영국, 프랑스가 관할하던 서독일로 양분되면서 생기게 되었다. 베를린시는 동독 지역에 있는 큰 브란덴부르크주 안에 자리하고 있는데, 독재로 약 350만 명의 동베를린 주민들이 서독으로 이주하는 사태가 벌어졌다. 그러자 동독 정부는 1961년부터 1980년까지 네 차례에 걸쳐서 시멘트 200만 톤과 강철 70만 톤을 부어 이중의 ‘베를린 장벽’을 세워서 탈출을 막았다. 두 벽 사이는 장갑차가 다닐 수 있을 정도로 넓었다. 나는 ‘베를린 장벽’을 두 번 보았다. 5년 전 ‘브란덴부르크 개선문’을 보러 갔다가 처음으로 개선문 옆에 설치된 장벽을 보았고, 이번에 서울을 방문했을 때, 청계천 근방에 있는 ‘베를린 광장’이라는 곳에서 본 것이다. 함께 자리한 베를린의 ‘브란덴부르크 개선문’과 ‘베를린 장벽’의 일부는 역사적으로 관련이 없다. 분단의 극복과 평화통일의 염원을 상징하는 두 역사적 전시물은 각각 다른 세기에 세워졌다. 양분된 독일의 평화통일을 위해서 레오나르도 번스타인은 베토벤 심포니 9번을 그곳에서 연주했다. 케네디 대통령, 레이건 대통령, 고르바초프 소련 대통령 등이 냉전 시기에 이곳에서 역사적인 연설도 했다. 이러한 분단의 세상이 올 줄 모르고 JS 바흐는 ‘브란덴부르크 콘체르토’를 작곡했을 것이다. 흥미로운 점은 서독 쪽 벽면에는 분단되어 못 보는 가족을 그리워하는, 또는 평화를 염원하는 그라피티 낙서 메시지가 가득했다. 그러나 동독 쪽은 아무런 낙서 없이 깨끗한 벽면으로 남아 있었다. 한국에 기증된 ‘베를린 장벽’을 페인트 스프레이로 훼손한 사건이 있었다. 삼류 의류업체의 창업주라 했다. 그리고 이런 행위는 표현의 자유라고 볼 수 없다는 법원의 판례도 읽어 보았다. 요즘 환경보호단체가 루브르 박물관, 영국 런던 내셔널 갤러리 이외에 호주, 독일 등 유명 박물관에 전시된 명화들에 음료수나 음식물을 끼얹어 세상의 관심을 얻고자 하는 것도 표현의 자유는 아니다. ‘브란덴부르크 콘체르토’를 쓴 JS 바흐는 뭐라 말할까. ‘이건 아니지~~~!’ 할 것 같다. 전월화 / 수필가수필 베를린 장벽 베를린 장벽 동베를린 주민들 베를린 광장
2022.12.08. 18:57
세계 최정상급 교향악단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2002년 이후 공식 명칭 베를리너 필하모니커)가 코로나19 팬데믹 사태로 중단했던 해외 순회공연을 재개하고 지난주부터 미국 청중들을 만나고 있다. 17일 시카고 언론은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가 미국 순회공연 3번째 일정으로 전날 오후 8시부터 시카고 심포니 오케스트라(CSO) 연주홀에서 공연했다며 베를린 필의 미국 순회공연은 2016년 이후 6년 만, 시카고 공연은 2009년 이후 13년 만의 일이라고 보도했다. 시카고에서 베를린필은 키릴 페트렌코(50) 상임지휘자 겸 예술감독의 지휘로 구스타프 말러의 교향곡 제7번을 연주했다. 시카고 심포니 센터를 가득 메운 청중에게 베를린필이 연주하는 말러 교향곡은 '눈이 휘둥그래질만한 경이로움과 끊임없는 발견, 끝없는 기쁨의 오딧세이였다'고 시카고 트리뷴은 전했다. 베를린필은 앞서 지난 10일 뉴욕 카네기홀에서 말러 교향곡 제7번으로 미국 투어를 시작, 12일까지 사흘간 공연했다. 이어 13일 보스턴, 16일 시카고에 이어 18일~19일 미시간주의 대학도시 앤아버, 21일과 22일 플로리다주 휴양도시 네이플스에서 공연할 계획이다. 베를린필의 첫 유대계 지휘자이자 첫 러시아 출신 지휘자로 2019년 8월 취임한 페트렌코는 첫 시즌에 코로나19 팬데믹이 선언되는 비운을 겪었다. 페트렌코는 이번 미국 순회공연을 앞두고 AP통신과 가진 인터뷰에서 "콘서트 홀이 폐쇄되고 극장이 문을 닫고 우리는 집에 앉아 있게 됐다. 이제 더 이상 그 누구도 우리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 생각이 우리를 처참히 무너지게 했었다"고 털어놓았다. 세계보건기구(WHO)가 2020년 3월12일 코로나19 세계적 대유행을 선언하면서 모든 공연이 일제히 중단됐다가 금년 5월에야 객석을 채운 관객 앞에서 정상적인 공연을 다시 할 수 있게 됐다. 페트렌코는 "이 일을 계기로 우리가 어떤 일을 하는 지에 대한 이해가 조금 더 높아졌다"고 말했다. 그는 "우리는 단순히 공연하는 것이 아니라 누군가 앞에서 또는 누군가를 위해 연주하고 우리가 알고 있는 것들을 전달할 뿐 아니라 관객들을 변화시키기 위해 연주한다는 사실을 새삼 깨닫게 됐다"며 "그런 일을 다시 할 수 있게 될 날을 고대해왔다"고 말했다. CSO 자료에 따르면 1882년 창단된 베를린필은 1955년 뉴욕 카네기홀에서 미국 무대에 첫 데뷔한 후 23차례 미국 순회공연을 가졌다. 그러나 지휘 거장 사이먼 래틀(67) 재임 당시인 2016년 이후 한동안 미국 청중들과 만나지 못했다. 시카고=연합뉴스 김 현 기자필하모닉 베를린 시카고 공연 베를린 필하모닉 해외 순회공연
2022.11.18. 16:24
독일 베를린 원숭이 크리스마스
2021.12.23. 15:1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