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권자 변화를 원했다...정당보다 성과
올해 캘리포니아 예비선거는 민주당 일색으로 여겨졌던 정치 지형에 적지 않은 균열이 생기고 있음을 보여줬다. 유권자들은 정당 간판보다 후보의 성과와 정책, 그리고 자신들의 삶에 직접 영향을 미치는 현안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치안과 노숙자 문제, 산불 대응, 세금 부담 등 생활 밀착형 이슈가 표심을 좌우하면서 정치권에도 변화 요구가 분명하게 전달됐다는 평가다. 가장 눈에 띄는 장면은 주지사 선거였다. 공화당 후보인 스티브 힐튼은 3일 오후 5시 현재 개표 기준 141만4279표(27.6%)를 얻어 선두를 달리고 있다. 민주당의 하비에르 베세라 전 연방 보건복지부 장관은 131만131표(25.6%)로 뒤를 이었다. 캘리포니아가 민주당 우세 지역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공화당 후보가 개표 초반부터 선두를 유지한 것 자체가 의미 있는 신호로 받아들여진다. 이번 결과는 막대한 선거자금만으로 유권자의 마음을 얻기 어렵다는 사실도 보여줬다. 민주당 후보인 억만장자 환경운동가 톰 스타이어는 2억 달러 이상을 선거에 투입했지만 득표율 19.8%로 3위에 머물고 있다. 돈보다 후보의 메시지와 현안 대응 능력을 중시하는 유권자들이 늘고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LA시장 선거 역시 비슷한 흐름을 보여줬다. 캐런 배스 시장은 35%의 득표율로 1위를 유지했지만, 민주당계 후보인 니디아 라만 시의원이 아닌 공화당의 스펜서 프랫 후보가 본선 진출 가능성을 굳히고 있다. 프랫은 30%를 얻으며 라만 후보를 큰 격차로 앞서고 있다. 프랫의 선전은 유권자들이 이념보다 생활 현안을 우선시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사례로 꼽힌다. 그는 지난해 팰리세이즈 산불로 집을 잃은 경험을 앞세워 시 정부의 재난 대응을 비판했고, 노숙자 문제와 치안 악화에 대한 강경 대응을 주장했다. 특히 장기간 해결되지 않은 노숙자 문제와 반복되는 대형 재난에 피로감을 느낀 유권자들이 그의 메시지에 호응한 것으로 해석된다. 세금 문제에서도 변화는 뚜렷했다. 그동안 캘리포니아에서는 복지와 공공서비스 확대를 위한 증세 논리가 비교적 쉽게 받아들여졌지만, 이번 선거에서는 다른 결과가 나타났다. 샌디에이고에서는 비거주 주택 소유주에게 추가 세금을 부과하는 조례안이 지지를 얻지 못했다. 높은 물가와 경기 둔화 속에서 유권자들이 추가 세금 부담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한 것이다. 물론 이를 곧바로 정치 지형의 변화로 단정하기는 어렵다. 주지사 선거의 경우 민주당 후보가 여러 명 출마해 표가 분산됐고, LA시장 선거 역시 본선에서는 진보 성향 표심이 다시 결집할 가능성이 있다. 캘리포니아가 여전히 민주당 우세 지역이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그러나 이번 예비선거가 남긴 메시지는 분명하다. 유권자들은 더 이상 정당만 보고 표를 던지지 않았다. 치안과 노숙자 문제, 산불 대응, 세금 부담 같은 현실적 문제를 기준으로 후보와 정책을 평가했다. 민주당이든 공화당이든 성과를 보여주지 못하면 지지를 잃을 수 있다는 경고장이 이번 선거를 통해 정치권에 전달됐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경준 기자유권자 변화 변화 요구 공화당 후보 정당 간판
2026.06.03. 2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