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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말 바루기] ‘여쭙다’와 ‘여쭈다’

긴 명절 연휴를 맞아 오랜만에 고향을 여유롭게 방문해 일가친척들의 얼굴을 두루두루 만나고 왔다는 이가 많다. “연휴가 길어 고향에서 부모님뿐 아니라 오랫동안 만나뵙지 못했던 친척 어르신들을 만나 그동안의 안부를 여쭙고 왔다” “오랜만에 고향을 방문해 부모님과 함께 친척 어르신 댁을 돌며 인사를 여쭈고 다녔다”는 이야기가 들려온다.   그런데 웃어른에게 말씀을 올리는 일을 나타낼 때 위에서처럼 ‘여쭙다’라고 하기도 하고, ‘여쭈다’라고 하는 이도 있다. 어떻게 써야 바른 표현일까. 둘 중 하나는 틀린 표현 같지만 둘 다 바른 표현이므로 고민하지 말고 아무거나 써도 된다.   ‘여쭙다’와 ‘여쭈다’는 모두 표준어로 인정된 복수 표준어로, 이는 한 가지 의미를 나타내는 형태 몇 가지가 널리 쓰이며 표준어 규정에 맞으면 그 모두를 표준어로 삼는다는 규정(표준어 사정 원칙 제26항)에 따른 것이다.   ‘여쭙다’와 ‘여쭈다’는 상대를 높이는 존댓말이므로 높임법에 주의해 써야 한다. “나는 매일 부모님께 아침 문안을 여쭙는다”고 쓸 수는 있어도 “부모님께서는 나에게 매일 아침 문안을 여쭙는다”고 쓸 수는 없다. 다시 말해, 아랫사람이 윗사람에게 사용할 수는 있지만 윗사람이 아랫사람에게 사용할 수 없는 단어라 할 수 있다.   ‘여쭈다’는 ‘여쭈고·여쭈어·여쭈니·여쭈는·여쭈었다’로 규칙 활용을 하지만, ‘여쭙다’는 ‘여쭙고·여쭈워·여쭈우니·여쭙는·여쭈웠다’로 불규칙 활용을 하므로 표기에도 유의해야 한다.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규정 표준어 사정 복수 표준어

2025.10.21. 18:40

[우리말 바루기] 소고기와 쇠고기

외식 소비가 줄어들며 소고기도 주로 외식으로 즐기는 등심 같은 부위보다 집에서 해 먹을 수 있는 불고기용이나 국거리용 부위의 판매가 늘었다고 한다.   이때 ‘소고기’의 표기를 ‘쇠고기’라고 해야 하는 게 아닌가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지 모르겠다.   그러나 고민할 필요 없이 ‘소고기’ ‘쇠고기’ 둘 다 써도 된다.   예전에는 ‘쇠고기’만을 표준어로 삼고 ‘소고기’는 사투리로 여겨 ‘쇠고기’로만 적어야 했다. 1988년 맞춤법이 개정되면서 현실적으로 ‘소고기’라고도 많이 쓰고 있는 점을 감안해 ‘소고기’와 ‘쇠고기’가 모두 표준어로 인정돼 지금은 둘 다 써도 무방하다.   복수 표준어로 인정됐기에 둘 다 쓸 수 있으므로 ‘소-’와 ‘쇠-’를 아무 구분 없이 사용해도 된다고 생각하기 쉽다. 그러나 ‘쇠-’를 쓰면 안 되는 단어가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쇠’는 ‘소의’의 준말이다. 따라서 ‘소의’로 풀어 썼을 때 말이 되면 ‘쇠’를 써도 되지만 성립하지 않으면 ‘소’를 써야 한다.   ‘쇠뿔’ ‘쇠가죽’ 등은 모두 풀어 써 보면 ‘소의 뿔’ ‘소의 가죽’이 되므로 ‘쇠’ ‘소’ 둘 다 쓸 수 있다. 그러나 ‘소달구지’ ‘소도둑’은 ‘소의 달구지’ ‘소의 도둑’이 아니다. ‘소가 끄는 달구지’ ‘소를 훔치는 도둑’을 의미하므로 ‘쇠’를 쓸 수 없다.우리말 바루기 소고기 쇠고기 복수 표준어 국거리용 부위 외식 소비

2022.10.09. 13:11

[우리말 바루기] 복수 표준어

“선제골을 터트려라, 초반에 실점하면 경기 전체를 망가트릴 수 있음을 명심하라, 상대 수비의 균형을 깨트려라.”   선수들에게 이런저런 주문을 쏟아 내는 감독의 말은 어법상 전혀 문제될 게 없는데도 어색함을 느끼는 사람이 있다. ‘터트려라, 망가트릴, 깨트려라’를 ‘터뜨려라, 망가뜨릴, 깨뜨려라’로 써야 맞지 않느냐는 것이다.   미묘한 어감 차이만 날 뿐 모두 바른 표현인데도 ‘-뜨리다’는 맞고 ‘-트리다’는 잘못된 표현이라고 흔히 생각한다. ‘터뜨리다, 망가뜨리다, 깨뜨리다, 떨어뜨리다’로 사용해도 되고 ‘터트리다, 망가트리다, 깨트리다, 떨어트리다’로 써도 된다.   ‘-뜨리다’와 ‘-트리다’는 강조의 뜻을 더하는 접사로, 복수 표준어다. 예전엔 ‘-뜨리다’ 형태만을 인정했으나 현 맞춤법에선 ‘-뜨리다’와 ‘-트리다’를 모두 표준어로 삼고 있다.   넘어뜨리다/넘어트리다, 무너뜨리다/무너트리다, 부러뜨리다/부러트리다, 빠뜨리다/빠트리다 등도 어느 것이 옳은 표현인지 헷갈려 할 필요 없다. 둘 다 사용할 수 있다.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복수 복수 표준어 모두 표준어 접사로 복수

2022.06.30. 18:40

[우리말 바루기] 복수 표준어

글을 읽다 보면 ‘가엾은’ ‘가여운’이 섞여 쓰이고 있는 것을 자주 볼 수 있다. 그렇다 보니 가끔씩 어느 쪽이 맞는 것인지 물어오는 이들이 있다.   정답부터 미리 말하자면 ‘가엾은’ ‘가여운’ 둘 다 맞는 표현이다. ‘가엾다’와 ‘가엽다’가 복수 표준어이기 때문이다. ‘가엾다’는 ‘가엾은, 가엾고, 가엾으니, 가엾지’ 등으로 활용된다. ‘가엽다’는 비읍 불규칙 활용을 하는 단어다. 이런 유의 단어들은 뒤에 오는 모음에 따라 ㅂ이 ‘오’나 ‘우’로 바뀐다. 그래서 ‘가엽다’의 경우 ‘가여운, 가엽고, 가여우니, 가엽지’ 등으로 활용하게 된다.   ‘섧다’와 ‘서럽다’ 역시 복수 표준어다. ‘섧다’는 ‘설워, 설우니, 섧고, 섧지’ 등으로 변화한다. 종종 “너무 섧어서 엉엉 울었다”처럼 ‘섧어서’ ‘섧으니’로 쓰는 분들이 있는데 ‘섧다’ 역시 비읍 불규칙 활용을 하므로 ‘설워서’ ‘설우니’로 써야 한다는 걸 기억하자. ‘서럽다’는 ‘서러워, 서러우니, 서럽고, 서럽지’ 등으로 활용한다.   ‘여쭈다’와 ‘여쭙다’도 둘 다 표준어이다.  우리말 바루기 표준어 복수 복수 표준어 비읍 불규칙 유의 단어들

2022.01.30. 1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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