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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앙칼럼] 부동산 경기 회복, 체감 못한 이유

2025년 LA 한인타운 경제는 회복과 침체가 동시에 나타났다고 볼 수 있다. 지역에 따라 부동산 시장은 회복세를 보이고 아파트 개발은 이어졌지만, 소상공인들은 여전히 팍팍한 현실과 씨름해야 했기 때문이다.   최근 8년간 한인타운 부동산 가격은 약 55% 이상 상승하며 LA카운티 평균과 유사한 흐름을 보였다. 올 상반기 금리 부담과 매물 부족으로 주춤했던 타운 부동산 시장은 하반기 들어 매매가 되살아나며 회복세로 돌아섰다. 지역에 따라서는 매매 가격이 하락하거나 조정 국면을 보이기도 했다.   한인 부동산 업계 관계자는 “금리 부담이 다소 완화되면서 그동안 시장에 나오지 않던 매물이 서서히 풀리기 시작했다. 연말로 갈수록 급격한 반등보다는 실수요와 투자 수요가 섞인 형태로 거래가 꾸준히 이어지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타운 부동산 시장이 급등이나 급락보다는 점진적인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분석했다.   또한 중·소규모 주상복합과 임대 아파트 프로젝트가 이어졌다. 저소득·중간소득층 대상의 주택 공급 확대는 LA시 주택 정책 기조와 맞물리며 한인타운을 점차 주거 복합 상권으로 재편하고 있다. 인구 밀도가 높아지는 것은 장기적으로 소비 기반을 키울 수 있는 요소지만 공급 확대가 즉각적인 상권 활성화로 연결된다고 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부동산 회복세와 달리 한인타운 상권 분위기는 여전히 냉랭했다. 요식업과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한 타운 상권은 1년 내내 어려움을 겪었다. 임대료 부담, 인건비 상승, 소비자 지출 위축이라는 삼중고는 자영업자들의 체력을 빠르게 소진시켰다.     특히 식당, 세탁, 리커, 페인팅 등 주요 한인 업종은 고령화와 2세들의 전문직 선호로 후계자 부재라는 구조적 한계에 직면했다. 매출 부진을 견디지 못해 영업을 축소하거나 폐업을 고민하는 업소들도 증가 추세다. 일부 소형 상가의 경우는 임대료가 여전히 높아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고 한다.   이런 상황에 이민 단속 강화라는 외부 변수가 타운 상권에 직격탄이 됐다. 트럼프 행정부의 대규모 이민 단속이 지난 6월 LA서 본격 시작된 이래 지속 확대되면서 한인타운 삶의 현장은 즉각적인 변화를 체감했다.   한 한인 자동차 수리업체의 경우 불법체류자 단속 우려로 타인종 숙련공이 출근을 꺼리면서 인력 공백이 발생했다. 급한 대로 외부에서 더 높은 임금을 주고 기술자를 데려왔지만, 숙련도가 떨어져 작업 품질이 기대에 미치지 못해 오히려 고객 불만이 늘어나는 역설적인 상황을 겪었다. 인력난이 비용 상승과 서비스 질 저하로 이어진 것이다.   식당가도 마찬가지였다. 한인타운 식당들은 라티노 종업원 감소뿐 아니라 라티노 고객 유입 자체가 줄어들면서 매출에 타격을 입었다. 여기에 인플레이션 여파로 식재료 가격은 계속 올랐고 인력 부족 속에서 인건비 상승은 불가피했다.   어쩔 수 없이 메뉴 가격을 인상하자 고물가에 부담을 느낀 소비자들은 외식을 줄이기 시작했다. 가격을 올리지 않으면 버틸 수 없고, 올리면 손님이 줄어드는 악순환 속에서 자영업자들의 한숨은 깊어졌다. 이민 정책 변화가 지역경제에 직접적 영향을 미치고 있음을 알 수 있는 대목이다.   한인타운의 부동산 경기가 부분적으로 살아나는 것은 분명 의미 있는 경기 지표다. 그러나 그것만으로 지역 전체 경제의 완전한 회복을 단정하기는 어렵다. 상권 침체와 분리된 부동산 시장 회복세는 전체 경제 활력의 지표라기보다 불균형적 개선 신호에 가깝다.   소상공인과 자영업자들이 함께 숨을 돌릴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될 때 비로소 타운 경제도 균형 있는 회복이 가능할 것이다. 개발과 투자에 더해, 소상공인을 다시 일어설 수 있게 하는 실질적 지원이 병행되지 않는다면 한인타운 경제는 체감되지 않는 성장에 그칠 수밖에 없다. 박낙희 / 경제부장중앙칼럼 부동산 경기 한인타운 부동산 부동산 회복세 한인타운 상권

2025.12.22. 1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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