캘리포니아가 패스트푸드 직원의 최저시급을 20달러로 인상 한 후 음식 가격을 올리면서 그 부담을 고객에게 전가하고 있다. 칼리노우스키 에퀴티 리서치(KER)에 따르면 1일 최저시급이 20달러로 올라간 후 많은 패스트푸드 체인점들이 이에 대응해 메뉴 가격을 최고 8%까지 올렸다. KER은 25개 패스트푸드 체인점을 대상으로 2월 7일부터 4월 2일까지 가격 인상 폭을 조사했다. 그 결과 많은 음식 가격이 오른 것으로 나타났다. 조사에 따르면 웬디스가 8%로 가장 큰 폭으로 음식 가격을 올렸다. 이어 치폴레 7.5%, 스타벅스 7%, 타코벨 3%, 인앤아웃 3%, 버거킹 2%로 나타났다. 〈표 참조〉 특정 메뉴 항목 가격 비교를 살펴보면 버거킹은 25개 매장에서 와퍼밀 평균 가격을 1.4%, 버거킹 로열 크리스피 치킨밀 평균 가격을 2.1% 인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중 텍사스 더블 와퍼 콤보는 15.09달러에서 16.89달러로 12%나 급등했다. 빅피시도 7.49달러에서 11.49달러로 53%나 비싸졌다. 캘리포니아에서 약 500개 지점을 운영하는 치폴레도 치킨 부리토 8.3%, 스테이크 부리토 7% 각각 인상했다. 이제 고객들은 캘리포니아에서 치킨 부리토는 10.25달러, 스테리크 부리토는 12달러를 지불하게 됐다. KER은 캘리포니아 20개 스타벅스 지점에서 벤티 아이스 카라멜 마키아또 및 벤티 카페 라떼 가격 차이도 조사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벤티 아이스 카라멜 마끼아또의 평균 가격은 7.2%나 올랐다. 벤티 카페라떼의 평균 가격 인상률은 약 7%였다. 웬디스는 데이브스 콤보 및 클래식 치킨 샌드위치 콤보 등 주요 메뉴 가격의 인상을 단행했다. 25개 웬디스 매장에서 가격을 비교한 결과, 두 품목 모두 평균 8% 인상됐다. 맥도날드는 가격 인상을 보류한 유일한 패스트푸드 업체로 나타났지만 조사 기간 동안 맥크리스피 평균 가격은 0.7% 상승했다. 한인도 많이 찾는 인앤아웃 버거 역시 콤보 메뉴 포함 버거와 탄산음료 가격을 일제히 올렸다. 치즈버거 3.95달러에서 4.10달러, 햄버거 3.50달러에서 3.60달러, 더블더블 버거 5.65달러에서 5.90달러로 약 25센트 올렸다. 단 프렌치프라이드(2.30달러), 밀크(99센트), 핫코코아(2.20달러), 커피(1.35달러)는 가격을 고수했다.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 가격은 최저시급 인상 전에도 전국에서 가장 높은 것으로 분석됐다. 패스트푸드 업계 음식 가격 추적 기관 데이터센셜에 따르면 캘리포니아 패스트푸드 가격은 지난 3월 기준 6개월 만에 평균 7% 상승했다. 이는 전국에서 가장 높은 인상 폭이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남가주 7.6%, 북부 오렌지카운티 6.7%, 남부 오렌지카운티 6.5%, LA 6.4%나 올랐다. 전국 패스트푸드점의 평균 인상 폭은 4.5%였다. 캘리포니아의 일반 식당들 3.3% 인상 폭과 비교하면 36%나 높다. 패스트푸드 가격 인상은 인플레이션을 추월하고 있다. 금융매체인 파니낸스버즈가 지난 10년 동안 패스트푸드 체인점의 음식 가격을 분석한 결과 패스트푸드 가격 인상 폭은 인플레이션의 두배에 달했다고 전했다. 2014년 이후 지난 10년 동안 주요 프랜차이즈의 가격 인상 폭은 맥도날드 100%, 파파이스 86%, 타코벨 81%, 치폴레 75%, 버거킹·칙필레·웬디스 55%, 파네라 54%, 서브웨이·스타벅스 39%로 집계됐다. 패스트푸드 최저시급 인상 여파는 고객뿐만 아니라 업계 전반에 폐업, 직원 해고 등으로 이어지고 있다. 높은 인건비를 상쇄하기 위해 키오스크, 로봇, 자동화 시스템을 도입해 직원 수를 줄이고 매장을 폐쇄하는 업체도 등장했다. 이은영 기자버거킹 부메랑 패스트푸드 체인점들 버거킹 로열 패스트푸드 직원
2024.04.19. 0:14
구글의 공동 창업자인 세르게이 브린이 다시 구글에서 일하고 있다는 뉴스가 나왔다. 현재 CEO인 순다르 피차이는 계속해서 구글을 경영하지만, 브린은 일주일에 사나흘씩 구글 캠퍼스로 출근해 AI 모델인 제미니(Gemini)를 만드는 팀에서 일하고 있다. 제미니는 인공 일반 지능(AGI)을 만들려는 프로젝트로, 오픈AI의 GPT-4 모델에 대항하는 구글의 무기로 평가된다.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던 브린이 돌아온 것은 실리콘밸리 기업들 사이에 AI 경쟁이 달아오르고 있음을 보여준다. AI에 가장 앞서 있다고 인정받았던 구글은 챗GPT로부터 일격을 당한 후 더욱 개발 속도를 높이고 있다. 이런 시점에 창업자의 귀환은 투자자들에게 반가운 소식이다. 20년 동안 디즈니를 이끌었던 밥 아이거도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회사 경영에 빨간 불이 들어오자 CEO로 복귀했다. 처음에는 2년만 경영하면서 새로운 후계자를 찾기로 했지만, 이사회에서는 2026년까지 그의 임기를 연장하는 결정을 내렸다. 기업을 큰 성공으로 이끈 스타 경영인들은 조직을 누구보다 잘 안다는 점에서 기업의 위기를 탈출하게 하는 데 적임자이기도 하지만 무엇보다 주주와 투자자를 안심시키는 좋은 방법이기도 하다. 스타벅스를 세계적인 기업으로 키운 하워드 슐츠도 은퇴했다가 다시 CEO로 돌아오기를 두 번이나 반복하면서 ‘부메랑 경영인’이라는 별명을 얻었고, 올해 초에는 아마존의 주가가 폭락하자 물러났던 제프 베이조스의 귀환설이 돌았다. 부메랑 경영인으로서는 자신의 능력과 존재감에 대한 확인일 수도 있지만, 이런 경영인들이 후계자를 제대로 고르지 못했다는 것으로 해석할 수도 있다. 후임 CEO를 제대로 고르는 것도 훌륭한 경영인의 자질이다. 박상현 / 오터레터 발행인디지털 세상 읽기 부메랑 경영인 부메랑 경영인들 스타 경영인들 사나흘씩 구글
2023.07.28. 19:23
지난해 대퇴직(Great Resignation) 시기 직장을 바꾼 노동자 4명 중 1명 이상이 후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구인구직 사이트 잡리스트닷컴이 1만5000명의 구직자를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응답자의 26%가 이직한 것에 대해 후회한다고 답했다. 더 높은 연봉이나 더 나은 근무 유연성 또는 번아웃 등을 이유로 새 직장으로 자리를 옮겼지만, 정작 업무 강도나 새로운 근무 환경의 어려움 때문에 퇴직을 되돌아보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잡리스트닷컴 측은 이직자의 주된 후회 이유가 퇴사 이후 기대하는 것보다 더 나은 직장을 찾는 게 쉽지 않은 점이라고 분석했다. 구인 시장 규모가 최대 수준이지만 정작 원하는 직장에 취업하기는 어려웠다는 것이다. 새로운 직장 생활도 기대치보다 못한 점도 일조했다. 대퇴직이라는 흐름에 휩쓸리고 ‘남의 떡이 더 커 보이는(Grass is greener)’ 심리에 일단 직장을 관뒀지만, 새로 옮긴 곳에서의 생활이 현실과 이직자의 기대치 사이의 간극이 너무 컸다는 것이다. 재택근무 또는 휴가 일수 조건 등 좋은 ‘워라밸(일과 삶의 균형)’을 좇아 직장을 옮겼지만, 이전 직장의 근무 여건도 비슷한 수준으로 개선되면서 퇴직을 후회하는 경우도 있었다. 통상 사람은 익숙한 환경과 일에 편안함을 느끼는 반면 새로운 변화를 본능적으로 싫어한다. 다시 말해, 근무 조건이나 연봉 수준이 엇비슷하다면 굳이 새 직장에서 새로운 일을 하길 원하는 근로자는 많지 않다는 말이다. 이런 이유로 인해서 일부 이직자들은 이전 직장으로 돌아가는 것을 심각하게 고려하기도 한다. 제임스 베일리 조지 워싱턴 대 비즈니스 리더십 개발 교수는 “지난해 직장인들이 관둘 수 있다는 ‘파워’에 취해있었다면 이제는 부메랑처럼 예전 직장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고 말했다. 더 나은 조건의 직장을 못 찾은 직장인이나 새로운 직장에 실망한 직장인들이 예전 일터로의 복귀를 원한다는 것이다. 그는 “새로운 직원을 고용하려면 고용과 훈련에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들기 때문에 회사 입장에서도 부메랑 퇴직자들을 다시 받아들이는 것이 경제적”이라고 설명했다. 김수연 기자대퇴직 부메랑 부메랑 퇴직자들 부메랑 효과 지난해 직장인들
2022.08.21. 19:25
내가 아는 이름들이 부메랑처럼 돌아오는 저녁이다/ (…) 여기선 누구나 상처 주는 일을 천직으로 하기 때문에/ 언제든 타인보다 더 높은 곳에 올라/ 사랑을 외치면 조금은 덜 외롭고 덜 무섭다/ 돌을 던지는 사람의 말아쥔 손에서/ 그가 내팽겨쳐지는 놀이와 깊이가 한꺼번에 추락한다/ (…) 커다란 반원 모양으로 허공을 자르며/ 수십만 개의 부메랑이 돌아온다 -최금진 시인의 ‘부메랑’ 부분 부메랑은 원시시대부터 사용된 도구로서 나무로 만들어졌다. 오스트레일리아 시드니 남부에 살았던 원주민들이 사용하던 무기의 하나다. 기억자 모양의 굽은 나무 막대기인데 목표물을 향하여 회전하면서 날아가고 목표물에 닿지 아니하면 되돌아온다고 한다. 이로 인해 다시 돌아오는 것을 비유적으로 일컫는 단어로 쓰인다. 어떤 계획 또는 행위가 원래 의도한 목적을 벗어나 계획 입안자나 행위자 측에 불리한 결과를 미치는 것을 부메랑효과라고 한다. 사랑은 캐치프레이즈처럼 도처에 걸려 있지만 정작 사랑을 쉽게 만나지는 못하는 시대를 살고 있지 않나 싶다. “사랑을 외치면 조금은 덜 외롭고 조금은 덜 무섭다”라는 구절은 외로움이나 불안을 이기기 위한 방법은 오직 사랑 아니냐는 말이리라. 요즘은 공동체 어디서나 갈등이 많다. 상대방에게 무조건적인 태클 걸기도 있겠고 기선제압이라는 기 싸움으로 갈등이 커진다. 국가라는 큰 공동체는 물론이거니와 교회나 협회 같은 작은 공동체도 사람이 모인 곳에서는 비슷한 갈등에 휩싸인다. 갈등의 과정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말의 꼬리를 물고 말을 타격하는, 공격적 대응으로 본질은 외면되고 어느 사이 갈등의 원인조차 모호한 싸움을 하곤 한다. 갈등의 끝에 화합이라는 목표지향점을 놓아두기보다 무조건 서로 밀어내며 편을 가르는 식이어서 갈등이 한 번 시작되면 접점은 없고 파국에 이르기에 십상이다. 사람의 깊이가 점점 사라지는 것일까. 존경의 대상을 찾기도 어렵다. 이거야말로 이 시대의 우울이고 비애다. 우리 모두의 참담함인데 언제부터인가 우리 스스로 사람에 대한 존중과 배려를 잃어버린 탓이라는 생각에 이르게 된다. 상대에게 상처 주는 일이 천직인 사람인 것처럼 격하게 말하고 사납게 행동하는 나는 과연 얼마나 믿을만하고 얼마나 정제된 삶을 살고 있는지 생각해 보게 된다. 사람의 허물을 각질 벗기듯 벗겨내며 신상털기라는 비열함으로 일관하는 것은 피차 서로의 얼굴을 향해 부메랑을 던지는 꼴이겠으니 말이다. 부메랑은 되돌아오는 게 목적은 아닐 것이다. 목표물을 향해 날아가다 적중하는 것이 임무일 것이다. 그러나 모든 세상사는 엇나가고 빗나가기가 일쑤이다. 빗나간 화살은 사라지지 않고 힘을 키워 처음보다 더 무섭고 맹렬하게 되돌아오더라는 부메랑의 교훈을 새겨 본다. 내가 지금 날려 보내고 있는 핏발선 시선이나 가시 돋친 말이 목표를 빗나가 어느 날 부메랑이 되어 되돌아온다고 생각하면 상대방을 향한 정죄나 비난이 어떠해야 하는지 조금은 명백해진다. 풍요로운 시대를 살아가고 있지만 우린 마음의 빈곤을 겪고 있기 때문일까 그 어느 때보다 외롭고 불안하다. 그래서 사랑을 갈망하게 되는데 정작 사랑을 택하기보다 놓치고 마는 때가 더 많은 것 같다. 조성자 / 시인시로 읽는 삶 부메랑 정작 사랑 사이 갈등 공동체도 사람
2022.08.16. 17: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