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캐나다, 소고기 값은 왜 내려가지 않나?

   캐나다 전역에서 소고기 가격이 좀처럼 내려가지 않는 이유는 단순한 물가 상승 때문이 아니다. 가축 수가 서서히 회복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소비자들이 체감할 가격 안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이는 장을 보는 시민과 한인 교민 모두가 당분간 감내해야 할 ‘구조적 비용’에 가깝다.   “곧 내려간다”는 기대가 위험한 이유 많은 소비자들은 가축 수가 다시 늘어나면 소고기 가격도 자연스럽게 내려갈 것이라 기대한다. 하지만 현실은 다르다. 통계청에 따르면 캐나다의 소·송아지 사육 두수는 2025년 초 기준 1,090만 마리로, 3년 연속 최저 수준을 기록했다. 문제는 ‘바닥을 찍었다’는 사실이 곧바로 가격 인하로 이어지지 않는다는 점이다. 마이크 본 마소 University of Guelph 교수는 암소가 늘어나더라도 번식·사육·출하까지 수년이 소요된다고 설명한다. 즉, 지금의 가격은 과거 몇 년간의 가뭄, 사료난, 생산 축소가 뒤늦게 소비자 가격에 반영된 결과다.   소비자 입장에서는 “조만간 싸질 것”이라는 기대 자체가 현실을 오해할 가능성이 크다.   식료품 물가 안정 속, 유독 고기값만 버티는 이유 2025년 하반기 들어 캐나다 전체 물가 상승률은 2%대 초반으로 안정됐지만, 장바구니 물가는 전혀 다르게 느껴진다. 실제로 식료품 가격은 여전히 전년 대비 4% 이상 상승했고, 육류는 그중에서도 가장 큰 부담 요인이다. 소고기 가격은 올해에만 7% 이상 올랐고, 내년에도 추가 인상이 예고되고 있다. 이는 단순히 공급 부족 때문만은 아니다. 소비자들이 스테이크 대신 다진 소고기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부위로 이동하면서, ‘저가 대체 소비’가 전체 수요를 떠받치고 있기 때문이다.   결과적으로 “덜 비싼 고기”를 찾는 소비 행태 자체가 가격 하락을 막는 역설적 구조를 만들고 있다.   수출 구조가 만드는 소비자 체감의 괴리 캐나다 소고기 산업은 국내 소비만을 위해 존재하지 않는다. Beef Farmers of Ontario 자료에 따르면, 캐나다에서 생산되는 소고기의 절반 이상은 해외로 수출된다. 그중 75% 이상이 미국으로 향한다.   이 구조는 소비자에게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국내에서 가격이 비싸다고 해서 생산자들이 물량을 국내로 돌릴 유인이 크지 않다는 뜻이기 때문이다. 오히려 수출 시장은 안정적인 고가 수요를 제공하며, 이는 캐나다 소비자가 체감하는 가격 부담을 장기화시키는 요인이 된다.   한인 교민들이 많이 거주하는 동부 캐나다 지역은 수입육 의존도가 높은 반면, 주요 생산지는 서부에 집중돼 있어 지역 간 가격 체감 차이도 발생한다.   소고기 가격 문제는 가축 수 회복, 생산 주기, 수출 구조가 맞물린 결과로, 소비자가 체감할 가격 안정까지는 상당한 시간이 필요하다. 당분간은 소비 패턴 조정과 대체 단백질 선택이 가장 현실적인 대응이며, “언젠가 내려가겠지”라는 기대보다는 장기적 비용 구조로 인식하는 시각 전환이 필요하다. 토론토중앙일보 [email protected]소고기 북미진출 북미시장조사 소고기가격 식표품물가 생활비상승

2025.12.17. 5: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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