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기희의 같은 하늘 다른 세상- 모든 것은 지나간다
‘네가 오기로 한 그 자리/ 내가 미리 가 너를 기다리는 동안/ 세상은/ 세상은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고/ 바람이 되고/ 너는 늦으므로 해서 나는 너를 기다린다는/ 사실로 내 삶이 아름다워졌다고/ 말할 수 있을 만큼만/ 너를 기다렸다’-황지우 ‘너를 기다리는 동안’ 다시는 돌이킬 수 없다 해도 기다림으로 설레던 시간은 축복이였다. 사랑했던 아름다운 시절도 꽃잎 송별되어 바람으로 흩어진다. 존재하는 모든 것은 변한다. 사랑과 미움, 후회와 미련도 절망과 고통의 긴 터널을 지나며 조금씩 잊혀지고 아련한 추억으로 남는다. 모든 것은 때가 있다. 태어날 때와 죽음의 시간이 오는 것처럼 나아갈 때와 멈출 때, 만날 때와 헤어질 때, 사랑할 때와 작별할 때, 마지막 손을 흔들어야 할 시간이 온다. 태어난 때가 있었으니 떠나갈 시간도 온다. 존재하는 모든 것들은 끊임없이 변한다. 잠시도 머물러 있지 않고 찰나로 흐른다. ‘찰나’는 매우 짧은 시간을 의미하는 불교 용어로, 산스크리트어 ‘크샤나(kṣaṇa)’의 음역이다. 1찰나는 약 0.013초에 해당하며 75분의 1초로 여긴다. 찰나는 시간의 최소 단위다. 찰나는 시간의 단위를 넘어 순간의 변화와 무상(無常)을 나타내는 철학적 의미를 담고 있다. 불교에서는 모든 존재가 찰나의 연속으로 이루어지고 찰나의 순간들이 모여 삶을 형성한다고 설명한다. 명상을 통해 찰나의 순간에 집중하면 마음의 평화를 찿을 수 있다고 가르친다. 나이 들면서 슬픈 일은 주변에 계시는 어른들이 돌아가시거나 병마와 싸우는 소식을 듣는 일이다. 몸과 마음이 늙어지면 사랑도 미움도 날개를 꺾는다. 세월은 잠시도 머물지 않고 생의 순간마다 상채기를 내며 파국으로 달려간다. 돈. 명예, 권력, 지위, 가족, 친구, 사랑과 욕망이 지속되길 바라지만 잠시도 머물지 않고 찰나로 흐른다. 후회해도 떠나간 것들은 되돌아오지 않는다. 모든 것은 다 지나간다. 불교 가르침의 핵심은 일체의 모든 것은 끊임없이 변한다는 무상(無常)의 진리다. 무상은 모든 것이 덧없음을 의미한다. 살아있음과 죽음의 고통에서 진리를 찿기 원한다면 무상의 진리를 깨닫고 물처럼 흐르면 된다고 가르친다. 육신과 마음, 생사고락의 변화를 힘들게 붙잡으려 하지 말고 찰나의 변화에 몸을 맡기면 편안하게 지낼 수 있다. 나이듬과 늙음은 살아있다는 진리다. 변화를 억지로 붙잡으려 하지 말라. 모든 괴로움은 변화를 받아들이지 않는 고집에서 생성된다. 깨달음은 움켜쥐었을 때 오는 것이 아니라 온전히 놓았을 때 온다. 모든 것에는 때가 있다. 어느 것도 붙잡고 집착하지 말고, 마음과 육신을 한곳에 가두지 말고 해방시키면, 고통과 행복, 고뇌로부터 자유로워진다. 돌아오지 못하는 강가에 혼자 서 있어도, 자신을 소중히 여기면 슬프지 않다. 다정한 손길로 나의 모습을 보듬고 쓰다듬는 것은 찰나의 시간에 얽매이지 않고 영원 속으로 여행을 떠나는 일이다. 한 순간도 허투루 살지 않고 마지막 숨을 쉴 때가지 목숨을 소중하게 사랑하고 아끼면 생명은 찬란한 축복이고 선물이다. (Q7 Editions 대표) 이기희이기희 하늘 육신과 마음 불교 가르침 불교 용어
2025.06.17. 13:1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