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의 눈] ‘미드웨이 블릿츠 작전’이 남긴 의문
시카고를 중심으로 대대적으로 실시된 불법 이민자 체포 작전인 ‘미드웨이 블릿츠(Operation Midway Blitz)’ 관련 자료가 공개됐다. 이전에도 통계는 있었지만 전체 기간을 대상으로 한 것은 처음이다. 이번 통계는 ‘추방자료프로젝트(Deportation Data Project)’라는 단체가 이민세관단속국(ICE)에서 받은 자료를 분석했다. 시카고를 포함한 중서부 지역에서 체포된 후 브로드뷰와 사우스 루프 지역에 위치한 ICE 구금시설로 옮겨졌던 이민자들이 대상이다. 일부는 출신국으로 추방됐고, 아직 구금시설에 있는 사람도 있다.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9월8일 작전 개시 이후 11월 10일 단속이 완화될 때까지 총 3790명이 체포됐다. 그중 2479명이 추방된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지난해 12월 중순 이후로는 체포자 수가 트럼프 대통령 취임 직후 수준까지 떨어진 점이 주목된다. 트럼프 정부는 작전의 목적이 불법체류 중범죄자들의 추방이라고 강조했다. 하지만 실제 체포된 이들은 중범죄자와는 거리가 있었다. 작전이 정점이던 지난해 가을 하루 60명가량씩 체포된 시기에도 60%는 범죄 전력이 없었다. 범죄 전력이 확인된 것은 15%에 불과했고, 재판이 진행 중인 경우도 25%나 됐다. 반면 조 바이든 대통령 당시 범죄 전력이 없는 불법체류자 체포 비율은 36%에 불과했다. 작전은 불법체류자를 체포부터 하고 봤다는 사실이 확인된 셈이다. 참고로 바이든 행정부 시절에는 연간 703명, 하루 평균 1.9명의 불법체류자가 체포된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 취임 후 체포 작전이 한창이던 당시의 평균 59.2명과 비교하면 큰 차이를 보여준다. 미드웨이 블릿츠 작전으로 체포된 범죄 전력 불법체류자 중에도 성폭행, 폭력과 같은 중범죄자는 3~5.6%에 불과했다. 음주운전과 같은 교통 관련 범죄가 20%, 이민법 관련 범죄가 5.6%, 그 외의 다른 범죄가 29.6%로 집계됐다. 체포된 이민자의 국적을 보면 멕시코가 1797명으로 가장 많았고 베네수엘라 554명, 과테말라 268명, 에콰도르 190명, 콜롬비아 173명, 온두라스 118명 등 중남미 국가 출신이 대부분이다. 이 밖에 인도 65명, 러시아 61명, 폴란드 46명, 중국 28명, 한국 1명이 포함돼 있었다. 출신 국가별로는 베네수엘라 이민자 중에서 범죄 기록이 전혀 없는 경우가 78%였고 콜롬비아와 니카라과 73%, 에콰도르 69%, 과테말라 66%, 온두라스 53% 등이었다. 멕시코 국적 중에서 범죄 기록이 없는 경우는 47%였다. 트럼프 정부가 불법체류자 체포 작전의 명분으로 내세웠던 중범죄자 추방은 설득력을 얻기가 어렵게 됐다. 그보다는 불법체류자 추방을 지지자 결집용으로 활용했다고 보는 것이 더 타당할 것 같다. 불법체류자 체포와 추방을 선택적으로 지지하는 사람들도 있다. 하지만 그들이 지지하는 것도 추방 필요성에 공감대가 형성된 사례에 한한다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런 경우에도 법원 판결과 같은 정당한 법의 절차(due process)가 뒤따라야 한다. 이 과정이 생략되었기에 이에 항의하는 시민들이 시위를 벌였고, 2명의 시민이 이민 당국 요원의 총격으로 목숨을 잃는 일이 발생한 것이다. 불법체류자의 체포와 추방도 법 절차에 따라 진행되어야 한다. 그렇지 않을 경우 이민 사회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 근본적으로 ‘미드웨이 블릿츠 작전’이 누구를, 무엇을 위한 것이었는지를 곰곰이 따져볼 때가 됐다. 혹시 특정 정치 집단의 이해관계에 따른 것은 아닌지, 사회 불안 요소 제거라는 명분으로 법적 절차가 무시되고 있는 것은 아닌지 면밀히 살펴야 할 것이다. 박춘호 / 시카고 중앙일보 기자기자의 눈 미드웨이 블릿 불법체류자 체포 체포 작전 불법체류 중범죄자들
2026.04.20. 19:5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