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체 신분 한인들 "차라리 돌아갈래"…체포 두려움 커
이민당국의 초강경 불법체류자 단속이 장기화하면서 체류 신분을 해결하지 못한 한인들의 귀국 사례가 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이들은 “체포에 대한 두려움으로 인해 일상생활조차 어렵다”고 호소하고 있으며, 자진 출국 프로그램 이용을 고려하기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10년 넘게 LA 지역에서 불법체류자로 살아온 에릭 김(가명) 씨는 최근 깊은 회의를 느꼈다. 3주 전 평소보다 일찍 출근한 김씨는 직장 인근 상가 주차장 차 안에서 머물다, 이민세관단속국(ICE) 요원들이 들이닥치는 장면을 목격했다. 함께 일하던 라틴계 동료 1명이 연행됐고, 간신히 단속을 피한 김씨는 그날 이후 귀국을 진지하게 고민하고 있다. 남가주에서는 한 달 넘게 이어지는 단속 작전에 불안감이 확산되고 있다. 서류미비 한인들 다수는 “일하던 직장에조차 출근하지 못할 정도”라며 생계의 위협을 호소한다. 일부는 국토안보부(DHS)가 제공하는 자진출국 항공권과 1000달러 보너스를 “오히려 반갑다”고 말하기도 한다. 현재 LA한인회가 자진출국 절차를 돕고 있는 불법체류 한인이 5명이 넘는다. 제프 이 사무국장은 “ICE 단속 강화 이후 귀국 방법을 문의하는 사례가 증가했다”며 “현재 세관국경단속국(CBP) 앱을 통한 자진 출국 신청 등 절차를 돕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인회에 따르면 자진출국을 결심한 이들은 체포 불안과 생활고를 주된 이유로 들었다. 이 사무국장은 “문의자 대부분이 20년 이상 미국에 거주했지만, 사업 실패나 가족 문제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단속이 단기간에 끝날 것 같지 않고, 장소를 가리지 않아 미국 거주를 포기하려는 분위기”라고 전했다. 일부는 CBP가 제공하는 항공권과 현금 보너스에 대해서도 긍정적으로 생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이미 검거됐거나 여권이 만료된 불법체류 한인들은 LA총영사관을 통해 ‘여행증명서’ 또는 ‘긴급여권’을 신청하고 있다. 총영사관에 따르면 올해 관할 지역에서 ICE에 검거된 한인은 5~6명으로 파악된다. 총영사관 관계자는 “여행증명서는 단수용으로 약 3개월 이내에 지정된 경로를 통해 한국에 입국해야 한다”며 “강제추방이 아닌 자진출국을 원하면 ICE와 협의해 출국 일정을 조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DHS는 전용앱(dhs.gov/cbphome)을 통해 자진출국 희망자의 항공권과 1000달러 보너스 신청을 받고 있다. 단순 불체자(non-criminal illegal aliens)가 앱에 자진출국 의향서(Intent to Depart)를 등록하면, 정부가 교통편을 무상 제공하며 귀국 후 이를 확인하면 보너스도 지급된다. 자진출국자는 추방명령 불이행에 따른 벌금도 면제받을 수 있다. 김형재 기자불체자 두려움 불법체류 한인들 자진출국 항공권 자진출국 절차
2025.07.10. 21: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