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몇 년간 달러 가치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는 가운데 개인의 달러 자산 보유는 늘어나는 반면, 각국의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은 감소하고 있다. 외환보유고에서 달러 비중 감소는 달러 패권에 대한 불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 그렇다고 달러 패권에 갑자기 변화가 일어날 가능성은 작다. 하지만 미국의 국가 채무 증가와 미국과 중국 사이의 패권 경쟁, 러시아와 우크라이나,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사이의 전쟁 등 불안한 국제 상황은 오히려 달러 패권에 부정적 영향을 주고 있다. 달러 대신 금을 선택하는 국가들이 적지 않기 때문이다. ▶달러 비중 60% 아래로 달러 가치는 고금리가 장기화하면서 고공행진을 하고 있다. 유로화와 엔화 등 6개 주요 통화와 비교해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 인덱스는 최근 105를 넘어서 연고점을 향하고 있다. 2022년 115에 근접하며 ‘킹달러’로 불렸던 시기보다는 낮지만 2008년 70으로 저점을 찍은 때와 비교하면 상승 흐름이 계속되고 있다. 원화와 비교해서도 13일 원·달러 환율이 1379.3원을 기록했다. 환율이 지금보다 더 높았던 시기는 국제통화기금(IMF) 외환위기를 겪던 1997∼1998년 등 세 차례에 불과할 정도로 환율이 높다. 달러 인덱스는 높지만 달러 비중은 하락세다. IMF 통계를 보면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통화구성이 확인되는 잔액 가운데 달러화 비중은 지난해 1분기 59.46%를 차지했지만 이후 3분기 연속 감소세를 보이다 4분기에 58.40%로 내려왔다. 20∼25년 전만 해도 70%에 가까웠던 달러화 비중이 하락세를 이어가는 것이다. 세르칸아스라날프 등 연구진은 최근 IMF 홈페이지 게시물에서 이런 흐름에 대해 “여전히 달러화는 주요 기축통화지만 비전통적 통화들에 계속 기반을 내주고 있다”고 평가했다. 통화 비중이 다원화한 것도 특징이다. 달러 비중 축소분은 유로와 엔, 파운드 등 전통적인 통화 빅4로 모두 흡수되지 않았다. 위안화나 원화 등 비전통적인 통화로 흘러가는 현상을 보여 주목을 끌었다. 이 가운데 달러 비중 감소분의 25%가량은 위안화 비중 증가로 이어졌는데 중국이 적극적으로 위안화 국제화에 애쓴 것을 고려하면 증가세는 이전보다 주춤한 상태다. 달러 비중이 더 줄었다는 의견도 있다. 환율과 금리 변화를 반영하면 달러 비중 축소 폭이 더 커진다고 시각으로 달러 가치가 오르면서 외환보유고 내 달러 비중 축소가 일정 정도 가려졌다는 것이다. ▶불확실성에 금값 사상 최고 블룸버그 산하 연구기관인 블룸버그인텔리전스(BI)에 따르면 금은 달러 탈피 흐름을 타고 강력한 경쟁자로 부각되고 있다. 전 세계 외환보유고에서 금의 비중은 2018년 1분기 8.3%였던 것이 최근엔 14.29%까지 늘어났다. 국제 금 가격도 상승세다. 2015년 말 온스당 1046달러까지 내려갔던 금은 지난달 2450달러로 사상 최고가를 경신했다. 지난해 10월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무장 정파 하마스 사이의 무력 충돌이 발생한 기간은 두 자산의 성격을 잘 보여준다. 무력 충돌 이후 3주간 금은 10% 가까이 올랐고 달러인덱스는 큰 변동을 보이지 않았다. BI의 오드리 차일드-프리먼 전략가는 최근 달러화와 미국 국채 가격 흐름을 보면 달러화가 갖고 있던 안전자산 성격에 의문이 들 만하다고 말했다. 그는 전쟁이 발생하면 위험 기피 심리가 강해지면서 달러화 선호도가 높아지는데 최근엔 금값 상승세가 두드러진다고 평가했다. JP모건의 금속·귀금속 전략 책임자 그렉 시어러도 지난달 22일 파이낸셜타임스(FT)와 인터뷰에서 “알고리즘에 따라 움직이는 트레이더와 전문 원자재 투자자, 여타 매크로 펀드 등에서 자금 유입이 뚜렷했다”고 밝혔다. 각국의 금 보유량이 제2차 세계대전 이후 최고 수준에 이르고 있는 사실도 불확실성이 높아지자 달러보다 금이 더 주목받는 현실을 반영한다. 이런 배경에는 불안한 국제 정세가 있다. 러시아가 우크라이나를 침공하자 미국은 자국 내 러시아 자산을 동결했다. 다른 나라의 통화를 갖고 있으면 언제든 금융 제재의 위험에 노출될 수 있다. 하지만 금은 자국 내에 보관할 수 있는 자신이어서 상대적으로 안전하다. 중국의 전체 외환보유고에서 금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5년 2%가 채 안 됐지만 지난해 4.3%로 늘어났다. 같은 기간 중국의 외환보유고서에서 미국 국채가 차지하는 비중은 44%에서 30% 수준으로 줄었다. 하지만 금속 가격은 투자자들의 예상을 빗나가기도 한다. 지난해의 경우만 해도 금속 수요가 늘면서 재고가 사상 최저수준으로 떨어졌지만 가격은 예상과 달리 하락했다. 올해는 공급이 늘고 있는데 가격은 반등했다. 일반적인 수요공급 원리에 맞지 않는 움직임이다. 블룸버그 데이터에 따르면 글로벌 시장에서 원자재 비중은 2009년 8.8%에서 최근 1년 사이 2%로 뚝 떨어졌다. 대신 주식과 채권 비중은 크게 늘었다. KLI 자산관리의 리카르도 레이만 최고투자책임자는 “요즘 시장은 근본적으로 모든 시장원리를 무시하고 있다”는 말로 이를 설명했다. 금속·귀금속 가격 상승 원인이 주로 장기적인 가격 상승을 노리는 펀드 등의 투자 증가라는 의미로 풀이된다. 가격 변동에 따른 투자 위험 회피가 아니라 장기적인 가격 상승 기대감이 원자재 투자 자금 증가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뉴욕상품거래소와 런던 금속거래소의 비금속 분야 순투자롱포지션(가격 상승 예상 투자)은 5월 중순 260만t 규모였다. 3월 초의 55만6000t에 비해 5배가량 늘었으며 2020년 말의 이전 최고치를 넘어섰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 조사에서도 5월 기준 글로벌 펀드매니저의 13%가 원자재 상품 투자 비중을 높이면서 지난해 4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 금값 뛰는데 작년 금 생산 0.5% 증가 금광 찾기 갈수록 힘들어 금값은 사상 최고치를 넘나들지만 금 생산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국제무역협회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금 생산량은 전년 대비 0.5% 증가에 그쳤다. 2021년과 2022년에 각각 2.7%와 1.35% 증가한 것과 비교해서도 증가 폭이 크게 줄었다. 2020년 10년 만에 처음으로 금 생산이 1% 감소한 것과 비교하면 호전된 것이지만 2년간의 증가세를 이어 가지 못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유망지역 탐사가 대부분 이뤄져 새로운 매장지 찾기가 어렵기 때문이다. 자본 집약적인 금 채굴은 상당한 탐사와 개발이 필요해 생산까지는 평균 10∼20년이 걸린다. 또 매장지가 발견돼도 채굴이 가능한 정도로 매장량이 충분한 경우는 10% 정도에 그친다. 지금까지 금은 대부분 중국과 남아프리카공화국, 호주 등에서 18만7000메트릭톤(mt) 정도 채굴됐다. 연방 지질조사국(USGS)은 채굴이 가능한 금 매장량은 약 5만7000mt 정도로 추정한다. 여기에 정부의 금 채굴 허가도 갈수록 까다롭고 채굴 지역이 주로 도로와 전력, 수도 등 인프라가 필요한 외딴 지역이어서 막대한 비용이 추가된다. 세계금협회(WGC)의 존 리드 수석 애널리스트는 “올해 1분기 금 생산량이 작년 동기 대비 4%가 늘어나는 등 기록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면서도 “큰 그림에서 금 생산은 2018년께 정체됐고 성장세가 보이지 않는다”고 분석했다. 그는 “업계가 2008년 이후 10년 정도 급격한 성장 이후 정체되자 생산 증가세를 유지하기 위해 애를 쓰고 있다”고 덧붙였다.FOCUS 보유량 비중 비중 감소분 달러화 비중 통화 비중
2024.06.17. 18:33
LA한인타운에서 단독주택(SFR) 거래는 줄고 콘도는 강세를 보였다. 본지가 드림부동산(대표 케네스 정)이 제공한 LA한인타운 주택 거래 현황(2020, 2021, 2022년 상반기)을 분석한 결과, 전체 매매 건수에서 단독주택이 차지하는 비중이 3년 연속 감소했다. 2020년에는 62%에서 2021년에는 4%P 줄었다. 올해는 48%로 절반도 안 됐다. 〈그래프 참조〉 반면 콘도는 2020년의 38%에서 출발해 이듬해에는 42%로 증가했고 올 상반기에는 52%로 과반을 차지했다. 한인타운의 단독주택 매물 부족과 가격의 가파른 오름세 때문에 주택 매입 수요가 콘도로 쏠렸기 때문이라는 게 한인 부동산 업계의 시각이다. 또 2022년 1월부터 6월까지 매매가 이루어진 SFR과 콘도의 거래 건수는 총 491채로 작년의 561채보다 70채(12%)가 줄었다. 2020년 상반기(296채와) 비교하면 185채(40%)가 더 많았다. 〈표 참조〉 LA한인타운 부동산 관계자는 “5% 중후반의 모기지 이자율로 인해 예비 바이어의 주택 매입 비용 부담이 크게 늘었다. 그런데도 주택 가격은 아직 하향 조정이 일어나지 않아서 LA한인타운의 전반적인 주택 시장은 작년만 못하다”고 설명했다. ▶단독주택(SFR) 2022년 상반기 LA한인타운에서 매각된 단독주택 수는 작년의 323채 대비 26% 밑돈 238채로 집계됐다. 매매 건수는 줄었지만 가격은 소폭 올랐다. SFR의 중간 가격은 172만 달러로 작년보다 3%가 웃돌았다. 2020년 상반기의 141만 달러와 비교하면 31만 달러나 오른 것이다. 올 상반기 스퀘어피트당 평균 거래가는 작년의 801달러보다 14%가 더 비싼 911달러였다. 2020년 759달러보다 무려 20%가 상승한 수치다. 단독주택이 매물로 나와 거래 성사까지 걸린 평균 일수는 한 달에 불과했다. 매물 리스팅 가격 대비 실제 매매 가격 비율은 103.90%였다. 2021년 상반기의 99.54%보다 4%P 이상 높았다. 이는 셀러의 호가보다 더 높은 가격에서 매매가 이루어졌다는 것이다. 특히 올 1월~6월까지 한 달도 빠짐없이 줄곧 100%를 상회했다. 즉, 바이어간 매입 오퍼 경쟁이 치열했다는 방증이라는 게 업계가 전하는 말이다. ▶콘도 올 6개월간 매매된 콘도 수는 253채로 작년(238채)과 전년(113채) 대비 각각 6%와 124%가 성장했다. 중간 거래가는 77만 달러로 작년의 66만 달러보다 11만 달러(16%)나 올랐다. 스퀘어피트당 평균 거래가격 역시 634달러로 2021년보다 10%가 더 비쌌다. 콘도의 2022년 상반기의 평균 매매 소요기간(DOM)은 39일로 지난해(44일)보다 5일이 더 단축됐다. 콘도의 매물 리스팅 가격 대비 실제 매매 가격 비율 역시 100.43%로 2021년의 98.71% 대비 2%P 이상 상향됐다. 콘도 역시 실제 거래가가 셀러 호가를 웃돌았다. 케네스 정 드림부동산 대표는 “고물가, 기준금리 인상, 경제 불안 등으로 주택 매입 수요가 위축되면서 LA한인타운 주택 시장도 전반적으로 둔화세가 감지되고 있다”고 진단했다. 이어 그는 “7월에 자이언트 스텝(한 번에 0.75%P 금리 인상) 단행이 전망되면서 올 하반기 주택시장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내다봤다. LA한인타운 주택 거래 동향조사는 우편번호 90004, 90005, 90006, 90010, 90019, 90020, 90036 지역을 대상으로 했다. 따라서 다른 한인타운 내 주택거래 동향과는 차이가 있을 수 있다. 진성철 기자단독주택 비중 기준금리 인상 단독주택 매물 상반기 la한인타운
2022.07.10. 20: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