칠레와 아르헨티나 남단에 걸쳐 뻗은 파타고니아. 바람이 길을 만들고, 빙하가 산맥을 깎아낸 거대한 대지 위에 중앙일보 문화탐방단 3기 멤버가 지난 11월 10일부터 20일까지 10박 11일 일정으로 남미의 숨겨진 보석을 탐방하였다. 목적은 단순한 관광이 아니다. 자연과 인간, 문화의 흔적을 따라가는 의미 있는 일정이었다. ◆ 안데스의 관문, 엘 칼라파테 탐방단의 첫 목적지는 아르헨티나 남부의 도시 엘 칼라파테. 파타고니아의 주요 트레킹기점이자 세계 3대 빙하 중 하나인 페리토 모레노 빙하로 향하는 출발점이다. 버스 창문 너머 끝없이 이어진 초원지대 팜파스, 마치 세상과 분리된 듯한 황량함 속에서도 자연은 묵직한 존재감을 드러냈다. ◆ 푸른 얼음의 성벽, 페리토 모레노 다음 날, 탐방단은 로스 글라시에레스 국립공원으로 이동했다. 높이 70m에 달하는 푸른빙벽이 바다처럼 펼쳐지며, 간헐적으로 거대한 얼음이 붕괴되는 소리가 계곡을 울렸다. 관광객들이 숨을 멈추고 귀를 기울이는 순간, 빙하 한 조각이 떨어져 물보라를 일으켰다.자연이 스스로를 증명하는 소리였다.난생 처음 접하는 빙하 트레킹에 당황할법도 하지만, 모든 멤버들은 당황보다는 설렘과 의지가 굳건히 보였다.탐방단은 “이곳에 서는 순간 인간이 얼마나 작은지 깨달았다.”고 소감을 남겼다. ◆ 라구나 카프리, 피츠로이의 얼굴을 마주하다 하이라이트는 역시 라구나 카프리 트레킹이었다. 피츠로이를 향해 천천히 고도를 높이는 길, 나무와 바람만이 동행하는 오솔길, 그리고 몇시간을 걸어 도달한 호수 위로 모습을 드러낸 남미의 상징 같은 봉우리 피츠로이. 바람은 매섭고 온도는 낮았지만, 탐방단의 발걸음은 멈추지 않았다. 정상에 도착한 순간, 호수 위로 반사된 피츠로이의 실루엣은 오래 기억될 한 장면으로 남았다. “사진으로만 보던 풍경이 눈앞에 펼쳐지는데, 그 순간은 설명할 수 없을 만큼 벅찼다.” ◆ 문화와 사람, 자연이 만든 공동체 파타고니아가 준 것은 풍경만이 아니었다. 현지 가이드가 전한 원주민 마푸체의 역사, 양이나 말을 키우는 가우초들의 생활, 자연과 공존하는 삶의 방식. 탐방단은 숙소의 작은 식탁에서 현지인들이 차려낸 양고기 요리를 나누며 서로의 문화를교류했다. 언어는 달랐지만, 여행이 연결해 준 마음은 같았다. ◆ 트레킹만큼이나 기억에 남는 기억들 이번 여정에서는 트레킹만 있었던게 아니다. 파타고니아를 향하는 지루한 이동중에도 탱고쇼와 만찬과 같은 즐거운 일정을 추가하고, 하루의 피로와 지친 몸을 달랠 수 있도록 매일같이 준비된 특별한 만찬과 와인, 트레킹으로 쌓여가는 피로는 이런 즐거움으로 매일같이 회복되었다. 거기에 이런 즐거움을 함께 누릴 수 있는 새로운 여행친구가 생겼다는 점에서 더욱 특별했다. 이번 탐방단에서 가장 활동적이였던 참가자는 ‘이런 세심한 배려들이 중앙일보 문화탐방단과 이번 일정을 소화한 엘리트투어에 대한 애증으로 꽃피는 요소들이 되었다.’고 한다. 탐방단은 매일같이 현지인들이 차려낸 각종 식사를 나누며 하루 하루의 경험과 추억을 교류했다. 일면식 한번 없는 일행이지만 여행이 연결해 준 마음은 같았다. 특히, 변덕스러운 날씨에도 신속한 대처와 코스 선택으로 시간낭비 없이 아주 알찬 일정을 보냈다. 파타고니아는 거대한 자연이자, 인간이 얼마나 작고 또 겸허해질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현장이다. 이번 문화탐방단의 여정은 단순한 차원을 넘어, 자연과 인간의 관계를 다시 생각해보게 한 탐험이었다. 그들이 남긴 발자국은 파타고니아의 흙 위가 아니라, 우리 마음속에 더 깊게 남는 특별한 여정이었다. 이번 문화탐방단 인솔을 담당했던 엘리트투어의 빌리 장 대표는 오는 26년 4월 2일 또 한번의 여정을 떠난다고 한다. 더욱 자세한 정보는 엘리트투어로 문의하면 자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문화탐방단 파타고니아 중앙일보 문화탐방단과 빙하 트레킹 카프리 피츠로이
2025.12.24. 14:29
갈까 말까 재다 보면 사라질지도 모르는 한정판 여행지가 있다. '오픈런'이 아니고 '여행런'이 시급한 파타고니아 얘기다. 남극과 북극을 제외하고는 가장 크고 전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빙하로 불리는 페리토 모레노 빙하(Perito Moreno Glacier)가 빠르게 녹고 있다. 지구온난화 등의 이유로 빙하가 녹는 속도가 최소 350배 이상 빨라졌다고 한다. 국립과학기술연구위원회에 따르면 지난 2년간 페리토 모레노 빙하의 길이는 무려 765야드나 줄었다. 1년에 평균 380야드씩 빙하가 사라진 셈이다. 남미 대륙에서도 남쪽 끝자락에서 이 페리토 모레노 빙하를 품고 있는 파타고니아는 '세상의 끝(fin del mundo)'이라 불리는 곳이다. 우뚝 솟은 봉우리와 초록숲 아직 살아있는 거대한 빙하와 그 빙하가 녹으며 형성된 호수… 파타고니아는 자연이 오롯이 존재하는 미지의 세계다. 특히 11~2월의 파타고니아는 바야흐로 꽃 피는 여름. 눈 시릴 정도로 청명한 하늘 따사로운 햇볕 아래 야생화가 꽃망울을 '툭툭' 하고 터뜨린다. 파타고니아의 명소로는 토레스델파이네 엘칼라파테 푸에르토 나탈레스 그리고 지구의 최남단 땅끝마을인 우수아이아 등이 대표적이다. 특별히 우수아이아에서는 마젤란 펭귄섬에 상륙해 귀여운 펭귄들을 가까이에서 관람할 수 있고 엘 찬텐에서는 유네스코가 선정한 세계 5대 미봉 피츠로이(Fitz Roy)에서 카프리 호수까지 근사한 트래킹을 즐길 수 있다. 그중에서도 시선을 압도하는 풍광들로 가득한 장관은 단연 페리토 모레노 빙하다. 로스글라시아레스 국립공원의 심장부라 할 수 있는 페리토 모레노 빙하는 바다에 둥둥 뜬 빙하만 떠올리는 사람들에게 평생 잊을 수 없는 풍경을 선사한다. 일단 규모부터가 길이 19마일 높이 240피트 두께 560 피트로 압도적이다. 문자 그대로 끝도 없이 늘어서 있다. 나이테로 나무의 나이를 가늠하듯 끝도 없이 펼쳐진 거대한 얼음 평원은 켜켜이 눈이 쌓이고 그 눈이 얼어서 만들어진 시간의 결정체라 할 수 있다. 1981년 유네스코 자연유산으로 지정된 모레노 빙하는 빙하가 계속 움직이는 신비로움으로 더욱 특별하다. 때때로 빙하들은 '우루루 쾅쾅' 땅이 갈라지는 엄청난 굉음을 내며 무너져 내린다. 호수 면과 맞닿은 빙하 끝자락은 거대 빙하에서 떨어져 나가 그 자체로 또 하나의 예술품이 된다. 이곳에서는 투박한 쇠뭉치 같은 아이젠을 차고 빙하를 오를 수도 있어 더욱 특별하다. 빙하 위를 뒤뚱뒤뚱 걷다 보면 유구한 세월을 담은 차가운 공기가 발아래서부터 올라오고 눈앞에는 얼음산과 얼음 계곡들이 나타난다. 걷다가 목이 마르면 빙하가 녹아 흐르는 물을 떠서 마시면 그만이다. 가슴이 뻥 뚫리는 그 감각을 어떤 말로 설명할 수 있을까… 빙하 트레킹의 피날레는 풍미 좋은 위스키에 빙하를 부숴 넣은 '위스키 온 더 락' 한 잔이 장식한다. 상상해 보라. 지구의 끝을 떡하니 막고 있는 거대한 빙하. 여기서 유빙이 떨어져 나가는 엄청난 아이스쇼를 직접 감상한다는 것을… 심장이 뛰지 않는가. 그렇다면 무조건 '여행런'이다. 박평식 / US아주투어 대표·동아대 겸임교수투어멘토 박평식의 여행 이야기 아이스 모레노 빙하 빙하 끝자락 빙하 트레킹
2023.08.17. 18:3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