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듀 포스팅] 배움의 ‘질’이 무너진 K-12 교육의 현실…학습량보다 중요한 건 이해와 사고력
노력은 여전한데, 성적은 왜 떨어질까 지금 미국의 K-12 공교육 자체가 지난 30년 중 최악의 성적을 기록할 만큼 흔들리고 있다. 최근 미국의 전국 학력평가(NAEP)에 따르면 4학년 학생의 읽기 능숙도는 31%, 수학은 36%에 불과하다고 한다. 실로 놀라움을 금할 수 없는 믿기 어려운 결과다. 8학년이 되면 이 비율은 30% 아래로 떨어진다. 코로나19 기간 학교가 문을 닫고 온라인 수업으로 대체되면서 아이들은 ‘배웠다’는 느낌만 남기고 실제 학습은 놓쳤다. 그 결과 초등 고학년부터 이미 문장을 읽고 핵심을 파악하는 힘이 떨어지고, 수학의 기본 개념이 흔들리고 있다. 이 통계는 과연 우리 한인 학생들의 현실과는 얼마큼 연관이 있을까? ▶보이지 않는 학습 손실 학년이 올라갈 수록 좋은 성적을 유지하는 것이 예전처럼 쉽지 않다. 그건 이제 대학을 가기 전에 거기에 맞는 진짜 실력이 갖춰져야 하기 때문이다. 그리고 그만큼 공부를 하는 양이 늘어나는 것은 당연한 일일 것이다. 그런데 요즘 대두 되는 문제는 “아이가 투자하는 시간과 노력보다 성적이 오르지 않는다”는 것이다. 학원도 다니고, 학교 숙제도 빠짐없이 하지만, 시험을 보면 기대만큼 결과가 나오지 않는 학생들이 있다. 거기다 이민자 가정의 아이들은 언어 장벽까지 겹쳐 이런 영향을 두 배로 받는다. 학교 수업 내용을 이해하지 못해도, 부모가 대신 도와줄 수 없는 경우가 많다. 한인 부모 중에는 아이의 영어 숙제를 도와주지 못하는 답답함에 과외 교사를 찾아다니거나, 교사에게 매일 이메일을 보내지만 좀처럼 문제 해결이 되지 않는 경우가 많다. ▶교사 부족과 수업의 질 미국 학교들은 현재 심각한 교사 부족 사태를 겪고 있다. 따라서 자격이 없는 임시 교사를 투입하거나, 한 명의 교사가 두세 과목을 동시에 맡는 일이 흔하다. 한 예로 전국교사자질위원회 보고서에 따르면, 대부분의 교사양성 대학원이 초등 수학교육 준비도에서 ‘F’ 등급을 받았다. 즉, 교사들이 교실에 들어가기 전부터 수학을 깊이 있게 가르칠 훈련을 받지 못한다는 뜻이다. 수업은 “정답만 알려주는 수학”으로 바뀌고, 아이들은 왜 그런지 이해하지 못한 채 흥미를 잃는다. 교사가 자주 바뀌거나 자격이 미비한 대체교사가 수업을 맡는 경우도 흔하다. 특히 수학이나 과학처럼 개념이 누적되어야 하는 과목일수록 이 공백은 치명적이다. ▶눈은 열려 있어도 머리는 닫혀 있다 눈앞의 스크린을 응시하고 모든 공부를 눈으로만 하는 학생들을 쉽게 볼 수 있다. 손으로 쓰고 정리하는 모습을 보기 어렵다. 이런 모습을 보면 실제 집중하고 있다기보다는 어딘가에 생각을 반쯤 빼앗기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공부 도중 알림이 울리면 바로 끊기고, 짧은 영상에 익숙해진 뇌는 긴 글을 버텨내지 못한다. 실제로 많은 고등학생이 “책을 한 페이지 넘기기도 힘들다”고 토로했다. 전화기 좀 내려놓으라는 부모들의 아우성은 실제로 스마트폰 사용은 수면 부족, 불안감 증가, 집중력 저하로 이어져 가는 아이들을 구하기 위한 외침이지만 좀처럼 학생들의 집중력을 되살리기에는 역부족으로 학생들을 움직이기가 쉽지 않다. 그래도 한인 가정들은 교육열이 높기 때문에 아이에게 더 많은 과제를 주고 더 긴 학습 시간을 요구하고 있기에 좀 나은 형편이지만 현실적으로 요즘 학생들에게는 ‘시간의 양’이 아니라 ‘질의 회복’이 필요하다. ▶우수성 회복- 생각하며 배우는 힘을 키워야 한다 우리 학교가 추구하는 진짜 공부는 양이 아니라 깊이의 학습이다. 아이의 성취를 높이려면 단순한 반복 대신, 이해하고 연결하는 공부로 전환해야 한다. 그래서 3가지 방법을 제안한다. 첫째, 짧고 집중적인 학습 루틴이 효과적인 만큼 매일 20분이라도 한 개념을 깊이 있게 복습하고, 아이가 스스로 “왜 이런 답이 나왔는지” 설명하게 하면서 사고력과 기억력이 동시에 자랄 수 있는 방법으로 학습하도록 한다. 둘째, 읽은 내용을 시각화하는 정리 습관을 기르도록 한다. 노트나 개념 지도를 활용해 스스로 개념을 정리하면 정보가 구조적으로 머릿속에 남는다. 셋째, 자기 주도적 학습 습관이 우수성의 핵심이다. 부모는 지시자가 아니라 코치가 되어, “오늘 가장 흥미로웠던 점은 뭐였어?”처럼 아이가 스스로 학습을 돌아보게 도와야 한다. 늘 기억해야 할 것은 우수성은 타고나는 재능이 아니라, 생각하며 배우는 힘을 키우는 습관에서 시작된다는 것이다. ▶문의:(323) 938-0300 www.GLS.school 교장 세라 박 / 글로벌리더십 중·고등학교에듀 포스팅 학습량 사고력 초등 수학교육 교사양성 대학원 전국교사자질위원회 보고서
2025.11.02. 17: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