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적자에도 선심성 예산 ‘펑펑’
재정적자가 120억 달러에 이르는 캘리포니아주에서, 주의회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 확보에 열을 올리고 있다. 재선을 의식한 일부 의원들이 납세자 세금을 이용해 선심성 사업에 수백만 달러를 배정한 사실이 알려지면서 파장이 일고 있다. 비영리 언론재단 ‘캘매터스’는 주의회가 올해 예산안에 지역구 환심 사기용 예산(pork-barrel)으로만 4억1500만 달러를 포함했다고 7일 전했다. 매체는 “많은 의원이 공익보다 재선을 위한 지역구 사업 챙기기에 집중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단 한 건의 예산 법안 안에만 지역구 사업이 100개나 포함된 것으로 밝혀졌다. 이들 예산은 주 전체의 이익보다는 특정 지역구 주민과 이익단체에만 혜택이 돌아가도록 설계돼 있어 공정성 논란이 제기된다. 상대적으로 소득 수준이 높은 지역의 의원들까지도 박물관 건립, 산책로 정비, 공원 및 편의시설 확충 등 시급성이 낮은 사업에 수백만 달러를 배정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표 사례로는 ▶샌프란시스코 지역 성소수자(LGBTQ+) 공연장 건립비 500만 달러 ▶남가주의 한 사립학교 지원금 250만 달러 ▶북부 해안지역 사설 동물 구조시설 보조금 25만 달러 등이 포함됐다. 또한 의원들은 100억 달러 규모의 기후 관련 채권 발행을 허용한 ‘주민발의안 4’ 기금 중 2억5000만 달러를 지역 사업에 전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원래 기후변화 대응과 환경복원을 위한 재원이었으나, 일부 의원이 이를 지역구 맞춤형 사업으로 돌린 것이다. 유력 정치인일수록 예산 배정 규모가 더 컸다. 상원 민주당 대표 마이크 맥과이어(2지구)는 20여 개 사업에 1억 달러를 할당했으며, 이 가운데 절반이 넘는 5000만 달러가 320마일 길이의 레드우드 등산로 조성 사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그는 현재 연방 하원의원 출마를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 같은 행태는 주의회 내부에서도 문제로 거론됐다. 상원 예산·재정심사위원회 소속 크리스토퍼 카발돈 의원(3지구·민주)은 “특정 지역을 위한 예산이 기후채권, 일반기금, 메디캘, 교육, 대중교통 등 여러 항목에서 중복 배정되고 있다”며 “이런 편성이 재정의 균형을 무너뜨릴 수 있다”고 우려했다. 가주 정부가 적자 해소를 위해 복지·교육 등 각 부문 예산을 줄이는 가운데, 의원들이 지역구 예산 확보에만 열을 올리는 행태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전문가들은 “선거를 앞두고 납세자 돈으로 표심을 관리하는 구태가 결국 주 재정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형재 기자 [email protected]캘리포니아주 사기용 사기용 예산 환심 사기용 지역구 예산
2025.11.11. 19:3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