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주중앙일보

광고닫기

전체

최신기사

[살며 생각하며] 산인가 사막인가

2007년 봄 방학, 남편의 아이보리 코스트 집회에 동행했다. 그곳 일정을 끝내고 건너간 가나에서 제일 먼저 엘미나 노예 성을 방문했다. 그러고 나서 하루를 머물었던 Busua 비치는,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Shifting Sands)’의 저자인 스티브 도나휴가, 이십 대에 그저 ‘따뜻한 해변을 찾아’ 내려가다 사하라 종단 후 도착한 바닷가였다.     이후 이혼이라는 뜻밖의 사막을 걷게 된 사십 대의 그는 삶을 사막으로 표현한다. 인생이 단기적으로는 산꼭대기를 목표로 올라가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목적지가 불분명한 사막을 걸어가는 것에 더 가깝다는 그의 생각은 살수록  공감이 간다.     그 책에서 설명하는 사하라 사막 여행 당시 도움이 되었던 여섯 가지 방법은 이렇다. 1. 지도가 아니라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라 (Follow a compass, not a map) 2.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쉬어가라 (Stop at every Oasis) 3.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When you are stuck, deflate tires) 4. 혼자서, 함께 여행하라 (Travel alone together) 5. 캠프파이어에서 한 걸음 멀어지라 (Step away from your campfire)  6. 허상의 국경에서 멈추지 말라 (Don’t stop at false borders)   이 책을 요즘 금요 독서모임에서 읽기 시작했다. 사막을 건너는 첫째 방법은, 지도가 아니라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라 (Follow a compass, not a map)는 것이다. 살다 보면 따라가던 지도가 맞지 않는 순간을 만난다. 목적지인 산봉우리가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져 버릴 때, 누구라도 길을 잃는다. 특히 모래 폭풍 한 번만 지나가면 왼쪽 모래 산 언덕이 오른쪽으로 옮겨가는 사막에서는 지도가 무용지물이다. 인생도 그렇다. 그래서 지도가 아니라 나침반을 따라가야 한다.   저자가 이혼이란 뜻밖의 사막을 만나, 따라가던 지도가 무의미해진 순간, 그는 자기 안의 나침반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 들여다보았다.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아이들과 전보다 오히려 더 좋은 관계를 가지는 것이라고 나침반이 말해주었다. 이후 일 년 반을 그는 매달 열흘씩 아내가 이사한 12시간 넘게 걸리는 그곳에 가, 저렴한 방을 빌려 아이들과 살았다. 음식을 해주고, 학교를 보내고, 아들의 축구 게임을 지켜봤다. 이 침대 저 침대 뛰며 놀다 시끄럽다고 쫓겨나기도 했다. 아이들과 그보다 더 가까워질 수는 없었다. 나침반을 따랐을 때, 하루하루가 살아났다. 당시 그의 삶의 목적을 찾아준 것은 먼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마음속 나침반이었다.     이처럼 변화무쌍 예측 불가한 사막의 삶을 사는 우리에게도, 내면의 나침반은 늘 방향을 제시해 준다. 지난주, 독서모임에서 함께 우리 마음의 나침반이 말하고 있는 것들을 나누었다. 매 순간을 음미하고 마음을 챙기렴, 제일 하고 싶은 것을 해, 자신을 잘 돌보자, 좀 인내심을 가져보자, 이렇게 마음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하루하루 살다 보면, 오아시스도 만나고 목적지에도 도달하게 된다.   때로는 방황 같아도,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 보자.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따라가던 지도는 좀 접어놓고, 내 안의 나침반을 좀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할 가을이 깊어간다. ([email protected])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사막 사하라 사막 사하라 종단 아이보리 코스트

2024.11.13. 21:32

[살며 생각하며] 산인가 사막인가

2007년 봄 방학, 남편의 아이보리코스트 집회에 동행했다. 그곳 일정을 끝내고 건너간 가나에서 제일 먼저 엘미나 노예 성을 방문했다. 그러고 나서 하루를 머물었던 Busua 비치는,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Shifting Sands)’의 저자인 스티브 도나휴가, 이십 대에 그저 ‘따뜻한 해변을 찾아’ 내려가다 사하라 종단 후 도착한 바닷가였다.     이후 이혼이라는 뜻밖의 사막을 걷게 된 사십 대의 그는 삶을 사막으로 표현한다. 인생이 단기적으로는 산꼭대기를 목표로 올라가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목적지가 불분명한 사막을 걸어가는 것에 더 가깝다는 그의 생각은 살수록  공감이 간다.     그 책에서 설명하는 사하라 사막 여행의 여섯 가지 방법은 이렇다. 1. 지도가 아니라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라 (Follow a compass, not a map) 2. 오아시스를 만날 때마다 쉬어가라 (Stop at every Oasis) 3. 모래에 갇히면 타이어에서 바람을 빼라 (When you are stuck, deflate tires) 4. 혼자서, 함께 여행하라 (Travel alone together) 5. 캠프파이어에서 한 걸음 멀어지라 (Step away from your campfire)  6. 허상의 국경에서 멈추지 말라 (Don‘t stop at false borders)   사막을 건너는 첫째 방법은, 지도가 아니라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라는 것이다. 살다 보면 따라가던 지도가 맞지 않는 순간을 만난다. 목적지인 산봉우리가 갑자기 시야에서 사라져 버릴 때, 누구라도 길을 잃는다. 특히 모래 폭풍이 지나가면 왼쪽 모래 언덕이 오른쪽으로 옮겨가는 사막에서 지도는 무용지물이다. 인생도 그렇다. 그래서 지도가 아니라 나침반을 따라가야 한다.   저자가 이혼이란 뜻밖의 사막을 만나, 따라가던 지도가 무의미해진 순간, 그는 자기 안의 나침반이 어느 방향을 가리키고 있는지 들여다보았다. 지금 가장 소중한 것은, 아이들과 더 좋은 관계를 갖는 것이라고 나침반이 말해주었다. 그 후 그는 아이들이 있는 곳에 방을 얻어 일 년 반 동안 매달 열흘씩 아이들과 지냈다. 음식을 해주고, 학교를 보내고, 아들의 축구 게임을 지켜봤다. 이 침대 저 침대 뛰며 놀다 시끄럽다고 쫓겨나기도 했다. 나침반을 따랐을 때, 하루하루가 살아났다. 당시 그에게 삶의 목적을 찾아준 것은 먼 미래의 목표가 아니라, 마음속 나침반이었다.     변화무쌍한 삶을 사는 우리에게도, 내면의 나침반은 늘 방향을 제시해 준다. 매 순간을 음미하고 마음을 챙기자, 제일 하고 싶은 것을 하자, 자신을 잘 돌보자, 좀 인내심을 가져보자, 이렇게 마음의 나침반이 가리키는 방향으로 하루하루 살다 보면, 오아시스도 만나고 목적지에도 도달하게 된다.   때로는 방황 같아도, 내면의 나침반을 따라가 보자. 내가 지금 어디에 있는지, 어떻게 살고 싶은지, 따라가던 지도는 좀 접어놓고, 내 안의 나침반을 좀 찬찬히 들여다보아야 할 가을이 깊어간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사막 사하라 사막 사하라 종단 아이보리코스트 집회

2024.11.13. 19:51

[문예 마당] 사막에 내린 비

뜨거웠다. 문학을 사랑하는 열정은 날씨 못지않게 더웠다. 일 년 만에 개최하는 미 전 지역 문인들 모임이랄까? 미주 문인협회 주최로 여름 문학 캠프가 팜 스프링스에서 열렸다. 수개월 전부터 임원진은 강사와 장소 선정, 프로그램 구상, 진행 계획을 세웠다. 앞에서 추진하는 회장단과 뒤에서 조용히 협력하는 임원들이 있었다. 회장단은 자기 일을 뒤로 제쳐놓은 채 협회 일을 우선으로 솔선수범했다. 또한 스스로 뒷전에서 앞장서는 회장을 도우며 행사를 위해 못자리를 마련하는 임원도 있었다.     수레는 앞뒤 균형 잡힌 바퀴에 의해 움직이지 않던가. 행사 며칠 전부터 한국 강사진과 텍사스, 시카고, 알래스카, 캐나다와 멕시코에서 참여하는 회원들을 맞이하기 위한 발걸음은 바빴다. 이렇게 넓은 지역을 아우를 수 있는 문학 한마당이 펼쳐지다니 놀라웠다. 시, 수필, 소설, 아동 문학 장르라는 합집합 속에 글을 사랑하는 사람들의 공통집합이 꽃을 피워 낸 게다. 신인상 수여를 통해 참신한 인재를 발굴하는 기회를 마련할 수 있어 의미가 깊었다. 이어 미주 문학상 수여가 있었다. 특별히 “30회가 되도록 수필가가 선정된 것이 처음이라니, 참으로 미주 문학사에 뜻깊고 귀중한 성과라 할 수 있다. 수필은 얌전하고 순진한 글이지만, 그 속에 정서적 깊이가 깃든 독특한 미학을 가지고 있어 그 작가마저 사랑하지 않을 수 없으리라”고 손홍규 소설가는 심사평을 했다.     수필은 수수하고 오염되지 않은 일상의 정겨운 이야기를 품은 글이다. 우리 주변에 항상 존재하는 것들을 다양한 각도에서 아름답게 재조명할 수 있기 때문이다. 삶의 슬기로 이끌어 친밀감을 빚어낼 수 있는 문학이 아니던가.     안도현 시인의 ‘시가 생기는 시점을 찾아서’, 손홍규 소설가의 ‘사연과 진심을 담아 소설 쓰기’라는 주제로 강의가 있었다. 글자가 잘 보이지 않는 연세에도 돋보기 너머의 글을 읽으며 열공하는 모습은 진지했다. 회원 모두 표정이 밝았다. 명절을 기다렸다는 듯 곱게 차려입으신 선배들의 모습에 덩달아 내 마음도 화사해졌다. 그동안 안부를 묻고 안녕을 확인하며 서로에게 위로를 건넸다. 이어지는 교제의 시간은 흥겨웠다. 뜨거운 불 곁을 마다치 않고 갈비를 굽는 임원의 수고 덕분에 모임은 한결 맛깔스러워졌다. 게다가 그 뜨거운 자리를 교대하며 배려하는 회원도 있었다. 뒷정리까지 옷소매를 걷고 도왔다. 남은 갈비를 지혜롭게 처리해 준 옛 임원 덕분에 귀갓길 버스에서 배고플 회원들에게 전달되어 따뜻한 마무리가 되었다. 진행 과정에서 예기치 못한 사소한 문제가 생겼지만, 물이 빈자리를 메꾸듯 서로 자연스레 협력하여 흘러갔다. 폭염으로 몸과 마음이 지쳐 있던 요즘, 한줄기 소나기를 맞는 것 같은 시간이었다.  이희숙 / 수필가문예 마당 사막 수필 미주 문학상 미주 문학사 손홍규 소설가

2024.08.29. 18:27

[글마당] 사하라 사막

석양빛   조용히 내려앉는 모래언덕에   몸을 뉘인다.   뼈 바스라지는 소리까지 들리는   이 무서운 정적     존재하는 것이라곤   모래바람이 전해주는 메아리뿐인   고독하고 황량한 사막   낙타 등을 타고 메카를 찾아 떠났던   유목민들의 전설이 귓가를 흐른다.     어둠과 빛 사이   천막 속에 사는 *베두인들의   비밀스러운 이야기   시간의 경계를 넘나들고   사막을 걷는 수백 마리의 낙타들   새벽길을 열어준다.     살아가는 신비와   그 너머의 위대한 것   시간의 종말이   무엇을 의미하는지   과거, 현재, 미래   한순간의 일처럼   하얀 포말을 일으킨다.     *베두인: 아랍 사막의 가장 오래된 민족으로,사막을 횡단하며 사는 유목민들. 이춘희 시인·롱아일랜드글마당 사하라 사막 사하라 사막 아랍 사막

2024.03.29. 22:52

영험한 기운 가득한 붉은 사막, 세도나(Sedona)

떠나기 딱 좋은 계절이 돌아왔다. 이런 계절엔 창밖 풍경만 바라봐도 마음이 설렌다. 실내에 있어도 알맞은 온도의 바람이 뺨을 스치고, 그 바람에 실려 이 계절 특유의 이국적인 꽃향기가 머리카락에 내려앉을 것만 같다. 이 눈부신 계절, LA에서 차로 넉넉잡고 8시간 정도 운전하면 도착할 수 있는 세도나는  봄 여행지로 안성맞춤이다. 레드록 컨트리(Red Rock Country)라 불리는 세도나는 붉은 사암과 광활한 협곡, 아름다운 폰데로사 소나무 숲에 이르기까지 그 아름다운 풍광으로 인해 걷고 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일상의 고단함을 덜어낼 수 있다.     ▶세도나는   인구 1만1000명 정도의 작은 마을인 애리조나 주 소재 세도나는 독특하고 독보적인 자연경관과 활기찬 예술인 마을이 있는 세계적인 관광지다. 이곳을 유명하게 만든 것은 바로 조용한 사막에 그림처럼 놓여있는 크고 작은 붉은 사암 때문인데 일출이나 일몰 시 햇빛을 받아 붉은색으로 빛나면서 마법 같은 순간을 연출한다. 또 강력한 지구 에너지장인 볼텍스(Vortex)가 곳곳에 산재해 있어 도시에 들어서는 순간 예민한 이들이라면 이 독특한 에너지와 기운을 느낄 수 있다. 애리조나 세도나를 여행하기 좋은 계절은 3~5월, 9~12월 중순까지인데 다채로운 야생화로 사막 곳곳이 물드는 봄이 성수기다. 특히 4월은 낮 최고 평균 기온이 화씨 76도로 여행하기 딱 알맞은 시기다.     ▶트레일 & 볼텍스   세도나에 갔다면 두말할 필요 없이 일단 트레킹 코스에서 시작하자. 세도나엔 하이킹 코스가 100여곳에 이르는데 각 코스마다 다양한 풍경을 만나볼 수 있어 어디를 선택해도 실패하지 않는다. 이중 인기 코스는 레드록 주립공원 근처에 있는 캐더드랄록 트레일(Cathedral Rock Trail)로 세도나에서 가장 유명한 붉은 사암 절경을 만나볼 수 있다. 트레일 길이는 약 1.2마일로 하이킹 초보자도 편안하게 걸을 수 있다. 세도나에선 하이킹 중 가벼운 두통을 느낄 수도 있는데 이는 볼텍스 영향일 수 있다. 볼텍스는 세도나 도시 전체에서 느껴지지만 이를 보다 직접적으로 감지할 수 있는 주요 스팟 4곳이 있다. 볼텍스는 지구로 들어가는 '여성적 에너지'와 지구를 떠나는 '남성적 에너지'로 나뉜다고 한다. 캐더드랄록에서는 여성적 볼텍스를 느낄 수 있는데 이를 경험하기 위해서는 트레일을 따라 바위 중심부에서 벗어난 뒤 다시 바위 틈 사이로 들어가다 보면 이 에너지를 경험할 수 있다고 한다.       에어포트 볼텍스(Airport Vortex)는 남성적 에너지인데 '에어포트 루프 트레일'을 따라 하이킹하면 만날 수 있다. 또 드라이크릭 로드(Dry Creek Road) 북서쪽에 위치한 보이튼 캐년 볼텍스(Boynton Canyon Vortex)와 벨록 볼텍스(Bell Rock Vortex)에서는 남성적 에너지와 여성적 에너지 사이의 균형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드라이브 코스 & 랜드마크   하이킹이 세도나 대자연의 아름다움을 구석구석 둘러볼 수 있게 한다면 드라이브를 하면서는 도시와 아름다운 자연 경관 전체를 모두 조망할 수 있다. 이중 레드록 드라이브 코스(Red Rock Scenic Byway)는 차를 타고 운전하는 것만으로도 세도나의 아름다운 풍광을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총 길이 8마일 코스 하이웨이를 따라가다 보면 나오는 휴게소에서 잠시 정차해 경치를 제대로 감상할 수 있다. 또 89A 하이웨이를 따라 늘어선 암석과 우뚝 솟은 절벽, 울창한 숲을 감상할 수 있는 오크크릭 캐년 드라이브 코스(Oak Creek Canyon Scenic Drive)도 빼놓을 수 없다. 이 코스를 따라 운전하다 보면 협곡을 감싸는 좁은 길을 만나게 되는데 이 길은 좁고 가파르기 때문에 낮에 운전하는 것이 안전하다.     그리고 세도나에서 빼놓을 수 없는 랜드마크 중 하나가 바로 성십자가 성당(Chapel of the Holy Cross)이다. 유명 건축가 로이드 라이트의 제자가 1956년 건축한 이 채플은 붉은 암벽 중턱에 자리 잡고 있는데 결혼식장으로도 인기가 많다.   만약 세도나의 아름다운 자연 경관을 한눈에 조망하고 싶다면 데빌스브릿지 록(Devil's Bridge Rock)으로 향하자. 이곳에 가려면 왕복 3.9마일 코스인 '데빌스브릿지 트레일'을 이용하면 되는데 깎아지른 절벽 위 45피트 길이의 다리처럼 생긴 바위에 오르면 웅장하고 신비로운 레드록을 파노라마 뷰로 감상할 수 있다. 세도나에 대한 보다 자세한 정보는 관광청 사이트(visitsedona.com)에서 확인할 수 있다.   글=이주현 객원기자, 사진=세도나 관광청 제공영험 사막 하이킹 코스 에어포트 볼텍스 여성적 볼텍스

2024.03.28. 20:17

썸네일

[문예마당] 사막에서, 튜바 소리

모래 산은 잘 갈아놓은 칼날처럼 날이 서 있다     한나절 그득한 하늘이 에워싸고 있는   꼭대기를 향해 걷는 힘든 걸음은   거친 숨을 잠시 멈추기 위해   불쑥불쑥 사방을 두리번거리게 한다     견고하리라 싶어 모서리를 밟고 서면   허망하게 푹 꺼져버린다   눈에 보이는 게 다는 아니라는   우리 인생의 한 단면인 것 같이     왜 이곳이, 죽음의 계곡이라는   오명을 남기게 되었을까,   인생은 한 번 가면 되돌아올 수 없는 외길인데   왜 살인적 더위의 이곳을 지름길이라 선택했을까,     바람 부는 날   가쌍까상 메마른 모래 위에   비가 추적추적 내릴 때면     *튜바는 아.파.라, 아.파.라, 무명의 탈을 쓰고 소리를 지른다   제 아픔 서러움의 진물인지 아직도 아.파.라, 불어댈까,     한 움큼 모래알갱이를 쥐었다가 손을 편다   손가락 사이로 빠지는 모래는, 바람 따라   미라의 긴 머리채처럼 황금색 낙타 쌍봉을 향해   수시로 무늬와 형태를 바꾸며   이사 오고 이사 가고 흩어졌다가   시골 장터 무동을 어깨 위에 세우곤   덩더꿍 덩더꿍 풍물놀이 장단 맞추는   너, 나 그런 개념 없이 어울려 땅따먹기한다   그 속에 무슨 정이 있다고…아직까지 정이 있다며   공동체를 만들며 살아가는지     무한 허공   목이 마르다,     천근만근 무거운 두 다리   함부로 신발 속과 온몸에 박혀 있는 모래를   툭툭 털어내면서   자동차 안에 있는 페트병 생수를 찾아   꿀꺽꿀꺽 마신다       서녘 하늘에서 가슴 더운 노을이 하강하여   먼 산은 눈시울 붉어지도록 내려앉는다   너덜거리는,   기억 속의 잔여울이 여울지어   붉은 황금빛 모래 산은   어느새   검은 긴 천을 두르고 하나씩 잠자리에 든다   *금관악기 중 최저음역을 내는 악기 강양욱 / 시인시 사막 소리 서녘 하늘 풍물놀이 장단 황금색 낙타

2024.02.08. 19:55

구글맵 따라 갔다가 차 수천대 사막서 고립

라스베이거스에서 LA로 오던 차량 수천 대가 구글 지도(Google Maps) 안내만 따라가다 사막 한가운데에서 길을 잃어버려 고속도로순찰대(CHP)가 출동하는 사고가 벌어졌다.   28일 워싱턴포스트와 AP 등 주요 매체들에 따르면 지난 19일 구글 지도 앱만 믿고 운전했던 수천 대의 차량이 15번 프리웨이 대신 우회경로를 선택, 사막으로 들어갔다가 겨우 빠져나왔다.       이날 사고는 라스베이거스에서 포뮬러 원 그랑프리 이벤트를 즐기고 LA의 집으로 돌아오던 셸비 에슬러(23)와 가족이 스마트폰의 구글 지도 안내에 따라 차를 몰고 가다 사막에서 멈춰선 영상을 틱톡에 올리면서 알려졌다.   140만 건 이상 조회 수를 기록한 이 영상을 보면 긴 차량 대열들이 사막 한가운데 좁은 흙길을 달리다 멈춰 서서 911에 도움을 요청하고 CHP의 도움으로 길을 빠져나간다. 이 과정에서 일부 차량은 차체가 망가져 견인되기도 했다.     시작은 구글 지도 앱이 네바다와 캘리포니아 경계 사이의 사막을 관통하는 15번 프리웨이에 먼지 폭풍이 다가오고 있으며 이를 피할 수 있고 운전시간도 절약한다며 대체 경로를 보여주면서부터다.     이 앱의 내비게이션 기능을 사용한 운전자들은 의심 없이 대체 경로를 선택해 안내하는 대로 달리다가 사막 한가운데로 들어간 것으로 나타났다.     에슬러는 워싱턴포스트와의 인터뷰에서 “구글맵이 보여주는 대체 경로가 이상했지만 같은 방향으로 가고 있는 차들이 많았기 때문에 의심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또 울퉁불퉁한 자갈길이 좁은 흙 먼지 길로 바뀌면서 뭔가 잘못됐다고 생각했지만, 그땐 이미 길이 좁아서 되돌려 빠져나갈 수도 없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영상을 보면 푸석푸석한 먼지가 일고 듬성듬성 덤불이 보이는 사막 한가운데에 차량 1대가 겨우 지나갈 수 있는 좁은 폭의 길 위로 끝도 보이지 않는 차들이 멈춰 서 있다.     결국 에슬러 가족을 비롯해 앞뒤에 길게 늘어서 있던 차들은 911 신고를 받고 도착한 CHP 경관들의 도움을 받아 사막에서 겨우 빠져나올 수 있었다. 소셜미디어 메타(구 페이스북) 등에 따르면 당시 사막에 들어섰던 차량 운전자들은 구글을 상대로 소송을 검토하고 있다.   영상이 퍼지자 구글 대변인은 “더는 해당 대체 경로를 보여주지 않겠다”며 사과했다.     제네비브 파크 구글 대변인은 워싱턴포스트에 보낸 성명에서 “지난 주말에 일어난 일에 대해 사과드린다. 라스베이거스와 LA 사이를 여행하는 운전자들을 가주와 네바다 주 경계 근처의 15번 프리웨이의 좁은 뒷길로 더는 이동시키지 않을 것을 확인할 수 있다”고 밝혔다.     한편 구글은 작년 9월에도 노스캐롤라이나에서 한 남성이 구글지도 앱을 보고 운전하던 중 앱의 안내에 따라 무너진 다리를 지나가려다 숨지는 사고가 발생해 소송당한 상태다. 장연화 기자구글맵 사막 선택 사막 사막 한가운데 당시 사막

2023.11.28. 21:26

썸네일

[이 아침에] 사막에서 만난 순백(純白)

대륙을 섭렵하는 묘미의 으뜸은 대자연의 진수와 만나 하나가 된 듯한 느낌을 맛보는 것이다. 드넓은 평야와 우람한 협곡, 그 안에서 나름의 형태로 존재하는 온갖 사물들의 의미를 음미하고 일체감을 얻을 때의 깨달음과 기쁨은 가히 희열에 가깝다. 감정은 맑고 순수하며, 성찰의 계제에 세상의 어지러움과 사악함이 파고들 틈새는 없지 싶다.       1980년대 미국에 온 이후 태평양 연안의 아름다운 풍경에 반해 101번 고속도로를 기회 있을 때마다 수없이 애용했는데, 너무 익숙해져서 근래에는 5번 고속도로를 더 선호한다. 몇 시간씩 달려도 동쪽으로는 끝없는 광야가 펼쳐져 있고, 서쪽에는 희끄무레한 화강암의 시에라 네바다 산맥이 줄곧 따라온다. 뜨거운 햇볕에 메말라 죽은 풀들, 생물들이 살 것 같지 않은 박토, 구불구불 이어지는 구릉, 용암이 융기한 날카로운 바위산과 계곡은 원시의 모습 그대로일 것이다.  차를 세우고 들여다보면 뜨거운 돌과 건초 사이로 이름 모를 벌레들이 스멀거리고, 선인장이 앙증스러운 꽃잎으로 반기며, 스프링클러로 연명하는 과수원에는 다람쥐가 쭈뼛거린다.     광대한 황야와 태산을 바라보고 있거나 죽음의 땅에서 살아가고 있는 생명력을 만날 때면 그 장엄함과 신비함에 매료돼 자신의 존재 의미를 새삼 반추해 보게 된다. 매료되는 순간에는 마음이 백지처럼 깨끗하다. 세상살이의 난삽함은 모두 지워지고, 앞에 펼쳐진 자연의 현실과 진실만이 눈부시게 다가온다.     존 스타인벡의 명작 ‘분노의 포도’의 마지막 무대인 베이커스필드 갈림길에서 고속도로를 나와 자동차 연료를 채우고 나서 요기를 하러 바로 옆의 ‘인 앤 아웃(IN-N-OUT) 햄버거’ 가게로 들어갔다. 점심때라 길게 늘어선 줄에 서서 기다렸다. 언뜻 한 백인 부부가 음식을 들고 줄 너머 반대편으로 건너가려고 틈을 찾고 있는 모습이 눈에 띄었다. 좁은 공간임에도 얼른 뒷걸음질 쳐 간신히 길을 열어주었다.     “고맙습니다. 친절하시군요.” “천만에요. 당연하지요.”  정중한 감사 표시에 맞게 미소를 띠며 깍듯이 답례했다.  그들의 평소 삶의 자세가 매우 바르고 성실하겠다는 느낌이 강렬하게 전해졌다. 흔한 인사지만 양측의 표정과 음성에도 진정성이 묻어 있었다.  차례가 되어 음식을 받아 아내가 잡아 놓고 있는 자리에 앉는데 아까 그 백인 부부의 옆자리였다. 그들이 파안대소하며 먼저 반겼다. 우리는 자연히 웃는 얼굴로 대화를 나눴다. 서로 여행에 관해 물었고, 여러 이야기 중에 자신들이 UC머세드 교수라는 소개가 나왔다. 낮 가리지 않고 소박한 열린 자세의 향기가 맑디맑고 향긋하게 전해졌다. 아마도 캠퍼스와 자연에서 형성된 청아한 성정이리라.     우리는 미소가 가득한 환담을 하고 교차 포옹으로 작별했다. 떠나는 그 부부의 뒷모습이 긴 여운을 남겼다. 눈빛이 형형한 두 사람의 자태가 자연의 진수가 조각한 형상이라고 여겨졌다. 인상파 화가들이 사막과 산맥을 배경으로 그 형상을 그린다면 어떤 명화가 나올까?       송장길 / 언론인·수필가이 아침에 순백 사막 백인 부부 존재 의미 베이커스필드 갈림길

2023.10.16. 19:19

거리와 사막 사이 관찰한 세상

갤러리 두아르테(대표 수잔 황)의 ‘스트레인저(Stranger)’ 그룹전을 통해 LA 한인사회에 거리 사진을 소개해온 거리사진가 이정필 작가의 첫 개인전 ‘인 비트윈스(In-Betweens)’가 열린다.     갤러리 두아르테는 “‘인 비트윈스(In-Betweens)’는 웨스트 코스트와 이스트 코스트의 거리 사이에서, 캘리포니아 바다와 사막 사이에서, 컬러와 흑백 이미지 사이에서 작가가 관찰한 세상과 그의 꿈이 함께 만들어낸 이미지 작업”이라고 설명했다.     작가가 지난 2년 동안 작업한 전시회 작품의 주 배경은 캘리포니아 바닷가 도시의 모습과 모래 폭풍으로 거주자들을 떠나게 한뉴베리 스프링스의 사막 등으로 뉴욕 거리는 노스탤지어를 자극하는 흑백 이미지로 묘사했다.     ‘중요한 순간 사이사이에 수많은 이야기가 담겨있다’는 세기의 사진가 애니 레보비츠의 말처럼 이 작가의 사진에서도 희미한 경계 위에서 이야기를 건네려는 작가의 시도가 담겨 있다.   리얼리티가 사진의 시작점이라고 할 수 있지만 사실 수많은 컨템포러리 사진가들은 리얼리티 위에 자신의 감성을 더한 이미지를 창조해왔으며 이는 지난 50년 동안 사진 예술의 방향이기도 하다.     이정필 작가는 “보이는 것을 재현하는 것이 아니라 감정이 이입된 이미지는 더는 기록이 아니다”며 “해석을 요구하는 스토리”라고 말했다.     문장보다 문맥을 봐야 하듯 거리와 사막, 컬러와 흑백으로 이뤄진 사진 속에서 이정필 작가 특유의 은유가 엿보인다. 그 은유가 명백하든 아니면  희미하든 해석은 관객들의 몫이며 그것이 설득력을 가질 때 사진을 감상하는 재미는 배가 될 수 있다.     이 작가는 “젊은 시절의 나와 나이든 나 사이에서 어떤 사진을 추구해야 하는지를 놓고 고민의 시간이 있었다”며 “이 고민은 진행형이지만 ‘그 사이’에서 출발점을 확실하게 찍고 싶었다”고 밝혔다. 또 “이미지들을 모아 설명하는 나레티브 사진이 아니라 관객 스스로 나레티브를 찾아보는 전시회를 희망한다”고 덧붙였다.     이정필 작가는 인디애나대학교에서 저널리즘을 전공했다. 1988년부터 한국과 미주지역에서 본지(미주 중앙일보), 중앙일보, 문화일보 저널리스트로 활동했다. 2003년부터 LA지역을 기반으로 벤처사업가로 활동하면서 어바인 지역 시니어를 대상으로 사진클래스 강의도 진행하고 있다. 2019년부터 본격적인 사진작가로 활동하며 2021~2022 갤러리 두아르테 ‘스트레인저’ 그룹전에 참가했다.     ‘인 비트윈스’ 전시회는 오는 13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오프닝 리셉션은 13일 오후 5시부터 7시까지다.     ▶주소:4556 Council St. #A LA   ▶문의:(818)849-0836  이은영 기자거리 사막 거리사진가 이정필 뉴욕 거리 거리 사진

2023.10.01. 18:00

썸네일

[문화산책] 사막의 별이 된 황갑주 시인

‘사막의 시인’으로 알려진 황갑주 시인이 지난해 10월27일 향년 92세로 세상을 떠났다. 고인의 유언에 따라, 주위에 알리지 않고 가족장으로 조용히 예식을 마쳤다고 한다. 그래서 문단에서도 모르고 있었다. 고인의 생전의 삶에 어울리는 깔끔한 마무리였다.   하지만, 고인의 예술세계와 미주한인문학에 남긴 업적을 그냥 넘길 수는 없는 일이다. 황갑주 시인은 미주한인문학의 첫 페이지를 펼친 중요한 문인이다. 미주한인문학계 최초로 발간된 동인시집 ‘지평선’의 산파역을 담당한 것이 바로 황갑주 시인과 언론인 이선주였다. 고원, 마종기, 황갑주, 최연홍, 김시면, 김병현, 석진영, 정용진 등 시인 10명의 작품이 수록된 ‘지평선’ 제1집이 발간된 것이 1973년이니, 꼭 50년 전의 일이다.   관점에 따라 다르겠지만, 나는 이 ‘지평선’을 미주한인문학의 출발점으로 본다. 그러니까, 미주한인문학의 역사도 올해로 50년이 되는 셈이다. ‘지평선’은 4집까지 발간되고 그쳤고, 그나마 제1집과 제2집은 타자기로 쳐서 만들어진 수공업적인 책자였다. 하지만 재미동포문단에서 나온 최초의 동인지라는 역사적 의미를 갖는다. 정효구 교수는 이렇게 논문에 썼다. “역사적으로 볼 때 ‘지평선’은 1940대 초 만주의 망명문단이 엮은 ‘재만조선인시집(在滿朝鮮人詩集)’ 이후 두 번째로 해외동포문단에서 발간된 동인지이다. 그런 점에서 역사적 의의를 갖고 있을 뿐만 아니라, 미주한국문인협회 문예지 ‘미주문학’의 모태가 된 것으로도 그 의의를 갖고 있다.” 이 동인지에 참여했던 시인들의 증언이나 연구들이 남아 있어, 역사적으로 정리할 수 있으니 그나마 다행이다.   황갑주 시인의 작품세계는 크게 사막의 노래, 민주화운동과 항쟁시, 통일 염원 노래, 그리움의 노래의 네 줄기로 나누어볼 수 있겠다. 황갑주 시의 바탕을 이루는 것은 겨레와 조국에 대한 짙은 사랑의 마음이다.   황 시인은 ‘사막의 시인’답게 사막을 노래한 시를 많이 썼다. ‘사막기’ 같은 시집이 대표적이다. 단순히 시를 쓰는 데 그치지 않고, 실제로 애리조나 피닉스 등지의 사막에 살면서 사막의 정서를 직접 몸에 익히고, 아메리칸-인디언 문화에 심취하여 전문가 수준의 깊은 연구를 했고, 이에 대한 많은 글을 발표했다. 글자 그대로 사막을 사랑한 시인이었다. 그의 시에 등장하는 ‘사막’은 우리가 살고 있는 황량한 이민 현실을 상징하는 것이다.   황갑주 시인은 조국의 민주화운동에 앞장선 대표적 저항시인 중의 한 사람이다. 특히 1980년 5월 광주 민주항쟁의 정신을 알리는 일에 앞장섰다. 7인 시집 ‘빛의 바다’ 발간을 주도했고, 그 뒤로도 ‘라성에서 본 광주하늘’ 등 광주 정신을 알리는 여러 권의 시집을 펴내는 일에 힘썼다. 한국 내에서는 자유롭게 말할 수 없는 상황에서 발간된 이 책들은 중요한 의미를 갖는 것으로 평가된다.   황갑주 시인은 통일을 염원하는 시에 집중했다. 특히 말년에는 그 동안 썼던 통일시들을 정리해서 시집으로 펴내는 일에 열중했다. ‘조국아 너를 사랑한다’ ‘시인이 쓴 통일노래’ 등이 대표적인 작품집이고, 영어로 번역하여 출판하기도 했다.   황갑주 시인은 한 인터뷰에서 통일시에 대한 질문에 대해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모두가 어머니의 마음으로 돌아가 하나가 되기를 소원합니다. 제 평생에 이런 날이 올지 모르지만 그때까지 나의 노래는 호흡이 멈추는 그 날까지 지속될 것입니다.”   이제 사막의 별이 된 황갑주 시인은 하늘나라에서 뜨거운 사랑의 시를 쓰고, 가까운 벗들에게 정겨운 손편지를 부지런히 써 보내고 있을 것으로 믿는다. 장소현 / 시인·극작가문화산책 황갑주 사막 황갑주 시인 대표적 저항시인 시인 10명

2023.01.19. 20:34

[글마당] 사막의 계절

큰 기둥 선인장의 부족이 아직 살아있는 곳   백 년이 되어야 팔을 뻗어 하늘을 우러르며   가장이 되는 힘겨운 인내의 여정   기둥 꼭대기에 피워낸 꽃이 사막을 장식할 때   긴 인고 끝에 단 하루를 피는 화려한 열정   꽃 한 송이 씨방이 2천 씨앗을 품으니   꿈을 펼치기 쉽지 않음을 스스로 안다       200년 살아남아 세워진 큰 기둥 선인장의   등줄기를 따라 돋아난 가시만이 볕을 가려   뜨거운 사막의 산을 지킬 때   가시나무를 온몸에 두른 십자가 산       기둥 끝에 하루를 피운 꽃이 맺은 열매로 인간을 먹이고     기둥에 구멍을 뚫는 새에게도 기꺼이 둥지를 내어준다   그래도 훼손하는 사람의 손길을 못 피해   멸종보호수라는 딱지를 뗄 수 없다       수백 년수천 년 대대로 내려온 비석이 되어   지난 세월의 나침반이 되었으나   지금은 침묵하는 평원의 수호자   원주민의 언어로 이름 붙이   사구와로캑터스*       *애리조나 지역과 멕시코의 소노란사막 지역에 자생하는 수목형 선인장 최양숙 / 시인·웨스트체스터글마당 사막 계절 기둥 선인장 기둥 꼭대기 수목형 선인장

2022.12.09. 17:32

사막서 아내 때려 죽이고 딸 주유소에 버린 남성 체포돼

    모하비 사막에서 한 남성이 아내를 구타 살해하고 딸은 주유소에 버려둔 채 달아났다가 경찰에 체포됐다.   가주고속도로순찰대와 바스토우 셰리프 지서 관계자들에 따르면 지난 25일 닙턴 지역 시마 로드에 있는 셸 주유소 편의점에 12세 소녀가 걸어들어와 도움을 요청했다는 신고를 접수했다.     경관들이 도착하자 이 소녀는 자신의 아버지가 어머니를 때려 죽인 뒤 길가에 버렸고 자기를 주유소에 내려주고 달아났다고 진술했다.   이후 용의자인 헤수스 하이메스-로사스(37)를 추적하던 수사당국은 다음날 오전 1시30분 직전 외진 길 옆에 버려진 용의자의 차량을 먼저 발견했고 이후 탐지견인 K-9이 인근 지역에서 자해로 부상을 입고 쓰러져 있던 용의자를 찾았다. 용의자는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은 뒤 하이 데저트 구치소에 수감됐다.   소녀의 어머니인 소니아 플로레스(31)의 시신은 오전 11시45분경 셰리프 요원에 의해 발견됐다.     현재 수사당국은 이번 사건의 범행 동기에 대해 수사를 펼치고 있다.         김병일 기자주유소 사막 주유소 편의점 모하비 사막 셰리프 지서

2022.11.29. 15:29

썸네일

[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이야기] 사막에서 만난 여호수아

미국 국토 면적은 대한민국 남한의 98배에 달한다. 이곳 LA에서 대서양의 뉴욕까지는 약 2800마일이며 6개의 시간대를 갖고 있는 거대한 대륙(하와이 알래스카 태평양 산악 중부 동부)을 삼호관광은 18일간의 일정으로 횡단한다.   첫날은 LA를 떠나 네바다 주의 라스베가스까지 이동한다. 프리웨이를 달리는 각양각색의 수많은 차들처럼 2022년 기준으로 LA도시는 140 개 나라 이상의 인종들이 모여 약 224개의 언어를 사용한다. 전 세계의 문화 음식 역사 언어가 모두 공용되는 곳이다. 천사의 도시  LA에서 동북쪽으로 향하면 샌게이브리얼 산맥이 모습을 드러낸다.   15번 하이웨이를 통해 샌버나디노 지역의 고갯길을 넘어 2시간 정도를 달려가면 고도 4000피트의 모하비 사막이 나타난다. 모하비 사막은 대한민국 남한의 1.24배의 넓이(4만7877제곱마일)다.   모하비 사막으로 들어서면 차창으로 지나는 특이한 나무들이 눈에 뜨인다. 하늘을 향해 팔을 뻗친듯한 모습의 조슈아 트리(Joshua Tree) 선인장이다. 평균 수명은 300년으로 현존하는 선인장 중엔 약 900년 된 고목도 있다. 뿌리는 식용으로 사용하는데 히스패닉 마켓에서 흔히 볼 수 있는 큰 고구마 같은 모양의 '유카 뿌리(yucca root)'가 바로 조슈아 트리 뿌리다. 원래 식물명은 유카 나무 혹은 유카 선인장이라 불리었는데 '여호수아'란 이름으로 바뀌었다.   1848년 캘리포니아가 멕시코 영토였을 때 새크라멘토 지역에 살던 프랑스 이민자 존 셔터가 요새 근처 아메리칸 강에 제재소를 짓는 중에 상당량의 금을 발견한다. 이 소식이 미 동부에 알려지면서 수많은 사람이 대서양 지역에서 태평양까지 금을 찾아 대륙횡단을 하게 되어 '골드러시'라는 단어가 탄생하게 됐다.   그들 중 시에라 네바다 산맥을 넘어 새크라멘토로 가려던 사람들이 모하비 사막을 횡단하다 물부족으로 사경을 헤맬 무렵 근처에서 강을 만나 물을 발견하면서 선인장을 발견한다. 바로 석양에 비친 그 선인장의 모습이 성경에 나오는 여호수아가 모세로부터 지휘권을 물려받고 하늘 높이 손을 들고 기도하는 모습과 비슷하다고 해서 '조슈아 트리'란 이름으로 선인장을 부르게 됐다.   사막은 넓은 지역으로 강수량이 10인치(250mm) 이하인 곳을 지칭한다. 모하비 사막은 미국 내 4곳의 사막 중 가장 건조하고 작은 사막이지만 대한민국 남한의 1.24배의 넓이로 강수량은 2-6인치(51-152mm)정도다. 사하라 사막처럼 모래사막이 아닌 사막성 식물군들이 서식하는 곳이다.   캘리포니아와 네바다사막에는 비밀스러운 연구가 진행되는 곳이 많다. 에드워드 공군기지 사막훈련 군기지 신무기 실험장 핵폐기물 처리장 광석을 캐내는 광산 광대한 지역에서 태양열 태양광 발전소와 우주 탐사계획 등 보안과 비밀을 요하는 장소들이 모하비 사막 곳곳에 자리하고 있다.   모하비 사막을 지나면 세계 최고의 휴양 및 엔터테인먼트 도시 네바다 주의 라스베이거스가 반긴다. 일 년 내내 무더위와 싸워야 하는 사막 한복판 세계 최대의 관광지 라스베이거스의 존재에 전 세계인들은 한번쯤은 궁금증을 품는다.   라스베가스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 다르게 생각해야(Think different) 하는 곳이다.   정호영 / 삼호관광 가이드정호영의 바람으로 떠나는 숲이야기 여호수아 사막 모하비 사막 사막성 식물군들 사하라 사막

2022.07.28. 18:50

썸네일

사막 최대의 즐길 거리가 즐비한 낙원

  이슬람 성지, 전통+현대 모두 섭렵 월드컵 열기 더해 구입 문의 쇄도       올 가을 카타르 월드컵을 현장에서 응원하는 크루즈 패키지가 한인들의 관심을 받고 있는 가운데 크루즈 방문지들에도 눈길이 쏠리고 있다.   미주중앙일보와 함께하는 이번 여행은 11월 22일과 29일 두 번 출발하며 중동지역 주요 도시들은 물론 한국 국가대표팀의 월드컵 경기들을 직접 응원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다.   카타르 도하와 사우디아라비아 제다, 메카, 얀부알바르, 메디나, 할와지흐, 알올라가 여행지에 포함되며, 요르단의 알가바, 페트라, 이집트는 사파가, 룩소 등을 보게 된다.  먼저 방문 도시들을 들여다 보자.   도하는 카타르의 수도로 고대의 전통과 현대의 도시가 공존하는 환상적인 도시. 석유로 벌어 들인 부가 도시를 어떻게 현대화했는지 역력히 목도 할 수 있는데, 더운 낮에는 박물관, 쇼핑몰과 공연장 등을 돌며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다. 끝없이 펼쳐진 해변은 또 다른 감동과 즐거움을 선사한다.   가장 유명한 곳은 역시 모스크. '이맘 무함마드 이븐 아브드 알 와합 모스크'는 카타르 국립 모스크로 오래된 전통 주택과 이슬람의 건축문화를 느껴볼 수 있는 곳이다.   더 많은 역사를 보고 싶다면 14세기부터 현재까지의 공예품과 예술작품이 모인 '이슬람 미술관'을 권한다.   바다와 푸른색 유리 빌딩이 즐비한 '라코니쉬'는 또다른 명물이다. 약 7킬로미터에 펼쳐진 해안 산책로는 마치 영화의 한 장면 같다. 고층 타워에 반사되는 금빛 햇살은 덤이다. 선물과 추억을 함께 건지려면 '수크 와키프 마켓'은 반드시 들러야 하는 곳. 4개 블럭에 걸쳐 포진한 이 시장 거리는 금, 직물, 청동 램프 등 다양한 상품과 선물들을 흥정해 구입할 수 있다.   그 외에도 2006년 아사안 게임을 위해 제작한 토치 타워, 쇼핑몰 '빌라지오 몰'도 빠트릴 수 없다.   사우디 '메카'는 말 그대로 이슬람의 최고 성지이자 상징이다. 해외 뉴스를 보며 중동 소식이 나올 때 반드시 보게 되는 곳 중에 하나다. 이슬람 발상지이자 이들에게는 의무적으로 순례해야 하는 곳 으로 인식된다.    요르단의 '페트라'는 고대 나바테아인이 건설한 '산악 도시'로 85년 유네스코 세계유산에 선정됐으며 세계 7대 불가사의로 꼽힌다.   이집트 '사파가'는 중동의 최고 휴양지. 해안을 끼고 있으며 초호화 리조트가 즐비하다. 날씨가 좋아서 스쿠버 다이빙과 스노클링을 즐기는 인파로 북적인다.   22일 출발 팀은 한국과 우르과이 경기를 현지 경기장에서 직접 관람하며, 한국과 가나의 게임은 거리 응원 또는 크루즈 선내 응원을 하게 된다. 29일 출발 팀은 한국과 포르투갈 경기를 직접 관람하며, 한국이 16강, 8강 진출 시 거리 응원 또는 크루즈 선내 응원에 합류할 수 있다.    총 12일 일정인 이번 패키지 가격은 1인당 6990달러(2인 1실 조건)이다. 크루즈만 원하는 경우에는 총 9일 일정이며 가격은 1인당 3990달러이다.    왕복항공권은 모두 일반석이며 모든 세금, 입장권과 비자 관련 비용이 포함돼있다.   ▶문의: (213)800-6367        사막 거리 시장 거리 크루즈 패키지 이슬람 성지

2022.06.06. 15:02

[살며 생각하며] 산인가 사막인가

 2007년, 남편의 아이보리코스트(코트디부아르) 집회에 동행했다. 남편은 부흥회, 나는 가정세미나 인도 후, ‘귀빈’을 위해 마련된 특별 보양식이 나왔다. 특별히 얼려놓았던 ‘그’ 고기였다. 앗, 남편도 나도, 그거 못 먹는다. 그래서 교회 분들만, 미안해하시면서도 신나게 드시던 기억. 이민 초창기 카메라가 귀하던 시절, 마을마다 들어가 찍은 사진을 포토샵을 통해 피부색을 보기 좋게 현상해서 갖다 주어 많은 돈을 벌었다는 그곳 교포들은 당시는 물 사업 등을 하고 계셨다.     집회 후 찾아간 마을에서는, 준비해 간 진통제와 비타민을 단 몇 알이라도 받으려는 사람들 줄이 끝이 없었다. 미국에서 먹지도 않은 채 버려지는 약들이 생각나 얼마나 안타까웠는지. 초대받아 간 추장님 댁, 화려한 채색의 천을 휘감은 추장님이 휴대폰을 턱 꺼내더니 아들에게 전화한다. 코카콜라 사 오라고. ‘추장’에 대한 나의 환상이 확 깨지던 순간이었다. 그 추장님 머리에 손을 얹고 ‘주님을 알게 해달라고’ 안수기도를 하던 용감한 남편도, 한 명 한 명 바다에서 침례를 받을 때마다 북을 치며 찬양하던 해변 세례식의 감동도 잊을 수 없다.     일정을 끝내고, 화폐 가치 차이로 국경에서 돈을 한 가방 주고 비자를 받아 건너간 가나에서는, 여호와는 나의 목자 미용실, 시 23 식당 같은 간판들이 재미있었다. 엘미나 노예 성에서, 그 작은 방들에 백 명이 넘는 노예들을 ‘차곡차곡’ 쌓아놨다가 유럽으로 노예선에 태워 보냈다는 것을 들을 때, 그 와중에도 여자들을 밤마다 올려보내는 데 사용됐다는 총독 방과 연결된 천장의 작은 문을 볼 때, 후손들의 원한이 고스란히 느껴졌다.     그때 하룻밤 묵었던 부수아 비치는 내게 아주 특별한 기억으로 남아 있다. 그곳은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Shifting Sands)’의 저자인 스티브 도나휴가 사하라 종단 후 도착한 바닷가이기도 했다. 이십 대에 그저 ‘따뜻한 해변을 찾아’ 내려가다 사하라를 종단하게 되었지만, 이후 이혼이라는 사막을 걷게 된 사십 대의 그는 삶을 사막으로 표현한다. 인생이 단기적으로는 산꼭대기를 목표로 올라가는 것 같지만, 장기적으로는 목적지가 불분명한 사막을 걸어가는 것에 더 가깝다는 그의 생각은 살수록 공감이 간다.     남편도 나도 당시 지극히 힘든 사막을 건너는 중이었다. 2005년 진단받고 완치로 믿었던 대장암이 2007년 폐로 전이되어 다시 항암을 시작했을 때였다. 죽더라도 설교하다 강단에서 죽겠다며, 항암 중에도 모든 목회나 집회 일정을 감당하던 그는, 그해 봄예정돼있던 아이보리코스트 일정을 강행했다. 나와 달리 외모를 아주 아주 심하게 신경 쓰던 그의 머리가 뭉텅뭉텅 빠지기 시작한 곳도 이 부수아 비치에서였다. 당황스러울 정도로 한 움큼씩 빠지던 머리카락, 돌아오는 길 경유한 그 화려한 파리는 내겐 통하지도 않는 말로 가발을 구하러 다녀야 했던 어렵고 힘든 사막일 뿐이었다.     토요일, 평생 어려운 일이란 없을 것 같던, 아끼는 예쁜 샘의 아직 너무 젊은 남편 천국 환송 예배에 참석했다. 그녀가 한동안 걸어야 할 그 사막을 걸어본 나의 가슴은 무너졌다. 하지만 사막에도 길과 오아시스는 있고, 사랑하는 사람들과 함께라면 충분히 건널 수 있는 곳임을 친구가 알게 되기만을 기도한 저녁이었다. 인생이라는 사막을 걸어가는 우리 모두를 위해, 스티브 도나휴의 사막을 건너는 여섯 가지 방법에 대해 다음 칼럼부터 조금 나눠보려 한다. 김선주 / NJ 케어플러스 심리치료사살며 생각하며 사막 아이보리코스트 일정 집회 일정 남편 천국

2021.11.10. 17:07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