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사전에는 불가능이란 없다.’라는 나폴레옹의 유명한 말이 있습니다. 물론 실제로 사전을 찾아보면 ‘불가능’이라는 말이 나옵니다. 저는 어릴 적에 순진하게 사전에서 불가능이라는 단어를 찾아보았습니다. 그런데 요즘에는 이 말이 바뀌어야 할 것 같습니다. ‘나의 사전이 없다.’라고 말입니다. 실제로 종이사전이 집에 없는 사람이 많고, 자기 사전이 없는 사람은 아마 대부분일 겁니다. 특히 사전이 있다고 해도 외국어 사전일 가능성이 많고, 국어사전은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국어사전이 있다고 해도 보는 경우는 거의 없겠지요. 인터넷으로 손쉽게 어휘의 의미를 찾을 수 있으니 사전을 낭비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습니다. 어릴 때 저는 사전을 좋아했습니다. 사전에 있는 낱말의 설명이 재미있었고, 사전을 빨리 찾는 게 신이 났습니다. 사전 빨리 찾기 게임도 만들었습니다. 동생들과 집에서 서로 어휘를 부르면 몇 번에 어휘를 찾는가 하는 게임이었습니다. 사전 찾기 순서를 잘 알아야 하고, 어떤 어휘가 어디쯤 있는지 알아야 이길 수 있는 게임입니다. 저는 그때 사전을 펼쳐서 한 번에 어휘를 찾은 적도 많았습니다. 그만큼 사전을 많이 봤다는 의미일 겁니다. 지금은 그때만큼 실력이 안 될 것 같습니다. 20대에 미국에서 1년 정도 일을 한 적이 있습니다. 빌딩을 청소하는 일이었는데 힘은 들었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끼는 시간이었습니다. 지금도 청소가 힘들지 않고, 어려운 일 앞에서도 주눅 들지 않는 것은 그때의 경험 덕분일 겁니다. 사무실을 청소하면서 놀란 것은 책상 위에 사전이 놓인 곳이 많았다는 점입니다. 물론 영어가 어휘도 많고, 비슷한 말이 많아서 사전을 찾는 것이 우리보다는 더 필요했을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사전을 가까이 두고 늘 보면서 편지를 쓰고, 문서를 만드는 모습은 배울 점이 많았습니다. 요즘 저와 함께 공부하는 선생님은 사전이 많습니다. 대략 500권 정도 된다고 해서 놀랐습니다. 그런데 살펴보니 500권은 넘어 보였습니다. 그러고 나서 저도 제가 가지고 있는 사전을 살펴보았습니다. 우선 국어사전이 여러 종류 있습니다. 갈래사전이나 분류사전도 있고, 방언사전과 어원 사전, 고어 사전, 이두 사전도 여러 종류 있습니다. 문법 사전도 있고, 동의어 사전, 반의어 사전, 속담 사전, 고사성어 사전 등도 있습니다. 물론 다양한 외국어 사전도 있습니다. 영어, 일어, 한자 사전이 여러 종류 있습니다. 좀 특이한 사전도 눈에 띕니다. 전에 샀던 드라비다어 사전, 아이누어 사전, 산스크리트어 사전, 라틴어 사전, 만주어 사전, 몽골어 사전 등이 보입니다. 시어 사전, 한국문화 상징 사전, 민족 생활어 사전, 야생 문화 사전, 언어학 사전, 응용언어학 사전, 국어학사전, 한국어교육학 사전, 영어교육 사전도 공부할 때 가까이해야 하는 사전들입니다. 교육학 사전도 여러 권짜리가 눈에 뜨입니다. 북한에서 나온 사전이나 중국 조선족 출판사에서 나온 사전도 다양하게 있습니다. 종종은 한국어 관련 사전을 북한이 더 자세하게 만든 경우도 있습니다. 의성어, 의태어 사전은 공부에 참고가 많이 되었습니다. 일본에서 나온 사전도 세밀한 종류에 따라 사전이 많습니다. 유어(類語) 사전과 연어 사전이 몇 권씩 있습니다. 일본에서 나온 조선어 사전은 감탄을 금치 못할 정도입니다. 단어 설명이 어떤 것은 논문 수준입니다. 이 밖에도 영어 어원사전, 일본어 어원사전 등도 여러 권씩 있네요. 저도 사전이 백 권은 넘겠네요. 최근 치매라는 단어를 공부하면서 우리나라 최초의 사전인 문세영 선생의 조선어 사전을 찾아보았습니다. 치매라는 단어가 차별적이고 모욕적인 말인데 우리가 아무 스스럼 없이 사용하기에 예전 사전으로 원 의미를 확인해 보고 싶었습니다. 문세영 선생의 조선어 사전에는 치매를 한 단어로 설명하고 있었습니다. ‘멍청이’. 우리 할아버지는 치매라는 말이 얼마나 나쁜 말인지 금방 알 수 있었습니다. 이제 치매라는 말을 쓰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사전을 보는 게 즐겁기 바랍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사전 교육학 사전도 한국어교육학 사전 조선어 사전
2023.12.10. 17:10
재외동포재단(이사장 김성곤)이 오는 11월 1∼3일 한국 울산광역시 울산전시컨벤션센터(UECO)에서 열리는 ‘제20차 세계한상대회’를 앞두고 사전 등록을 시작한다고 최근 밝혔다. 올해는 ‘위대한 한상 20년, 세계를 담다’라는 슬로건 아래 대회를 연다. 사전 등록은 8월 31일(한국 시각)까지 ‘한상넷’(www. hansang.net)에서 신청할 수 있다. 기업전시회 부스 참가 등록과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신청도 함께 진행한다. 올해 대회는 기업전시회와 일대일 비즈니스 미팅, 스타트업 피칭 대회, 리딩 CEO 포럼, 한상 포럼, 영 비즈니스 리더 포럼, 한상 네트워킹 행사, 전문가 세미나, 국내 청년 일자리 창출을 위한 한상기업 청년채용 인턴십 현장면접, 한상-청년 온라인 토크 콘서트 등으로 진행한다. 대회 관련 문의는 본부 사무국에 하거나, 카카오톡에서 ‘세계한상대회’ 검색 후 친구 추가를 통해서 하면 된다. 김성곤 이사장은 “이번 울산 대회 참가자들은 내년 미국 오렌지카운티 대회까지 연계된 비즈니스 성과를 기대할 수 있는 만큼, 전 세계 한상과 국내 기업의 많은 관심과 참여를 바란다”고 말했다.세계한상대회 사전 세계한상대회 사전 사전 등록 일대일 비즈니스
2022.06.08. 18:26
최근 이정근 원로목사가 자신이 소장하며 글을 쓰는 데 참고했던 귀중한 사전을 본지에 기증해 왔다. 이 원로목사는 “그동안 각종 기고를 위해 참고하던 사전류 중 신문사가 보관하며 사용할 수 있을 만한 몇 권을 추렸다”면서 “특히 국어대사전과 조선말대사전은 희귀본이다. 보존 가치와 향후 관련 기사를 쓰는 데도 유용할 것”이라고 취지를 설명했다. 또한 그는 “중앙일보가 한인 언론으로 미국 내에서 한국어와 한글 맞춤법에 큰 기여를 하고 있다”며 “중앙일보 기사는 한글을 배우려는 사람들에게 교본같은 역할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원로목사가 기증한 조선말 대사전(사회과학출판사 간)의 경우, 속지 첫 페이지에 ‘통일을 위하여 무엇인가 해야 하다는 생각으로 200달러를 주고 샀다. 이정근’이라는 글이 남아 있다. 표지에는 조선말대사전이라는 표기 이외에도 ‘조선, 평양’이 명시돼 있고 2권 총 2190쪽으로 구성돼 있다. 머리말에는 총 33만개의 어휘가 수록돼 있다. 사전 본편에는 한국식과는 다르다. 처음에는 ㄱ, ㄴ, ㄷ, 식으로 배열돼 있지만 o이 없고 ㅎ이 끝난 다음에 ㄲ, ㄸ, ㅃ, ㅆ, ㅉ이 이어지고 그 뒤에는 ㅏ, ㅑ … ㅞ로 마무리 짓는다. 부록으로 방언, 고어가 수록돼 있다. 국어대사전(이희승 편저, 민중서림간)은 1994년 1월의 제3판으로 총4784면으로 이뤄져 있고 판매가는 18만원이었다. 부록으로는 당시 한글맞춤법, 표준어 규정, 외래어 표기법 이외에도 특이하게 북한말 모음이 수록돼 있다. 우리말속담큰사전(송재선엮음, 1993년 교육출판공사간)은 총 2만5557개의 속담이 정리돼 있다. 부록으로는 한문으로 찾기와 한글로 찾기가 있으며 판매가는 8만원이었다. 이날 기증된 책은 이외에도 교학대한한사전, 뉴월드한영대사전이 있다. 본지는 기증된 사전류를 잘 보관하고 기사 작성에도 참고할 예정이다. 장병희 기자북한 사전 조선말 대사전 당시 한글맞춤법 중앙일보 기사
2021.11.07. 11: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