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칼럼] 주식시장 역사와 장기투자
투자자들의 대화 주제는 대개 요즘 뜨거운(Hot) 종목이다. 얼마에 투자했는데 얼마가 되었는지 무용담이 끊이지 않는다. 실제로 저녁 식사까지 거하게 대접하니 믿지 않을 수도 없다. 그래서 친지를 따라 주식 대박을 기대하며 투자 종목을 찾는다. 그러나 대박 종목을 찾는 것 자체도 어렵지만, 설사 운이 좋아 찾았다 해도 장기간 보유하여 큰 수익을 얻는 일은 더 어렵다. 1997년 아마존 IPO에 1만 달러를 투자했다면 현재 약 1300만 달러가 되었을 것이다. 무려 13만% 이상의 수익률이다. 그러나 아마존의 주가 역시 직선으로 상승한 것은 아니었다. 닷컴 버블 당시 고점 대비 95% 가까이 폭락하기도 했다. 이런 상황에서 주식을 계속 보유하는 것은 쉽지 않다. 불안과 두려움으로 매도한다면 연평균 30%라는 엄청난 수익 기회를 스스로 놓치게 되는 셈이다. 그래서 많은 투자자가 주식시장의 미래를 알고 싶어 한다. 주가 폭등이나 폭락을 미리 준비하고 싶은 마음 때문이다. 그러나 고점과 저점을 예측한다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 자선가이자 투자자인 버나드 바룩은 이렇게 말했다. “바닥에서 매수하고 꼭대기에서 매도하려고 하지 마라. 거짓말쟁이가 아니라면 불가능한 일이다.” 단기적인 시장 움직임은 기업의 펀더멘털보다는 투자자의 감정에 좌우된다. 따라서 단기 예측은 곧 인간 감정을 예측하는 것이며, 수백만 명의 집단 심리를 맞히는 일은 불가능하다. 내일 아침 나 자신의 기분조차 알기 어렵지 않은가. 언론 기사, 방송, 인터넷, 유튜브는 모두 시시각각의 단기 투자 정보에 집중한다. “상반기 수익률이 좋았는데 갈아탈까요?”, “조정장이 온다면 잠시 쉬어야 할까요?”와 같은 기사 제목이 투자자의 마음을 흔든다. 그러나 성공적인 투자는 언제나 장기투자라는 사실을 잊어서는 안 된다. 많은 투자자가 이 원칙에 동의하면서도 조급한 마음 때문에 실천하지 못한다. 그리고 또 다른 이유는 주식시장의 역사를 제대로 이해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동전을 10번 던지면 앞면이 8~9번 나올 수도 있다. 그러나 100번 던지면 앞뒤 확률은 결국 반반에 가까워진다. 단기 투자에서는 수익률을 예측하기 어렵지만, 장기 투자에서는 예상 수익률이 뚜렷하게 드러나는 원리와 같다. 워런 버핏의 동반자 찰리 멍거는 말했다. “미래를 결정하는 데 역사보다 더 좋은 선생님은 없다. 30달러짜리 역사책 안에는 수십억 달러 상당의 답이 들어 있다.” 즉, 주식시장의 역사를 이해하는 것이 현명한 투자 결정을 내리는 데 필수적이라는 뜻이다. 미국 S&P 500 지수는 올해 들어 11.95% 상승했다. 지난 10년간 연평균 15%의 수익률을 기록했는데, 이는 장기 평균 연간 수익률인 10.3%(과거 100년)를 훨씬 웃도는 수치다. 수익률 10%는 7.2년마다 투자금이 두 배로 증가한다. 가치 투자자의 아버지 벤저민 그레이엄의 말을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단기적으로 주식시장은 투표 기계이지만, 장기적으로는 근육을 키우는 운동기계이다.” 지난 30년 동안 신흥국 외환위기, LTCM 사태, 닷컴 버블, 9·11 테러, 주택시장 붕괴, 글로벌 금융위기, 유럽 부채위기, 팬데믹, 40년 만의 고물가 등 숱한 위기를 겪었지만, 주식시장은 결국 회복하며 장기적으로 상승해 왔다. 과거의 주식시장 역사가 분명 보여준다. 주식시장은 오르내림을 반복했지만 결국에는 우상향하고 있다. 소액이라도 꾸준히 장기투자 하면 누구나 안락한 은퇴 생활을 준비할 수 있다. 이명덕 / 경영공학 박사재정칼럼 주식시장 장기투자 상반기 수익률 30달러짜리 역사책 예상 수익률
2025.09.18. 18:2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