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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우리말] 긍정 문화교육에 대하여

언어교육은 문화교육이라고 하지만 실제로 언어교육의 역사에서 문화교육이 중심으로 들어온 시기는 오래이지 않다. 이는 한국어 교육에서도 마찬가지다. 예전의 한국어 교재를 보면 어휘, 문법, 대화문, 연습문제 정도로 이루어져 있다. 물론 대화문의 설명이나 어휘의 설명에서 문화적 요소의 설명이 일부 이루어졌음은 부인할 수 없을 것이다. 하지만 교육 내용 중에 문화를 본격적으로 들여왔다고 보기는 어렵다.     문화교육이 언어교육에 들어온 이후 다양한 방법으로 문화교육이 이루어졌다. 가장 단순한 방법은 문화 내용을 각과의 뒤에 싣는 방법이었다.     때로는 5과 정도에 한 과 정도로 특별과를 설치하는 방법을 사용하기도 했다. 이는 목표문화를 집중적으로 소개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여기에는 모국 문화와의 대조가 이루어지지 않는 문제가 있었다. 즉 학습자의 문화에 대한 관심 부족을 드러냈다고 할 수 있다.   다음 단계는 상호문화교육 단계라고 할 수 있다. 이는 문화교육이 단순히 목표 언어의 문화 습득 또는 이해만 목표로 하지 않음을 자각한 것이라고 할 수 있다. 학습자는 목표 언어의 문화와 자신의 문화를 비교, 대조하면서 문화에 대한 관점을 공고히 한다. 단순히 목표 문화를 동경하거나 멀리하는 것이 아니라, 모문화와의 비교를 통해 문화에 대한 관점을 이해하고, 타문화에 대한 이해와 배려 등을 학습하는 것이다.   이제 상호문화교육은 시민교육의 단계로 발전하고 있다. 언어교육은 문화교육이고, 동시에 가치교육이며, 시민교육이다. 언어교육과 문화교육을 통해서 인간의 가치를 탐색하고, 차별 없는 세상과 배려의 세상을 향해 노력하는 것이다. 장애, 인종, 국적, 성별, 경제력, 정치적 입장 등에 의한 차별을 해소하고 배려를 일상화하는 노력을 언어문화 교육을 통해서 이루는 것이다. 이는 미국 중심 교육에서는 DEI(다양성, 공평, 포용)로, 유럽중심 교육에서는 상호문화 시민교육으로 나타난다.   문화교육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하나는 지식의 측면이다. 예를 들어 한국문화의 특징, 한국문화와 다른 문화의 차이점 이해 등은 지식의 측면에서 가능하다. 이는 인공지능의 시대 이전에도 다양하게 모색되었다. 교재의 문화캡슐 등은 지식을 온전히 전달하기 위한 방법이었다. 지식 전달을 위해서 때로는 학습자의 모국어로 문화를 설명하는 방법을 택하기도 하였다.     다른 하나는 체험의 측면이다. 문화는 지식 이상의 행위를 요구하는 경우가 많다. 외국어를 배운 사람이 해당 국가나 지역에 여행을 가고 싶어하는 것은 직접 체험의 욕구를 반영한다. 좋아하는 한국 아이돌의 노래를 따라 부르고, 좋아하는 한국 드라마의 촬영 장소를 찾아가서 한복을 입고 사진을 찍기도 하는 것은 체험의 중요성을 보여준다.     가상 현실이나 챗지피티를 활용한 문화의 간접 경험은 결국 한계점에 이를 수밖에 없다. 가상현실이나 다른 인공지능의 활용은 직접 체험을 위한 마중물의 역할 또는 동기 유발의 기능을 하게 된다. 물론 이러한 동기 유발의 기능도 매우 필요하고, 훌륭한 것이다.     외국어교육의 필요성과 문화교육의 필요성을 유지하는 방안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간접 경험의 중요성과 한계도 있다. 직접 경험을 할 수 없는 경우에는 간접 경험이 가장 중요하다. 즉, 직접 경험을 더 풍부하게 만들기 위한 간접 경험으로 인공지능을 활용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나의 말하기, 쓰기, 문화 능력을 높일 수는 없으나 높이는 데 도움을 줄 수는 있다. 체험 준비를 위한 인공지능 활용도 가능하다.   하지만 문화교육은 점점 직접 체험 학습의 시대로 발전해 갈 것이다. 한국 전통음악을 배우고, 태권도를 배우는 것은 직접적인 체험이다.     이러한 문화교육이야말로 감정을 움직이는 문화교육이다.  문화교육은 치유다. 새로운 문화교육은 긍정언어교육을 통한 문화교육의 세계이며 우리의 지친 마음을 위로해 주는 치유의 세계가 될 것이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문화교육 상호문화 시민교육 언어문화 교육 특징 한국문화

2025.06.22. 17: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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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현용 교수 신간 출간…AI시대 외국어교육 미래 살펴

본지에 칼럼 ‘아름다운 우리말’을 연재하고 있는 조현용(사진) 경희대 한국어교육 전공 교수가 AI시대에 외국어교육의 미래를 살핌으로써 한국어교육의 미래를 조망할 수 있는 신간 ‘외국어 교육에서 상호문화 시민교육으로’를 펴냈다.     이 책은 넓은 맥락에서 자신의 교육에 대해 생각하고, 교실에서의 비전 및 교육 활동의 목적을 분명히 하거나 새롭게 하고자 하는 언어 교육자들을 위해 쓰였다.     조 교수는 “언어는 인간의 독특한 특징 중 하나이며, 사회 집단의 형성을 촉진하는 중요한 요소이기 때문에 언어 교사에게는 모든 연령대의 학습자들이 언어의 실용적인 기능을 습득하도록 할 중요한 책임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 책의 1부는 ‘외국어 교육’으로, ▶외국어 교육의 목적 ▶유럽의 언어 학습 ▶언어 교육에서의 국가주의와 국제주의 등 총 9장으로 구성돼 있다. 2부는 ‘상호문화 시민교육’으로, ▶상호문화 시민교육을 위한 정책 ▶상호문화 시민교육을 위한 교육과정 등 총 5장으로 구성돼 있다.     경희대 국어국문학과를 졸업하고 동대학원에서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은 조 교수는 현재 경희대 교육대학원 한국어교육 전공 교수로 재직 중이다. 우리말 어휘 연구가로 우리말을 통해 세상과 소통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윤지혜 기자외국어교육 조현용 ai시대 외국어교육 조현용 교수 상호문화 시민교육

2023.10.23. 2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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