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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이 많아도 불안하다”…은퇴를 좌우하는 건 ‘이것’

은퇴를 앞둔 고객과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상당수가 공통적으로 오랜 기간 유지해 온 생명보험, 투자성 연금, 그리고 브로커리지 계좌를 보유하고 있다. 문제는 이 자산들이 잘못되었기 때문이 아니라 설계 당시의 목적과 현재의 재정적 필요가 더 이상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많다는 점이다. 자산 축적이 핵심이던 시기에는 수익률과 성장성이 최우선 기준이었지만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는 기준 자체가 달라진다. 이제 중요한 질문은 ‘얼마나 불릴 수 있는가’가 아니라 은퇴 이후 발생할 리스크와 지출을 얼마나 예측 가능하게 관리할 수 있는가다. 이 변화는 기존에 보유한 금융상품 전반을 다시 점검해야 할 이유가 된다.   ▶생명보험: 사망보험금 중심 구조의 한계   오래전에 가입한 생명보험의 대부분은 사망보험금을 중심으로 설계되어 있다. 이는 소득이 증가하고 부양 가족이 많던 시기에는 합리적인 선택이었다. 사망 시 가족에게 남겨질 재정적 공백을 메우는 것이 보험의 핵심 역할이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는 리스크의 성격이 달라진다. 자녀는 이미 독립했고 생활비 구조도 일정 부분 안정된 경우가 많다. 반면 현실적으로 더 큰 부담이 될 수 있는 것은 장기요양, 만성질환, 중증 질환과 같은 생존 리스크다. 이 시점에서 사망보험금 위주의 구조는 실제 필요와 어긋날 가능성이 크다.   이 때문에 최근 보험 리뷰의 핵심은 ‘유지할 것인가, 해지할 것인가’의 문제가 아니라 현재의 필요에 맞는 구조로 전환할 수 있는가에 있다.     특별히 추가 비용이 발생하지 않거나 매우 적은 것이 확인된다면 장기요양, 중병 발생 시 사용할 수 있는 ‘리빙 베니핏’이 강화된 구조로 전환하면 기존 보험의 자산과 세제 혜택을 유지하면서도 은퇴 이후 발생할 가능성이 높은 비용 리스크에 대비할 수 있다.   이 과정에서 생명보험을 투자 상품처럼 평가하는 접근은 적절하지 않다. 은퇴 이후의 생명보험은 자산 증식 수단이라기보다 예측이 어려운 비용을 통제하는 재무적 도구에 가깝다. 역할이 명확해질수록 보험은 포트폴리오 내에서 오히려 더 전략적인 위치를 차지하게 된다.   ▶투자성 연금: 축적 단계 논리의 지속이 가져오는 문제   투자성 연금 역시 많은 은퇴 예정자들이 그대로 유지하고 있는 자산 중 하나다. 과거에는 세금 이연과 장기 투자에 따른 성장 기대가 주요 장점이었다.     하지만 은퇴가 가까워질수록 이 연금이 여전히 축적 단계의 논리로 운용되고 있는 경우가 적지 않다. 게다가 일부 연금의 고비용 구조는 성장 기대마저 저버릴 때가 많다.   어쨌든 문제는 은퇴 이후에는 시장 변동성의 영향이 과거와 전혀 다르게 작용한다는 점이다. 근로 소득이 없는 상태에서 자산 가치 하락이 발생하면 회복을 기다릴 시간 자체가 부족해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금 자산이 공격적인 투자 옵션에 그대로 노출되어 있다면 이는 은퇴 설계 전반에 구조적인 리스크가 된다.   이 시점에서 연금 전략의 중심은 자연스럽게 이동한다. 성장률보다는 현금 흐름의 예측 가능성, 그리고 장기간 지속될 수 있는 소득 구조가 더 중요해진다. 기존 연금을 리뷰하고, 필요하다면 교환을 통해 보다 안정적인 소득 중심 구조로 전환하는 것이 합리적인 선택이 되는 이유다.   여기서 말하는 안정성은 단순한 원금 보장 여부를 의미하지 않는다. 은퇴 기간 동안의 수명 리스크, 인플레이션, 다른 자산과의 조합까지 고려했을 때 포트폴리오 전체의 변동성을 낮춰주는 역할을 할 수 있는가가 핵심 기준이 된다. 잘 설계된 연금은 다른 투자 자산을 보다 유연하게 운용할 수 있는 기반이 된다.   ▶브로커리지 계좌: 은퇴 전후 리스크 프로파일의 변화   브로커리지 계좌는 은퇴 예정자들에게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경우가 많다. 동시에 가장 관리가 어려운 자산이기도 하다. 주식과 ETF 중심의 계좌는 장기적으로 높은 수익을 제공했을 수 있지만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는 그 변동성이 그대로 생활비 리스크로 전환된다.   특히 자주 발생하는 문제는 계좌의 리스크 프로파일이 여전히 과거에 머물러 있다는 점이다. 소득이 안정적으로 발생하던 시기에는 감내할 수 있었던 변동성이 은퇴 이후에는 심리적·재정적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많은 투자자들이 기존 포지션을 유지하는 이유는 명확한 대안 구조가 정리되어 있지 않기 때문이다.   이 단계에서 필요한 것은 단순한 보수적 전환이 아니다. 브로커리지 계좌가 앞으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에 대한 재정의가 먼저 이루어져야 한다.     일부 자산은 여전히 성장 역할을 유지할 수 있지만 다른 일부는 보다 예측 가능한 소득 또는 변동성 완충 역할로 전환될 필요가 있다. 이 과정에서 자산 배분과 인출 전략을 함께 검토하지 않으면 은퇴 이후의 현금 흐름은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   ▶핵심은 ‘자산 규모’가 아니라 ‘구조’   은퇴를 앞둔 시점에서 가장 흔한 착각은 자산의 총액이 모든 것을 해결해 줄 것이라는 믿음이다. 그러나 실제 은퇴 이후의 삶을 좌우하는 것은 자산의 크기보다 구조와 기능이다.     언제 어떤 지출이 발생할 수 있는지, 시장 상황과 무관하게 유지될 수 있는 현금 흐름이 있는지, 그리고 예측하기 어려운 리스크를 흡수할 수 있는 장치가 준비되어 있는지가 훨씬 더 중요하다.   이 관점에서 보면 오래 보유해 온 생명보험, 투자성 연금, 브로커리지 계좌 등은 반드시 한 번쯤 점검되어야 할 대상이다. 과거에는 최적이었던 선택이 현재에는 비효율이 될 수 있고, 구조를 조금만 조정해도 은퇴 이후의 안정성은 크게 달라질 수 있다.   은퇴 준비란 새로운 자산을 추가하는 작업이 아니다. 이미 보유한 자산을 현재와 미래의 필요와 목적에 맞게 재배치하는 과정에 가깝다. 은퇴를 앞둔 지금은 자산을 더 늘리기보다 자산이 수행해야 할 역할을 다시 정의해야 하는 시점이다.   켄 최 아피스 자산관리 대표 [email protected]은퇴 앞두고 다시 보는 생명보험·연금·투자계좌 리스크 자산 생명보험 투자성 비용 리스크 자산 축적

2026.01.27. 23: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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