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시카고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서는 흥미로운 샘플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이와 관련한 자료를 읽다가 호기심이 생겼는데 평소에는 사용하지 않는 어려운 과학 용어가 많이 등장해 이해에 어려움이 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샘플은 지구의 생성을 포함한 우주의 탄생과 관련한 비밀을 담고 있을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롭다. 간단하게 생명의 근원을 밝히는 연구쯤으로 생각하면 쉽다. 그러기 위해서는 우선 소행성 베누(Bennu)에 대해서 알아야 한다. 이 소행성은 지구 근접 소행성(Near-Earth Asteroid, NEA)이라고 부른다. 지구 가까이서 움직이고 있는 소규모 행성이라는 의미다. 지구에서 가깝다고 하지만 어떤 경우에는 29만9000km, 186만마일 떨어져 있는 행성이다. 이 거리는 지구와 달 사이의 평균 거리인 38만4400km보다는 가깝다. 그러니까 지구와 달 사이 거리보다 가까운 거리를 움직이는 소행성이 베뉴인 셈이다. 자전도 하는 이 행성은 그리고 미래에는 이보다 더 가까운 거리로 지구와 근접할 수 있을 것이라는 게 과학자들의 예상이다. 2060년에는 74만km, 2135년에는 20만km까지 줄어들 수 있다는 것이 최근 연구 결과다. 지금보다 약 110년 후에는 지구와 달 사이의 거리 약 중간거리까지 소행성이 들어올 수 있다는 얘기인데 이로 인해 혹시 지구와 충돌할 수 있지는 않을까 하는 우려감이 생길 수도 있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지구와 베뉴의 충돌은 가능하긴 하지만 확률적으로는 매우 낮은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 그 가능성은 약 2,700분의 1로 0.037%정도로 희박하다는 점이 계산으로 나왔다. 이 지구와 가까운 소행성에 NASA가 탐사선을 보낸 것이 지난 2016년 9월 8일이다. 그리고 약 2년 2개월 후인 2018년 12월 탐사선이 베뉴에 도착했다. 탐사선은 예정된 임무를 수행한 뒤 2023년 9월 24일 지구에 성공적으로 귀환했다. 당시 채취한 샘플은 NASA의 연구 센터에서 분석 중이다. 분석하고 있는 주제는 생명체의 필수 구성 요소 등인데 이미 과거 소금물 활동의 증거가 발견되는 등 기대 이상의 성과도 나왔다. 아울러 이 샘플은 미국이 처음 획득한 소행성 샘플이라는 점에서 희귀성을 띄고 있다. 이 때 채취에 성공한 샘플 중 일부가 최근 필드 자연사 박물관에 보내졌다. NASA 역시 관련 연구를 진행하고 있지만 필드 박물관과의 공동 연구를 통해 다양한 정보를 확인하기 위해서다. 지금까지 발견된 바에 따르면 이 샘플은 물을 포함한 유기 화합물과 생명체의 단백질을 구성하는 기본 물질인 아미노산 등 지구 생명체의 기본 구성 요소들을 풍부하게 담고 있다는 것이 확인됐다. 이는 생명체가 탄생되기 위한 기본 재료들이 태양계가 생길 당시부터 널리 분포해 있었음을 시사하는 것이다. 지구 뿐만 아니라 다른 행성에서도 이런 물질들이 있었다면 그 곳에서도 생명이 생겨날 수 있음을 의미한다는 것이다. 이 넓은 태양계 중에서 지구에만 생명체가 있다는 것보다 지구와 같은 환경이 태양계가 생성할 당시 다른 행성에서도 존재했다면 생명체 존재 가능성은 더욱 커지는 것이다. 베뉴 소행성에서 채취한 샘플에서는 과거 물이 존재하고 있었다는 사실도 확인할 수 있었다. 염분이 포함된 물이 증발하면서 형성된 광물인 증발 잔류물이 발견됐기 때문이다. 이는 베뉴가 현재보다 훨씬 큰 소행성의 일부였을 당시 내부에는 한때 액체 상태의 물이 존재하고 있었음을 강력하게 시사하는 것이다. 물이 있어아먄 생명체가 존재할 수 있기에 생명체가 번성하기 위한 환경이 태초부터 존재하고 있었다고 추론할 수 있다. 이 때 과거라고 하면 태양계가 형성된 45억년 전을 뜻한다. 베뉴가 과학적인 중요성을 갖고 있는 이유는 당시 상태가 거의 보존되고 있기 때문이다. 반면 지구의 경우 화산 활동과 침식 등 지질학적인 변화로 인해 태초 그대로의 모습이 변질된 상태라고 봐야 한다. 베뉴가 태양계 형성 당시의 상황을 그대로 갖고 있다면 이를 통해 태양계가 어떻게 생겼고 어떤 모습을 갖추고 있었는지 살필 수 있게 된다. 그래서 많은 과학자들이 베뉴를 우주의 타임캡슐이라고 부른다. 지구 생명체의 기원 뿐만 아니라 태양계의 초기 역사, 소행성 출동 위험에 대한 다양하고 근원적인 정보를 두루 담고 있기 때문이다. 필드 박물관에서는 이 샘플 연구를 냄새에 집중할 예정이다. 휘발성 유기 화합물의 하나인 이 샘플은 매우 작은 분자로 기화를 통해 쉽게 손실될 수 있다. 이를 방지하기 위해 밀봉한 상태에서 잘 보존되어 있는데 샘플이 담고 있는 생명의 기원을 밝힐 수 있는데 기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필드 박물관에서는 샘플 연구를 위해 안전한 절차를 준비하고 있다. 이로 인해 약 두달 간은 샘플을 건드리지 않는다고 한다. 아직까지도 확실히 밝혀지지 않은 태양계의 탄생과 생명의 근원 등에 관한 질문에 이 작은 샘플이 얼마나 자세하게 설명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nathan 소행성 샘플 지구 생명체 생명체 존재
2025.06.18. 12:47
일명 세티(SETI; Search for Extra-Terrestrial Intelligence)라고 부르는 이 프로그램은 원래 미국 정부에서 지원했는데 별 성과가 없자 지금은 규모와 지원을 대폭 축소했다. 영화 콘택트에서 주인공이 하던 일이다. 우주에 인류 말고 다른 생명체가 있을 것이라는 추측을 한 지는 꽤 오래되었다. 하지만 우리 쪽에서 외계 생명체를 찾으려는 시도는 전파망원경이 발명되고 나서다. 만약 우주 어딘가에 우리 정도 문화를 이룬 외계 생명체가 존재한다면 그들도 우리처럼 전자기파를 사용할 것이라는 가정하에 우주에서 쏟아져 들어오는 전자기파를 분석하기 시작했다. 전파는 인공적으로 송출하는 것이 일반이지만 자연에서 복사되는 전파도 있다. 물론 그 패턴이 달라서 우리는 그 차이를 가지고 우주에서 자연적으로 생긴 전파인지, 혹은 어떤 지적 생명체가 보낸 것인지 구별한다. 전자기파는 우주 공간을 빛과 같은 속도로 이동한다. 그런데 우주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크고 넓다. 천 배나 만 배쯤 크다기보다 오히려 우리 기준으로 무한하다고 표현하는 것이 맞다. 제 아무리 빠른 빛이라고 해도 그 속도는 한정되어 있는데 빛은 1초에 약 30만 km를 간다. 태양 표면을 떠난 빛이 지구에 도착하는데 약 8분 19초가 걸리며 태양과 가장 가까운 별까지 가는데 4년 4개월 걸리는데 우리 은하에만 그런 별이 약 4천억 개나 있다. 우리 은하 한쪽 끝에서 다른 쪽 끝까지 빛의 속도로 10만 년 정도 걸린다고 한다. 은하수와 가장 가깝게 이웃한 은하는 안드로메다은하이고 은하수에서 빛의 속도로 250만 년 걸린다. 우주에는 은하수나 안드로메다 같은 은하가 약 2조 개나 있다고 한다. 이렇듯 입만 열면 억, 조라는 단위가 나오므로 실생활에서 그런 큰 수를 천문학적 숫자라고 한다. 아인슈타인의 상대성이론에 따르면 우주에 빛보다 빠른 것은 없으며 설사 엄청나게 빠른 비행체라도 빛의 속도에 근접할 수는 있어도 빛의 속도를 낼 수는 없다고 한다. 어떤 물체가 빛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질량과 부피가 없어야 하기 때문이다. 조금 전에 언급한 대로 설령 빛의 속도를 내는 우주선을 타고 간다고 해도 태양에서 가장 가까운 별까지 가는데 4년이 넘게 걸린다. 불가능하다는 말이다. 그나마 우리가 과학적 추측이라도 할 수 있는 범위에 있는 생명체 존재 가능한 외계 행성 중 어떤 곳은 빛의 속도로 천 년을 가야 한다. 설령 그곳에 생명체가 존재한다고 해도 우리의 과학 수준으로는 결코 갈 수 없는 거리다. 혹시 상대방이 지구를 방문하는 일도 생각해 볼 수 있지만, 빛의 속도에 근접한 기술을 가졌다고 해도 문명과 문명을 왕복하기에는 턱없이 넓은 우주 공간이다. 그렇다면 이 우주에 생명체는 우리뿐이란 말인가? 이렇게나 넓은 우주에 달랑 우리 인간만이 유일한 생명체라면 그것은 분명 엄청난 공간의 낭비다. 영화 콘택트의 주인공이 마지막 장면에서 했던 말이다. 우주의 규모로 봐서 비록 서로 왕래는 못 한다고 할지라도 문화를 가진 지적 생명체는 우리 인류만이 아닌 것은 확실하다. 하지만 인류의 문명이 끝날 때까지 우리는 외계 지적 생명체와 맞닥뜨릴 확률은 없다고 본다. 그 대신 우리 태양계 안에서 박테리아라도 찾는 것이 더 실현 가능성이 클 것이다. 미래 어느 날, 목성의 위성 유로파의 바다를 헤엄치는 플랑크톤과 극적으로 만나게 될 날을 기대해 본다. (작가) 박종진박종진의 과학 이야기 생명체 외계 외계 생명체 지적 생명체 생명체 존재
2024.11.15. 12:0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