Nathan Park 기자의 시사분석 - 일리노이의 버려진 유정
한때 일리노이가 전국에서 석유 생산량에서 선두권을 달렸던 적이 있었다는 사실을 아는 주민들은 많지 않다. 일리노이에서 석유 채굴이 시작된 것은 1850년대다. 이후 주 남부인 몽고메리와 클락 카운티에서 본격적인 석유 채굴이 시작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기록하고 있다. 주도인 스프링필드보다 남쪽인 세인트루이스와 인디애나주 에반스빌 인근의 일리노이 남부, 동남주 지역에서 석유 채굴이 활발했는데 이 지역은 전형적인 일리노이 분지 지역이다. 그러다가 1908년 크래포드 카운티에서 대량의 석유 채굴이 성공했다는 소식이 전해진다. 농장 주인이었던 존 샤이어의 이름을 딴 샤이어 1호 시추장에서 하루 1천배럴의 석유가 채굴된 것이다. 같은해 일리노이는 전국에서 세번째로 많은 석유 채굴량을 기록했다. 이후에도 일리노이에서 석유 채굴은 이어졌다. 1940년 기준 매리온 카운티의 살렘 석유 시추장에서만 연 9500만배럴의 석유가 나왔다. 이 살렘 석유 시추장은 당시 전국에서 두번째로 높은 석유 채굴량을 찍었다. 2차 세계대전을 치르고 있었던 시기였기에 석유에 대한 수요는 급증했다. 당시 프랭클린 루즈벨트 대통령은 막대한 석유 시추에 대해 “일리노이 살렘 덕분에 참 다행이다”고 말한 것으로도 전해진다. 드넓은 평야에서 농사를 짓던 일리노이 농부들은 마라톤과 텍사코, 엑손과 같은 대형 석유 회사들로 하여금 자신들의 땅에서 석유를 채굴할 수 있도록 리스를 허용했다. 이때 전설과 같이 내려오는 이야기로는 자신의 땅에서 석유 시추 성공으로 큰 돈을 번 농부가 기쁨에 겨운 나머지 자신의 차를 연못에 빠트렸지만 다음날 새 차를 뽑을 수 있었고 연말에는 뷰익 신차 3대를 구입할 수 있었다고 한다. 그만큼 일리노이에서 석유 시추 성공으로 큰 돈을 번 농부들이 많았던 것을 유추해 볼 수 있다. 하지만 일리노이 석유 시추의 황금기는 오래가지 못한다. 1960년대 들어 붐이 시들어졌기 때문이다. 대형 석유 회사들은 일리노이가 아닌 다른 지역으로 눈길을 돌렸다. 텍사스와 뉴멕시코가 대표적이다. 또 해안가 시추와 해외 시추에도 투자를 늘렸다. 이 곳들이 더 생산성이 높았고 막대한 양의 석유 매장량을 확보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대기업들은 소규모 독립 운영업체에 유정을 넘기고 일리노이를 떠나기 시작했다. 소규모 업체들은 일종의 도박을 건 셈이다. 석유 가격이 떨어질 수도 있지만 일리노이에서 석유를 채굴하는 데에는 그다지 큰 돈이 필요하지 않았다. 석유 채굴량이 비교적 많지 않더라도 손익을 따지면 희망적이라고 본 것이다. 그러다 석유 가격이 폭락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지난 1980년에서 1986년까지 미국 석유 가격이 무려 70%나 폭락했다. 이에 소규모 영세 석유 채굴업체는 파산하거나 회사를 버리기 시작했다. 이때부터 버려진 유정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했다. 이에 일리노이 정부에서는 1991년 유정 보호를 위한 기금을 조성하기 시작했다. 일리노이에서 석유를 채굴하는 업체들은 유정 하나당 일년에 100달러의 수수료를 납부하게 해서 버려진 유정이 오염되지 않도록 관리하려 한 것이다. 만약 이 기금의 당초 목적대로 제대로 운영이 됐다면 버려진 유정은 큰 사회문제로 대두되지 않았을 것이다. 하지만 실상은 그렇지 못했다. 유정 보호 기금이 원래 목적대로 얼마나 사용됐는지 조차 파악되지 않는 것이 실상이다. 해당 부서 책임자에 따르면 아마도 기금이 다른 목적으로 전용됐을 것이라는 추정만 나올 뿐이다. 현재 일리노이에서 버려진 유정은 대략 4000개로 집계된다. 아직까지도 정확한 통계가 나오지 않을 정도로 실태 파악이 되지 않고 있다. 이렇게 버려진 유정은 직접적인 환경 오염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에서 큰 문제다. 유정은 그 특성상 지하 깊숙히 뚫어져 있고 그 위 지표면에서 가까운 곳에는 농가에서 사용하는 상수원이 조성돼 있다. 즉 유정을 제대로 폐쇄하지 않을 경우 식수원이 오염된다는 것이다. 시카고와 서버브에 거주하는 주민들의 경우 미시간 호수를 식수원으로 하기 때문에 전혀 걱정이 없지만 호수에서 떨어진 외곽 지역에 거주하는 주민들은 대부분 우물물을 마신다. 이 물이 오염될 경우 당장 식수 문제가 불거질 수밖에 없다. 아울러 유정에서 소금기가 유출되면 농작물 수확에 큰 타격을 준다. 유정에서 유출될 수 있는 오염 물질로는 염소 화합물(chloride)과 바륨 등이 있다. 바륨이 들어간 물을 인간이 마실 경우 심장과 소화기관에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산화탄소 보다 피해가 큰 온실가스인 메탄도 버려진 유정을 통해 대기로 유출될 수 있다는 점 역시 우려된다. 한때 일확천금을 꿈꾸고 여기저기 뚫어 놓은 유정이 현재 일리노이에 골칫거리가 되고 있다. 4000개의 버려진 유정을 오염으로 부터 제대로 보호하기 위해서는 약 1억6000만달러의 예산이 필요한 것으로 주 정부는 파악한다. 유정 한개 당 4만달러가 필요한 셈이다. 연방 정부의 도움으로 일리노이주는 2022년 2500만달러, 2024년 2500만달러를 각각 지원 받았다. 이 지원금으로 600개의 버려진 유정에 대해 필요한 공사를 진행했다. 이전까지는 한 해 20~25개 정도만 처리한 것과 비교하면 그나마 다행이다. 일리노이주의 버려진 유정 사례는 제대로 통제되지 않은 무차별적인 개발과 무관심으로 인해 환경 오염이 발생할 수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주고 있다. (편집국) Nathan Park 기자시사분석 일리노이 석유 채굴량 일리노이 석유 일리노이 살렘
2026.05.27. 14: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