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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비의 길 출발은 절제…포용과 연대의 윤리

내달 10일까지 LA한국문화원에서 열리는 기획전 ‘한국문화의 원형, 선비정신을 찾아서’가 한인 사회에 ‘선비정신’이라는 화두를 던지며 주목받고 있다.     이번 전시는 선비정신을 추상적 개념이 아닌 사진과 역사 속 인물을 통해 오늘의 가치로 재해석한다는 점에서 의미를 더한다.   저널리스트 강형원 작가는 국가유산청이 선정한 국가유산 영문도서 10권 가운데 하나인 ‘Seonbi Country Korea, Seeking Sagehood’의 저자다. 이번 전시에서는 해당 도서에 수록된 212점의 사진 가운데 대표작 23점을 선별해 선비정신을 시각적으로 풀어냈다.   강 작가는 선비정신이 막연한 미덕이 아니라 한국인의 정체성을 떠받치는 근간이라고 말한다. 그는 “자기 역사와 문화적 배경을 제대로 이해할 때 높은 자존감이 형성되고 그 위에서 직업적 자신감과 리더십, 절제의 태도가 나온다”고 강조한다.     그는 책에서 선비정신을 전통 담론에만 의존하지 않고 미국식 저널리즘의 시각으로 재정의한다. “눈으로 보고, 현장에서 확인한 선비문화가 영어의 가치관으로 해석됐다”며 선비정신을 인(Discipline), 의(Courage), 예( Inclusion), 지(Wisdom), 신(Honor)이라는 다섯 가지 가치로 설명한다. 선비를 신분이나 계급이 아닌, 배운 사람이 어떻게 행동하느냐의 문제로 본 것이다.   강 작가는 선비정신이 특정 계층에 국한된 사상이 아니었다고 말한다. 조선 말기 동학농민운동을 이끈 전봉준, 흥남철수의 주역 현봉학, 자기 수양.책임.공동체 정신을 핵심 가치로 삼은 독립운동가 도산 안창호 등 역사 속 인물들을 예로 들며 “선비의 길은 신분과 무관했다”고 짚는다.   갓과 도포를 입은 양반을 선비로 동일시한 것은 식민지 시기의 왜곡이며, 권력과 부를 유지한 양반층과 배운 대로 행동한 선비는 구분돼야 한다는 것이다.     제주 해녀의 공동체 정신, 광대와 장인의 풍류 문화, 추사 김정희가 아내에게 한글로 편지를 쓴 일화까지 선비정신은 계층을 넘어 일상 속에 스며들어 있었다고 덧붙였다.   사진기자 출신인 그는 포토저널리즘의 강점을 살려 방대한 사진 자료를 하나의 이야기로 엮었다. “사진 한장은 잊히지 않는 메시지”라는 그의 말처럼, 사진은 선비정신을 직관적으로 전달하는 핵심 매개다.   1975년 중학교 1학년 때 가족과 함께 미국으로 이민 온 강 작가는 LA타임스, AP통신, 로이터통신 등에서 활동하며 1993년 한인 최초 퓰리처상 수상에 이어 1999년 두 번째 퓰리처상을 받았다.     그는 2020년 한국으로 돌아온 뒤 5년간 카메라로 ‘선비 문화’ 유산을 기록했다. 2022년 출간한 ‘사진으로 보는 우리 문화유산(Visual History of Korea)’(전 2권)에 이어, 이번 책과 전시는 그 과정에서 주목한 선비정신에 초점을 맞춘 결과물이다.   강 작가는 “선비의 길은 강요가 아닌 선택”이라며 “배운 사람이 배운 대로 행동할 것인가의 문제이며, 그 출발점은 절제”라고 말한다.     그는 “공부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지식 위에 정신적 수양과 윤리적 토대가 갖춰지지 않으면 사회는 쉽게 불균형에 빠진다”며 “선비정신의 핵심은 엘리트주의가 아니라 포용과 존중, 그리고 사회적 연대”라고 강조했다. 이은영 기자 [email protected]포용과 선비 원형 선비정신 선비문화가 영어 리더십 절제

2026.02.08. 18: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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