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한인 남성이 직장 동료들을 대상으로 ‘살해 명단’을 작성했던 것으로 밝혀져 충격을 주고 있다. 펜실베이니아주 앨투나 경찰국은 블레어 카운티 이스트 프리덤 지역에 거주하는 세드릭 김(Cedric J. Kim·21·사진) 씨를 지난 13일 공공 불안을 야기한 테러 위협 혐의로 체포했다고 밝혔다. 지역 방송인 WTAJ는 김씨가 앨투나 지역 식당인 ‘잭스 바 앤 그릴(Zach’s Bar and Grill)' 운영 업체의 직원이라고 15일 보도했다. 경찰은 “김씨가 인근의 같은 계열 식당인 '올드 캐롤라이나 바비큐(Old Carolina Barbeque)'의 관리자 등을 해칠 목적으로 '살해 명단(kill list)'을 작성했다”고 밝혔다. 경찰 수사에 따르면 김씨는 다수의 직장 동료에게 직접 작성한 '선언문(manifesto)'과 '살해 명단'이 있다고 말했으며, 8월5일을 실행일로 언급했다. 김씨의 직장 동료들은 “김씨가 며칠 남았다”는 말을 반복하며 카운트다운을 하거나, 직원들에게 “자살하라”고 말하는 등 폭언을 해왔다고 진술했다. 한 동료는 또 “김씨가 자신의 시간이 끝났을 때 선언문을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경찰은 김씨가 예고한 실행일에 주목하고 “김씨가 언급한 8월 5일은 역사적으로 일본 히로시마 원자폭탄 투하 80주년이 되는 날로 (범행 계획과) 직접적인 연관성이 있는지에 대해 수사 중”이라고 밝혔다. 식당 관계자에 따르면 김씨는 평소 내성적인 성격이지만, 화가 나면 쉽게 흥분하며 심한 욕설을 했다고 한다. 최근에는 승진 대상에서 탈락하면서 좌절감을 드러낸 것으로 전해졌다. 회사 측은 그를 해고 예정자로 분류한 상태였다. 일부 직원은 경찰에 김씨를 두고 “소시오패스 같다”며 “평소에도 거리를 뒀다”고 진술했다. 김씨는 보석금 25만 달러가 책정돼 블레어 카운티 교도소에 수감 중이며 7월23일 예비 심리가 예정되어 있다. 강한길 기자살해리스트 매니저 살해리스트 작성 매니저 체포 한인 남성 LA뉴스 LA중앙일보 강한길 미주중앙일보 캘리포니아 미국 선언문 히로시마 원자폭탄 동료 살해 계획
2025.07.16. 20:41
이탈리아 토리노에서 지난 8일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세계 최대 규모의 지적 발달장애인 스포츠 축제인 ‘2025 토리노 스페셜올림픽 세계동계대회’가 열린 것이다. 100개국에서 1500여명의 선수들이 이번 대회에 참가해 15일까지 축제의 장을 만든다. 스페셜올림픽은 지난 1968년 시카고에서 첫 대회를 시작으로 동계 대회는 이번이 12회째라고 한다. 2017년 오스트리아 대회 이후 8년 만에 열리는 대회인 만큼, 개막식 분위기는 과거의 그 어느 대회보다 뜨거웠다고 한다. 스페셜올림픽은 발달 장애인들의 잠재력을 끌어올려 사회 진출을 유도하자는 취지로 열리는 대회다. 경쟁보다는 과정을 중시하고, 참가 선수들이 자신감을 얻을 수 있도록 동등한 실력의 선수나 팀을 한 조에 묶어 조별로 순위를 가린다. 또한 경기에 참가한 선수 전원이 시상대에 오르고, 국가별 등수는 가리지 않는다. 스페셜올림픽을 페럴림픽과 혼동하는 사람들이 적지 않다. 페럴림픽은 뇌성마비, 절단장애, 시각장애 등 신체 및 감각장애 선수들이 출전하는 대회인 반면, 스페셜올림픽은 지적 발달장애 선수들을 대상으로 하는 올림픽이다. 분위기상, 두 대회는 많은 차이가 있다. 패럴림픽은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선수들이 피나는 노력으로 경쟁하는 대회다. 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출전 선수들에게는 순위에 따라 메달이 수여된다. 반면 스페셜올림픽은 순위보다는 스포츠를 통해 선수들이 사회에 대한 적응력을 키워가는 것을 기본 목적으로 하고 있다. 그런 이유에서 참가 선수들 전원이 순위에 관계없이 모두 시상대에 오른다. 페럴림픽과 스페셜올림픽이 서로 분위기는 다르지만, 장애인 선수들이 대회를 통해 당당히 세상 앞에 나서는 축제라는 점에서 본질은 크게 다르지 않다. 토리노에서 스페셜올림픽 개막식이 열렸던 8일, 댈러스에서도 특별한 이벤트가 열렸다. 재미대한 장애인 체육회(회장 남정길) 선수권 대회 및 재미대한 장애인 볼링협회(회장 정성일) 선수권 대회가 개최됐다. 스페셜올림픽과 마찬가지로 이번 대회에 지적 발달장애를 가진 한인 선수들이 참가했다. 이번 대회는 내년 6월5일부터 7일까지 댈러스에서 열리는 제3회 전미주 장애인 체육대회를 앞두고 일종의 ‘예행연습’ 형식으로 치러졌다. 댈러스를 비롯해 애틀랜타, 캔자스, 네브래스카, 시카고, 그리고 멀리 경기도에서도 선수들이 참가했다. 선수들은 볼링, 한궁, 콘홀, 탁구, 보치아 등의 종목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쳤다. 폐막식에서는 축제에 재미를 더하기 위해 종목별 메달 수여식도 열렸다. 순위에 들지 못한 선수들에게도 기념품이 수여됐다. 지난해 메릴랜드에서 열린 제2회 대회에서 안면을 텄던 탓일까. 선수들은 타지역 선수들과 허물없이 웃고 즐기며, 그야말로 축제 그 자체를 즐겼다. 선수들과 함께 나온 보호자들도 흐뭇해 했다. 메달 수여식에 앞서 사회자가 ‘스페셜올림픽 선수 선언문’을 낭독하며 선수들을 격려했다. “나는 승리합니다. 그러나 만약 이길 수 없더라도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하겠습니다.” 그날 현장을 취재하면서 스페셜올림픽 선수 선언문을 처음 들었다. 뭔가 강력한 것에 머리를 얻어맞은 것 같았다. “나는 왜 이런 각오로 매사에 임하지 않았을까”하는 뉘우침이랄까.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하는 자체만으로 이들은 이미 도전에 성공한 것이라는 깨달음을 얻었다. 비장애인들은 자신이 장애인들을 ‘배려’ 한다고 생각하지만, 용기로 삶에 도전하는 이들에게서 비장애인들이 오히려 배워야 할 게 더 많은 것인지도 모른다. 내년 6월 댈러스에서 열리는 제3회 전미주 장애인 체육대회 역시 장애인들에 대한 배려의 자리가 아닌, 지역사회가 이들과 함께 호흡하며 삶의 교훈을 얻는 자리다. 용기를 잃지 않고 도전하는 그대들의 모습을 그리며, 내년 댈러스에서 그대들과의 재회를 기다려 본다. 토니 채 / 댈러스중앙일보 편집국장중앙칼럼 스페셜올림픽 선언문 토리노 스페셜올림픽 스페셜올림픽 개막식 선수권 대회
2025.03.13. 1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