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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광장] 인생 여백에 그릴 그림

‘여백’은 종이 전체에서 그림이나 글씨 따위의 내용이 없이 비어 있는 부분을 뜻한다. 동양화에서는 그림을 그리다 공간을 남겨 두어 여백의 미를 즐긴다고도 한다.   사람마다 나름대로 인생의 여백에 그림을 그리고 있다. 가수 정동원의 노래에 인간은 버리지 못하는 욕심 때문에 인생을 쫓기듯 여백에 그렸다는 가사도 있다.   라스베이거스로 이사 온 지 거의 2년이 돼간다. 그동안 나의 인생 여백에는 별다른 흔적이 없다. 노후에 건강을 챙기다 보니 우리 부부는 병원에 다니느라 바빴을 뿐 여행 한번 떠난다는 것조차 꿈도 꿀 수가 없었다. 이런 형편에 있는 사람이 어디 나 뿐이겠는가 하고 생각하면 위로가 될지도 모르지만 내 인생 여백의 그림이 그저 아쉬울 뿐이다.   이곳에서는 일간지 한글 신문이 없다 보니 며칠에 한 번씩 LA에서 우편으로 보내 주는 신문을 뭉치로 받아 본다. 지면에는 반가운 소식보다 불안한 소식으로 꽉 차있다. 세상은 평온한 날이 없다. 평화공존, 공동성장, 세계 교류관계 정상화를 외쳐 대지만 적대와 갈등은 계속되고 있다.   국제 무역 거래는 관세 파동으로 요동을 치고 물가는 천장 높은 줄 모르고 치솟고 있다. 모든 기업들은 엄청난 타격들을 받고 있으며 중소 상인들은 폐업의 위기에 직면하고 있다.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무모한 전쟁은 끝날 줄 모르고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하마스 분쟁 역시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세계 패권 야욕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이권 문제로 국가간의 분쟁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전쟁, 병마, 굶주림에 시달리는 이들은 피를 말리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이 모든 것이 쫓기듯 그림을 그리려는 인간의 욕심에서 오는 것은 아닐까. 불행하게도 인간은 태어날 때부터 탐욕으로 독 안에든 게와 같은 존재가 되어 서로 올라오는 놈의 발목만 서로 끌어내리며 ‘너 죽고 나 살자’는 식의 그림만 그릴뿐 ‘너 살고 나 살자’는 생각은 전혀 없기에 늘 세상은 시끄럽고 조용할 날이  없는 것 같다. 인간이 기러기떼 모양 서로 협력할 순 없을까.   도둑은 잡지 말고 좇으라 는 말도 있다. 남과 원수를 맺으면 어느 때인가 화를 입게 될지도 모른다고 했다. 제갈공명은 적에게도 퇴로를 열어 주라고 했다. 우리의 삶의 여백은 비어 있는 공간 아니다. 마음을 담는 공간이 되어야 한다.   남은 세월 욕심을 버리고 마음의 여유를 그리며 남의 사소한 실수라도 덮어주는 포용과 지혜를 나의 삶의 여백에 더 잘 그려 볼까 한다. 백인호 / 수필가열린광장 인생 여백 인생 여백 세월 욕심 팔레스타인 하마스

2025.10.29. 19: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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