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출 급감이 피부로 느껴진다” LA 한인타운에서 20년째 한식당을 운영하는 K씨는 요즘 매일 가게 문을 열 때마다 불안한 마음이 든다고 말한다. 오랜 기간 다양한 어려움을 겪었지만, 요즘처럼 손님이 뚝 끊긴 상황은 처음이다. 국내 외식 산업은 사상 최대 매출을 기록 중이라지만, 현장의 체감은 사뭇 다르다. 전미레스토랑협회(NRA)는 올해 국내 외식산업 매출이 1조5000억 달러를 넘을 것으로 내다봤다. 이는 사상 최대치다. 연방 센서스국도 지난 5월 음식점과 주점 매출이 전년 동기 대비 5.3% 증가했다고 밝혔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성장은 대부분 프랜차이즈 식당이 견인하고 있고 개인이 운영하는 식당은 어려움을 겪고 있다고 지적한다. 팬데믹 이후 배달 서비스가 활성화되면서, 자본력을 갖춘 체인점들은 빠르게 회복한 데 이어 이제는 소규모 식당의 빈자리를 메우며 공격적으로 확장 중이다. 지난해 국내 프랜차이즈 레스토랑 수는 2.2% 증가했고, 매장 수 200개 이하인 신흥 프랜차이즈 50곳은 평균 35%의 매출 증가율을 기록했다. 반면 개인 운영 식당은 임대료, 인건비, 식재료 비용 상승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다. LA타임스는 지난해 “한 해 동안 LA에서 주민들이 사랑했던 유명 레스토랑 70여 곳이 폐업했다”고 보도하며, 소규모 식당들의 고전을 집중 조명하기도 했다. 한인타운의 식당들도 예외는 아니다. 한인타운 내 여러 식당을 운영하는 C씨는 “지금 한인타운에서 장사가 잘된다고 할 만한 식당을 찾기 어렵다”며 “일부 업주들은 금융위기나 팬데믹보다 지금이 더 힘들다고 말할 정도”라고 토로했다. 한인타운 식당 매매를 전문으로 하는 라이언 오 CBC 윌셔프로퍼티 대표는 “팬데믹 시기부터 힘겨워 하던 곳들이 지원금이나 대출을 받아 버티다가 계속 매출이 오르지 않자 이제 폐업하는 경우가 많다”고 밝혔다. 식당운영 어려움의 가장 큰 이유는 급등한 가격이 꼽힌다. 개인 운영 식당들은 비용 상승 부담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고, 이는 곧바로 메뉴 가격 인상으로 이어졌다. LA한인타운 직장인 P씨는 “예전엔 점심시간에 자주 외식했는데, 요즘엔 대다수가 세금에 팁까지 포함하면 20달러가 넘는다”며 “이럴 바엔 도시락을 싸서 다니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한식당들도 이 같은 소비 심리 위축을 체감하고 있다. 한인타운의 한 식당 매니저는 “예전에는 ‘맛있으면 비싸도 먹는다’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요즘엔 가격표부터 보고 자리를 뜨는 손님도 있다”고 털어놨다. 여기에 최근 트럼프 행정부의 불법체류자 단속 강화로 인해, 남가주 이민자 커뮤니티의 소비 심리가 더 위축된 것도 악재로 작용하고 있다. 일부 식당은 가격 부담을 낮추기 위한 할인 행사에 나서고 있다. 오랜 기간 할인행사를 진행하지 않던 식당들도 점심 메뉴를 파격적인 가격으로 내놓고 저렴한 세트를 구성하는 등 고객 사로잡기에 안간힘이다. 한인타운에서 한식당을 운영하는 A씨는 “할인을 하면 적자가 나긴 하지만 손님 발길이 끊기는 것보다는 낫다”며 “불황이다 보니 가격에 민감한 손님이 많은 것 같다”고 밝혔다. 이처럼 겉으로는 호황처럼 보이는 외식업계의 성장 뒤에는, 프랜차이즈 중심의 매출 증가와 자영업자들의 체감 불황이라는 큰 격차가 존재한다. 통계로는 가려지는 이 온도 차가, 최근 한인타운 자영업자들의 현실을 말해주고 있다. 조원희 기자요식업 매출 소규모 식당들 한인타운 식당 운영 식당들
2025.07.07. 19:51
LA 지역 식당 60여곳이 팬데믹 회복 지원금을 받았다. 특히 남가주개스컴퍼니(SoCalGas)는 9일 LA 지역 식당 62곳이 각 3000달러씩 ‘레스토랑 케어 리질리언스 펀드’를 통해 지원금을 받았다고 밝혔다. 이 기금은 남가주개스컴퍼니와 PGE&E, SDG&E 등 유틸리티 회사들과 캘리포니아 레스토랑 재단이 공동 설립한 것으로 팬데믹 동안 어려움을 겪는 소규모 식당들을 대상으로 보조금을 지원한다. 지난해 캘리포니아주 식당 318곳이 지원금을 받은 것에 이어 올해는 한인 식당을 포함해 캘리포니아주 식당 356곳이 지원금을 받았다. 알라메다 카운티 소재 코리안 BBQ ‘서울정’과 프레즈노 카운티에 있는 한식 퓨전 식당 ‘불독코리안퓨전’도 수혜대상으로 선정돼 지원금을 받았다. 남가주개스컴퍼니 데이비드 브렛 부사장은 “식당들은 문화에 기여하고, 일자리 성장을 촉진하며 경제 활력에 기여하기 때문에 지역 사회의 구조에 매우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레스토랑 케어 리질리언스 펀드는 LA 카운티를 비롯해 알라메다 프레즈노 컨 샌디에고 샌프란시스코 등 총 8개 카운티에 여성과 유색인종 운영 소규모 식당을 중심으로 보조금을 지원해왔다. 남가주 개스컴퍼니는 팬데믹 기간 식당 지원 외에도 일자리 음식 개스비 등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에 400만 달러 이상을 기부해왔다. 장수아 기자지원금 식당 회복 지원금 캘리포니아주 식당 소규모 식당들
2022.06.09. 21:02
유명 한식당 ‘겐와 코리언 바비큐’가 노조와의 계약에 합의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한인 식당업계가 긴장하고 있다. 개인이 운영하는 한인 식당에서 노조 계약이 체결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겐와 업주 측은 고용 보장과 시급 인상, 공정한 팁 분배 시스템 등을 노조 측과 합의했다. LAist에 보낸 성명에서 겐와 코리언 바비큐 측은 “노조와 협력해 좋은 근무환경을 만들고 고객에게 우수한 서비스 및 음식을 제공할 것”이라며 “식당업계 모범이 되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겐와 노조의 회장이면서 한인타운이민노동조합(KIWA) 이사로 활동하는 호세 로베르토 에르난데스도 “이번 계약 합의로 노조와 업주가 생산적인 관계를 가지게 됐다”며 “식당업계 노동 환경이 개선되는 본보기가 되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한인 식당 업계에 타인종 종업원이 늘어나고 있는 가운데 겐와 코리언 바비큐의 노조 설립이 한 업소에 국한된 일이 아니라는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겐와 업주와 노조 간 합의된 노조 계약 주요 골자가 고용 계약 기간과 시급 및 복지 관련으로 한인 식당업계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예상이다. 한 업계 관계자는 “큰 식당보다는 소규모 식당이 종업원 노동법 관련 이슈에 취약할 수밖에 없다”며 “인력난에 시급 인상으로 힘든 소규모 식당들에 부담이 가중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LA 카운티에서 7월부터 시급 인상이 예고되고 인력난과 식자재 가격 상승이 지속하고 있는 가운데 식당 노조 결성은 한인 식당업계에 또 다른 부담이 될 수밖에 없다. 겐와 코리언 바비큐 식당이 임금위반과 부당 대우 문제가 불거지기 시작해 가주노동청의 벌금, 이어 노조결성으로 이어졌기 때문이다. 박수영 노동법 변호사는 “식당업계 노동법 이슈는 주로 임금 문제”라며 “오버타임, 점심, 휴식시간 등이다”라고 설명했다. 김용호 남가주 한인외식업연합회 회장은 “미국에서 한인 식당업계에서 시작되는 노조 결성 움직임을 막을 수는 없다”며 “업주들이 노동법 준수하며 업주와 종업원이 상생하는 환경을 만들 수 있도록 노동법 세미나 등을 계획하고 있다”고 밝혔다. 남가주 한인외식업연합회에 따르면 LA지역 600개 업소 포함 남가주에 1300개 한인 운영 요식업체가 운영 중이다. 업계의 주 노동력은 라틴계와 한인으로 업소 크기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전반적으로 종업원 비율은 타인종과 한인이 50:50 비율로 점차 타인종 종업원 비율이 높아지는 추세다. 장터 보쌈 이태호 대표는 “주방 쿡 담당 직원의 평균 연령이 60~70세로 곧 은퇴를 앞두고 있지만 젊은 직원들이 들어오지 않고 있다”며 “타인종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어 한인 식당 업계 노조결성 움직임은 피할 수 없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은영 기자긴장감 업주 식당업계 노동법 한인 식당업계 소규모 식당들
2022.06.02. 19:1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