갱단 추격 속 아빠와 유대감, 삶을 바꾸다
'샷건(shotgun)'이란 단어는 자동차 조수석을 의미하는 은어로도 사용된다. 쉬 라이즈 샷건(She Rides Shotgun)은 출소한 전과자 아버지가 운전하는 차의 조수석에 탄 11세 소녀 폴리의 이야기다. 영화는 강한 폭력성으로 인해 R등급 판정을 받았다. 액션과 속도감에서는 다소 아쉬움이 남지만, 스릴 넘치는 스토리라인 위에서 펼쳐지는 추격 장면들은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게 만든다. '쉬 라이즈 샷건'은 무엇보다 강렬한 부녀 관계를 깊이 있게 다룬 감성적 측면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위험 속에서 함께 도망치는 동안, 아빠와 딸은 강한 유대감을 형성하며 구원, 충성, 사랑이라는 주제를 깊이 있게 그려낸다. 네이트 매클러스키(테런 에버튼)는 5년 형을 마치고 출소하지만, 교도소 안에서 갱단 보스 ‘임페리얼 아웃로즈’의 가족을 죽인 사건으로 인해 보복의 표적이 된다. 보스는 네이트와 그 가족을 전부 없애라는 명령을 내린다. 전처는 이미 살해됐고, 감옥행으로 소원해진 11살 딸 폴리(아나 소피아 헤거)가 위험에 처한다. 아빠로서의 불신에도 네이트는 학교에서 폴리를 불러내 곧바로 도주를 시작한다. 오랜 시간 떨어져 지냈던 부녀는 서로에게 어색하다. 갱단의 추격이 끊임없이 이어진다. 이들은 전국을 가로지르며 폭력과 배신 속에서 살아남기 위해 싸우고, 그 과정에서 서로에 대한 신뢰와 사랑을 새롭게 쌓아간다. 네이트는 아버지가 지녀야 할 책임감과 보호 본능을 되찾는다. 네이트는 도주하는 동안 폴리에게 위조 신분, 무기 사용, 눈에 띄지 않는 법 등을 가르친다. 폴리는 처음엔 두려움과 혼란 속에 있었지만, 점차 아버지의 세계에 적응하며 강인해진다. 갱단은 네이트의 옛 동료와 연결된 네트워크를 이용해 계속 위치를 파악하고 네이트의 친구들이 배신하면서 부녀는 위기에 처한다. 부패한 경찰까지 가세한다. 네이트는 도망만으로는 끝나지 않을 거라 여기고 직접 보스의 본거지를 공격하려는 계획을 세운다. 대립 끝에 갱단 보스를 죽이고 폴리를 지켜낸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네이트는 치명상을 입는다. 네이트는 폴리에게 “혼자서도 살아남을 수 있다”는 마지막 가르침을 남기고 세상을 떠난다. 이제 폴리는 위조된 신분으로 새로운 삶을 살아야 한다. 짧지만 강렬했던 아빠와의 시간은 그녀의 삶을 완전히 바꾸어 놓는다. 폴리는 아빠와의 서먹한 관계에서 생존을 배웠고 불신 속에서 사랑을 얻었다. 적들의 추격 끝에 맞이할 최후의 순간까지 어떤 결말을 향해 치닫는지 끝내 알 수 없는 서스펜스와 팽팽한 긴박감으로 이어진다. 전반적으로 사랑, 구원, 그리고 생존을 진솔하게 그려낸 '감성적' 작품으로, 닉 롤런드 감독의 다이내믹한 연출은 폭력과 감정이 충돌하는 순간들을 섬세하게 포착해 냈다. 태런 에저튼의 강렬한 변신이 캐릭터에 깊이를 더한다. 아나 소피아 헤거는 인상적인 연기로 극의 감정선을 섬세하게 살려냈다. 블랭크 매스(Blanck Mass)의 사운드트랙은 영화 전반에 흐르는 긴장감을 한층 고조시키며 작품의 감성적 톤을 단단히 완성한다. 마지막 장면에서 폴리가 더는 피해자가 아닌, 자신을 지키는 존재로 변화하는 모습은 깊은 여운을 남긴다. 김정 영화 평론가 [email protected]유대감 추격 추격 장면들 동안 아빠 소녀 폴리
2025.08.20. 19:2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