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나 미드를 통해서나 접할 수 있었던 미국 생활을 1990년대 중반 샌프란시스코 대학원에서 유학으로 시작했다. 현지에 적응하기 위해 한동안은 전철과 버스를 타며 로컬 분위기와 일상을 익혔지만, 한국처럼 집 근처에 마트나 편의점이 없어 장을 보려면 멀리 떨어진 한인 마켓까지 다녀와야 했다. 양손 가득 짐을 든 채 버스를 수차례 갈아타고 다니면서 미국 생활에서 자동차는 선택이 아닌 생존 수단이라는 걸 체험할 수 있었다. 당시 차를 장만하려고 여러 딜러를 방문해 가격을 알아봤었는데 소형차는 1만2000~1만4000달러, 중형차는 1만8000달러 정도였던 것으로 기억한다. 최근 대학을 졸업한 큰 아이가 학업과 일을 병행하게 되면서 차가 필요해져 저렴한 신차를 알아봤다. 2만 달러 이하 신차는 거의 찾을 수가 없었고 소비자 리뷰가 좋은 소형차는 2만5000달러 전후, 중형차는 2만9000달러부터 시작했다. 지난 30년 사이 1만 달러 이상 오른 셈이다. 켈리블루북에 따르면 지난 9월 신차 평균 거래 가격이 사상 처음으로 5만 달러를 돌파했다고 한다. 팬데믹 당시 평균 가격이 4만 달러를 넘어섰다는 소식에 깜짝 놀랐었는데, 수년 만에 또 1만 달러가 오른 것이다. 첨단 기능 및 고급 편의 사양 장착이 늘고 하이브리드·전기차의 수요 증가가 주된 원인이라고는 하지만, 서민 입장에서는 그저 ‘감당하기 힘든 인상’일 뿐이다. 소비자들의 자동차 구매 부담이 지난 수십년간 얼마나 커졌는지 궁금해 신차 가격과 소득 수준의 변화를 조사해 봤다. 평균 신차 가격이 2만 달러를 처음 돌파한 1998년에 중간 명목소득은 3만8887달러였다. 그로부터 14년이 지난 2012년 신차 가격이 3만 달러를 넘어섰고, 소득은 5만1020달러였다. 신차 가격 상승률이 47.3%로 소득 증가율(31.2%)을 크게 상회했다.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금융위기 등 외부 충격으로 소득이 정체되면서 자동차 구매 부담이 가장 컸던 시기라고 할 수 있다. 2012년부터 2021년까지는 양상이 다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4만 달러 돌파까지 9년이 걸리는 동안, 소득이 39% 증가해 차량 가격 상승률(33.2%)보다 높았기 때문이다. 소비자의 구매력이 다소 회복된 시기다. 하지만 2021년부터 2025년까지는 신차 가격이 단 4년 9개월 만에 5만 달러를 돌파해 다시 소득 증가율을 앞지르기 시작했다. 중간 소득이 7만780달러에서 8만5000달러(올해 추정치)로 20.1% 올랐지만, 신차 가격은 25.4% 상승했다. 인플레이션을 고려하더라도 실질적인 부담이 다시 커지고 있는 것이다. 예를 들어 신차 가격이 3만 달러일 경우, 가주 평균 오토론 이자율 7.5% 기준에 10% 다운페이, 60개월 할부로 구매하면 월 납부액은 544달러다. 하지만 5만 달러라면 같은 방식으로 월 907달러가 된다. 동일 조건으로 3년 리스를 할 경우도 3만 달러 차는 월 428달러, 5만 달러 차는 월 713달러로 큰 차이가 난다. 특히 가격 상승을 이끈 전기차의 평균 거래 가격은 5만8124달러로, 평균 4만9054달러인 개솔린 차량보다 9000달러 이상 비싸다. 친환경 전환은 바람직한 방향이지만, 최신 기술 탑재와 제조 원가 상승이 전체 차량 가격을 끌어올리며 오히려 대다수 소비자에게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생계, 출퇴근, 교육, 의료 접근을 위한 ‘필수 교통수단’으로 여겨져 온 자동차가 이제 구매, 유지 비용 부담으로 선택을 고민해야 하는 고급 소비재의 경계까지 도달했다고 할 수 있다. 신차 가격 상승세가 식료품·유틸리티·보험료·주거비 등 전방위 인플레이션과 동시에 나타나고 있으니 서민들의 가계 재정은 한층 더 버거워질 수밖에 없다. 미국 생활의 필수품인 자동차 쇼핑이 부담보다는 설렘과 기쁨이 앞서던 때가 다시 올 수 있을까 싶다. 박낙희 / 경제부장중앙칼럼 필수품 자동차 자동차 구매 소득 증가율 중간 명목소득
2025.10.27. 19:38
최근 계속된 인플레이션 우려 속에서도 가주는 개인 소득 측면에서 타주를 뛰어넘는 압도적인 규모와 성장세를 보인 것으로 나타났다. 경제분석국(BEA)의 통계에 따르면, 2024년 9월까지 1년(4개 분기) 동안 가주의 1인당 개인 소득은 연평균 6.7% 증가하여 50개 주 중 1위를 기록했다. 이는 전국 평균 증가율인 4.7%를 크게 웃도는 수치다. 〈표 참조〉 연평균 5.7% 증가한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했을 때 소득 증가 폭은 전년 대비 1%포인트 개선됐다. 전체에서 7번째로 높은 증가율을 기록한 것이다. 반면 같은 기간 전국 총 소득 증가율은 5%에서 4.7%로 0.3%포인트 하락하면서 상반된 모습을 보였다. 이어 가주의 뒤를 이은 주로는 하와이(6.5%), 버몬트와 뉴욕(각각 5.7%)이었다. 반면, 가장 낮은 성장률을 기록한 주는 노스다코타(-1%), 네브래스카(1.3%), 아이오와와 사우스다코타(각각 1.5%), 몬태나(3.1%)였다. 가주와 경쟁 관계에 있는 텍사스는 3.7%로 43위, 플로리다는 4%로 39위를 기록하며 의외로 부진한 모습을 보였다. 또 같은 기간 가주의 총 개인 소득 규모는 3조39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이는 전국 총 개인 소득인 24조7400억 달러의 14%를 차지하는 수준으로, 50개 주 중 1위를 차지했다. 조 단위 개인 소득을 기록한 주는 2조1400억 달러의 텍사스, 1조7100억 달러 뉴욕, 1조6500억 달러 플로리다가 있었지만, 3조 달러 대를 기록한 가주와 격차가 컸다. 가주는 1인당 소득에서도 두드러졌다. 2024년 9월 기준 가주의 1인당 개인 소득은 8만5300달러로, 전국 평균인 7만2400달러를 18% 웃돌며 50개 주 중 4위를 기록했다. 가장 높은 소득을 기록한 주는 매사추세츠(9만4400달러), 이어 코네티컷(9만3500달러), 뉴욕(8만6200달러) 순이었다. 반면, 미시시피는 5만1500달러로 최하위를 기록했으며, 웨스트버지니아(5만4900달러), 앨라배마(5만6200달러) 등이 그 뒤를 이었다. 텍사스는 6만8200달러로 26위, 플로리다는 7만900달러로 19위를 기록했다. 이는 최근 가주에서 엑소더스 현상, 감원, 물가 상승 등의 우려 속에서도 가주가 경제적 영향력과 소득 측면에서 국내에서 여전히 중추적인 역할을 한다는 것으로 평가된다. 한편 최근 발생한 LA카운티 산불 복구비용 추정치가 500억 달러에서 많게는 1500억 달러로 역대 최대 산불 피해 규모가 추정됐지만, 향후 가주의 개인소득 성장에 미치는 영향은 적을 것으로 전망됐다. 우선 주요 재건 비용은 보험금을 통해 충당될 예정이다. 또한, 다양한 정부 및 지원 프로그램에서 상당한 자금을 지원받으며 자선단체들의 지원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이들이 상쇄하고 남은 나머지 비용 부담이 가주의 개인 소득에서 충당된다는 설명이다. 우훈식 기자 [email protected]개인소득 인플레 개인소득 성장률 소득 증가율 기간 전국
2025.01.19. 20:07
지난해 샌디에이고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가율이 전국 평균을 두 배 이상 상회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경제분석국(BEA)이 최근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2023년 한해 동안 샌디에이고 지역 주민들의 개인 소득 증가율은 5%로 전국 평균인 2.1%를 크게 웃돌았다. 이는 지역 주민들의 소득이 눈에 띄게 증가했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샌디에이고 지역의 전통적인 높은 생활비로 인해 주민들이 이를 제대로 체감하는 것에는 한계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2023년 한해 동안 지역 주민들의 소득 증가율이 높게 책정된 이유에 대해 경제 전문가들은 주식시장의 활성화와 깊은 관련이 있다고 말하고 있다. 유니버시티 오브 샌디에이고(USD)의 앨런 진 교수는 "지난해에는 주식시장이 괜찮았고 이는 실질 소득 증가의 일부로 계산되었다"고 설명했다. 소득증가율 전국 소득증가율 전국 전국 평균 소득 증가율
2024.12.26. 20:23
팬데믹을 거치는 지난 5년간, 국내 소비자들의 수입은 늘어났지만 물가가 고공행진하면서 저축률은 오히려 떨어졌다는 조사결과가 나왔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최근 지갑에 들어있는 물건을 예로 들어 소비자들의 평균적인 경제 상황이 지난 5년간 어떻게 변해왔는지 보도했다. 현금, 데빗카드, 크레딧카드, 운전면허증, 집 열쇠 등의 물건들은 각각 소비자들이 지출항목과 수입항목을 상징하기 때문이다. WSJ은 5년 전과 비교하는 이유에 대해 2020년부터 시작된 팬데믹이 소비자들에게 어떤 영향을 미쳤는지 알아보기 위함이라고 덧붙였다. ▶현금 점점 현금을 들고 다니지 않는 사회로 변화하고 있으나 실제로는 소비자들의 지갑에 있는 현금은 60달러에서 74달러로 늘어 눈길을 끈다. 이렇게 지갑이 조금이나마 두둑해진 이유는 수입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소비자들의 평균 연 수입은 2019년에 비해 23% 증가했다. 특히 팬데믹이 한창인 2020년과 2021년 사이에는 10% 이상 상승하며 증가 폭이 두드러졌다. 전문가들은 당시 정부가 개인이나 기업에 제공했던 다양한 재난지원금이 큰 영향을 미쳤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2020년부터 2022년 사이에는 하위 25% 저소득층이 수입이 가장 가파르게 늘어났다는 애틀랜타 연방준비은행의 통계가 이런 분석을 뒷받침한다. ▶데빗카드 데빗카드는 은행 계좌를 의미한다. 소비자들의 은행계좌잔고는 5년 전보다 14%가 늘어서 3091달러였다. 수입이 늘어난 비율만큼 계좌 잔고가 늘지 않았다는 건 저축을 덜 한다는 의미다. 2024년 7월 기준 저축률은 2.9%인데 이는 2019년 말의 수치와 비교하면 절반 수준이다. 전문가들은 수입이 늘었음에도 저축을 하지 못하는 이유는 그만큼 지출도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해석했다. ▶크레딧카드 크레딧카드 부채는 2019년 5834달러에서 2024년 6218달러로 6% 상승했다. 크레딧카드 부채 이자율이 2019년 17%에서 2024년 23%로 훌쩍 뛰어서 크레딧카드 부채가 대폭 증가할 수 있다는 점에서 우려되는 대목이다. 실제 올 2분기 크레딧카드 연체 규모는 사상 최대인 1조1400억 달러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소득 증가율이 인플레이션 상승률을 따라잡지 못해서 생활비 충당 목적의 크레딧카드 사용이 급증하면서 부채 규모도 가파르게 증가한 것이라고 진단했다. ▶운전면허증 차량 유지비도 크게 올랐다. 평균 자동차 할부금은 2019년보다 28%가 오른 737달러였다. 오토론 이자율이 5.4%에서 7.1%로 오르니 할부금도 자연스럽게 늘어난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더해 자동차 보험료와 수리비 역시 폭발적으로 증가했다. 2024년 7월 기준 연간 평균 자동차 보험료는 1715달러로 이는 2019년보다 50% 가까이 뛴 것이다. ▶집 열쇠 집 열쇠가 의미하는 것은 주택 소유비용이다. 현재 평균 모기지 비용은 1520달러로 2019년과 비교해서 25%나 상승한 것. 부동산 정보업체 레드핀에 따르면 2019년 12월 전국 평균가의 주택을 사려면 드는 모기지 비용은 월 1566달러였지만 2024년 7월의 경우엔 두 배 가까이 올라간 3010달러가 됐다. 이외에도 평균 주택보험료 또한 2019년 1164달러였던 것이 2024년에는 1765달러로 오르는 등 전반적인 주택 소유 부담도 뚜렷하게 커졌다. 조원희 기자고물가 소득 크레딧카드 부채 기준 저축률 소득 증가율
2024.09.18. 19:58
콜로라도에서 지난 1년 동안 가구당 중간소득이 가장 많이 증가한 도시는 롱몬트였으며 반면, 가장 많이 줄어든 도시는 볼더로 나타났다.덴버 폭스 뉴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인플레이션이 미국내 각 가정의 평균적인 예산에 상당한 타격을 미쳤지만 콜로라도 주내 일부 도시들은 소득 증가가 물가 상승을 앞질렀다.연방 노동 통계국(U.S. Bureau of Labor Statistics)에 따르면, 식품 가격은 2022년에 13.5%나 올라 1979년 이후 가장 큰 폭의 전년대비 상승률을 기록했다. 그러나 미국내 일부 도시들은 소득이 인플레이션보다 더 많이 증가했다. 금융기술업체 스마트에셋(SmartAsset)은 미국내 주요 도시 349개를 대상으로 연방센서스국의 관련 자료를 토대로 2021~2022년 1년간 가구당 중간소득 증가율을 비교해 순위를 매겼다. 콜로라도에서는 총 14개 도시가 포함됐는데 톱 20 안에 든 도시는 롱몬트 한 곳뿐이었다. 롱몬트는 2022년 가구당 중간소득이 8만9,010달러로 2021년 보다 22.08%나 증가해 전국 15위를 차지했다. 콜로라도 주내 다른 7개 도시(아바다, 웨스트민스터, 센테니얼, 오로라, 손튼, 레이크우드, 하일랜즈 랜치)는 두 자리수의 소득 증가율을 보였고 덴버의 경우는 8% 증가해 미전체 물가 상승률과 정확히 일치했다.반면, 볼더는 콜로라도에서 중간소득이 하락한 유일한 도시였다. 볼더는 2021년 8만4,167달러에서 2022년에는 8만1,608달러로 3%가 오히려 감소해 조사대상 349개 도시 가운데 최하위권인 330위에 랭크됐다. 이번 조사에서 2021~2022년 소득 증가율이 가장 높은 도시 1위는 31.06%나 오른 텍사스주 우드랜즈였다. 2위는 플로리다주 팜 베이(30.87%), 3위 캘리포니아주 란초 쿠카몽가(29.21%), 4위 캘리포니아주 비살리아(26.80%), 5위 애리조나주 버크아이(26.28%), 6위 플로리다주 포트 로더데일(25.62%), 7위 마이애미(플로리다주 25.01%), 8위 뉴 저지주 엘리자베스(24.37%), 9위 캘리포니아주 앤티오크(23.66%), 10위는 애리조나주 서프라이즈(23.59%)였다. 반면, 루이지애나주 라파예트는 12.85%나 하락해 꼴찌(349위)의 불명예를 안았다. 이어 미조리주 리스 서밋(-11.08%/348위), 코네티컷주 스탬포드(-10.69%/347위), 테네시주 머프리스보로(- 9.57%/346위), 캘리포니아주 잉글우드(-8.12%/345위)가 최하위권을 형성했다. 이밖에 뉴욕은 9.86%의 증가율로 전국 132위, 로스앤젤레스는 8.19%로 전국 164위, 시카고는 5.72%로 전국 217위를 기록했다. 이은혜 기자콜로라도 중간소득 소득 증가율 가구당 중간소득 주요 도시
2023.11.06. 15:48
뉴저지주에서 주민 소득 수준이 가장 높은 카운티는 서머셋카운티인 것으로 나타났다. 인구 927만 명(2021년 기준)의 뉴저지주는 21개 카운티로 이뤄져 있는데 최근 연방 경제분석국(U.S. Bureau of Economic Analysis)이 발표한 카운티별 1인당 소득(PCI: per capita income) 자료에 따르면 서머셋카운티는 2021년에 11만3975달러를 기록해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이어 주민 소득 수준이 높은 카운티 2위는 모리스카운티로 주민 1인당 소득 10만7767달러를 기록했고, 3위는 헌터든카운티로 10만288달러로 나타났다. 또 뉴욕시와 접하고 있으면서 인구 95만 명(한인 인구 6만2000명)으로 뉴저지주에서 가장 큰 카운티 중 하나인 버겐카운티는 2021년에 주민 1인당 소득 9만7343달러를 기록해 4위에 랭크됐다. 이번 발표에서 두드러진 점은 주민 소득이 높은 카운티와 낮은 카운티 사이에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는 것이다. 21개 카운티 중 1인당 소득이 가장 낮은 컴벌랜드카운티의 경우에는 2021년에 4만7559달러, 20위를 차지한 살렘카운티는 5만7547달러에 그쳐 소득이 높은 카운티의 절반 정도인 것으로 집계됐다. 카운티 별 주민 소득 증가율 조사에서는 허드슨카운티가 2020년에서 2021년 사이에 10%가 늘어 가장 빠른 성장률을 보였고, 버겐카운티는 올해 1월부터 3월까지 1분기에 5.3%(연율 기준), 2분기에는 5.6%가 증가해 뉴욕시와 가까운 카운티들이 대체적으로 소득 증가율이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박종원 기자 [email protected]서머셋카운티 뉴저지 카운티별 1인당 주민 소득 소득 증가율
2022.12.05. 19:5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