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고닫기

최신기사

[기자의 눈] 소수계 정치 입지 좁힌 연방 대법원 판결

연방 대법원이 지난달 말 선거구 획정과 관련한 매우 중요한 판결을 내렸다. 루이지애나주의 연방 하원의원 선거구 획정을 위헌으로 판결한 것이다. 보수 성향 대법관 6명이 찬성했고, 진보 성향 대법관 3명은 반대했다. 이번 판결은 지난 1965년 제정된 투표권법(Voting Rights Act)에 큰 변화를 가져올 것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연방 대법원은 ‘Louisiana v. Callais’라고 불리는 이번 판결에서 투표권법 제2조의 핵심 내용을 사실상 무력화시켰다. 즉 루이지애나주가 흑인 유권자의 대표성을 높이기 위해  흑인 다수 선거구인 제6선거구를 만든 것은 위헌이라는 판단이다. 주 정부가 선거구를 나눌 때 인종을 주된 기준으로 삼는 것은 헌법상 평등 보호 조항을 위반한 불법적인 게리맨더링에 해당한다고 판단한 것이다.     아울러 기존에는 결과적으로 소수 인종의 투표권을 저해하면 소송이 가능했으나, 이번 판결로 소송을 제기하는 원고는 주 정부가 차별 의도를 가졌음을 증명해야 하는 부담을 안게 됐다.     연방 대법원은 또 주 정부가 인종이 아닌 정당 간 정치적 이득을 위해 선거구를 획정하는 것은 헌법적 권한이며, 이 과정에서 발생하는 인종적 불균형은 위헌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의 판결도 함께 내렸다.     결국 소수계의 목소리를 대변하기 위해  이들의 밀집 거주지역을 하나의 지역구로 만드는 일은 사실상 힘들게 됐다는 것이다. 반면, 각 정당의 이익에 맞게 선거구를 나눌 수는 있게 됐다.  연방 대법원의 판결 이후 루이지애나주는 연방 하원 예비선거를 중단하고 소수계 대표성을 줄이는 방향으로 선거구를 다시 그려야 하는 상황에 놓였다.     이는 루이지애나주만의 문제는 아니다. 인종을 고려해 선거구를 나누려는 다른 주 정부들의 정책도 위헌 주장 가능성이 커졌다. 이에 일리노이주에서는 독자적인 투표권법을 마련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이번 판결이 있자 일리노이주에서는 지난 2011년 아시아계 여성 최초로 주 의원에 당선된 테레사 마의 사례가 다시 언급되고 있다. 중국계인 마 의원은 팻 퀸 전 주지사의 스태프로 일했으며 시카고 한인 사회와도 가까웠다.     마 의원은 2011년 일리노이주가 투표권법에 따라 시카고 다운타운 남부의 차이나타운 지역을 하나의 선거구로 만들었기에 당선이 가능했다고 밝힌 바 있다.  투표권법의 수혜자였던 셈이다.     당시 일리노이 주의회는 투표권법을 제정했다. 주 차원에서 소수계 유권자의 투표권을 보호해야 한다는 주장이 힘을 얻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각 선거구는 인구수의 평등성뿐만 아니라 특정 인종이 절대다수가 아니더라도 다른 인종 그룹과 연합해 당락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수준의 인구 비중을 보장할 수 있도록 했다. 이를 통해 이전까지는 4개의 주 하원, 3개의 주 상원, 3개의 연방 하원 선거구로 쪼개져 있던 시카고 차이나타운을 하나의 주 하원 선거구로 만들었다.     이번 판결이 시카고 한인 사회에 끼치는 영향 역시 과소평가할 수 없다. 글렌뷰와 노스브룩 등 대표적인 한인 밀집 거주 지역을 하나로 묶는 선거구 획정이 사실상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일리노이 주의회는 연방 대법원의 투표권법 판결로 주 헌법 개정을 유보했다. 당초 주의회는 인종적 요소를 선거구 획정 규칙에 포함하는 내용의 주 헌법 개정을 추진했으나 연방 대법원 판결로 인한 법적 불확실성으로 인해 처리를 미룬 것이다. 당장 공화당 의원들로부터 위헌 소송을 당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일부에서는 일리노이주가 독자적으로 주 투표권법을 제정하고 연방법 이상의 보호 장치를 갖춰야 한다는 주장까지 내놓고 있다. 아무튼 이번 연방 대법원의 판결이 일리노이주는 물론 연방 선거 결과에 지대한 영향을 끼칠 것은 분명해 보인다.     박춘호 시카고중앙일보기자기자의 눈 소수계 대법원 하원의원 선거구 소수계 대표성 선거구 획정

2026.05.18. 18:20

썸네일

많이 본 뉴스

      실시간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