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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사” 한마디에 환한 미소…90세 넘은 한국전 참전용사들

웨스트LA 재향군인병원에는 세월 속에 잊혀져 가는 한국전 참전용사들이 있다.   베터런스데이(재향군인의 날)를 하루 앞둔 지난 10일, 밝은사회운동본부(GCS·이사장 이종남) 회원 5명이 이곳을 찾았다. 가족이나 지인들의 발길이 뜸한 병원을 GCS 회원들은 17년째 꾸준히 방문하고 있다.   이종남 이사장은 “매년 6월25일과 베터런스데이때 두번 이곳을 방문한다”며 “점심과 함께 치약, 칫솔, 양말, 슬리퍼 등 생필품이 담긴 선물을 전하며 감사의 마음을 나눈다”고 말했다.   GCS의 재향군인병원 방문은 지난 2008년 6월 처음 시작됐다. 당시만 해도 30여 명의 한국전 참전용사가 있었지만, 지금은 그중 15명만이 병원에 남아 있다. 대부분 90세를 훌쩍 넘긴 이들은 자신의 생일조차 기억하지 못할 정도로 쇠약하지만, 한국전쟁의 기억만큼은 여전히 또렷하게 간직하고 있다.   참전용사 중 한 명인 피트먼 씨는 1953년 미 육군으로 참전했다. 당시 그의 나이는 23세였다. 전쟁 당시 상황을 묻자 그는 잠시 말을 멈추더니 “처음 한국에 갔을 때의 기억이 아직도 생생하다”며 “내가 참전하고 얼마 지나지 않아 종전이 됐다”고 말끝을 흐렸다. 그러면서 어눌한 한국어 발음으로 ‘판문점’을 여러 차례 반복했다.   이날 GCS 회원들이 한국과 미국 국기가 새겨진 모자와 후드티 등을 선물하자, 참전용사들의 얼굴에는 환한 미소가 번졌다.   참전용사 아서 셸번 씨는 “한국전 참전 모자를 새로 선물 받아 너무 기쁘다”며 “매번 이렇게 찾아와 선물해줘서 항상 감사하다”고 말했다.   이 이사장은 “6월에 만나 인사를 나눴던 참전용사가 다음 방문 때 보이지 않으면 가장 마음이 아프다”고 했다.     그는 “참전용사들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손을 한 번 잡아드리고 ‘당신의 헌신에 감사합니다’라는 한마디”라며 “지금은 15명이 남아 있지만, 마지막 한 분이 남을 때까지 이 방문 행사를 계속 이어가겠다”고 말했다.   참전용사들에게는 여전히 전쟁의 상흔이 남아 있다. GCS 회원들의 정기적인 방문은 그들의 닫힌 마음을 서서히 열어가고 있다.   이 이사장은 “전쟁 트라우마로 처음에는 선물도 받지 않던 분들이 있었다”며 “그럴 때는 그냥 병실에 선물을 놓고 오는데, 몇 번 반복하다 보면 결국 받아주시곤 한다”고 말했다. 송윤서 기자감사 손한 한국전쟁 참전용사들 한국전 참전용사 이날 참전용사들

2025.11.10. 20: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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