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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LA총영사관 쇄신 시급하다

LA총영사관(총영사 김영완)에서 또 부끄러운 일이 터졌다. 본지 단독보도로 총영사관 행정직원이 횡령과 성희롱 등의 이유로 징계를 받은 사실이 드러났다.   총영사관은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되는 대한민국 정부 기관이자, 해외에서 국가의 얼굴을 대표하는 곳이다. 그 안에서 기본적인 공직윤리조차 지켜지지 않았다는 점은 단순한 개인 일탈로 치부하기 어렵다. 이는 조직 전체의 기강 해이와 관리 부재가 낳은 결과다.   그럼에도 총영사관 측은 구체적인 내용조차 투명하게 공개하지 않고, “법적 절차 중”이라는 형식적인 답변만 내놨다. 국민과 한인사회에 대한 최소한의 설명 책임조차 다하지 않는 태도는 변명의 여지가 없다.   문제는 공관 직원들의 비위가 이번이 처음이 아니라는데 있다. 불과 2년 전에도 행정직원 2명이 초과근무수당을 부당 청구해 징계를 받았다. 그럼에도 이들은 여전히 근무중인 것으로 본지 확인결과 드러났다. 이에 앞서 2021년에도 당시 박경재 LA총영사 부부에 대한 갑질 의혹이 공관 내부 직원들에 의해 제기돼 외교부 감찰을 받았지만 그 결과는 끝내 공개되지 않았다.   잇따른 비위는 결국 ‘솜방망이 징계’와 느슨한 내부 감시가 원인이라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총영사관은 공직자로서의 자긍심과 책임의식이 결여된 일부 직원의 일탈을 방치했고, 그 결과 공관 전체의 신뢰를 훼손했다.   더 큰 문제는 이러한 사건이 공직문화의 구조적 병폐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이다. LA총영사관은 경찰·검찰 등 각 부처 파견 공무원들이 함께 근무하는 조직이다. 그럼에도 기강 확립에 실패했다는 것은 공관의 통제 기능이 사실상 마비됐음을 방증한다. 문제를 몰랐다면 직무 태만이고 문제를 알았다면 직무 유기다.   악순환의 배경에는 폐쇄적인 조직 문화와 소통 부재가 자리 잡고 있다. 전직 근무자는 “공직 기강을 다잡는 분위기는 거의 없고, 각자 맡은 일만 한다”며 영사와 행정직원 간의 교류조차 원활하지 않다고 내부 분위기를 전했다.     공관의 관리·감독 부실은 결국 재외국민들에게 제공되는 영사 서비스의 질적 저하로 이어진다. 민원실의 불친절, 전화 연결 지연, 예약 대기 장기화 등은 이미 고질적인 문제로 지적된 지 오래다. 지난해 기준 민원 담당 영사 3명이 심사한 공증 서류는 약 9만 건에 달한다. 영사 1명당 하루 평균 100건이 넘는 업무를 처리해야 했다. 그럼에도 총영사관은 지난 2년간 인력 증원을 위한 건의조차 하지 않았다.     비위 행위자에 대한 솜방망이 처벌이 반복되고, 인력 부족을 해결하려는 의지조차 보이지 않으면 기강 해이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오는 22일 LA총영사관에서 국정감사가 열린다. 위원장인 김영배 의원을 비롯한 더불어민주당 소속 6명과 김태호(국민의힘) 의원 등 7명이 주요 현안들을 질의하게 된다. 국감 때마다 되풀이되는 피감 기관에 대한 윽박지르기나 이념 다툼이 아닌 현안에 집중하길 바란다. 의원들이 한목소리로 외교부 차원에서 이번 사태를 뼈아프게 받아들일 수 있도록 철저한 진상 조사와 함께 강력한 재발 방지 대책을 촉구해야 한다.   먼저 비위 행위자에 대한 ‘무관용 원칙’을 확립하고 일벌백계하여 다시는 유사한 사례가 발생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 특히 성비위·횡령 등 민감 사안은 외부 전문가가 참여하는 객관적인 직무 감찰 시스템을 도입해 내부 통제를 강화해야 한다. 인력 구조 재편도 필요하다. 민원 업무에 과중된 부담이 누적되면 비위 가능성은 커질 수밖에 없다. 인력난을 이유로 한 서비스 저하는 결국 동포 사회의 불신으로 이어진다.     문제해결을 위해선 무엇보다 영사와 행정직원 간의 소통을 활성화할 수 있는 장치를 마련하여 건전한 조직 문화를 조성하고 상호 존중하는 분위기를 만들어야 한다.   LA총영사관은 단순한 행정기관이 아니라, 남가주 한인사회의 신뢰를 상징하는 곳이다. 그 신뢰가 무너질 때, 국가 이미지 역시 함께 추락한다. 지금 필요한 것은 변명도, 은폐도 아닌 투명한 공개와 철저한 자성, 그리고 개혁이다. 이번 국정감사가 LA총영사관을 바로 세울 수 있는 기회가 되길 기대한다.사설 la총영사관 쇄신 총영사관 행정직원 행정직원 2명 총영사 김영완

2025.10.15. 19: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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