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과 20여년 전만 해도, 고관절 수술은 큰 절개와 많은 출혈, 긴 회복 기간을 동반하는 부담스러운 수술 중 하나였다. 수술 전 미리 헌혈해둘 만큼 출혈이 많았고, 회복에는 많은 시간이 걸렸다. 그러나 의료 기술의 눈부신 발전은 고관절 수술의 패러다임을 바꾸어놓았다. 현재의 고관절 치환술은 수술 시간만 약 1시간, 절개 부위는 3~4인치로 최소화되었으며, 수술 당일 환자가 직접 일어나 걷는 것이 가능할 정도로 회복 속도가 빨라졌다. 통증은 과거에 비해 현저히 줄었고, 회복 과정도 단순해졌다. 등산이나 조깅 등 고관절에 부담이 갈 수 있는 활동도 대부분 무리 없이 가능하다. 고관절 임플란트의 수명 연장도 중요한 변화 중 하나다. 현재는 티타늄처럼 특정 금속을 사용할 경우, 6주 정도의 시간이 지나면 살아있는 뼈가 금속 표면 안으로 자라 들어가 자연스럽게 고정되는 방식이 적용되고 있다. 이로 인해 인공관절이 헐거워지거나 탈착되는 문제는 현저히 줄었으며, 한 번의 수술로 평생 사용할 수 있는 사례가 점점 늘고 있다. 내구성과 안정성이 확보된 만큼, 최근에는 30~40대의 젊은 환자나 운동 선수에게도 적용이 가능해졌다. 고관절 수술이 지금처럼 빠르고 정확하게 발전할 수 있었던 배경에는 컴퓨터를 활용한 수술도 큰 역할을 했다. 이 시스템은 수술 중 실시간으로 컴퓨터 화면을 통해 임플란트의 위치와 각도를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게 해준다. 1mm 단위까지 차이를 조정할 수 있으며, 수술 결과의 정확도가 크게 높아졌다. 고관절 수술 후 재수술의 가장 큰 원인은 인공관절의 볼이 소켓에서 빠지는 탈구와 다리 길이 불균형이다. 이 두 가지는 모두 환자의 만족도와 직결되는 민감한 문제다. 특히 여성 환자의 경우, 수술 후 다리 길이가 달라져 신발을 맞춰 신기 어려운 불편을 호소하는 경우도 많다. 하지만 컴퓨터를 모니터하면서 수술 중 실시간 조정이 가능해지면서, 이런 문제들은 대부분 사전에 방지할 수 있게 되었다. 또 예전에는 수술을 마친 뒤 엑스레이를 통해 문제가 있었는지 뒤늦게 확인하곤 했다. 만약 문제가 발견되면 다시 수술해야 했고, 이는 환자와 의료진 모두에게 큰 부담이었다. 하지만 지금은 수술 중 모든 요소를 미리 체크하고 바로잡을 수 있어, 불필요한 재수술은 거의 사라졌다. 마지막으로, 절개 부위가 작아진 것도 컴퓨터 덕분이다. 현재는 수술 중 컴퓨터 화면을 통해 내부 구조를 실시간으로 확인할 수 있어, 공(볼)만 꺼낼 수 있을 정도로만 절개하고 특수 기구를 이용해 작은 절개창을 통해 임플란트를 정확히 삽입할 수 있게 됐다. 그 결과 수술 후 회복이 빨라지고 부작용도 줄어들었다. 이처럼 의료 기술의 발전은 환자들의 삶의 질을 크게 변화시킨다. 따라서 수술이라는 큰 결정을 앞두고 있다면, 다양한 치료 옵션을 고려해보고 본인에게 가장 적합한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한인 커뮤니티에서도 최첨단 의료기술을 활용하여 보다 정확하고 안전한 치료를 선택할 수 있도록 커뮤니티 구성원들의 인식 확대가 필요하다. ▶문의: (323)913-4300 윌리엄 롱 / 정형외과 전문의·할리우드 차병원건강 칼럼 정확도 회복력 고관절 수술 수술 시간 고관절 임플란트
2025.09.09. 20:19
본인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수시로 한쪽 얼굴에 경련이 오는 상황을 가정해보자. 다행히 통증은 동반되지 않지만, 한쪽 눈의 경미한 경련을 시작으로 입 주변, 나아가서 눈과 입에 동시에 경련이 나타난다. 더 심해지면 한쪽 눈이 감겨버리고, 떨리는 증세가 잦아지며 강도도 심해진다. 말할 때와 음식을 씹을 때 등 일상생활의 불편함은 물론이며 대인 관계도 피하게 된다. 이 같은 증상은 의학적 용어로 안면 경련(Hemifacial Spasm), 혹은 얼굴 반쪽에서만 나타난다고 하여 편측안면경련증이라고도 한다. 한인을 비롯한 아시안들에게 특히 많이 나타나는 편측안면경련은 수술을 통해 완치되는 질환이지만, 해결책이 없다고 생각하며 불편함을 안고 살아가는 한인 환자들이 많다. 편측안면경련증은 우리의 얼굴 근육을 관장하는 7번 뇌 신경이 그 위를 지나가는 정상적인 혈관에 눌려 기능에 이상을 일으키면서 발생한다. 5%가량은 종양이 안면 신경을 눌러 발생하며, 95%는 혈관 압박이 원인이 된다. 이 질환은 통계적으로 볼 때 아시안에게서 20배나 더 많이 나타나는데 이는 머리 모양과도 관련이 있다. 동양인들의 뒤통수는 서양인보다 납작하며, 그 안에 자리 잡고 있는 두뇌도 차이가 있다. 서양인들의 머리는 뒷부분이 아시안보다 많이 나와 있기 때문에 그만큼 공간적으로 여유가 있어 눌릴 확률이 낮은 것이다. 또 남성보다 여성들에게 더 많이 나타나며, 연령층으로 볼 때는 40대 이후 나타난다. 비수술적 방법으로는 보톡스를 주입하기도 하는데, 이는 안면 근육을 마비시켜 수축을 풀어줌으로써 경련 증세를 없애는 것이다. 하지만 약효가 3개월 정도면 떨어지기 때문에 계속 맞아야 하고, 오래 맞을 경우 근육 마비가 올 수 있다. 따라서 바람직한 방법이면서 동시에 증세를 없애는 정상 생활로 되돌아오는 치료는 눌려있는 두뇌 신경의 압력을 없애주는 수술인, 미세혈관감압술(microvascular decompression)을 받는 것이다. 이 시술은 귀 뒤쪽 아랫부분에 5~6cm 정도를 절개한 다음 25센트짜리 동전 사이즈 정도로 외과용 드릴을 이용해 두개골에 작은 구멍을 내고, 현미경으로 누르고 있는 혈관을 찾아내 혈관과 신경 사이에 아주 가벼운 스펀지를 집어넣음으로써 더는 압박되지 않게 해주는 수술이다. 수술 시간은 1시간 정도로, 수술 후 이틀 정도 입원 치료 후 퇴원할 수 있다. 정상 생활로 돌아오기까지는 2주에서 4주 정도 걸린다. 완치율은 98% 이상이며, 10년 안에 재발 가능성은 5% 미만이다. 수술을 권하는 이유이다. 편측 안면 경련은 원인 자체가 아직 확실히 밝혀지지 않았고, 정상적인 혈관이 안면 신경을 압박하는 것이기 때문에 특별한 예방책은 없다. 다만 증세가 있을 경우, 수술을 통해 일상을 회복할 수 있으며, 미국의 뇌신경외과 의사 중에도 수술 시간과 방식, 그리고 수술 후 결과의 차이가 있기 때문에 경험 풍부한 집도의를 잘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저자는 클리브랜드 클리닉 신경외과 정교수(1993~2014년)를 역임함) ▶문의:(323)913-4356 이정훈 / 신경외과 보드 전문의·할리우드 차병원건강 칼럼 안면 경련 안면 경련 비수술적 방법 수술 시간
2023.07.11. 20: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