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칼럼] 수술실 숨은 영웅, 마취과 의사 이야기
“잠깐, 환자분 혈압 확인할게요!” 수술실에 긴장감이 감돈다. 외과의사는 집중하며 메스를 움직이고, 간호사는 기구를 정확히 전달한다. 그런데 환자의 머리맡에서 가장 바쁘게 움직이는 사람이 있다. 바로 마취과 의사다. 모니터를 응시하며 약물을 조절하고, 인공호흡기를 확인하며, 혈압과 맥박의 미세한 변화까지 놓치지 않는다. ‘잠재우기만 하는’ 의사라고요? 많은 사람이 마취과를 ‘환자를 재우는 과’로만 생각한다. 하지만 마취과 의사는 수술 내내 환자의 생명줄을 쥐고 있는 의료진이다. 전신마취 하나만 봐도 그렇다. 단순히 의식을 잃게 하는 것이 아니라 의식 소실, 진통, 근육 이완이라는 세 박자를 완벽하게 맞춰야 한다. 마치 오케스트라 지휘자처럼 여러 마취제의 조화를 이끌어 내는 것이다. 동시에 기도를 확보하고 인공호흡을 관리하며, 심장과 폐 기능까지 24시간 감시한다. 척추마취나 부위 마취는 또 다른 예술이다. 바늘 끝으로 정확한 신경을 찾아내 국소 마취제를 주입하는 일은 밀리미터 단위의 정밀함을 요구한다. 특히 80세 할머니의 고관절 수술이나 심장 질환이 있는 환자에게는 전신마취보다 훨씬 안전한 선택이 될 수 있다. 수술 중 마취과 의사 앞의 모니터는 마치 비행기 조종석 같다. 혈압, 맥박, 산소포화도, 체온, 호기말 이산화탄소 농도까지, 수많은 숫자와 파형이 실시간으로 환자의 상태를 알려 준다. 갑작스러운 출혈로 혈압이 뚝 떨어지거나, 기관지에 가래가 끼어 산소포화도가 감소하는 순간, 마취과 의사는 순식간에 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한다. 수액을 늘리고 승압제를 투여하며, 기도를 깨끗하게 흡인하는 일련의 과정이 환자도 모르는 사이에 이뤄진다. “수술은 잘됐는데 아파 죽겠어요!” 이런 말을 들어 본 적 있을 것이다. 여기서 마취과 의사의 두 번째 미션이 시작된다. 바로 통증 관리다. 수술 후 통증을 그냥 ‘아픈 것’으로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통증이 제대로 조절되지 않으면 스트레스 호르몬이 폭증하고, 심장은 빨리 뛰며, 혈압은 올라간다. 면역력은 떨어지고 상처 회복은 늦어진다. 심한 경우 폐렴이나 혈전까지 생길 수 있다. 그래서 마취과 의사들은 마법 같은 도구들을 준비한다. 등뼈 근처에 가느다란 관을 넣어 진통제를 지속적으로 공급하는 경막외 진통법, 환자가 아플 때마다 스스로 진통제를 투여할 수 있는 자가통증조절기(PCA), 특정 신경만 선택적으로 차단하는 신경 블록까지. 마치 맞춤형 정장을 만들듯, 환자 개개인에게 최적화된 통증 관리 전략을 세운다. 수술 전날 밤, 잠 못 이루며 걱정하는 환자들에게 전하고 싶은 말이 있다. 수술실에는 환자의 생명을 지키기 위해 온 신경을 집중하는 전문가가 있다. 마취과 의사는 수술 전 면담부터 시작해서 회복실에서 깨어날 때까지, 때로는 며칠간 이어지는 통증 관리까지 환자와 함께한다. 첨단 장비와 축적된 경험, 그리고 환자 안전을 최우선으로 하는 마음으로 무장한 의료진이 있다. 수술은 두려운 일이 아니라 건강한 내일을 위한 용기 있는 선택이다. 마취과 의사라는 든든한 동반자와 함께라면, 수술실에서의 시간은 새로운 시작을 위한 소중한 투자가 될 것이다. ▶문의: +82-2-533-3600 ▶카카오톡: 강남제이에스병원 조아림 마취원장 / 강남제이에스병원건강 칼럼 수술실 마취과 마취과 의사들 순간 마취과 환자분 혈압
2025.06.24. 18: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