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커뮤니티 액션] 1인당 하루 160달러 수용소
최근 미주한인봉사교육단체협의회한영운 조직국장이 이민자 수용소를 다녀왔다. 그가 느낀 이민단속국 구금소에서의 마음을 전한다. “친구 면회를 위해 멕시코 국경에서 30분 떨어진 텍사스주 소도시 이민단속국 구금소에 갔다. 초인종을 눌러야 열리는 철문 3개를 거친 뒤 안으로 들어가니 공항에서나 볼 수 있는 금속탐지기가 우리를 맞이했다. 파란 유니폼을 입은 직원은 방문자 신상과 구금자 신원 번호 양식을 적게 했고, 휴대폰 등 전자기기를 반입할 수 없다고 한 뒤 의자가 놓인 작은 대기실에서 기다리게 했다. 그곳은 구금된 가족들을 만나기 위해 찾아온 사람들로 붐비고 있었다. 인구 90%가 라틴계인 이 도시는 구금된 이민자도, 국토안보부 하청업체인 MTC 운영 시설에서 일하는 교도관도 대부분 라틴계였다. 구금자 한 명당 매일 160달러를 받는 이런 하청업체는 미 전역에서 수용소를 운영한다. 이 비용이 구금된 나의 친구와 내가 낸 세금으로 지급된다고 생각하니 허탈했다. 대략 한 시간 뒤 교도관 중 한 명이 원탁이 여러 개 놓인 큰 방으로 안내했다. 탄산음료와 스낵 자판기가 있는 그곳에서 교도관은 면회 중 음료수와 과자는 마음껏 사 먹을 수 있으며, 구금자는 뚜껑을 따지 않은 탄산음료 한 병과 과자 한 개를 갖고 들어갈 수 있다고 했다. 30여 분 뒤 친구는 파란 죄수복을 입고 나왔고 나는 그를 말로 다 표현할 수 없는 감정을 담아 포옹했다. 평범한 중산층 삶을 살며 동물을 좋아하고, 그 누구보다 진중한 친구는 어머니의 김치가 그립지만 규칙적인 생활과 식사 덕분에 살이 찐다며 애써 웃었다. 하지만 그가 입고 있는 옷이며, 여러 개의 철문을 생각하니 악몽을 꾸고 있는 듯했다. 콜라와 치토스를 놓고 담소를 나누다 보니 다른 가족들이 눈에 보이기 시작했다. 남편을 보러 온 신혼 아내와 친구들, 6개월 된 갓난아이를 데리고 온 새댁, 중년 아버지를 보러 온 두 남매 그리고 전 남자친구를 면회 온 젊은 여성까지 다양한 이들이 있었다. 가족을 찢어버리는 비인간적 이민자 정책과 갇힌 이들을 160달러 가격표로만 보는 자본주의 ‘교정산업복합체’의 피해자로 한자리에 모인 이들을 보며 이것이 우리가 꿈꾸던 미국인지 생각하게 됐다. 면회시간이 끝났다는 교도관의 말에 곧 나올 수 있을 것이라고 희망 사항에 가까운 인사를 하는 나에게 친구는 와줘서 너무 고맙다며 건강하라는 안부를 전했다. 들어가는 친구에겐 치토스와 콜라 한 병이 들려 있었다. 철창 너머 구금의 현실로 돌아가야 하는 그를 보며 나는 무기력함을 느꼈다. 다시 여러 철문을 거쳐 면허증을 돌려받고, 친구를 잡아 삼켜버린 큰 수용소 건물을 나서니 광활하고 황량한 텍사스 풍경이 나를 맞이했다. 그 적막한 풍경 속에서 아버지, 남편 그리고 친구를 보러 들어가는 가족들의 표정에는 오랜만의 만남에 대한 기대와 걱정 그리고 슬픔이 모두 존재한다. 우리는 더 나은 세상에서 살 권리가 있을 뿐 아니라 우리가 내는 세금은 이런 쓰레기 같은 시설을 운영하는 데 쓰일 필요가 없다. 한인사회는 이민자, 이민자의 자식 그리고 유색인종으로서 반이민자 정책의 칼춤에서 안전하지 않다. 이 사회의 주권자로 정신 차리고 힘을 합쳐 비인간적 이민자 정책에 강하게 맞서야 할 때이다.” 김갑송 / 미교협 나눔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수용소 인당 이민자 수용소 수용소 건물 반이민자 정책
2025.11.20. 17:4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