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와이 일본인 수용소에 수감 67% 한국인
연방정부가 2차 세계대전 당시 자국의 안보 위협을 이유로 국내에 거주하는 일본계 미국인을 강제 수용한 시설에 수천 명의 한국인도 수감됐던 것으로 최근 드러났다. 일본계 미국인 강제수용소였음에도 실제로는 한국인 수용자 수가 7배에 달했다는 것이다. 하와이 지역 매체 ‘호놀룰루 시빌 비트’는 지난 5일 이 같은 사실을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하와이주 오아후 섬 중앙에 있는 호노울리울리 강제수용소에 수감됐던 4000여 명 중 2700명이 한국인이었던 사실이 최근 연구를 통해 밝혀졌다. 반면, 해당 수용소에 수감됐던 일본계 미국인은 불과 약 400명뿐이었다. 이는 최근 호노울리울리 강제수용소 터가 국립사적지로 지정된 지 올해로 10주년을 맞아 하와이 한인이민연구소(소장 이덕희), 하와이대학교의 공동 연구를 통해 알려지게 됐다. 이덕희 소장은 5일 본지와 통화에서 “대부분 일본군에 강제 징집돼 강제 노역을 했던 한국인들로 미국과의 전투 중 포로가 된 한국인들”이라며 “일부는 일본인이 운영하는 사탕수수 농장에서 일하다가 붙잡힌 경우도 있었다”고 말했다. 당시 수용소로 이송된 일부 한국인은 총상 또는 자상을 입은 상태였으며, 일본군에게 학대를 당한 흔적도 있었다. 수용소 내에서는 한국인과 일본계 수감자 사이 갈등이 격화돼 양측을 분리해야 했던 기록도 남아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호노울리울리 강제수용소의 한국인 수감 연구는 이 소장과 고(故) 최용호 하와이대 교수가 지난 2000년 처음 연구를 시작했다. 이 소장은 “당시 한국인 포로들이 호노울리울리 수용소에 수감됐었다는 사실이 대중적으로 널리 알려지진 않았다”며 “최근 하와이대학 구술사센터의 메리 유 다니코 교수 등과 함께 당시 수감자 후손들의 증언을 수집하는 등 작업을 계속 진행 중”이라고 전했다. 현재 일본계 커뮤니티에서는 강제수용소 터를 국립공원으로 만드는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이 소장의 경우 해당 프로젝트의 준비위원회에서도 활동하고 있다. 한국인의 수용소 수감 사실에 대해 데이비드 서 하와이한인회장은 “제2차 세계대전 당시 호노울리울리 수용소에 한국인들이 포로로 있었다는 사실을 전혀 몰랐다”고 밝혔다. 에드워드 슐츠 하와이대 한국학연구소 전 소장 역시 “충격적인 사실”이라고 전했다. 한편, 호노울리울리 강제수용소 터는 현재 진주만 국립 기념관에서 관리하고 있다. 김경준 기자일본 하와이 수용소 수감 한국인 수감자 이덕희 하와이한인이민연구소
2025.09.08. 20:0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