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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퍼맨' 흥행, 기독교 부흥과 통하다

지난 8일 개봉한 영화 '수퍼맨'이 첫 주 북미 흥행 1억 2500만 달러를 기록했다. 올해 개봉작 가운데 첫 주 흥행 3위에 올랐다. 한 전문 사이트에서 관객 평점은 90%를 넘었다.   올해 종교계의 화제 중 하나는 기독교 신자 수 감소가 멈추거나 증가했다는 조사 결과였다. 감소세가 멈춘 것은 젊은 세대와 남성 신자가 늘었기 때문이다.   수십 년간 신앙의 쇠퇴와 수퍼맨의 인기가 시들해졌던 미국에서, 최근 두 현상이 동시에 반등세로 돌아서는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대중문화에서 수퍼맨과 종교는 오랜 시간 긴밀하게 연결되어 왔다고 주장했다.     냉전 시기 종교는 애국심과 긴밀히 연결됐다. 소련은 공식적으로 무신론 국가였고 미국은 기독교를 믿는 민주주의 국가로서 영적 우위를 갖는다고 여겼다.   수퍼맨이 상징하는 진실과 정의, 미국적 삶은 전통 종교의 가치를 대변했다. 수퍼맨과 유대인의 정체성을 다룬 책으로 유명한 작가 로이 슈워츠에 따르면 수퍼맨의 크립톤 이름인 '칼-엘(Kal-El)'에서 '칼'과 '엘'은 히브리어로 각각 목소리와 하나님을 뜻한다. '칼-엘'은 '하나님의 목소리'나 '하나님의 아이'로 해석할 수 있다. 1978년 영화 '수퍼맨'에서 아버지는 세상의 어둠을 밝히기 위해 수퍼맨을 지구로 보내는데, 이는 예수의 알레고리로 해석된다.   1970년대 후반부터 미국 사회에 냉소주의가 퍼지며 이런 상징은 타격을 입었다. 슈워츠는 교회에서 남성 신자가 줄었고 수퍼맨도 온순한 예수 같은 이미지 때문에 남성 독자를 잃었다고 주장한다.   1980년대 들어 수퍼맨보다는 부패한 권력에 저항하는 강인한 남성상인 배트맨이 인기를 끌었다. 특히 남성 관객이 열광했다. 1990~2000년대에는 '배트맨', '매트릭스', '아이언맨' 등 냉소적인 반영웅이 주류가 되었다. 이 시기 대중의 신앙심은 더 퇴조했다. 2006년 개봉한 '수퍼맨 리턴즈'에서 로이스 레인은 수퍼맨에게 "이제 세상은 구세주를 필요로 하지 않아. 나도 그래"라고 말한다.   그리고 2025년, 수퍼맨과 신앙 모두 새로운 부흥의 신호를 보내고 있다. 만연한 냉소와 우울에 대한 반작용으로 사람들은 다시 믿음과 영웅을 필요로 하기 시작했다. 영화감독 케빈 스미스는 "수퍼맨은 나라가 어려울 때 모습을 드러낸다. 사람들은 이제 무언가를 믿고 싶어 한다"고 분석했다.   주목할 변화는 신앙의 남성화다. 최근 일부 조사에서 Z세대 남성의 교회 출석률이 여성보다 높게 나타나는 등 젊은 남성들이 신앙 부흥의 주역으로 떠오르고 있다. 또 조던 피터슨 같은 인플루언서들이 전통 가치와 종교의 중요성을 설파하면서 남성 보수층을 중심으로 신앙과 애국심을 재평가하는 분위기도 있다.   수퍼맨의 밝고 긍정적인 영웅상 역시 이러한 남성적 코드와 맞물려 다시 조명받고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제임스 건 감독의 '수퍼맨'에는 이러한 흐름을 반영하듯 밝고 진지한 톤과 희망의 메시지가 들어 있다. 수퍼맨은 다람쥐 한 마리조차 구하려 애쓰는 따뜻한 영웅으로 묘사된다. 영화 시작부터 수퍼맨은 피를 흘리며 무적 이미지를 깨뜨린다. 화려한 색상과 자주 웃는 얼굴, 반려견을 걱정하는 모습 등은 밝고 희망적인 분위기를 강조한다. 이러한 정서적 전환은 영화 마케팅의 핵심 문구인 "위로 보라(Look up)"에서도 드러난다. 극 중 로이스 레인은 클라크에게 이렇게 말한다. "난 모든 걸 의심해. 그런데 당신은 세상 모든 사람을 아름답다고 생각하잖아."   작가 브렛 맥크래컨은 수퍼맨의 캐릭터 변화를 "반항과 일탈은 이제 진부하다. 평범함이야말로 새로운 급진성이다"라고 해석했다.   '수퍼맨' 영화에는 종교적 요소가 직접 등장하지 않는다. 하지만 수퍼맨과 신앙의 오랜 연결 고리는 보이지 않게 흐른다.   수퍼맨 만화 작가인 유대인 제리 시겔과 조 슈스터는 처음부터 종교적 메시지를 의도한 것은 아니었다. 하지만 수퍼맨이 메리와 이름 없는 남편에게 입양된다는 설정이 추가되며 기독교적 색채가 본격적으로 스토리에 반영된다.   2002년 안톤 K. 코즐로빅은 석사 논문 '그리스도적 인물로서의 수퍼맨: 미국 대중문화 속 영화 메시아'에서 영화 속 수퍼맨과 예수의 유사성 20가지를 분석했다. 작은 마을에서 양부모에게 자라났다는 점, 진짜 아버지가 남긴 메시지에서 "그들은 위대한 존재가 될 수 있다. 단지 길을 밝혀줄 빛이 없을 뿐이다. 그래서 내가 나의 외아들을 보낸 것이다"라는 말 등을 근거로 제시했다.   브라이언 싱어 감독의 '수퍼맨 리턴즈'(2006)와 잭 스나이더 감독의 '맨 오브 스틸'(2013), '배트맨 대 수퍼맨: 저스티스의 새벽'(2016)은 기독교적 상징성을 가장 강조한 작품들이다. 초자연적 아버지의 사명 부여와 33세에 능력 개시, 당국에 자진 투항, 옆구리의 상처, 희생 후 부활, 부재 후의 귀환 등은 예수의 생애와 닮아 있다.   왜 '수퍼맨'은 신학적인 해석이 가능한 걸까. J.R.R. 톨킨은 모든 신화는 예수 이야기의 메아리라고 주장했다. 그는 친구 C.S. 루이스에게 "그리스도의 이야기는 모든 신화처럼 우리를 움직이지만, 이건 진짜로 일어난 이야기라는 점이 다르다"고 말했고 루이스는 9일 뒤 처음으로 예수의 신성을 믿게 됐다고 고백했다. 루이스는 이후 모든 신화가 사실은 아니더라도 진리의 단편을 품고 있으며 인간의 깊은 열망과 신념을 비추는 거울이 될 수 있다고 가르쳤다.   만화 작가 A. 데이비드 루이스는 "사람들은 대중문화에서 신성과 연결되는 경험을 찾는다"고 분석한다. 수퍼맨 이야기가 특정 종교인의 전유물이 아니라 모두가 초월적 의미를 찾을 수 있는 현대의 신화라는 것이다.   도앤대학교의 댄 클랜튼 종교학과 교수는 수퍼맨을 '미국 시민 종교'의 전형으로 꼽는다. 시민 종교는 미국 사회와 역사 속에서 형성된 비공식적인 종교적 신념 체계로, 국기.국가.링컨 기념관 등이 대표적이다. 이런 시각으로 보면 누구나 수퍼맨을 통해 더 큰 공동체의 일체감을 느낄 수 있다. 수퍼맨은 종교와 신화, 인간적인 서사의 접점에 선 영웅으로서 신앙과 대중문화의 교감을 보여준다. 안유회 객원기자수퍼맨 기독교 영화 수퍼맨 수퍼맨 리턴즈 기독교 신자

2025.07.21. 18: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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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리지널 수퍼맨 만화책 옥션서 600만불에 팔려

오리지널 수퍼맨 만화책이 사상 최고가인 600만 달러에 판매됐다.   최근 CBS의 보도에 따르면, 인기 수퍼히어로 수퍼맨이 처음 등장하는 액션코믹스 1호(Action Comics N0.1·사진)가 지난 4일 헤리티지 옥션 경매에서 600만 달러에 팔렸다. 헤리티지 옥션 측은 액션코믹스 1호가 1938년 6월에 처음 출판됐다고 설명했다. 당시 판매가는 10센트였다. 구매자 및 판매자의 신상정보는 공개되지 않았다.   이번 옥션 낙찰가는 지난 2022년 4월 당시 만화책 경매가로는 최고가(530만 달러)를 기록한 또 다른 수퍼맨 오리지널 만화책(Superman No.1)의 판매액을 뛰어넘은 금액이다.     2022년에 310만 달러에 팔린 캡틴 아메리카 1호 만화책을 포함해 2021년에는 배트맨 #1 만화책도 220만 달러에 판매됐다. 또 2019년에는 마블 코믹스 오리지널 만화책이 120만 달러에 팔리는 등 만화 희귀본들의 옥션 낙찰가가 수백만 달러에 이르고 있다.     한편, 액션코믹스 1호는 수퍼맨이 처음 세상으로 나온 작품이다.     CGC에 따르면 액션 코믹스 1호는 1938년에 단 20만 부만 인쇄됐으며 현재 100부만 존재한다. 또 남아있는 100부 중 78부는 판매 또는 경매에 내놓을 수 있을 만큼 좋은 상태라고 CGC는 덧붙였다.   서재선 기자 [email protected]오리지널 수퍼맨 오리지널 수퍼맨 수퍼맨 오리지널 당시 만화책

2024.04.08. 2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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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네트워크] 수퍼맨 없이 듣는 수퍼맨 음악

 ‘수퍼맨’이 이렇게 어려운 곡인 줄은 몰랐다. 베를린 필하모닉 오케스트라(베를린필)가 연주하는 장면을 보기 전까지는.   베를린필은 지난해 10월 영화음악 작곡가 존 윌리엄스와 특별한 공연을 했다. ‘E.T.’ ‘스타워즈’ ‘인디애나 존스’ ‘해리포터’ 등 윌리엄스의 대표곡을 그가 직접 지휘하는 무대였다. 1932년생인 윌리엄스는 아흔 살을 앞두고 있었고, 베를린필 지휘는 처음이었다.   영화 장면 없이 연주 영상으로 보니 그의 작품은 예상 밖으로 어려웠다. 특히 ‘수퍼맨’에서 가장 유명한 행진곡은 트롬본과 트럼펫이 일정한 리듬 반복으로 시작하고, 현악기들이 더 잘게 쪼개지는 리듬을 이어받는다. 난다 긴다 하는 베를린필 연주자들이 한 음도 놓치지 않으려 온 힘을 냈다.     연주를 보니 윌리엄스는 특히 민첩하기 어려운 금관악기들에 큰 짐을 지우는 작곡가였다. ‘스타워즈’ 메인 테마를 런던 심포니와 녹음하고 나서는 “높은 ‘도’ 음의 32분음표를 정확히 할 수 있는 트롬본 주자가 있어서 다행이었다”고 했을 정도다.   영화음악 작곡을 1950년대에 시작한 윌리엄스의 명성은 새삼 강조할 필요가 없다. 최근엔 음악 자체의 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명문 오케스트라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 빈 필하모닉은 2020년 윌리엄스를 초청해 처음 지휘봉을 맡기고 음반을 냈다. 베를린필과의 음반은 다음 달 발매된다. 미국 워싱턴 DC의 케네디센터는 90세를 기념해 올 6월 사흘 동안 윌리엄스 페스티벌을 연다. 첼리스트 요요마, 바이올리니스트 안네 소피 무터가 함께한다.   영화음악은 기억을 끌어낸다. 윌리엄스와 연주를 앞둔 베를린필 단원들은 “이 곡을 연주하면 ‘스타워즈’를 함께 봤던 아버지가 떠오른다”거나 “‘해리포터’의 신비로운 경험이 생각난다”는 인터뷰 영상을 남겼다. 윌리엄스도 잡지 뉴요커의 음악평론가 알렉스 로스가 진행한 인터뷰에서 “영화음악은 특정한 냄새처럼 기억을 불러오는 힘이 있다”고 했다. 우리는 그렇게 장면과 느낌을 떠올리느라, 음악 자체의 완결성에 주목하지 못했는지 모른다.   학자도 나섰다. 보스턴 터프츠대 음악학 교수인 프랑크 레만은 ‘스타워즈’ 음악의 주제 62개를 분석해 각각 어떤 의미로 제시·반복되는지 자세히 서술했다. 독일 오페라의 거목인 리하르트 바그너의 대작 오페라 분석과 비슷한 방법이다.   윌리엄스는 “하이든·모차르트·브람스를 사랑한다”고 말해왔다. 실제로 그의 작품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 애런 코플랜드, 에리히코른골트와 같은 클래식에 뿌리를 둔 작곡가와 같은 풍조로 분류되기도 한다. 완성도 높은 기법으로 70여 년 동안 사람들 머릿속에 수많은 장면을 펼쳐내던 그의 음악이 이제 독립해 하나의 장르가 됐다. 김호정 / 한국 중앙일보 기자J네트워크 수퍼맨 음악 수퍼맨 음악 영화음악 작곡가 음악평론가 알렉스

2022.01.31. 18: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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