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를 언어권, 민족 등으로 구별한다고 하지만 실제로 문화의 특징적 요소를 설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한국 문화의 대표적인 요소는 무엇이라고 말할 수 있을까요? 이때 한국인의 대표적인 문화요소로 설명할 수 있는 게 바로 숟가락입니다. 식탁 위에 숟가락과 젓가락이 놓여 있다면 한국인일 가능성이 높다는 말은 틀린 말이 아닙니다. 식탁 위의 모습만으로 어떤 문화인지 알 수 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습니다. 식탁 위에는 젓가락, 포크, 숟가락, 나이프(칼) 등이 올라갑니다. 이 중에서 무엇이 식탁에 있는지 여부로 문화를 구별할 수는 없을 겁니다. 숟가락과 젓가락이 올라가 있는 한국문화를 제외하고는 말입니다. 한국어에는 숟가락의 중요성을 나타내는 말이 많습니다. 우선 수저라는 말은 숟가락과 젓가락을 나타내는 한자어 시저(匙箸)에서 변한 말로 알려져 있습니다. 하지만 한국인은 수저라고 하면, ‘숟가락’만 떠올리기도 합니다. 수저는 젓가락을 포함하는 개념이지만, 한국어에서는 숟가락이 대표라는 의미입니다. 실제로 경상도 지역에 가면 노인들은 젓가락을 사용하지 않는 경우가 많았고,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이 예의에 어긋난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있었습니다. 이렇듯 숟가락은 한민족 식사 도구의 대표입니다. 또한 숟가락은 사람 그 자체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어느 집에 숟가락이 몇 개인지도 안다는 말은 그 집 사정을 안다는 뜻입니다. 손님이 오면 숟가락 하나 더 놓으면 된다며 같이 식사를 권유하기도 합니다. 숟가락이 곧 정의 상징이기도 합니다. 실제로 ‘숟가락 밑에서 정분나다.’라고 하여 함께 식사하는 것의 중요성을 이야기하기도 합니다. 숟가락이 생명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숟가락을 놓았다는 말은 죽었다는 의미가 됩니다. 더 이상 식사를 할 수 없게 되었다는 의미인데, 이때 젓가락을 놓았다는 표현은 하지 않습니다. 숟가락 문화가 밥 문화와 관련이 있다고 보는 사람도 많습니다만, 저는 국 문화와 더 관계가 깊다고 봅니다. 한국은 특별한 날에 국을 먹습니다. 생일날 특별한 국을 먹는 문화는 거의 없습니다. 한국에서는 미역국을 먹습니다. 설날에는 떡국을, 추석에는 토란국을 먹습니다. 밥상에는 늘 국이 놓여 있어야 했습니다. 따라서 밥과 국을 놓는 위치도 중요한 식탁 문화입니다. 밥은 오른쪽에 국은 왼쪽에 놓습니다. 수저도 마찬가지입니다. 숟가락은 왼쪽, 젓가락은 오른쪽에 놓습니다. 한국어에서는 국물이 중요합니다. 국은 ‘국, 탕, 찌개, 전골’ 등으로 나눌 수 있지만, 모두 국물이 있습니다. 탕은 주로 국을 높이는 표현입니다. 그리고 오랜 시간 끓였음을 나타냅니다. 설렁탕이나 곰탕, 갈비탕이 그러한 예입니다. 또한 약을 탕이라고 하는 것도 그런 이유로 보입니다. 한국 음식 중에서 외국인이 제일 특이하다고 하는, 정확히는 이상하다는 음식이 국밥입니다. 특히 젓가락만 사용하는 문화에서 국밥은 이상한 음식입니다. 주로 남은 음식을 버릴 때만 국에 밥을 넣기 때문입니다. 한민족은 국에 밥을 말아먹는 게 자연스럽습니다. 바로 숟가락이 있기 때문입니다. 때로 ‘말아먹었다’는 표현은 부정적일 때도 있습니다. 타문화와 비교할 때, 한국의 숟가락 문화를 자세히 설명하는 것은 큰 도움이 됩니다. 한국 문화를 젓가락 문화에 포함시키는 것은 문화에 대한 이해가 매우 낮은 것입니다. 오히려 해외의 숟가락 문화를 한국 문화와 연결해 보는 것은 흥미로운 일입니다. 예를 들어 일본, 중국 등에서는 언제, 어디에서 숟가락을 쓰는지, 그리고 누가 숟가락을 쓰는지 살펴볼 일입니다. 신라 시대의 청동 숟가락, 고려시대의 청동 숟가락의 모양을 연구해 보는 것도 흥미로운 일입니다. 한국에서 지금도 금속으로 된 숟가락과 젓가락을 사용하는 것도 흥미롭습니다. 숟가락이 한국 음식 문화 연구의 시작입니다. 한편 흙수저, 은수저, 금수저 등 새로 생긴 수저의 계급은 씁쓸한 한국 문화의 현재입니다. 조현용 / 경희대학교 교수아름다운 우리말 숟가락 이야기 숟가락 문화 숟가락과 젓가락 한국 문화
2025.12.28. 17:48
금수저·흙수저가 일상적인 언어로 자리 잡았다. 열에 아홉은 수저 계급론을 부인할 수 없는 우리 사회의 현실이라고 인정한다는 설문 결과도 있다. 물고 태어난 수저 색에 따라 개인의 인생이 좌우된다는 것을 체감한다는 방증이다. ‘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이를 때 사용하지만 금수저·흙수저처럼 숟가락을 달리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숟가락만을 가리켜 수저라고도 하는데 외려 잘못 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숟가락과 젓가락의 받침을 두고도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바늘과 실처럼 짝을 이루어 사용해서 ‘수저’로 불리고 둘 다 똑같은 가락인데, 받침이 ‘ㄷ’과 ‘ㅅ’으로 다른 이유는 뭘까. 숟가락은 퍼 먹기 좋은 모양이고 젓가락은 집기 편한 모양이라는 건 우스갯소리다. ‘젓가락’은 한자어 ‘저(箸)’에 순우리말 ‘가락’이 더해진 단어다. [저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사이시옷을 넣어 준다. 여기에 영향을 받아 ‘숟가락’을 ‘숫가락’으로 잘못 표기하기도 한다. 젓가락처럼 [숟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수’에 ‘가락’이 붙은 말로 생각하기 쉽지만 ‘숟가락’이 바른 표기다. 젓가락은 ‘저+가락’이지만 숟가락은 ‘술+가락’으로 구조가 다르다. “밥 두어 술 더 뜨고 나가”라고 할 때의 ‘술’과 ‘가락’이 결합한 구조다. 이를 ‘숟가락’으로 적는 것은 한글맞춤법 제29항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 소리가 ㄷ 소리로 나는 것은 ㄷ으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서다. 원래 ㄹ 받침을 갖고 있던 말이 다른 말과 결합하면서 ㄹ이 ㄷ으로 변하고, 그 말이 사람들의 입에서 굳어졌다면 굳이 어원을 안 밝히고 굳어진 발음대로 표기한다는 것이다 숟가락은 수에 ㄷ이 붙은 게 아니라 ‘술’이 ‘숟’으로 변한 말이다. 우리말에는 이런 사례가 여럿 있다. 섣달(설+달), 이튿날(이틀+날), 사흗날(사흘+날), 반짇고리(바느질+고리), 섣부르다(설+부르다)가 대표적이다. 이재학 / 6·25참전유공자회 회장우리말 바루기 이야기 수저 숟가락과 젓가락 수저 이야기 수저 계급론
2025.01.21. 19:48
‘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이를 때 사용하지만 숟가락을 달리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숟가락만을 가리켜 수저라고도 하는데 외려 잘못 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숟가락과 젓가락의 받침을 두고도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둘 다 똑같은 가락인데, 받침이 ‘ㄷ’과 ‘ㅅ’으로 다른 이유는 뭘까. ‘젓가락’은 한자어 ‘저(箸)’에 순우리말 ‘가락’이 더해진 단어다. [저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사이시옷을 넣어 준다. 여기에 영향을 받아 ‘숟가락’을 ‘숫가락’으로 잘못 표기하기도 한다. 젓가락처럼 [숟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수’에 ‘가락’이 붙은 말로 생각하기 쉽지만 ‘숟가락’이 바른 표기다. 젓가락은 ‘저+가락’이지만 숟가락은 ‘술+가락’으로 구조가 다르다. “밥 두어 술 더 뜨고 나가”라고 할 때의 ‘술’과 ‘가락’이 결합한 구조다. 이를 ‘숟가락’으로 적는 것은 한글맞춤법 제29항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 소리가 ㄷ 소리로 나는 것은 ㄷ으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서다. 원래 ㄹ 받침을 갖고 있던 말이 다른 말과 결합하면서 ㄹ이 ㄷ으로 변하고, 그 말이 사람들의 입에서 굳어졌다면 굳이 어원을 안 밝히고 굳어진 발음대로 표기한다는 것이다. 우리말 바루기 이야기 수저 숟가락과 젓가락 수저 이야기 사이시옷 규정
2024.02.22. 19:05
‘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이를 때 사용하지만 금수저·흙수저처럼 숟가락을 달리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숟가락만을 가리켜 수저라고도 하는데 외려 잘못 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숟가락과 젓가락의 받침을 두고도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바늘과 실처럼 짝을 이루어 사용해서 ‘수저’로 불리고 둘 다 똑같은 가락인데, 받침이 ‘ㄷ’과 ‘ㅅ’으로 다른 이유는 뭘까. 숟가락은 퍼 먹기 좋은 모양이고 젓가락은 집기 편한 모양이라는 건 우스갯소리다. ‘젓가락’은 한자어 ‘저(箸)’에 순우리말 ‘가락’이 더해진 단어다. [저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사이시옷을 넣어 준다. 여기에 영향을 받아 ‘숟가락’을 ‘숫가락’으로 잘못 표기하기도 한다. 젓가락처럼 [숟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수’에 ‘가락’이 붙은 말로 생각하기 쉽지만 ‘숟가락’이 바른 표기다. 젓가락은 ‘저+가락’이지만 숟가락은 ‘술+가락’으로 구조가 다르다. 한글맞춤법 제29항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 소리가 ㄷ 소리로 나는 것은 ㄷ으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서다. 우리말에는 이런 사례가 여럿 있다. 섣달(설+달), 이튿날(이틀+날), 사흗날(사흘+날), 반짇고리(바느질+고리), 섣부르다(설+부르다)가 대표적이다.우리말 바루기 이야기 수저 숟가락과 젓가락 수저 이야기 사이시옷 규정
2023.07.04. 18:11
금수저·흙수저가 일상적인 언어로 자리 잡았다. 물고 태어난 수저 색에 따라 개인의 인생이 좌우된다는 것을 체감한다는 방증이다. ‘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이를 때 사용하지만 금수저·흙수저처럼 숟가락을 달리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숟가락만을 가리켜 수저라고도 하는데 외려 잘못 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숟가락과 젓가락의 받침을 두고도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바늘과 실처럼 짝을 이루어 사용해서 ‘수저’로 불리고 둘 다 똑같은 가락인데, 받침이 ‘ㄷ’과 ‘ㅅ’으로 다른 이유는 뭘까. 숟가락은 퍼 먹기 좋은 모양이고 젓가락은 집기 편한 모양이라는 건 우스갯소리다. ‘젓가락’은 한자어 ‘저(箸)’에 순우리말 ‘가락’이 더해진 단어다. [저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사이시옷을 넣어 준다. 여기에 영향을 받아 ‘숟가락’을 ‘숫가락’으로 잘못 표기하기도 한다. 젓가락처럼 [숟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수’에 ‘가락’이 붙은 말로 생각하기 쉽지만 ‘숟가락’이 바른 표기다. 젓가락은 ‘저+가락’이지만 숟가락은 ‘술+가락’으로 구조가 다르다. “밥 두어 술 더 뜨고 나가”라고 할 때의 ‘술’과 ‘가락’이 결합한 구조다. 이를 ‘숟가락’으로 적는 것은 한글맞춤법 제29항 “끝소리가 ㄹ인 말과 딴 말이 어울릴 적에 ㄹ 소리가 ㄷ 소리로 나는 것은 ㄷ으로 적는다”는 규정에 따라서다.우리말 바루기 이야기 수저 숟가락과 젓가락 수저 이야기 사이시옷 규정
2023.02.07. 20:19
‘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이를 때 사용하지만 금수저·흙수저처럼 숟가락을 달리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숟가락만을 가리켜 수저라고도 하는데 외려 잘못 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숟가락과 젓가락의 받침을 두고도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바늘과 실처럼 짝을 이루어 사용해서 ‘수저’로 불리고 둘 다 똑같은 가락인데, 받침이 ‘ㄷ’과 ‘ㅅ’으로 다른 이유는 뭘까. ‘젓가락’은 한자어 ‘저(箸)’에 순우리말 ‘가락’이 더해진 단어다. [저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사이시옷을 넣어 준다. 여기에 영향을 받아 ‘숟가락’을 ‘숫가락’으로 잘못 표기하기도 한다. 젓가락처럼 [숟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수’에 ‘가락’이 붙은 말로 생각하기 쉽지만 ‘숟가락’이 바른 표기다. 젓가락은 ‘저+가락’이지만 숟가락은 ‘술+가락’으로 구조가 다르다. 우리말에는 이런 사례가 여럿 있다. 섣달(설+달), 이튿날(이틀+날), 사흗날(사흘+날), 반짇고리(바느질+고리), 섣부르다(설+부르다)가 대표적이다.우리말 바루기 숫가락 숟가락 숟가락과 젓가락 사이시옷 규정
2022.04.05. 18:38
금수저·흙수저가 일상적인 언어로 자리 잡았다. 수저 계급론을 부인할 수 없는 현실이다. 물고 태어난 수저 색에 따라 개인의 인생이 좌우된다는 것을 체감한다는 방증이다. ‘수저’는 숟가락과 젓가락을 아울러 이를 때 사용하지만 금수저·흙수저처럼 숟가락을 달리 부르는 말이기도 하다. 숟가락만을 가리켜 수저라고도 하는데 외려 잘못 쓴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 숟가락과 젓가락의 받침을 두고도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다. 바늘과 실처럼 짝을 이루어 사용해서 ‘수저’로 불리고 둘 다 똑같은 가락인데, 받침이 ‘ㄷ’과 ‘ㅅ’으로 다른 이유는 뭘까. ‘젓가락’은 한자어 ‘저(箸)’에 순우리말 ‘가락’이 더해진 단어다. [저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사이시옷 규정에 따라 사이시옷을 넣어 준다. 여기에 영향을 받아 ‘숟가락’을 ‘숫가락’으로 잘못 표기하기도 한다. 젓가락처럼 [숟까락]으로 된소리가 나므로 ‘수’에 ‘가락’이 붙은 말로 생각하기 쉽지만 ‘숟가락’이 바른 표기다. 젓가락은 ‘저+가락’이지만 숟가락은 ‘술+가락’으로 구조가 다르다.우리말 바루기 숟가락과 젓가락 숟가락과 젓가락 수저 계급론 사이시옷 규정
2021.11.30. 19: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