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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철학으로 신앙에 이성적 근거 부여

토마스 아퀴나스의 가톨릭교회가 신앙과 이성의 조화를 추구했다면, 아우구스티누스는 신앙만을 주장했다는 차이점이 있다. 아퀴나스가 이성을 절충한 것은, 보편논쟁이 제기되면서 믿음만을 강조해서는 안 되고, 이성적 판단으로 성경 내용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는 시대적 요구에 따른 것이다. 즉, 기술과 수학적 계산이 필요한 시대에 역동적으로 기독교사상을 뒷받침하는 철학이 중요했고,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에 빠지게 된다. 그는 종래 신학으로부터 독립된 지적연구를 했고, 이것을 스콜라 철학의 체계 속에 융화시킨다. 즉, 스콜라 철학의 목표는 중세 사람들이 진리라고 믿었던 가톨릭 교리나 기독교 신앙에 '철학'을 이용하여 이성적인 근거를 부여하고자 했다. 그들은 앞선 사상가의 저술과 논거를 바로 활용하기보다 이전 사상을 비교 고찰해서 비판적으로 검증한 후에 원하는 결론을 이끌었다. 즉 비판적 논증을 했다. 가령, 스콜라 철학의 시조라 할 수 있는 안셀무스는 신앙을 유지하는 데 이성과 철학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했다.     스콜라 철학 시대의 큰 성과이자 핵심은 '보편논쟁'이라 일컬어지는 보편개념의 의미와 실제 존재 여부에 대한 격렬한 사상 논쟁이었다는 것이다. 즉, 보편을 주장한 플라톤의 이데아 사상과 개별적으로 존재하는 것에 이름을 붙인 '유명론'의 대립이었다. 인간이라는 보편이 우선이냐? 홍길동이라는 개별 즉, 보편이란 허구성의 이름(유명)이 아닌 개별이라는 실제적인 이름이 우선이냐? 전자는 관념론으로 흘렀고, 후자는 경험론으로 흘렀다. 전자는 플라톤으로 대표되며 종교론자들이 옹호했다. 그들에게는 이데아라는 개념과 하나님이나 예수 같은 보편적인 개념이 필요했다. 그러나 기독교에서는 믿음뿐만 아니라, 이성으로 이해시킬 수단이 필요했다. 플라톤의 이데아는 영혼 불멸의 세계로서, 아우구스티누스는 플라톤 철학을 기반으로 그리스도교의 신학을 만들었지만,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을 도입하여 가톨릭 교리를 만들려고 했다. 문제는 아리스토텔레스는 현실 세계를 중시해서 이상과 본질보다 자연 세계가 진리라고 생각하고 있었다.     신의 섭리와 기적을 부인하는 것처럼 보였던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은 파리대학에서 그의 논리학을 제외하고, 모두 강의를 금지당하게 된다. 당시에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박식한 지식에 매료되어 있었다. 아리스토텔레스의 사상은 세상은 무(無)가 아니라, 이미 새로운 재료가 있는 세계였으며, 흙이나 물·불·공기로 질료와 형상을 만든다고 했으니, 무(無)에서 세상을 신이 창조했다는 기독교사상과는 거리가 있었다. 즉, 자연법칙의 필연성이 하느님보다 우위에 놓일 위험이 발생했기에 그리스도교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이론을 경계하고 금지시킨 것이었다.     아퀴나스는 아리스토텔레스의 질료형상론의 자연철학을 따르면서 인간 혼은 개성을 가진 영체로서 육신의 체형 또는 형상이 된다고 정의하였다. 영혼은 죽은 뒤에도 육신과 떨어져서 단독으로 존재하나 살아있는 동안은 육신과 합하여 완전 일체를 이루고 있다고 했다. 가톨릭에서는 인간의 영혼은 죽음 이후에도 의식 있는 개별적 존재로서 계속 존속한다고 믿고 있다. 아리스토텔레스에 따르면, 인간의 '지성'은 신체의 특별한 기관에 제한되지 않으므로 영혼과 육체가 분리되더라도 '지성'은 다른 곳에 존재할 수 있음을 암시했다. 아랍의 학자들은 아리스토텔레스가 말한 '지성'에 대해서 인간의 지성 작용은 절대적인 '우주 지성'과 연결되어 있다고 주장했다. 이것은 형이상학적인 의미를 내포하는데 인간의 위대한 지성은 영원히 살아남아서 새로운 위대한 지성과 교류를 한다는 것으로 일종의 신비주의 색채로 보이는 사상이었다. 실제로 칼 융은 이러한 사상을 믿었다. 몰입을 통하여 학문의 완성을 꾀하는 학자들도 혼자 힘으로 얻기 힘든 결과를 우주 지식과의 합일을 통하여 완성하고자 하는 의식들이 강한 것은 사실이다. 필자도 이런 사상을 믿는다. 인간의 정신과 우주의 정신을 연결하는 분명한 끈이 있다고 믿는다. 이것은 개인이 습득한 수많은 지식을 '몰입'을 통하여 상호 연결된다고 생각한다.   박검진   단국대 전자공학과 졸업. 한국기술교육대에서 기술경영학(MOT)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LG반도체 특허협상팀 팀장, 하이닉스반도체 특허분석팀 차장, 호서대 특허관리어드바이저, 한국기술교육대 산학협력단 교수를 거쳐 현재 콜라보기술경영연구소 대표.박검진의 종교·철학 여행 철학 신앙 플라톤 철학 스콜라 철학 기독교 신앙

2025.10.20. 1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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