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 들어, 종아리 걷어 시골 장터 네거리엔 홍매화 입에 문 이른 봄이 매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겨울의 몸통은 가고 꼬리가 남아 봄 살림 뒤집어엎다 미친 듯 바람 바람 서방님 빼앗긴 여자겨울 꽃향기 터질 무렵 봄 거리를 헝클어뜨리다 아직 살아있다며 퍼붓는 독소 나뭇가지 이 갈듯 부러뜨리고 섞어지지 못한 낙엽들이 쓸려 다니네 조용히 물러나려 했건만 미련의 꼬리가 계절, 그대에게 서러워라 조심하라고 꽃망울 맺힐 때에 나, 겨울에게 따뜻한 안녕을 고했어야지 홍유리글마당 여자겨울 서방 독소 나뭇가지 시골 장터 계절 그대
2024.05.24. 21:44
손 들어, 종아리 걷어 시골 장터 네거리엔 홍매화 입에 문 이른 봄이 매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겨울의 몸통은 가고 꼬리가 남아 봄 살림 뒤집어엎다 미친 듯 바람 바람 서방님 빼앗긴 여자겨울 꽃향기 터질 무렵 봄 거리를 헝클어뜨리다 아직 살아있다며 퍼붓는 독소 나뭇가지 이 갈듯 부러뜨리고 섞어지지 못한 낙엽들이 쓸려 다니네 조용히 물러나려 했건만 미련의 꼬리가 계절, 그대에게 서러워라 조심하라고 꽃망울 맺힐 때에 나, 겨울에게 따뜻한 안녕을 고했어야지 홍유라 / 시인문예 마당 여자겨울 서방 시골 장터 계절 그대
2024.05.02. 19:49
메밀꽃이 담뱃대 위 둥근 사발이 뱅뱅 돌아가고 꽹과리와 장구 남사당 풍물놀이패들의 해토머리 조촘조촘 숨 가쁘게 돌아간다 춤꾼 포수는 수꿩 한 마리 등에 매달고 덩더꿍 덩더꿍 무동을 어깨 위에 세우곤 흥겹게 흘러나오는 장단 맞추며 한 가닥 한 가닥이 해탈한 웃음을 지으며 맨발로 춤춘다 어쩌려는지 배 속의 아이도 영육이 하나가 되어 어깨를 으쓱으쓱 춤 흉내를 내는 것 같다 포개지는 사발 위에 바램은 소소해지고 두 젓가락 잡은 손가락은 쇳소리의 격랑에 힘을 잃어가지만 바가지 엎어놓은 듯 불룩한 나의 배는 행복하기만 하다 (변명도 흥겹다 ) “여보! 나는 안 먹고 싶은데 아기가 자꾸 국수가 먹고 싶대……,” -첫딸 임신했을 때 유경순 / 시인시 시골 장터 시골 장터 장구남사당 풍물놀이패들 춤꾼 포수
2023.08.17. 18:5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