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정 칼럼] 주식시장의 거품이란
                                    최근 주식시장은 여전히 강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특히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과 S&P 500 지수는 꾸준히 사상 최고가를 경신하며 투자자들의 관심을 끌고 있다. 이런 강세장이 이어지자, 시장 버블에 대한 경고도 함께 커지고 있다.   뉴욕타임스 칼럼니스트 앤드루 로스 소킨(Andrew Ross Sorkin)은 새 저서 『1929: 월스트리트 역사상 가장 큰 폭락의 내부』에서 “지금의 시장은 1920년대의 광란(Roaring Twenties)을 떠올리게 한다”라고 경고한다.   그가 우려하는 것은 단순히 주가가 높다는 사실이 아니다. 경제의 펀더멘털은 둔화하고 지정학적 불확실성은 커지고 있는데, 주가는 오히려 오르고 있다는 점이다. 즉, 시장에는 투기적 자금과 과도한 부채가 섞여 있고, 투자자를 지켜줄 ‘안전장치(Guardrails)’는 점점 약해지고 있다는 것이다.   소킨은 “폭락(Crash)은 올 것이다. 다만, 언제일지, 얼마나 깊을지는 말씀드릴 수 없다”라고 말한다.   이는 시장의 불확실성을 강조하는 동시에, 책임을 피하는 전형적인 ‘양방향 예측(Two-way Prediction)’이다.   “폭락이 온다”는 말로 경고의 권위를 세우고, “언제, 얼마나 깊을지는 모른다”는 말로 예측 실패의 책임을 피한다.   세계 최대 투자은행 JP모건체이스의 제이미 다이먼(Jamie Dimon) CEO도 비슷한 태도를 보였다. 그는 BBC 인터뷰에서 “나는 다른 사람들보다 훨씬 걱정이 많다. 시장 조정은 6개월 뒤일 수도, 2년 뒤일 수도 있지만 언젠가는 온다”라고 말했다.   그는 AI 중심의 기술주 랠리에 대해서도 신중했다. “AI는 분명 의미 있는 기술이지만, 모든 투자가 성공하는 것은 아니다. 일부는 손실로 끝날 것이다.” 흥미롭게도 그는 2022년에도 “경제에 허리케인이 몰려온다”고 경고했지만, 이후 주식시장은 2023년과 2024년 모두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고, 2025년에도 안정적인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헤지펀드 매니저 폴 튜더 존스(Paul Tudor Jones) 역시 CNBC 인터뷰에서 “지금은 마치 ‘최종 폭발(Blow-off)’ 직전 같다. 역사는 반복되기 마련이고, 1999년보다 더 극적인 상황이 다시 올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가 말한 ‘멜트업(Melt-up)’은 투자자들의 낙관론이 주가를 급격히 끌어올리는 현상이다. 문제는 이런 상승이 기업 실적이나 경제의 기초 체력(Fundamentals)에 의해 뒷받침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결국 멜트업은 시장 거품(Market Bubble)의 전조로 이어질 수 있다.   시장 전문가들은 어떤 상황이 와도 자신이 옳았다고 말할 수 있는 예측을 내놓는다. 멜트업이 오면 “내가 과열을 예측했잖아”라고 하고, 폭락이 오면 “내가 폭락을 경고했잖아”라고 말할 수 있다.   이런 식의 예측은 결과와 상관없이 자신의 권위를 유지하려는 말장난일 뿐이다. 투자자는 이런 예언에 흔들릴 필요가 없다. 2022년에는 경기 침체가 100% 올 것이라고 모두가 확신했다. 하지만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지금은 거의 모든 사람들이 그때처럼 인공지능(AI) 거품을 말하고 있다.     주식시장은 언제나 오르내림을 반복한다. 그러나 대부분의 조정(Correction)은 오래가지 않았다. 1928년 이후 발생한 여러 번의 약세장(Bear Market) 중 다수는 1년 이내에 끝났다. 역사적으로 S&P 500 지수의 평균 약세장 기간은 약 10개월, 반면 평균 강세장(Bull Market)은 3년 이상(1000일 이상) 지속됐다. 결국 현명한 투자자는 시장의 단기 변동보다 긴 호흡의 복리 성장을 신뢰한다.   두려움 대신 냉정함으로, 낙관 대신 균형감으로 접근하는 것이 장기적으로 성공하는 길이다. 시장은 언제나 오르락내리락하지만, ‘꾸준히 투자하는 사람만이 버블을 넘어 진짜 부(富)’를 쌓는다. 이명덕 / 경영공학 박사재정 칼럼 주식시장 거품 최근 주식시장 이후 주식시장 시장 거품 
                                    2025.10.30. 18:4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