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욕주 식량 불안이 여전한 것으로 드러났다. 29일 토마스 디나폴리 주 감사원장은 보고서를 통해 팬데믹 후 미 전역 대비 뉴욕주의 식량 불안도가 소폭 감소했지만, 여전히 해소됐다고 볼 수는 없다고 평했다. 감사원이 종종 혹은 자주 먹을 만큼 충분한 음식이 없다고 응답한 이들을 집계한 결과, 지난해 미 전역 11.7%·뉴욕주 11.6%, 올 1분기 미 전역 10.6%·뉴욕주 9.5%였다. 이는 지난 2020~2022년 뉴욕주가 미 전역 평균을 상회한 것과 달라진 것이지만, 감사원실은 유의미한 역전이라 해석할 만큼 충분한 숫자가 아니라고 봤다. 아동이 있는 가구의 경우 지난해와 올해 1분기 각각 ▶미 전역14.5%·뉴욕주 15.1% ▶미 전역 13.4%·뉴욕주 11.2%로 전체 집계 기준 대비 식량 불안이 더 높았다. 감사원은 푸드스탬프(SNAP) 수혜자도 팬데믹 기간 대비 감소했지만, 지난해 3월 이후 지난 1월 기준 290만명을 기록해 최근 5년중 최고치인 지난해의 300만명과 별 차이가 없어 유의미한 감소세가 아니라고 봤다. 한편 이날 뉴욕시의회는 지난 1월 시 발표 보고서를 통해 알려진 2022년 기준 식량 불안과 관련, 자녀가 있는 가구의 절반가량이 식량 불안에 처해 있다며 SNAP 수혜자 조사 등과 관련한 청문회를 열고 고용 및 소득 정보를 제3자로부터 얻어 수혜자를 정하는 조례안(Int. 0028)을 논의했다. 보고서에 따르면 시 전역 성인의 39.5%가 식량 불안을 겪고, 아동이 있는 가정의 경우 48.4%가 식량 불안을 호소했다. 강민혜 기자뉴욕주민 식량 뉴욕주민 식량 식량 불안도 뉴욕주 식량
2024.05.29. 20:13
지난해 8월 시작한 민권센터와 플러싱식량지원협의회의 플러싱 식량 배급 활동이 1년째 이어지고 있다. 최근에는 새 예약 시스템으로 식량 배급이 빨라졌다. 문자 예약을 한 주민들은 긴 줄을 서지 않고 정해진 시간에 와서 받아가면 된다. 예약을 도입한 이유는 식량을 받아가는 주민들이 보통 두세 시간씩 줄을 서고 있는데 이 불편을 덜어주기 위해서다. 10분 간격으로 시간을 정해 배급을 한다. 여전히 많은 플러싱 주민들이 식량난에 고통받고 있다. 350여 명이 매주 식량을 받는데 줄어들 낌새가 없다. 한 주에 350명 분 식량을 마련하는데 1500달러 정도가 들고 있다. 저렴하게 식량을 구할 수 있는 기관들을 활용하지만 더 많은 지원이 절실하고 자원봉사자도 더 필요하다. 1년 전 이 활동을 처음 시작할 때는 150명분으로 시작했는데 그래도 그사이 250명이 됐다가, 이제는 350명까지 받아가도록 늘렸다. 하지만 어려움은 여전하다. 안정적인 식량 마련을 위해 식품 판매업소에서 지원을 해주면 큰 도움이 된다. 아직 판매 유효기간이 지나지 않았지만 가까이 다가오고 있어 팔 수 없는 음식을 기부해주면 업체는 감세 혜택도 받을 수 있다. 플러싱 식량 지원 활동은 결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가 아니다. 민권센터는 근본적인 빈곤 퇴치 운동을 함께 펼친다. 플러싱 주민들의 가난을 불러오는 가장 큰 이유는 치솟는 렌트다. 그렇기에 렌트 폭등을 초래하는 지나친 부동산 개발사업에 반대해온 것이다. 플러싱 주민의 80%가 일을 하며 돈을 벌고 있다. 하지만 수입의 50% 이상을 렌트로 지불하면서 가난의 늪에서 벗어나지 못한다. 음식을 받아가는 주민들이 어떤 사정인지 조사도 했다. 대다수가 식량을 받아가는 이유는 생활비를 다소 절약할 수 있기 때문이라고 했다. 그래서 남은 돈을 렌트, 자녀 양육비 등으로 쓸 수 있기에 두세 시간씩 줄을 서서라도 어렵게 식량을 받아간다고 했다. 이렇게 서민들은 안간힘을 쓰며 살아가고 있는데 돈 많은 개발업자는 플러싱을 더 망치려고 한다. 강변 개발에 이어 이번엔 카지노까지 설립하려고 한다. 플러싱 카지노 건립을 위해 무려 126만 달러가 정치인 로비 자금으로 쓰였다. 이는 뉴욕시 전역 10여 개 지역에서 카지노 추진 업체들이 지출한 로비 자금 260만 달러의 거의 절반에 달한다. 플러싱 카지노를 계획한 뉴욕 야구팀 메츠 구단주가 다른 어느 업체보다도 더 적극적으로 정치인 로비를 펼치고 있다. 건물을 짓고, 상가를 유치하는 등 새 개발사업에 카지노처럼 수익이 철저하게 보장된 ‘돈줄’을 원하는 까닭이다. 카지노가 들어서는 플러싱의 앞날은 뻔하다. 식량을 받으려는 사람들의 줄은 팬데믹 때처럼 세 블록, 네 블록까지 이어질 것이다. 노숙자들이 즐비해지고, 화려한 카지노의 불빛 아래 빈민들이 쓰러져 있을 것이다. 그런데 어이없게도 메츠 구단주는 플러싱 식량 지원 활동을 지원하는 큰 재단의 이사이기도 하다. 비영리 기관 곳곳에 거액의 지원을 하는 기부자로도 유명하다. 그가 플러싱을 빈민촌으로 만들게 될 카지노 사업을 하겠다고 나섰다. 차라리 플러싱에 카지노를 짓지 않는 것이 그가 할 수 있는 일생일대의 가장 큰 기부가 될 것이다. 그리고 플러싱 식량 지원 활동도 돕는 길이다. 김갑송 / 민권센터 국장커뮤니티 액션 플러싱 식량 플러싱 식량 플러싱 카지노 플러싱 주민들
2023.08.17. 20:18
식량 전쟁은 말 그대로 식량을 무기로 싸우는 것이다. A와 B라는 국가가 있다. 농지가 부족한 A는 식량을 전적으로 B에 의존한다. 두 나라 사이가 좋을 때는 문제가 없다. 갈등은 두 가지 상황에서 생긴다. 첫째는 B의 식량 생산량이 급격히 감소해 수출을 할 수 없는 경우다. 둘째는 양국 관계가 나빠져 의도적으로 식량 수출이 중단된 경우다. 식량 전쟁은 20세기 후반을 지나면서 생소한 용어가 됐다. 글로벌 시대에 식량을 무기로 전쟁에서 이기거나, 정치적 목적을 달성할 수 있는가에 대한 회의다. 식량 무기화는 실현 가능성이 높지 않다. 일단 식량은 대체성이 강하다. 특정 식량을 구하지 못했을 때 대신할 식품이 많다. 밀이 주식이어도 최악의 상황에서는 밀만 고집할 수 없다. 칼로리를 얻을 수 있는 다른 식량을 찾으면 된다. 또한 수입 곡물이 특정 국가에 편중되는 경우는 드물다. 조건이 조금 나빠도 다른 국가로부터 수입이 가능하다. 20세기 이전에는 각국의 무역이 다변화되지 못했다. 특정 국가의 수입로가 막히면 대체 국가를 찾기 어려웠다. 지리적으로 먼 국가는 운반도 용이하지 않았다. 이외에 식품의 가공·보존 기술의 발달로 비상시 대비 다량의 식량 저장이 가능해진 것도 식량 무기화를 약화시켰다. 우크라이나를 침공한 러시아의 블라디미르 푸틴 대통령이 식량 전쟁을 벌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예일대 티머시 스나이더 역사학과 교수는 “세계 주요 곡물 수출국인 우크라이나의 해상을 러시아가 봉쇄하면 아프리카 등에서 수천만 명이 기아 상태에 빠질 것”이라고 주장한다. 수단, 에티오피아, 예멘 등이 직접적인 피해 국가이다. 레바논과 시리아도 밀의 70% 이상을 우크라아나에서 가져온다. 우크라이나 곡물 수입 의존도가 높은 아프리카와 중동 지역에 식량 위기를 초래해 유럽을 자극하겠다는 푸틴의 전략이다. 유엔식량계획(WFP)은 우크라이나 전쟁으로 극심한 식량 불안정을 겪을 인구를 5000만 명 정도 예상하고 있다. 문제는 우크라이나 사태로 식량 위기가 장기화할 수 있다는 우려다. 식량 문제가 시급하지 않은 국가들도 전쟁 장기화에 따른 식량 위기를 예상해 사재기에 나설 수 있다. 중국은 이미 전쟁 전후로 미국과 우크라이나에서 예년보다 훨씬 많은 곡물을 수입했다. 지구에서 생산되는 곡물은 전체 인구를 먹여 살릴 수 있다. 생산된 식량의 총 칼로리는 인구 1명당 3000칼로리가 넘는다. 그럼에도 지구 인구의 10~15%가 기아를 겪고 있고 그 중 일부가 굶주림으로 죽어간다. 프랜시스 무어 라페는 저서 ‘세계의 기아: 12가지 신화’에서 식량 문제의 원인을 인구 과잉이나 자연 재해가 아닌 불공정한 분배에서 찾고 있다. 생산량 부족이 원인이 아니라 잘못된 분배로 특정 국가나 사회 집단에 편중되기 때문이라는 설명이다. 식량 무기화는 위험한 발상이다. 무기화로 목적을 달성하기도 어렵다. 미국도 소련-아프가니스탄 전쟁 당시 소련에 판매되는 식량을 막았지만 수출로가 막힌 식량 가격이 급락하면서 결국 미국 정부의 손실로 돌아왔다. 푸틴은 글로벌 식량 위기를 서방의 제재 탓으로 돌리고 있다. 지난달 30일 푸틴은 “서방국가들의 러시아 제재가 해제되면 농산물을 수출하겠다”며 비난의 강도를 높였다. 푸틴은 에너지에 이어 식량을 볼모로 힘든 싸움이 이어가고 있다. 문제는 푸틴의 식량 무기화가 서방을 겨냥하고 있지만 식량 부족의 피해는 아프리카와 중동의 가난한 국가들로 돌아간다는 사실이다. 식량은 생명과 인권의 문제다. 식량을 무기로 한 저급한 방식의 전쟁은 승패와 상관없이 도덕성에 치명상을 가져온다. 프랜시스 무어 라페는 ‘굶주림에 책임지지 않으려는 사람이 권력을 쥐고 있을 때 기아가 생긴다’고 말한다. 연민 없는 권력은 항상 위험하다. 김완신 / 논설실장칼럼 20/20 식량 전쟁 식량 전쟁 식량 무기화 식량 생산량
2022.06.16. 18:38