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셧다운 직격탄 4170만 명 식량보조금 끊긴다

  ━   원문은 LA타임스 10월29일자 “For millions, food aid runs out this week” 기사입니다.      샌퍼낸도밸리에 사는 실직자 미카엘라 톰슨(32)은 생후 15개월 된 딸의 병원 처방 분유를 연방정부의 식량보조금(SNAP·구 푸드스탬프)에 의존해 구입한다. 5일치 한 통이 47달러에 달하는 특수분유는 그녀의 수입으로는 감당할 수 없다. 그러나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인해 다음 달 보조금 지급이 중단될 가능성이 높아지자 톰슨은 “딸의 젖병을 어떻게 채워야 할지 막막하다”고 말했다.   “세상이 무너져 내리는 기분이에요. 정말 두렵습니다.”   국내 저소득층 약 4170만 명(국민 8명 중 1명 꼴)이 SNAP을 통해 식료품을 구입하고 있다. 하지만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연방 정부는 11월분 지급을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와 롭 본타 주 법무장관은 29일 “연방정부의 지급 거부는 위법”이라며 트럼프 행정부를 상대로 긴급 소송을 제기했지만, 설령 승소하더라도 당장의 혼란을 막기엔 역부족이다.   주 정부에 따르면 캘리포니아주 내 SNAP 수혜자는 약 550만 명으로, 이 중 200만 명이 어린이다. 많은 가정이 이미 10월분을 소진한 상태여서 11월 초부터는 식료품 구매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아동 빈곤 종식 단체 ‘엔드 차일드 퍼버티 캘리포니아’의 앤드루 체인은 “피해를 막을 수 있는 시점은 이미 지났다”고 말했다.   SNAP은 2024 회계연도 기준 연방 예산 약 1000억 달러 규모로 운영돼 왔다. 하지만 셧다운 이후 주 정부와 비영리단체는 앞다퉈 비상대책을 세우고 있다. 로스앤젤레스 지역 푸드뱅크에는 이미 배식용 박스를 채우는 자원봉사자들과 주방위군 병사들이 몰려들었다.   유나이티드웨이의 CEO 안젤라 윌리엄스는 “사람들이 상황의 심각성과 경제적 파급력을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며 “이미 위기가 임계점에 다다랐다”고 경고했다. 실제로 푸드뱅크와 211 긴급지원센터에는 ‘식료품·전기요금·월세’를 묻는 전화가 급증하고 있다.   체인 이사는 “많은 가족이 사태를 알고 미리 푸드뱅크를 찾고 있지만, 일부는 슈퍼마켓 계산대에서 결제 거절을 당할 때 처음 알게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카트에 식료품을 가득 담고 아이와 함께 계산대에 섰는데 ‘잔액 부족, 거래 거부’ 메시지를 마주할 겁니다.”   민주당과 공화당은 예산안 합의에 실패한 채 한 달 가까이 셧다운을 이어가고 있다. 민주당은 “공화당이 국민 수천만 명의 건강보험 보조금을 삭감하려 한다”고 맞서며 협상을 거부하고 있다. 이로 인해 수십만 명의 연방 공무원이 무급휴직 상태에 놓였고, 일부는 직접 푸드뱅크를 찾아 생필품을 받는 상황에 이르렀다.   트럼프 행정부는 “민주당이 단기 예산안을 거부한 탓에 SNAP 재원은 고갈됐다”며 책임을 돌렸다. 농무부는 27일 성명을 통해 “우리는 변곡점에 다다랐다. 민주당이 발목을 잡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행정부는 군인·연방경찰의 급여를 유지하기 위해 관세수입을 전용하고 있으며, 여성·영유아 지원프로그램(WIC)은 임시로 이 재원으로 운영 중이다. 그러나 캘리포니아 보건국은 “주 WIC 프로그램은 11월 말까지만 정상 운영 가능하다”고 밝혔다.   캘리포니아는 주방위군을 동원하고 8000만 달러를 푸드뱅크에 긴급 지원했지만, SNAP 자체를 대체할 추가 예산 투입은 약속하지 않았다. 이에 시민단체 40여 곳은 뉴섬 주지사에게 공개서한을 보내 “11월 한 달간 중단되는 지원금 규모가 11억 달러에 달한다”며 “주 예산으로 전액 보전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본타 주 법무장관은 “농무부는 최소 60억 달러의 비상기금이 있음에도 셧다운을 핑계로 지급을 중단했다”며 “정치적 계산으로 국민을 굶기고 있다”고 비판했다. 뉴섬 주지사도 “과거 어떤 셧다운에서도 SNAP이 중단된 적은 없었다”며 “이번 결정은 명백한 잔혹행위”라고 말했다.   캘리포니아 카운티복지국협회 카를로스 마르케즈 3세는 “각 카운티가 푸드뱅크 지원금 1000만 달러를 긴급 편성했고, 추가로 700만 달러를 확보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주 전역의 대응을 균형 있게 조정하려면 비상사태 선포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유나이티드웨이는 지역 파트너들과 함께 학교 급식과 노인요양시설 식단을 활용해 아동·고령층 수혜자에게 우선 지원하는 방안을 논의 중이다. 윌리엄스 대표는 “경제적 부담뿐 아니라 정신적 충격도 커지고 있다”며 “모든 분야가 협력해 ‘좋은 이웃’으로 나서야 한다”고 호소했다.   이미 로스앤젤레스 푸드뱅크에는 주 방위군 병력이 배치돼 30일간 식료품 상자를 포장 중이다. 하지만 지역사회 일각에서는 “이민 단속 강화로 군 투입을 불안하게 보는 시선이 있다”며, 병사들이 창고 내부 업무에만 집중한다고 밝혔다.   마이클 플러드 푸드뱅크 대표는 “코로나 팬데믹 당시 수준의 수요 폭증에 대비하고 있다”며 “이번 사태는 자연재해가 아니라 인간이 만든 재난”이라고 말했다.   “이건 충분히 막을 수 있는 일입니다. 워싱턴의 정치인들이 마음만 먹으면 지금 당장 멈출 수 있습니다.”   동부 로스앤젤레스에 사는 미혼모 호셀린 데 헤수스 카노(28)도 불안 속에 있다. 그녀는 매달 546달러의 캘프레시(CalFresh.가주 SNAP)로 식료품을 마련한다. “아이들은 우리가 돈이 있는지 없는지 몰라요. 그저 ‘쿠키 사줘, 빵 사줘’라고 말할 뿐이에요.”   이처럼 연방 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되면서, 미국 전역의 식탁이 위협받고 있다. 굶주림은 정치적 논쟁이 아니라 생존의 문제임을, 워싱턴이 잊고 있다는 비판이 커지고 있다. 글=케빈 렉터, 제니 골드, 아나 세바요스, 레베카 플레이빈식량보조금 직격탄 연방정부 셧다운 셧다운 이후 트럼프 행정부

2025.10.29. 18: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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