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세기 찐 독자의 고백] 42년 매일 중앙일보 읽는 100세 독자
올해 100세를 맞은 이승원(1926년 3월 14일생)씨의 하루는 신문 열독으로 시작된다. 1984년 미국 이민 이후 42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읽어온 미주중앙일보는 그에게 한 세기를 함께한 삶의 동반자다. 그는 요즘도 매일 아침 가장 먼저 신문을 펼쳐든다. 그는 “신문을 읽는 시간이 나를 편안하게 해주고 세상과 이어주는 느낌을 준다”며 “청력이 약해지면서 TV보다 신문이 더 좋아졌다. 시력은 아직 또렷하다”고 말했다. 이씨는 한국전쟁 참전 용사다. 전쟁이라는 격동의 시기를 겪었다. 이후 서울 북부경찰서에서 총경으로 근무하며 30년 공직 생활을 이어갔다. 은퇴 후 1984년 자녀 교육을 위해 미국으로의 이민을 결정했다. 낯선 땅에서의 삶은 쉽지 않았다. 평생 공직에 몸담았던 그는 처음으로 장사를 시작했다. 리커스토어를 운영하며 생계를 이어갔다. 그때마다 항상 그의 곁에 있던 것이 신문이었다. 바쁜 일상 속에서도 이 씨는 신문을 읽는 시간을 위로이자 세상과의 연결로 여기며 빠뜨리지 않았다. 그는 “중앙일보를 통해 한국과 미국의 소식을 함께 접할 수 있었다”며 “신문이 세상과 나를 이어줬다”고 말했다. 그는 한국에 있을 때부터 신문을 즐겨 읽었다. 중앙일보와 다른 신문을 함께 구독했었지만, 미국에서는 중앙일보를 선택했다. 이후 반세기에 가까운 시간이 흐르는 동안 그의 선택은 변하지 않았다. 이씨가 거주 중인 라하브라 소재 양로호텔에 배달되는 신문은 미주중앙일보 한 부가 유일하다. 그는 신문을 모두 읽은 뒤 다른 입주자들도 볼 수 있도록 로비에 내려놓는다. 그는 독자에 그치지 않고 기고자로도 신문에 이름을 남겼다. 2018년과 2024년 두 차례 본지 오피니언 지면에 글이 실렸다. 그는 “내 목소리가 아직도 의미가 있구나 싶어 큰 기쁨을 느꼈다”고 회상했다. 가족들은 지난 14일 부에나파크의 한 식당에서 그의 100세 생일을 축하했다. 한 세기를 살아온 그는 “건강하게 100세까지 살게 된 것과 잘 자라준 자녀들에게 감사한다”며 “지금까지의 모든 순간이 고맙다”고 소감을 전했다. 딸 사라 김씨는 “과거 가게가 한가할 때마다 아버지는 항상 신문을 곁에 두고 계셨다”며 “중앙일보는 단순한 읽을거리를 넘어 아버지 삶의 일부였다”고 말했다. 또 “작년 입원 당시에도 아버지는 꼭 신문을 가져다 달라고 했다”고 덧붙였다. 신문에 대한 바람도 밝혔다. 그는 “신문이 한인 사회 깊숙이 들어가, 겉으로 드러나지 않는 어려움까지 더 많이 비추고,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에게 힘이 되어주길 바란다”며 “그것이 신문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강한길 기자반세기 찐 독자의 고백 중앙일보 독자 신문 열독 한국전쟁 참전 자녀 교육
2026.03.19. 21:13